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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은행 및 자본시장

글로벌 No. 1 딜로이트 글로벌 이코노미스트의 최신 세계 경제 뉴스와 트렌드 분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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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로이트 인사이트는 글로벌 경제 및 산업 구도에 영향을 주는 주요 이슈에 대한 인사이트를 소개하고 최신 경제산업 데이터와 그 함의를 분석한 ‘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를 매주 금요일에 발행합니다.

딜로이트 글로벌 수석 이코노미스트 아이라 칼리시(Ira Kalish) 박사를 비롯한 딜로이트 글로벌 이코노미스트 네트워크(DGEN)가 매주 배포하는 ‘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를 통해 중요한 세계 경제 동향을 간편하게 파악하실 수 있습니다. 

‘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는 국내 유력지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외부 배포되고 있으며, 딜로이트의 풍부최한 경제·산업 인사이트를 전달하는 플랫폼의 기초 콘텐츠로 자리잡을 것입니다.

많은 관심 및 활용을 부탁드립니다.

2023년 11월 1주차부터 8주간 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는 ‘딜로이트 2024 금융산업 전망’을 부문별로 다룰 예정입니다. 이번 11월 2주차에 다룰 두 번째 주제는 2024년 은행 및 자본시장의 개괄적 전망입니다.

2024년 은행 및 자본시장 전망

  • 핵심 메시지
    저성장-고금리, 기술 및 경쟁 변화에 맞설 민첩한 성장 전략을 수립하라
  • 재편되는 세계경제 환경과 은행 및 자본시장의 대응

1. 당분간 높은 예금 비용 부담 지속

2. 대출 증가세는 잘해야 완만할 전망

3. 비이자 수익원 모색 강화

4. 비용 단속 강화

5. 늘어나는 대손충당금 부담

6. 글로벌 금융산업 주도권, 아시아로 이동

  • 은행 및 자본시장 산업의 미래를 형성하는 동인

2024년 은행 및 자본시장 전망

핵심 메시지

저성장-고금리, 기술 및 경쟁 변화에 맞설 민첩한 성장 전략을 수립하라
  • 세계경제 성장 둔화와 다각화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2024년 글로벌 금융산업은 도전에 직면할 것이다. 은행의 기본적인 수익 창출 및 비용 관리 능력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 고금리, 통화 공급량 감소, 규제 강화, 기후변화, 지정학적 긴장 등 복수의 파괴적인 힘들이 다각도에서 작용해  금융자본시장 산업의 근간을 재편할 것이다.
  • 신기술이 눈부신 속도로 발전하고 다양한 추세가 융합되면서 은행의 운영 및 대고객 서비스 방식도 변화하고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 금융산업간 융합, 임베디드 금융, 오픈 데이터, 통화의 디지털화, 탈탄소화, 디지털 신원, 금융사기 등의 충격이 2024년에는 심화될 것이다.
  • 은행들은 건전성이 높지만, 기존의 수익 모델은 새로운 흐름 속에서 시험대에 오르게 될 것이다. 유기적 성장이 느리게 진행될 전망인 만큼, 금융기관들은 자본이 희소해지는 환경에서 새로운 가치 창출원을 모색해야 한다.
  • 투자은행과 증권 영업 및 거래 부문은 새로운 경쟁 역학에 적응해야 한다. 사모 자본 부문이 성장하는 등 환경이 변화하면서 투자은행들은 기업과 바이사이드(buy-side) 고객사에게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에 직면할 것이다.
  • 2023년 초 글로벌 은행권을 뒤흔들었던 파산 충격 사태로  금융산업은 전면적인 전략 재편에 나서게 됐다. 은행 경영진들은 자본, 유동성, 위험 관리 관련 규제 변화 전망에 주목하는 한편, 사업모델의 발전에도 많은 힘을 쏟아야 한다.
재편되는 세계경제 환경과  은행 및 자본시장의 대응

세계경제 성장 둔화와 다각화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2024년에 글로벌 금융산업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할 것이다. 상당수 국가에서 인플레이션 대응 노력이 일말의 성과를 보고 있지만 공급망 차질, 무역관계 재편, 지속되는 지정학적 긴장 등 새로 심화되는 위험요인들이 세계경제 전망을 어지럽히고 있다. 홍수, 폭염, 허리케인 등 극심한 기상이변 사태도 심각한 경제 피해를 낳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24년 세계경제 성장률이 3.0%를 넘지 않을 것이라 전망했다.1  미국, 유로존, 일본, 영국, 캐나다 등 선진국 경제는 1.4%의 부진한 경제성장률을 예상한 반면2 상당수 신흥국들은 강력한 소비 수요, 우호적 인구학적 여건, 무역수지 개선 등에 힘입어 선진국보다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인도는 2024년 6.3%로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경제 성장을 이룰 것으로 기대된다.3

한편 중국은 소비 수요가 약하고 부동산 시장도 위축돼 경제 성장이 둔화될 소지가 다분하다. 중국의 수출입 감소는 무역 파트너뿐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 역학과 더 나아가 세계경제 회복 경로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소비자 및 기업의 신뢰를 회복하려는 중국 정부의 최근 노력은 아시아를 중심으로 세계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최근 IMF는 이러한 중국 정부의 강력한 정책 지원을 높이 평가하면서 2023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5.0%에서 5.4%로 높이고, 2024년 전망도 4.2%에서 4.6%로 상향 수정했다. 내년 중국 경제의 우려 요인으로는 부동산 부문의 둔화와 외수의 약화로 인한 부담을 지적했다.

IMF는 2022년 8.7%로 정점을 찍었던 글로벌 인플레이션율이 2024년에는 5.2%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미국 등에서는 노동시장과 소비지출이 여전히 강력해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가 느리다. IMF는 대부분 국가의 인플레이션이 안정목표치를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4

각국 중앙은행들은 2024년 내내 통화정책을 미세조정(fine-tuning)할 것으로 예상된다(그림 1).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의 연방기금금리(FFR) 유도목표는 2024년 상반기까지는 5.5% 혹은 그 이상으로 높게 유지되다가 2024년 하반기에 4.5%에서 5.0%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예상했다.5  유럽중앙은행(ECB)은 올해 9월까지  정책금리(재할인금리)를 4.50%까지 10회 연속 총 450bp 인상해 2000년 고점 수준까지 인상했다가 10월에야 금리 동결로 전환했다.  내년에는 방향을 금리인하 쪽으로 바꿀 것으로 예상된다.6

영국 중앙은행 잉글랜드은행(BOE)은 2021년 12월부터 14회 연속 금리인상을 통해 올해 8월까지 기준금리를 5.25%까지 올렸으나, 9월과 11월에 두 차례 연속 동결했다.7

20204년 상반기에는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된다. 캐나다은행(BOC)도 5%까지 인상한 기준금리를 내년 상반기에 인하할 것으로 전망된다.8 일본은행(BOJ)은 마이너스 금리를 고수한 가운데, 지난 7월 금융정책회의에서 물가 압력에 보다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해 수익률곡선통제(YCC) 정책을 수정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9

하지만 전반적으로 중앙은행들의 양적 긴축(quantitative tightening) 조치들은 글로벌 통화량 공급을 위축시킬 것이다. 실제로 미국 광의통화량(M2)은 1930년대 이후 가장 가파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다.10

이러한 거시경제 요인들은 지역과 국가별로 경제 성장에 서로 상이하고 산발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일부 지역은 전망이 밝아지겠지만, 다른 지역은 여전히 고질적 인플레이션 및 저성장과 싸워야 할 수 있다.

전 세계 은행들이 2024년에 전례 없는 거시경제 환경에 처하게 되는 가운데, 각각의 장애물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은행의 수익 창출 및 비용(이자비용과 판관비 포함) 관리 능력에 영향을 줄 것이다.

1) 당분간 높은 예금 비용 부담 지속

사실 금리 인상은 금융산업에 호재로 작용해, 2022년 은행들의 순이자마진(NIM)이 급증했다. 미국과 캐나다 은행들의 NIM은 전년 대비 18%, 유럽 은행들은 11% 각각 증가했다.11

하지만 금리인상은 자본조달 비용도 끌어올려 마진을 옥죄었다. 그동안 긴축 사이클이 워낙 가팔라 미국 은행들의 이자부 예금 비용이 급증했고, 특히 지방 및 중형 은행들이 훨씬 큰 비용 부담을 안게 됐다. 2023년 2분기 기준 중소형 은행들의 이자부 예금의 비용 부담은 2.5%로 대형 은행들의 2.2%보다 높았다.12 금리인상 주기를 거치고 있는 다른 국가에서도 비슷한 패턴이 나타나고 있다.

앞으로도 글로벌 은행 업계는 정책금리가 하락하더라도 예금 비용 및 예금 베타*를 낮추기 위해 고전해야 할 것이다. 예금금리에 대한 고객의 기대가 높아진 데다, 예금을 유치하려는 시장 경쟁까지 가열돼 상당수 은행들이 고객을 붙잡아두고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높은 예금금리를 제시해야 하는 입장에 몰릴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상황은 지역마다 다르다. 유럽 은행들은 상대적으로 빠르게 예금금리를 낮출 수 있다. 미국처럼 머니마켓펀드(MMF)와의 경쟁이 심하지 않기 때문이다. 2023년 3월 글로벌 은행 파산 사태 당시 유럽 MMF로 유입된 자본은 미화 193억 달러로, 미국 MMF로 유입된 3,670억 달러에 비하면 매우 적었다.13 14 아시아권 은행들의 경우 특히 인도 등은 경제 성장세가 강화되면서 예금 이자가 계속 높게 유지될 것이다. 사실 아시아태평양 지역 은행들은 글로벌 평균에 비해서 높은 순이자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금 베타(deposit beta): 단기(기준) 금리 변동에 대한 예금 이자율 변화의 민감도. 예금 베타가 하락하는 것은 은행이 금리 변화를 예금 이자율에 반영하는 정도가 낮아지는 것을 의미하며, 반대로 예금 베타가 높아지는 것은 은행이 금리 상승을 예금에 더 많이 반영해야 하는 등 취약해지는 상황을 보여준다.

2) 대출 증가세는 잘해야 완만할 전망

내년 대출 수요는 거시경제적 여건과 높은 자본조달 비용 때문에 완만히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들 또한 엄격한 신용대출 정책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 연준과 ECB가 최근 실시한 은행대출 서베이에 따르면, 상당수 은행들이 모든 금융상품군에서 신용 기준을 이미 강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은 부정적 경제 전망 속에서 담보 가치와 신용 등급이 악화될 수 있다며 신용 기준이 보다 강화될 것이라 예상했다.15 16

다만 대출 상품별로 거시경제적 영향은 상이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국에서 소비지출은 활발한데 저축이 고갈되고 있는 만큼, 신용카드와 오토론 수요는 강력한 양상을 지속할 것이다. 반면 미국과 유럽 전역에서 기업 대출 수요는 급감하고 있다. 기업 대출은 앞으로도 단기적으로는 계속 감소하다가 2024년 말에나 되살아날 것으로 전망된다.

기후변화도 대출 수요와 신용의 가용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ECB 은행대출 서베이17에 따르면, 향후 12개월간 은행들은 탄소 배출량이 많은 ‘갈색’(brown) 기업들에 대한 대출 시행 시 신용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는 한편 녹색(친환경) 기업 및 탈탄소화 전환을 추진 중인 기업들에게는 기준을 완화하는 등 대출 심사에 기후 리스크를 반영할 것으로 예상했다. 향후 각 기업의 기후 관련 전환 리스크 및 물리적 리스크가 은행 대출 심사에서 더욱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18

이자부 예금 비용 상승, 정책금리 하락, 제약적 대출 가능성 등 요인이 합쳐져 2024년 은행들은 높은 순이자마진을 창출하기 힘들어질 수 있다. 실상 최근 은행 실적을 살펴보면 순이자마진은 이미 정점을 찍고 감소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은행들은 2024년 순이자마진이 감소할 전망인 반면, 아시아태평양 지역 은행들은 개발도상국 중심으로 금리인상 주기가 지속되며 강력한 순이자마진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그림 2). 2024년에 나타날 새로운 요인들로 인해 은행들은 이자부 예금 비용을 실질적으로 재점검하고 재배치할 필요가 있다.

3) 비이자 수익원 모색 강화

은행들은 2024년부터 몇 년간 줄어드는 순이자마진을 충당하기 위해 비이자수익(noninterest income)을 우선시할 것으로 전망된다(그림 3). 대부분 은행들은 마이너스 통장 수수료, 잔액부족 계좌 유지 수수료, 신용카드 연체료 등 다양한 경로로 수수료 수익을 창출하는 방법을 모색하겠지만, 이들 수익원은 규제당국의 조사 유발을 비롯해 여러가지 넘어야 할 산이 있다.

반면 금융자문, 금융상품 인수(underwriting), 기업 금융 프랜차이즈 등 경로를 모색하면 안정적으로 수수료 수익을 늘릴 수 있다. 미국의 경우 기업 가치평가 기준이 보다 명확해지고 지연됐던 인수합병(M&A) 딜이 몰리면서 은행들이 M&A 및 회사채 발행에 따른 짭짤한 수수료 수익을 챙길 수 있다. 하지만 금융상품 전반적으로 변동성이 줄면서 주식과 채권·외환·상품(FICC) 거래 수익 증가세가 둔화될 수 있다.

4) 비용 단속 강화

은행들의 수익 창출 부담이 증가하는 만큼, 비용 단속이 과거에 비해 훨씬 중요한 우선사안이자 경쟁력 차별화 요인이 될 수 있다. 전 세계 은행들의 효율성(efficiency ratio)은 지난 수년간 지속적으로 개선돼 왔으나(그림 4), 2024년에는 부진한 수익 증가세와 높은 판관비를 상쇄하려는 노력으로 인해 한층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상당수 은행들은 첨단기술 투자를 지속해 경쟁력을 유지하려 할 것이다. 이로 인해 은행이 다른 부문의 비용을 절감하더라도,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데이터과학, 사이버보안 등 전문 분야 인력을 유치하는 과정에서 인건비가 증가할 수 있다. 또한 역외 아웃소싱 허브 지역의 노동시장 경색과 임금 상승세 가속화로 은행 업계의 비용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

5) 늘어나는 대손충당금 부담

2023년 상반기 상당수 은행들은 채무 불이행 건수가 팬데믹 이전 저점에서 증가할 것을 예상하고 대손충당금을 늘렸다. 2023년 2분기 미국 10대 은행의 대손충당금 총액은 전 분기 대비 26% 증가했다.19 고객들의 대출 상환 능력이 악화되는 데다, 인플레이션과 긴축 통화정책의 여파가 가계와 기업에 확산되면서 신용의 질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신용카드와 상업용부동산(CRE) 등 특정 대출 상품군에서 연체 건수가 증가하고 있다.20 21 또한 투기등급 회사채 디폴트도 늘고 있다.

특정 부문의 신용의 질은 이처럼 악화되고 있지만, 사실 전반적으로는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정상화되고 있는 것이다. 은행들은 향후 수년간 줄어든 대차대조표를 회복하기 위해 자기자본을 지속적으로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연준, ECB, 잉글랜드은행의 최근 은행 스트레스테스트 결과에 따르면, 전 세계 대형 은행들은 대부분 유동성이 충분하고 강력한 자본 완충장치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22 23

2024년 자본조달 비용 상승과 부진한 매출 성장률로 인해 상당수 지역의 은행 수익성이 시험대에 오를 것이다(그림 5). 하지만 수익원을 다각화하고 비용 단속을 강화하는 은행들은 수익성을 제고하고 시장 가치를 더욱 증대해 경쟁사에 앞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6) 글로벌 금융산업 주도권, 아시아로 이동

향후 글로벌 금융산업의 양상과 규모가 한층 빠르게 변화할 것이다. 중국과 미국 은행들이 글로벌 은행 순위에서 상위를 독점하는 등 글로벌 금융산업에서 이미 근본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그림 6을 보면 글로벌 100대 은행의 국가별 분포 상황을 알 수 있다. 향후 10년간 인도와 중동 은행들이 글로벌 100대 은행에 더 많이 진입하며, 글로벌 금융산업 주도권이 아시아와 중동 지역으로 넘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 은행들은 강력한 경제 성장과 국내 인프라에 대한 대규모 투자에 힘입어 부단히 대차대조표를 확대하고 있으나,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무대로 진출해야 하는 큰 과제를 안고 있다. 한편 중동 국부펀드들이 글로벌 자금 흐름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다.

은행 및 자본시장 산업의 미래를 형성하는 동인들

2024년 금융자본시장 산업의 기존 사업모델은 앞에서 언급한 거시경제적 요인들 외에도 다각도에서 근본적이고 파괴적 요인들에 대응해 전환을 거쳐야 할 것이다(그림 7).

경쟁 역학이 변화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통적 은행에 도전하는 경쟁자들도 전례 없는 경쟁력을 갖춰 밀려들고 있다. 비금융기관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얼마든지 이용할 의향이 있는 고객들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은행들은 전통적 경쟁자뿐 아니라 새로운 경쟁자와 전례 없이 격한 전투를 벌여야 하는 입장이다.

특히 예금 부문은 격렬한 전장이 되고 있다. 소매은행은 더 높은 예금금리를 제공하는 디지털 은행과 경쟁해야 한다. 또 결제 부문에서는 디지털 지갑과 계좌이체 결제가 많은 국가에서 일반적인 결제 방식으로 자리잡고 있다. 후불결제(BNPL, ‘buy now pay later’의 약자)도 신용카드를 대체하는 주류 결제 방식으로 확산되고 있다.

자본시장 및 투자은행 부문도 새로운 경쟁에 직면해 있다.  미국 월가 대표 투자은행들은 규모의 힘을 빌려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있으나, 전문 서비스로 무장한 유럽 은행들이 다시 전열을 가다듬고 있고 전문 부티크 업체들이 대형 딜에 참여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사모펀드도 신용 제공 및 인력 측면에서 더 큰 위협이 되고 있고 헤지펀드도 투자은행의 가치사슬에 더욱 깊숙이 침범하고 있다. 시장 인프라 측면에서는 전통적인 거래소들이 틈새 거래소 및 신흥시장의 거래소들과 경쟁에 직면해 있다.

이와 동시에 은행, 핀테크, 빅테크 기업들 간 관계가 급격히 진화하고 있다. 핀테크 업체들은 더 이상 적으로 간주되지 않고 전통적 은행들과 협업 구도를 이루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산업간 융합이 심화하는 만큼, 은행이 첨단기술 및 여타 비금융 산업의 프랜차이즈 브랜드들과 파트너십을 맺는 것이 고객 유치 및 유지를 위해 일반적인 사업 전략이 되고 있다.

또한 고객들의 금융 서비스에 대한 기대와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고객들은 개인적 소통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디지털 경험이 우선시되는 균형을 요구하고 있다. 전례 없이 높은 수준의 기술과 소셜미디어로 무장한 대중 사이에서 정보 민주화가 확산된 결과다. 고객들은 복수의 선택지를 제시하는 금융 환경에 익숙해져 있는 데다, 스마트폰 터치 한 번으로 다양한 플랫폼을 오가며 계좌를 이동하고 예금을 분산하기가 더욱 간편해지고 있는 만큼, 은행들은 이처럼 새로운 요구를 충족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 특히 젊은층 고객들은 일부 첨단기술 업체나 핀테크 플랫폼과 동일한 고도의 경험을 요구한다. 자산관리 고객들은 더 낮은 비용에 ‘옴니채널’ 경험을 요구하고 있다. 기업 및 기관 고객들은 리스크 다각화를 위해 거래 은행의 수를 늘릴 의향을 보이고 있다.

금융산업 관련 규제 환경은 지역별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특히 유럽연합(EU)은 인공지능(AI)법을 제정하는 등 규제 강화를 향하고 있다.24 그 결과 암호화폐, 디지털 자산, 개인정보보호, AI, 심지어 기후 리스크까지 전 세계 규제 환경이 통일되지 못하고 산발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각국 규제당국이 소비자 보호, 산업 회복력, 열린 경쟁에 초점을 맞추는 등 대체적으로 규제 감시는 강화되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은행의 대출 관행을 점검하고 소비자 보호 및 지원을 위한 노력을 강화하라고 촉구하는 규제당국과 정책당국이 전 세계적으로 늘고 있다.

게다가 바젤Ⅲ 규제 최종 개정안(endgame)에 따라 미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 은행들의 자본 요건이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25 이로 인해 프랍트레이딩(금융회사 자기계정거래) 등 일부 자본시장 활동을 지원하는 은행들의 능력과 소매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시행 능력이 제한될 수 있다.

규제가 강화되면 특히 투자 및 대출 포트폴리오와 예금 믹스에 올인한 지방 및 소형 은행들이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2024년 한 해 상당수 은행들은 대출 기준을 강화하고 상업용부동산 대출 등 위험 자산뿐 아니라 안전자산인 미국 장기 국채까지 정리하며 대차대조표 다각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영국, 유럽,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브라질, 멕시코 당국이 추진 중인 오픈뱅킹 규제는 데이터 공유를 가로막는 장벽을 제거해, 은행들이 고객들에게 더 많은 금융 상품 및 서비스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미국 소비자금융보호국(CFPB)도 비슷한 규정을 검토 중이다.26 미국 소비자 보호 감시당국들은 뱅킹 업계의 AI 챗봇 활용 확산에 따른 위험에 대해 경고하기도 했다.

이처럼 자산 매각과 다각화, 규제 강화, 저수익 자산 정리 움직임 등이 맞물려 금융 업계 통합과 M&A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생성형 AI의 등장도 금융 업계를 전환시킬 중요 요인이다. 사실 AI와 자동화는 금융산업에 새로운 기술은 아니다. 금융 업계는 이미 수년간 머신러닝/딥러닝 알고리즘과 자연어처리(NLP) 기술을 활용해 거래를 자동화하고 위험관리를 현대화하며 투자 리서치를 수행해 왔다. 이렇게 거래 전주기에 걸쳐 다양한 기능을 자동화하는 데 거액을 투자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람의 수작업이 필요한 영역이 남아 있다.  하지만 마케팅 상품부터 코드까지 만들어 주는 LLM의 도움을 받으면 이러한 영역도 자동화가 가능하다. 생성형 AI는 비용 절감뿐 아니라 근로자의 생산성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또한 이렇게 해방된 인적 자원은 혁신과 고객과의 소통 등 더욱 가치 있는 일에 매진할 수 있다.

다만 생성형 AI 활용을 대규모화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단기적으로 2024년에 해결해야 할 가장 큰 과제는 다양한 활용사례 중 가장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지점을 파악하는 것이다. LLM의 효과는 조직마다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실제 도입 후 효과와 수반되는 리스크를 우선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AI 기술의 활용을 극대화하려면 올바른 데이터를 확보해 조직 전반에서 활용 및 공유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은행들은 수년간 데이터 역량을 구축해 왔으나, 이제 이러한 데이터에서 고객에 대한 총체적 관점을 담은 통찰력을 뽑아내는 것이 전례 없이 중요해졌다. 고객들은 결제, 현금 상태, 거래, 밸류에이션에 대해 실시간 데이터를 요구한다. 또한 오픈뱅킹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전통적 은행들만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경계가 갈수록 흐릿해지고 있다. 은행들은 기존 및 대체 데이터 세트에서 유의미한 통찰력을 얻는 것뿐 아니라 제3자 파트너들과 새로운 관계를 맺어 맞춤형 서비스, 맞춤형 금융상품 제공, 고객 경험 개선 등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또 신기술의 확산으로 전에 없던 새로운 위험요인들이 등장하고 있다. 오픈뱅킹과 첨단기술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이 확산되면서 은행 인프라가 새로운 취약성과 사이버공격에 노출되고 있다. 은행이 서비스 제공업체와 파트너십을 맺고 이 서비스 제공업체들은 또 벤더들과 파트너십을 맺으면서, 이른바 ‘제4자 리스크’ 위협이 커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생성형 AI가 대중화되면서 딥페이크(deepfake)가 더욱 정교화되는 등 이러한 위협은 첨단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진화 속도가 가속화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위협 요인들이 빠르게 진화하면서 고객 신뢰를 유지하는 데 큰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기후변화도 은행 및 자본시장 업계가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은행들은 핵심 금융 중개인으로서 기후변화를 막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녹색 금융과 탄소시장을 통해 기후 혁신을 지원할 수 있고, 탄소 수집과 저장 및 제거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에 초기 자본을 제공할 수도 있으며, 신흥국의 탄소 프로젝트 개발업체들에 자금을 직접 지원할 수도 있다.

인력 관리도 향후 은행들의 성패를 좌우하는 요인이다. 금융 업계에서도 첨단기술 부문 인력 유치 경쟁이 뜨거울 전망이다. AI에서 비롯되는 혁신이 가속화되는 만큼, 외부에서 전문 인력을 영입하거나 내부 직원들을 교육시키는 데 대규모 투자를 해야 할 수 있다. 시장 불확실성이 증대하는 만큼 은행들은 가용한 지식과 자원을 모두 활용해 고객이 요구하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또 여타 산업과 마찬가지로, 은행들도 구성원들이 기업 정체성에 충분히 공감하고 하이브리드 업무 환경 속에서도 소속감을 유지할 수 있는 조직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

지금까지 언급한 미래 형성 동인들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은행들은 민첩성을 기본으로 갖추고, 과감하고 결단력 있고 창의적이지만 금융 중개인으로서의 정체성에 충실한 궤적을 그릴 필요가 있다.


1 IMF, World Economic Outlook Update, July 2023.
2 Ibid.
3 Ibid.
4 Ibid.
5 US Federal Reserve, “FOMC projections materials,” June 14, 2023.
6 Martin Arnold and George Steer, “ECB raises interest rates back to record high,” Financial Times, July 27, 2023. 
7 Shaloo Shrivastava, “Bank of England rates set to peak at 5.75% by year-end: Reuters poll,” Reuters, July 25, 2023.
8 TD Economics, Canadian Quarterly Economic Forecast, June 15, 2023.
9 Leika Kihara, “BOJ debated prospects of sustained inflation at July meeting – summary,” Reuters, August 7, 2023.
10 Federal Reserve Bank of St. Louis, “Board of Governors of the Federal Reserve System (US),” August 8, 2023.
11 DCFS analysis of Economist database.
12 DCFS analysis of S&P Market Intelligence database.
13 Detlef Glow, “Monday morning memo: A view on the European fund flows in money market products,” Refinitiv, May 8, 2023.
14 U.S. 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 “2023 Money Market Fund Statistics,” accessed on August 8, 2023.
15 European Central Bank, “July 2023 euro area bank lending survey,” July 25, 2023.
16 US Federal Reserve, Senior loan officer opinion survey on bank lending practices, July 2023.
17 ECB, “July 2023 euro area bank lending survey.
18 Ibid.
19 DCFS analysis of S&P Market Intelligence database.
20 Vaibhav Chakraborty and Xylex Mangulabnan, “CRE loan delinquency rate at US banks rises sharply,” S&P Global Market Intelligence, May 31, 2023.
21 Daria Mosolova, “UK lenders report rise in household and company defaults,” Financial Times, April 13, 2023.
22 US Federal Reserve, “Federal Reserve Board releases results of annual bank stress test, which demonstrates that large banks are well positioned to weather a severe recession and continue to lend to households and businesses even during a severe recession,” press release, June 28, 2023.
23 Bank of England, “Stress testing the UK banking system: 2022/23 results,” July 12, 2023.
24 European Parliament, “EU AI Act: first regulation on artificial intelligence,” June 14, 2023.
25 Center for Regulatory Strategy US, US Basel III Endgame: Key changes, impacts and where to begin.
26 Rohit Chopra, “Laying the foundation for open banking in the United States,” Consumer Finance, June 12, 2023.

저자

Mike Wade, US Banking and Capital Markets Practice Leader
Neil Tomlinson, Global Retail Banking Leader
Val Srinivas, Banking & Capital Markets Senior Research Lea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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