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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세계 경제의 위험요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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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 1주차 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는 2025년 세계 경제의 위험요인들에 대해 다룹니다.

2025년 세계 경제의 위험요인들
여전히 혼란이 가득한 2024년 말에 바라보는 2025년 세계 경제 기상도는 온건하지만, 추세적으로 보면 장기 저성장 추세로 진입하는 모양새다.
미국을 위시한 주요국 경제는 견조한 성장률을 유지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은 줄어드는 디스인플레이션 양상이 이어질 것이란 확신은 점차 기대 사항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2025년이 특히 예측하기 힘든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차기 대통령이 이끄는 미국 정부가 전 세계에 미칠 영향을 확실히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아래에서는 주요 국제기구와 투자은행의 최신 2025년 세계 경제 전망 속에 포함된 주된 위험 요소들을 짚어보고자 한다.
2025년 세계 경제, 완만한 성장…최대 위험은 ‘무역 전쟁’
내년 세계 경제는 다양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의 견조한 성장과 유럽 및 중국의 회복 노력, 주요 신흥국의 완만한 성장세 지속 등으로 인해 회복탄력성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1]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의 최신 경제 전망에 따르면, 세계 경제 성장률은 올해 3.2%에서 2025년과 2026년에 각각 3.3%로 약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이 10월에 제시한 3.2% 성장률 유지 전망과 유사한 수준이다. 주요 투자은행들의 전망치는 3.0%로 좀더 보수적이다.[2]
OECD는 미국 경제 성장률은 올해 2.8%에서 2025년에는 2.4%, 2026년은 2.1%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한 반면, 유로존 성장률이 올해 0.8%에서 2025년 1.3%, 그리고 2026년 1.5%로 개선될 것으로 본다. 일본 경제가 0.3% 역성장에서 벗어나 내년에 1.5%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도 눈에 띈다.
OECD는 주요 신흥국들 중에서는 중국 경제 성장률이 4.9%에서 4.7% 그리고 4.4%까지 낮아질 것으로 본 반면, 인도의 경우 올해 6.8%에서 내년 6.9%, 그리고 내후년 6.8% 등 고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 경제는 올해 2.3% 성장률 이후 내년과 내후년에 2.1% 수준으로 완만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림 1. 주요 20개국 실질 GDP 성장률 전망 2024, 2025및 2026년
(전년대비 %)

출처: OECD Economic Outlook(Dec 2024), 딜로이트인사이트
전 세계 인플레이션 압력은 여전히 제약적인 주요국 통화정책 기조 하에서 올해 5.4% 이후 내년에 3.8% 그리고 2026년에 3.3%로 계속 낮아질 전망이다.[3]
주요 국제 기구들은 올해 세계 경제가 ‘연착륙에 성공’했다(IMF)고 평가하고, 계속해서 ‘회복탄력성을 입증’했다(OECD)고 보지만, 성장률은 생각보다 높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4] 팬데믹 이후 빠른 회복력을 보인 세계 경제는 성장률이 팬데믹 이전 10년 추세의 중간 수준까지 점진적인 저성장 국면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5]
이러한 경제 전망에 대한 위험은 좋지 않은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지정학적인 긴장, 금융시장 변동성의 갑작스러운 폭발, 보호무역주의 증가와 지경학적인 분절화, 디스인플레이션 중단으로 인한 긴축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로 전환 실패 가능성 등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무게추로 작용한다.
세계 경제가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낼 가능성도 있다. 구매력이 빠르게 회복되면서 소비자신뢰가 개선될 경우 부진한 소비지출이 늘어날 수 있고, 지정학적 갈등이 조기에 해소되면 경제적인 분위기가 살아나고 에너지 가격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IMF와 OECD는 경제 정책 권고를 통해 인플레이션을 계속 낮추면서도 재정 부담의 압박에 대처하고, 추세적 저성장을 이끄는 구조적 요인에 대한 대응을 위한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요국 경제 정책 상 가장 큰 위험은 내년에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자국 우선주의 정책을 어느 정도까지 구사할 것인지에 달려있다. 교역국에 대한 보편 관세 부과 및 고율 관세 적용 시 글로벌 무역에 미칠 충격과 보복 관세 등 전면적인 무역전쟁이 촉발되면서 세계 경제 성장률에 충격을 줄 수 있다.[6]
전통적인 경제학자들과 국제통화기금(IMF)과 같은 기구들은 이구동성으로 관세가 미국 경제는 물론 세계경제 전체에 타격을 줄 것이란 경고를 내놓고 있다.[7]
그림 2. 세계 경제 성장을 저해하는 부정적 요인들
(세계 GDP 성장률 기준선 대비 하방 위험들의 % 편차)

출처: IMF, 딜로이트 인사이트
IMF는 트럼프의 보편 관세 부과 등으로 인해 세계경제가 2025년에 0.8%, 2026년에 1.3% 각각 감소할 것이며, 미국 GDP도 2025년에 약 1.0%에 이어 2026년 약 1.6% 줄어들 것이란 분석을 내놓았다. 또한 펜실베이니아 대학 와튼 스쿨은 무역 전쟁으로 인해 향후 20년간 미국 GDP가 최대 5%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비해 골드만삭스의 분석가들은 기본 전망에서는 미국 신정부의 무역 정책으로 인한 2025년 경제적 역풍은 미국 경제 성장률을 약 0.2% 낮추는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본다. 하지만 본격적인 충격은 내년 중반 이후에 드러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골드만삭스는 2026년에 관세 정책으로 인해 미국 경제 성장률이 평균 1%포인트 하락하게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8]또한 기본 시나리오에 비해 가능성은 작지만 60%의 대중국 고율 관세와 10%의 보편 관세가 부과될 경우 세계 경제 성장률이 1.3%포인트 하락하고, 중국의 경우 성장률 2% 하락 충격을 받으며, 미국과 유로존 경제 역시 약 1%포인트의 성장률 저하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9]
상당수 전문가들은 트럼프 2기 정부의 관세 정책이 전면 시행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1기 때와는 달리 보다 강력한 정책 실행에 나설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앞서 1기 임기 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한 전면 관세 부과와 함께 캐나다 및 멕시코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종료할 것이라고 위협했지만, 실제로는 중국과 1단계 무역협정을 체결하고 NAFTA 재협상에도 응했다.
위험 요인 2: 연준 금리 인하, 어디까지 가나?
2024년 세계 경제를 지배한 서사는 미국 대통령 선거와 인플레이션이다. 서사는 무역 전쟁 우려가 1순위 위험으로 부상했으며, 그 다음 주목할 위험은 통화정책 기조가 어느 정도까지 완화될 것인가로 귀결된다.[10]
경기침체를 통하지 않고서도 인플레이션을 통제하는 데 성공한 연방준비제도(연준)는 통화정책 ‘피벗’(pivot, 전환)에 나섰다. 하지만 최초 50베이시스포인트(bp) ‘빅컷’(big cut) 이후 연준의 태도는 신중해졌다.[11]
연준이 9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금리를 75bp 인하했지만, 연방기금금리는 여전히 4% 후반으로 높은 수준이다. 금리가 중립 수준으로 내려가기 전까지 당분간 연준의 금리 인하는 완화 주기의 전개가 아닌 긴축 정책의 종료 및 정상화 작업으로 간주하는 것이 올바를 것이다.
연준은 지난 2022년 급격한 금리인상을 실시할 때 매번 인상 폭을 시장에 미리 알리는 ‘포워드 가이던스’(forward guidance, 선제적 지침)를 제공하는 전략을 구사했지만, 이제는 경제 지표에 의존한다는 모호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 9월 중순부터 11월 미국 대선 결과가 나온 직후까지 미국 국채의 5년 만기 기대인플레이션율(BEI)은 1.8% 중반에서 2.4% 중반까지 약 0.6%포인트가량 급등 양상을 보였다. 이는 감세와 규제 완화의 정책 조합이 총수요를 진작하여 경제 성장과 함께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것이란 예상을 보여준다.
이러한 채권시장의 기대 변화는 곧 연준의 금리 인하 전망 후퇴로 연결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경제는 금리를 서둘러 인하해야 한다는 신호를 보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연준은 내년 초에는 금리 인하를 일시 중단할 가능성이 있으며, 필요에 따라서는 2026년부터 다시 긴축 정책을 구사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신 로이터 폴(Reuters Poll)에 따르면, 시장 전문가들 다수는 이번 12월에 연준이 25bp 추가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전망하지만, 미국 트럼프 신정부의 관세 부과 및 다양한 경제 정책의 영향으로 2025년 연간 연준의 금리인하 폭은 75bp에 그칠 것으로 본다.[12]
전문가들은 2027년까지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율이 연준의 안정 목표인 2%를 웃돌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조사에 응한 전문가들 중 85%가 내년에 미국 경제의 인플레이션이 재개될 위험이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경제전문가들의 내년 말 연방기금금리 전망은 앞서 연준이 제출한 중립 금리 추정치인 2.9%보다 훨씬 높은 것이다.[13]국제금융센터(KCIF)의 자료에 의하면,[14] 10개 글로벌 투자은행 중에서 7곳은 내년 하반기에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한다.
그림 3. 해외 투자은행의 미국 정책금리 전망

출처: 국제금융센터
실제로 시카고상업거래소(CME)의 ‘페드워치 툴’(FedWatch Tool)에 의하면, 금리 선물 투자자들은 2025년 말까지 미국 연방기금금리가 3.75~4.0% 수준에 머물 가능성을 약 30% 수준으로 보고 있다. 금리가 4.0% 이상으로 유지될 가능성도 25%가량 반영하는 중이다.[15]
그림 4. 페드워치 툴: 2025년 12월 FOMC 금리 결정 가능성
(단위: 가능성 %)

출처: CME FedWatch Tool(2024년 12월5일 기준)
골드만삭스 경제 분석가들처럼 금융시장이 연준의 금리인하 가능성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평가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그러나 골드만삭스 역시 연준이 선제적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금리를 3.25~3.50%까지 꾸준히 인하하겠지만, 1분기가 지나면서는 금리 인하 속도가 현저히 느려질 것으로 본다.[16]
하지만 ING의 경우 연준이 내년 말 금리 전망치인 3.75%까지 도달하기 전에 금리인하 사이클을 중단할 수 있다는 예상을 내놓았다. 또한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전문가들은 연준의 이번 금리인하 종착지를 앞서 예측한 3.00~3.25%에서 3.75~4.0%로 상향 수정했다. JP모간도 이를 3.0%에서 3.5%로 높여 잡았다.[17]
규제 완화, 재정 완화, 보호무역정책 강화, 이민 규제 강화 등은 모두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을 초래하며, 인플레이션율이 계속 안정 목표를 웃돌 것이기 때문에 연준은 우리가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는 금리를 크게 인하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이들의 의견이다.[18]
IMF는 앞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낮아진 것은 중앙은행의 긴축 정책 때문이 아니라 팬데믹으로 인한 공급망 혼란의 종식과 더불어 이민으로 인한 노동력 공급의 개선으로 인한 결과라고 평가했다.[19]
위험 요인 3. 중국 경제 성장 둔화
세계 2위 경제 대국인 중국은 세계 최대의 제조공장이다. 세계은행(World Bank)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2022년 세계 제조업 생산량의 31%를 차지한다. 또한 중국은 2023년 유엔 무역통계 기준으로 세계 상품 수출의 15.6%를 차지하는 1위 수출 대국이자, 수입은 미국(14% 비중)에 이어 11.2% 비중으로 2위 국가이다.[20]
중국의 상품 무역 흑자는 2019년 약 1조 달러에서 2023년에는 1조 7,000억 달러로 증가했다. 이 기간 중국의 상품 수출은 35% 증가하여 명목 GDP 성장률을 10% 포인트 넘게 앞질렀다.
이렇게 최근 중국의 수출이 급증한 것은 내수 경제가 불황이기 때문이다. 부동산 부문의 침체로 인해 중국 경제는 중요한 성장 엔진을 잃었다. 부동산 투자가 약화되었을 뿐만 아니라, 가계 자산의 중요한 구성 요소인 주택 가격이 하락해 소비자들이 저축을 늘리고 지출을 줄이면서, 소비자 지출이 빠르게 늘어나기 어려웠다. 중국 정책 당국자들은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하이테크 산업과 첨단 제조업 발전을 위한 산업 정책을 우선시했다.[21]
그림 5. 중국 부동산가격 장기 추이

출처: CEIC, 국제금융센터
IMF는 1990년대 일본과 2008년 미국의 경험을 들면서, 중국 부동산 부문의 위축이 예상보다 깊거나 오래 지속되고 이것이 금융 불안정으로 이어질 경우 소비자 심리가 약화되고 부정적인 글로벌 파급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22]실제로 IMF가 세계 경제의 5개년 전망치를 하향 수정한 것은 주로 중국 전망치가 낮아진 데 기인했다.
더욱이 트럼프 2기 시대에 중국에 대한 공격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트럼프 1기 때의 경험에 의한 학습 효과와 더불어 2기의 ‘레드 웨이브’로 인한 실행력 강화 때문이다. 일부 투자은행은 미국이 대중국 고율 관세를 부과할 경우 중국의 대미 수출이 최대 40% 줄어들고 성장률은 2%포인트 내외 줄어드는 충격이 올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23]
이 가운데 중국 정부는 2023년 중앙경제공작회의와 2024년 양회에서 차례로 노후화된 제조 설비와 낡은 소비재를 새로운 설비와 제품으로 교체하여 신규 투자와 소비를 동시에 유도하는 ‘이구환신’ (以旧換新) 정책을 발표해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24]또한 중국은 부동산 부문의 안정과 지방정부 부채 해소를 위한 방안을 내놓는 등 경제의 체질을 바꾸기 위해 노력 중이다.
세계은행은 중국이 기술혁신 강화, 국유기업 구조조정 등 포괄적인 개혁에 성공할 경우 향후 5년간 성장률이 5%에 육박하겠지만, 개혁이 실패할 경우 성장률이 4%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그림 6. 중국 개혁 시나리오별 장기 성장률

출처: World Bank, 국제금융센터
위험 요인 4. 지정학적 위기 심화 가능성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의 지속적 심화 가능성, 이란과 이스라엘 간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이란 석유를 포함한 중동 석유 수출 차질 가능성, 중국/대만 양안 위기가 불거지거나 한반도 정세가 악화될 가능성 등 글로벌 지정학적 위기 심화 가능성이 2025년에도 계속 심각한 위험 요인으로 남아있다.
이러한 지정학적 위기는 다양한 지역 분쟁, 국가 간 갈등, 국제적 조직 범죄와 테러리즘, 기후 위기에 따른 자연 재해의 위협 증대 등과 결합되면서 ‘다중위기’(polycrisis)의 시대를 낳고 있다.
특히 트럼프 2기 정부가 미국의 글로벌 질서 유지 역할에서 벗어나 개입을 최소화하고 비용을 절감해 자국의 이익을 도모하면서 지정학적인 위험이 심화될 것이다. 트럼프 정부는 미국의 개입이 불가피하다면 호혜성과 비용부담 원칙을 관철시키려고 할 것이다.
위험 요인 5: 생성형AI의 도전, 전력 소비와 겨울
인공지능(AI) 기술 혁신이 세계 경제 성장의 촉매가 될 것이란 기대는 여전하다. 특히 생성형AI(generative AI)가 범용기술이라는 점에서 생산성 향상에 촉매 역할을 할 것이며, 관련 산업이 막대한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025년에 이러한 기대가 가시화될 것인지, 아니면 환멸로 이어질 것인지가 관건이다.
글로벌 운용사인 블랙록(BlackRock)은 2025년 전망 보고서에서 앞으로 미국 주식과 AI 테마주 투자를 더 늘릴 것이라면서, AI 붐이 계속 미국 증시를 부양하고 경제 성장 전반을 지지할 것으로 전망했다.[25]이들은 2030년까지 데이터센터와 AI 칩에 대한 투자가 매년 7,0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이며, 이것과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합치면 산업혁명 수준에 근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26]
이처럼 2022년부터 시작한 생성형AI 열풍은 2023년에 최고조에 달했고 2024년에도 열기가 가시지 않았지만, 점차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기술적인 면에서 생성형AI 혁신은 계속해서 가속화할 전망이지만, 생성형AI가 일군 성과와 실적이 아직 제한적이고, 이를 뒷받침한 투자, 전력, 데이터, 지배구조가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27]
올해 1분기 빅테크 기업 실적 발표와 주요 경제지표가 나온 뒤에 전문가들은 생성형AI 투자에 따른 성과를 찾기 시작했지만, 생각했던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그러자 5월 중순 이후에는 ‘AI 혁명이 이미 힘 빠지고 있다’거나 ‘거품 경계론’이 나오기 시작했다.
올해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MIT 경제학연구소의 다론 아제모을루(Daron Acemoğlu) 교수는 ‘AI에 대한 간단한 거시경제학’(The Simple Macroeconomics of AI)이란 논문을 발표했는데, 핵심 논지는 10년 안에 AI로 인한 총요소생산성 향상은 채 1%가 안 될 것이니 “AI 과대광고는 믿지 말라”는 것이었다.
그는 기본적으로 생성형AI가 전체 노동 작업의 4.6% 정도를 자동화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봤다. 인간이 수행하는 많은 업무, 예를 들어 운송, 제조, 광산 등의 분야의 업무는 다면적이고 현실 세계의 상호 작용이 필요하며, AI가 가까운 시일 내에 이들 업무를 실질적으로 개선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생성형AI의 영향력은 순수한 정신적 업무를 중심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가장 높은데, 이 부문은 그 숫자와 규모 면에서 사소하지 않지만 그렇게 크지도 않다.
현재 빅테크의 AI 투자액은 주로 엔비디아와 같은 하드웨어 기업의 매출로 나타나고 있다. 블룸버그의 추정에 의하면, 현재 엔비디아 수입의 40% 이상이 마이크소프트와 메타, 알파벳, 아마존으로부터 나오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비중(19%)을 마이크로소프트가 차지한다.
향후 10년 이내에 생성형AI 인프라 투자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수입의 상당한 부분도 반도체 칩과 서버, 통신망 업체들이 가져갈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 전문 시장조사업체인 델오로그룹(Dell'Oro Group)의 분석가들은 5년 이내에 데이터센터와 같은 인프라에 대한 투자액이 1조 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제출하고, 서버 시장 규모가 0.5조 달러에 이를 것인데 그 중에서 AI 서버가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
한편 2025년에는 엔비디아의 블랙웰 GB200 GPU가 출시될 예정인데, 이 AI 칩은 현행 칩 대비 전력효율이 25배, 연산속도는 30배 향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GPT-5 등장으로 AI는 고급 추론과 자율 작업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AI 칩의 전력효율이 높아진다고 해도 데이터센터 에너지 소비 급증 추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딜로이트 글로벌은 2025년 기술, 미디어, 통신(TMT) 전망 보고서를 통해, 생성형AI로 인해 글로벌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가 2030년까지 전체 전력 소비량의 4%까지 두 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28]이로 인해 전력 생산 및 송전망 용량 관리 문제가 현실화되고 있어, 해결 노력이 절실하다.
그림 7.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 증가 추세
(녹색막대: 전력소비량 단위 테라와트시(TWh), 검은점: 전체 전력소비 비중 %)

출처: 딜로이트 분석
특히 AI 데이터센터가 집중되어 있는 미국에서 전력 수요 급증은 이미 큰 화두로 등장했다. 투자은행 웰스파고(Wells Fargo)가 지난 4월 제시한 생성형AI의 미국 전력 수요량 전망에 따르면 2023년 3테라와트시(TWh) 수준에서 2030년에는 무려 652TWh까지 무려 217배나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보고서의 수치를 AEP 사장이 미국 상원 청문회에서 소개해 미국 사회 전체가 주목하기도 했다.[29]
AI와 데이터센터의 급격한 전력 수요 증가 추세를 완화하려면, 무엇보다 에너지 효율성 표준이 강화되어야 하며, 이에 발맞추어 기술 개선이 필요하다. 또한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수요를 청정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려는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이미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들은 에너지 수요를 해결하기 위한 효율화 기술과 더불어 청정 재생에너지원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30]
아직 사용법도 모르고 도입률도 낮은 기술에 매년 1조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고 있는 생성형AI는 기업 역사상 가장 큰 도박이라고 할 수 있다. 투자자들이 용기를 잃지 않는다면 기업의 AI ‘에이전트’ 도입이 늘고 AI로 개발한 불치병 치료제가 등장하면서 가치를 증명할 수도 있다.[31]
미국 기업의 약 5%만이 제품과 서비스에 AI를 활용하고 있을 정도로 AI에 대한 이해와 활용법에 대한 확신은 떨어진다. 수익을 내는 AI 신생업체는 드물고, 획기적인 발전 소식은 뜸해지고 있다. 투자자 설명회에서 AI에 대한 언급량이 빠르게 줄고 있다. 이 때문에 2025년은 AI 업계에 ‘3차 겨울’이 도래할 것이란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해서 보다 효율적이고 유용한 성과를 내놓기 위해 고전해야 하는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32]
AI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최신 대규모언어모델(LLM)에 필요한 훈련 데이터가 부족해지고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인터넷 상의 고품질 텍스트 데이터 재고는 2028년까지 고갈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또한 생성형AI 모델의 사용은 환각 문제와 함께 지적재산권 침해, 딥페이크와 같은 오용 문제로 인해 규제 확립과 함께 거버넌스 전략을 먼저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미래에 AI는 계속 기술의 혁신이 이루어지고, 이러한 더 개선된 시스템으로 기업과 경제의 생산성과 수익성을 향상시킬 것이다. 하지만 AI의 윤리적 사용, 정확성과 신뢰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투자가 줄고 신뢰가 훼손되면서 또다른 겨울이 찾아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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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OECD, “Economic Outlook: Global growth to remain resilient in 2025 and 2026 despite significant risks,” Dec. 4, 2024.
[2] 국제금융센터 “2025년 세계경제ㆍ국제금융시장 주요 이슈 및 전망”, 2024년 12월 4일
[3] OECD, op. cit.
[4] IMF, “World Economic Outlook: Policy Pivot, Rising Threats,” Oct. 2024; OECD, op. cit.; 국제금융센터, op. cit.
[5] IMF, op. cit.
[6] 국제금융센터, op. cit.
[7] 딜로이트인사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 “트럼프노믹스 2.0이 세계경제에 미칠 영향”, 2024년 11월 24일
[8]Goldman Sachs, “Macro Outlook 2025: Tailwinds (Probable) Trump Tariffs”, Nov. 14, 2024
[9] Goldman Sachs, “The global economy is forecast to grow solidly in 2025 despite trade uncertainty,” Nov. 15, 2024
[10] The Economist, “Interest rates will come down sharply in 2025“, Nov. 20, 2024
[11] 딜로이트인사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 “연준 ‘빅컷’ 이후 경로와 금융시장 전망”, 2024년 9월 27일
[12] Reuters, “Fed to lower rates in Dec but slow pace in 2025 on inflation risks: Reuters poll,” Nov. 20, 2024
[13] Federal Reserve, “September 18, 2024: FOMC Projections materials”, Sep. 18, 2024
[14] 국제금융센터, op. cit.
[15] CME Group, “FedWatch Tool”, accessed Dec. 5, 2024
[16] Goldman Sachs, “Macro Outlook 2025: Tailwinds (Probable) Trump Tariffs”, Nov. 14, 2024
[17] J.P. Morgan, “Following the Fed’s recent rate cut, what could its next move be?” Nov. 19, 2024
[18] Reuters, op. cit.
[19] IMF, op. cit.
[20] 대외경제정책연구원, “2023년 중국 대외무역의 특징과 한·중 무역에 대한 시사점”, 2024년 3월 14일
[21] 딜로이트인사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 “2025년 세계 경제, 완만한 순항 기대… 중국과 관세가 최대 변수”, 2024년 10월 26일
[22] IMF, op. cit.
[23] 국제금융센터, op. cit.
[24] 한국은행, “중국정부 이구환신 정책의 주요 내용 및 현지 평가”, 2024년 5월 7일
[25] BlackRock, “Investment perspectives: AI’s big questions”, Nov. 11, 2024
[26] Ibid.
[27] 딜로이트인사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 “거대한 생성형 AI 투자, 그 기대와 현실 사이의 간극”, 2024년 8월 11일
[28] Deloitte, “As generative AI asks for more power, data centers seek more reliable, cleaner energy solutions,” Nov. 19, 2024
[29] The Register, “Arm CEO warns AI's power appetite could devour 25% of US electricity by 2030”, Apr. 9, 2024
[30] 딜로이트인사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 “생성형 AI에 대한 열광, 전력 수요 급증 우려도 함께 부상”, 2024년 6월 3일
[31] The Economist, “Will the bubble burst for AI in 2025, or will it start to deliver?” Nov. 18, 2024
[32] AI News, “AI winter: A cycle of hype, disappointment, and recovery,” Sep. 9,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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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사헌 Director
성장전략본부 딜로이트 인사이트
딜로이트 글로벌 이코노미스트 네트워크
딜로이트 글로벌 이코노미스트 네트워크(Deloitte Global Economist Network, DGEN)는 다양한 이력과 전문성을 지닌 이코노미스트들이 모여 시의성 있고 흥미로운 콘텐츠를 생산하는 그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