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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적인 미국 물가, 연준 금리인하 길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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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 2주차 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는 연준의 금리인하 가능성에 대해 다룹니다.

안정적인 미국 물가, 연준 금리인하 길 열었다
2024년 11월까지 미국 명목 물가 상승률이 두 달 연속 가속화되었지만, 예상 범위 내에 머문 것이 확인되자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이번 달 금리를 다시 인하할 길이 열렸다는 평가가 나왔다.
뉴욕 금융시장의 금리선물 거래인들이 예상하는 차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목표금리 25bp 인하 가능성은 하루 전 88.9%에서 98.5%까지 높아져, 연준의 추가 완화정책을 확실시하는 분위기가 됐다. 이 수치는 한주 전 78%, 그리고 미국 대선 직후인 한달 전에는 65%에 그친 바 있다.[1]
그림 1. 2024년 12월18일 FOMC 금리 예상

출처: CME FedWatch Tool, 딜로이트인사이트
이처럼 투자자들은 이번 달 연준의 금리인하는 확신하지만, 2025년에도 계속해서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확신은 낮은 편이다.[2]이보다는 거시지표와 정책적 판단에 따라 간헐적인 방식으로 금리인하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데, 이는 미국 경제 성장세가 강력하고 새로운 정책 변화가 인플레이션에 미칠 잠재적 영향력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다.
그림 2. 2025년 12월 10일 FOMC 금리 예상

출처: CME FedWatch Tool, 딜로이트 인사이트
미국 노동통계국(BLS)은 11월 CPI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년 전보다 2.7% 상승했다고 발표했다.[3]이는 앞서 9월의 2.5%와 10월의 2.6%보다 약간 가속화된 것이다. 월간 상승률도 0.3%로 10월의 0.2%에 비해 높아졌는데, 이는 에너지 가격이 상승 반전(월간 +0.2%)하고 식품 가격 상승세가 강화(월간 +0.4%)된 영향이 크다.
그림 3. 미국 CPI 12개월 상승률 추이(2023.11~2024.11)
(단위 변동률 %, 파란 실선: 전 품목, 빨간 실선: 식품 및 에너지 제외)

출처: U.S. Bureau of Labor Statistics, 딜로이트 인사이트
월별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11월 근원 CPI는 전년동월 대비로 3.3% 상승해 9월 및 10월과 동일했다. 월간 상승률은 0.3%로 앞선 3개월과 같았다. 이처럼 미국 근원 인플레이션율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으며 연준의 안정 목표치인 2.0%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이렇게 근원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은 주된 이유는 연간 4.6% 상승하는 서비스 부문의 인플레이션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11월 내구재 가격은 2.0% 하락한 반면 비내구재 가격은 0.4% 상승했다.
서비스 부문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품목은 주거비로, 전년동월 대비로 4.7% 올랐다. 이러한 주거비를 제외하면 11월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6%에 불과했다. 지속적인 주거비 인플레이션이 전체 인플레이션의 주요 동인인 셈이다. 그러나 CPI의 주거비 항목은 대략 9개월의 시차를 두고 주택 가격을 반영한다. 이 때문에 앞으로 몇 달 동안 주거비 인플레이션은 둔화될 것이며, 이것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추는 데 기여할 것이다
다른 서비스 부문의 경우 노동집약적인 경향이 있는데, 현재 미국 고용시장의 경색으로 인해 인건비는 상승하고 있는 반면 노동 생산성, 특히 서비스업의 생산성은 향상되고 있다. 생산성이 높아지면 기업은 가격을 인상하지 않고도 더 높은 임금을 지불할 수 있다. 만약 2025년에도 생산성이 계속 건전한 속도로 증가한다면 인플레이션 압력을 더 낮추는 데 기여할 것이고, 결과적으로 연준이 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수 있는 자신감을 제공할 것이다.
향후 미국 인플레이션 전망과 관련하며 남아 있는 가장 큰 의문은 새 행정부가 부과하겠다고 하는 관세의 시기와 규모이다. 관세는 수입품에 부과하는 세금으로, 수입업자가 이로 인해 이윤 마진에 타격을 입지 않는 한 대부분 수입 제품을 구매하는 사람이나 기업이 지불하게 된다. 상당한 규모의 관세가 부과되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일 것은 거의 확실하다.
이렇게 된다면 연준의 정책 기조가 바뀔 수 있다. 현재 관세에 대한 새 행정부 리더들의 상반된 발언이 나오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새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무역 정책에 대한 보다 명확한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이와 관련해 재닛 옐런(Janet Yellen) 현 미국 재무장관은 관세가 불공정한 무역 관행을 해결하는 데 유용할 수 있지만, 또한 미국 경제 일부 부문의 경쟁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가계의 비용 부담을 크게 증가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유럽중앙은행, 올해 네 번째 금리인하... 추가 인하 예고
유럽중앙은행(ECB)는 올해 들어 네 번째 정책금리(deposit facility rate)를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유로존 정책금리는 4%에서 3%로 낮아졌다.[4]
그림 4. ECB 정책금리(%)

출처: LSEG, Financial Times에서 재인용. 딜로이트 인사이트
크리스틴 라가르드(Christine Lagarde) ECB 총재는 이번 정책 결정의 배경에 대해 “디스인플레이션 추세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5]이어 “전문가들은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율이 2024년 평균 2.4%, 2025년은 2.1% 그리고 2026년은 1.9%로 낮아질 것이며, 배출권 거래제가 확대되는 2027년에는 2.1% 수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율은 2024년 평균 2.9%, 2025년 2.3%, 2026년과 2027년에 각각 1.9%를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계속 완화정책 기조를 이어가기로 한 이번 결정은 유로존 경제가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약화될 것이라는 전망에 부분적으로 기반한 것이다. 라가르드 총재는 “현재 전문가들은 9월 전망치에 비해 경제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3/4분기에 성장세가 회복되었지만, 조사 지표에 따르면 이번 4/4분기에는 성장세가 둔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유로존 경제가 2024년에 0.7%, 2025년 1.1%, 2026년 1.4%, 2027년 1.3%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러한 회복세 예상은 주로 실질소득의 증가와 기업의 투자 증가에 달려있다. 제약적인 통화정책의 효과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사라지는 것이 내수 회복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6]
이러한 후반부 설명이 중요한데, 이는 ECB가 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에서 벗어나 성장 둔화를 피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쪽으로 방향을 바꾸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앞서 ECB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추기 위해 필요한 기간 동안 정책금리를 충분히 제약적인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이제는 ECB가 인플레이션 둔화 추세에 대해 확신하지만 경기 침체는 피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보인다.[7]라가르드 총재는 인플레이션과 관련해서 “아직도 임무가 완수되지 않았다”고 말했지만, “ECB 목표 달성을 위한 실질적인 궤도에 올라서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실질임금 상승이 소비지출을 촉진할 것으로 보이며, 금리 인하가 가계와 기업의 신용을 높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무역 긴장이 고조되지 않는다면 수출이 글로벌 수요 증가에 따른 회복은 뒷받침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가 이러한 기본 예측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무역 긴장이 악화될 경우 유로존 경제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며 유로화 가치가 더 하락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는 인플레이션 요인이다. 무역 분쟁으로 인해 경제 성장이 둔회될 경우 ECB는 내수를 부양하기 위해 완화정책의 속도를 더 높일 수 있다.
한편 유로존 경제의 장기적인 성장 전망과 관련해서 라가르드 총재는 마리오 드라기(Mario Draghi) 전 총재가 유럽연합(EU)에 생산성 향상을 위한 경제 개혁 보고서를 제출한 것을 언급했다. 생산성이 더 빠르게 높아지지 않는다면 인플레이션을 꺾기가 더 어려워지고 성장은 둔화될 것이다. 이로 인해 생산성이 빠르게 증가하는 미국에 비해 유로존 경제가 더욱 뒤처질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라가르드 총재는 정책 입안자들에게 드리기 전 총재의 개혁안을 채택할 것을 촉구했다.
캐나다중앙은행, 연속 50bp 금리인하
딜로이트 캐나다(Deloitte Canada)의 돈 데자르뎅(Dawn Desjardins)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캐나다중앙은행(Bank of Canada)의 금리인하 결정[8]에 대해 다음과 같이 논평했다.
“캐나다중앙은행은 12월 11일 정책금리(콜금리)를 50bp 인하했는데, 이는 두 번 연속 큰 폭의 금리인하 결정이다. 이에 앞서 BOC는 6월, 7월, 9월에도 각각 25bp씩 소폭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다섯 차례 금리인하로 캐나다 정책금리는 5%에서 3.25%로 떨어졌다. 티프 맥클렘(Tiff Macklem) 총재의 발언에 따르면, 평소보다 큰 금리인하 폭은 두 가지 요인을 반영한 것이다. 첫째, 정책결정자들은 지난 여름 이후 인플레이션율이 약 2%에 접근해 있어 통화정책이 더 이상 제약적일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둘째, 이민 수용 목표를 낮춤에 따라 내년 경제 성장률이 10월에 예상했던 것보다 낮아질 것이란 판단을 반영한 것이다. 캐나다는 3/4분기 경제 성장률이 1%에 그쳐 지난 10월 전망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더 약화되었고 4/4분기에도 예상보다 취약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림 5. 캐나다 정책금리 추이(2023.7~2024.12)
(단위: 콜금리 %)

출처: Bank of Canada, 딜로이트 인사이트
아마도 더 중요한 것은 이번에 캐나다 중앙은행이 정책금리가 상당히 낮아진 상황에서 앞으로 추가 완화 결정은 점진적으로 접근의 여지가 있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9]금융시장 참가자들은 즉시 금리 완화 전망을 수정했고, 이로 인해 최근 몇 주 동안 급격히 하락했던 캐나다 달러는 안정세를 찾았다.
그림 6. 미국 달러화 대비 캐나다달러 환율 추이
(단위: 캐나다달러)

출처: Bank of Canada ‘Daily exchange rates’, 딜로이트 인사이트
위험 요인 4. 지정학적 위기 심화 가능성
미국 차기 행정부, 반도체지원법 보류할까?
지난 2년 동안 미국 제조업 시설에 대한 투자가 급증한 것은 반도체지원법(Chips Act)과 인플레이션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 덕분이다. 이들 법이 각각 반도체 제조와 청정에너지 산업에 대한 미국 내 투자에 대해 보조금을 지급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 차기 행정부 관계자들이 이들 두 가지 법을 비판하면서 보조금 지급 프로그램이 종료되거나 축소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몇 가지 관련 자료를 살펴보자.[10]반도체지원법안은 지난 2022년 8월 초당적 지지로 의회를 통과했다. 같은 달 미국의 컴퓨터, 전자 및 전기 장비를 생산하기 위한 시설에 대한 투자는 460억 달러 수준이었는데, 올해 5월에는 수치가 1,360억 달러를 기록하여 극적으로 증가세를 나타냈다. 심지어 반도체지원법이 통과될 것이란 기대가 없던 2021년 10월에는 해당 투자액이 170억 달러에 불과했다. 인플레이션감축법이 통과된 것도 제조업 구조 전반에 대한 투자가 크게 증가하는데 기여했다.
그림 7. 2022년 8월 미국 반도체지원법과 설비투자 변화
(단위: 미화 십억 달러, 청색은 제조업, 적색은 컴퓨터, 전자 및 전기장비 제조업)

출처: Peterson Institute for International Economics, 딜로이트 인사이트
반도체지원법은 대만 TSMC와 한국 삼성전자와 같은 외국 기업에 대한 보조금을 포함하여 미국 내에서 반도체 제조에 투자하는 회사에 대한 직접적인 미국 정부 보조금을 제공하는 내용을 포함한다. 이 법은 미국이 결정적으로 중요한 반도체에 대한 동아시아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군사적 대비에 중요한 것으로 간주되는 반도체칩 공급원을 다각화하는 것이다.
이 법에 대한 비판론자들은 보조금 비용 부담이 과도하며, 현재 상당히 큰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시아에 대한 미국의 의존도는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특히 최신형 반도체칩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본다. 이들은 또한 이 법이 환경 영향 연구, 노조 노동자, 직장 규칙, 근로자에 대한 건강보험 등 까다로운 요건을 지니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에 반해 법 옹호론자들은 미국에 투자하는 외국 기업들이 일자리를 창출할 뿐만 아니라 미국 시장에 전문적 지식을 유입한다고 주장한다.
대통령 선거 유세에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는 반도체지원법에 대해 "너무 나쁘다(so bad)"고 말했다. 이런 발언으로 볼 때 앞으로 해당 법이 폐지되거나 최소한 약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11]이 법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보조금에 대해 상당한 재량권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새 행정부는 법을 개정하지 않고도 보조금 지급을 보류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기업의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는 지역구를 대표하는 공화당 의원들은 해당 법을 옹호할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 몇 달 동안 논의가 전개되는 것을 지켜볼 문제이다.
유로존 주변국 PIIGS, 재정위기 극복 양상
경제전문가들과 정책입안자들 모두 대규모 재정적자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지만, 현실은 유로존 내 재정 건전성은 성공적인 개선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그 결과로 차입 비용이 급격히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유로존의 주변부에 속한 포르투갈, 아일랜드,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등은 2011~12년 재정적자 위기로 인해 피그스(PIIGS, 비만한 돼지에 비유) 국가로 불렸다. 당시 이들 국가의 막대한 적자에 대한 우려로 인해 차입 비용이 급등했고, 이 때문에 유로화는 거의 붕괴 위기에 처했다. 당시 마리오 드라기(Mario Draghi)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유로화를 구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다할 것”이라고 말하자 채권 수익률이 하락하고 유로화는 살아남았다. 나아가 이후 전개는 차입 비용의 하락이 국가 부채 상환 능력을 개선하는 선순환이 이어졌다.
당시 유럽 재정 위기는 그리스가 채무 불이행 사태에 직면하면서 시작됐다. 한때 그리스, 국채 수익률은 35%를 돌파하기도 했다. 하지만 10년간 재정 건전화 노력을 통해 오늘날 그리스 국채 수익률은 2.87%로 미국보다 낮아졌다. 그리스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은 2010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며, 기초재정은 흑자로 전환했다. 그리스의 GDP 성장률은 유로존 평균보다 높다. 그리스의 사례는 어떤 국가가 경제를 빈곤 상황으로 몰아넣지 않더라도 재정 건전성을 확보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더구나 지금은 프랑스를 제외한 대부분의 유로존 국가의 국채 수익률이 1년 전보다 낮아졌다. 이는 긴축 재정정책과 완화 통화정책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리스의 GDP는 유로존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는 한 국가가 반드시 빈곤으로 몰아넣지 않고도 재정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성공 사례이다. 더욱이 프랑스를 제외한 대부분의 유로존 국가들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1년 전보다 낮아졌다. 이는 긴축 재정정책과 통화정책 상의 완화 노력의 영향을 반영하는 것이다.
그림 8. 그리스 국채 10년물 수익률 추이(2007.11~2024.10)

출처: OECD, FRED에서 재인용. 딜로이트인사이트
최근에도 팬데믹 사태가 시작된 이래 전 세계 주요국 부채 규모가 크게 증가하자, 일부전문가들은 이것이 금융 위기의 전조가 되거나 아니면 최소한 경제 성장 둔화와 높은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특히 국제결제은행(BIS)의 클라우디오 보리오(Claudio Borio) 통화경제국장은 “국채가 앞으로 세계 경제에 최대 위협은 아닐지라도 커다란 위협들 중 하나"라고 말했다.[12]그는 최근 두 가지 사건이 우려된다고 했다. 먼저 미국 정부의 채무 불이행에 대비한 보험 비용의 상승한 것과, 프랑스 정부가 재정 건전화를 시행할 수 없게 되면서 차입 비용이 급격히 상승한 것 두 가지다. 보리오 국장은 이러한 사건들이 "금융시장이 이처럼 증가한 정부 부채 규모를 흡수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는 신호"라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가 시장이 깨어날 때까지 기다린다면 너무 늦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결국 이는 투자자들이 현재 리스크 가격을 적절하게 책정하고 있지 않다고 본다는 것을 시사한다.
하지만 이러한 경고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이미 1980년대에도 많은 전문가들은 미국의 대규모 재정적자가 위기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지만,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유로존 재정 위기 때도 유로화의 붕괴를 예측한 전문가들이 많았지만 현실은 달랐다. 보리오 국장은 금융시장이 이 문제를 자각하게 된다면 이미 너무 늦을 것이라고 말하지만, 실제로 그리스 등 유로존의 경험으로 볼 때는 이러한 문제는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 국가가 재정 지출을 억제하고, 세금을 인상하고, 성장을 촉진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중앙은행이 완만한 인플레이션을 허용함으로써 재정 불균형을 해결할 수 있다. 진짜 문제는 정치 지도자들이 인기를 얻지 못할 이러한 정책적 조치를 취하기를 꺼려해서 재정 불균형이 곪아 터지도록 방치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중국, 인플레이션 둔화 속 정책 부양 강화 전망
최근까지 중국 정부의 통화 및 재정 완화정책에도 불구하고 중국 인플레이션은 계속 약화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와 중앙은행이 정책적 부양 노력을 강화할 것이란 신호를 보내자 금융시장이 환호했다.
11월 중국 CPI는 전년동월 대비로 0.2% 상승해 6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13]중국 소비자물가는 최근 3개월 동안 계속 하락했다. 11월 한 달 동안 CPI는 0.6% 하락해, 2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또한 11월 월간 물가 하락은 3월 이후 가장 급격한 것이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11월 근원 CPI는 연간 0.3% 상승하는 데 그쳤다. 다만 앞서 10월 0.2%보다는 약간 상승한 것이다. 11월에 식품 가격 상승률이 급격히 둔화되었던 한편, 앞서 하락했던 비식품 가격이 정체하면서 부분적인 상쇄 요인이 되었다.
그림 9. 중국 소비자물가(주황 실선) 및 식품물가(파란 실선) 추이
(전년동월=100 기준, %)

출처: National Bureau of Statistics of China, 딜로이트 인사이트
최근 중국 정부 당국의 통화 및 재정 완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 약화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는 중국 경제가 취약한 내수로 인해 과잉 생산능력으로 인한 초과 생산을 모두 수출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내수가 증가하지 않는다면 이는 디플레이션 또는 최소한 디스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이어지게 된다.
인민은행(PBOC)은 지난 1년 동안 완화 통화정책을 구사했지만, 지금까지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이 때문에 인민은행은 14년 만에 처음으로 통화정책 기조를 '신중한'에서 '약간 완화적’으로 변경한다고 발표했다. 중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사상 최저치인 1.92%까지 떨어졌고 홍콩 주가지수는 3% 이상 오르는 등 금융시장이 환호했다.
중국 정치국도 "보다 적극적인 재정 정책과 완화적인 통화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한 정치국은 "당국이 이례적인 경기대응조정을 강화하고 적극적으로 소비를 촉진하며 투자효율성을 제고하며 내수를 전방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투자자들은 이러한 정치국의 발표를 재정 부양 노력이 더 확대될 것이라는 신호로 해석했다. 이제까지 취해진 조치들은 지방정부 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었지 내수를 늘리는 데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았다. 이번 발표는 중국의 성장률이 너무 낮아지고 과잉생산 능력이 디플레이션 압력으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필요한 정책 전환 가능성을 시사한다. 앞서 고부가가치 제품의 수출 장려해 성장을 도모하려는 중국의 정책적 노력은 다른 국가들이 무역 제한 조치를 도입하고 있는 시기에는 성과를 내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재정 부양 노력을 통해 내수를 부양해야만 보다 양호한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다고 본다.
중국 11월 대미 수출 가속화, 수입은 급감
중국은 11월에 수출 증가율이 둔화되었지만, 대미 수출만큼은 크게 강화되는 특징을 보였다. 중국 기업들이 미국 새 행정부의 추가 관세를 예상하면서 수출 선적을 최대한 선행하여 늘리려고 노력한 결과로 보인다.
달러화로 환산한 중국의 11월 수출은 전년동월 대비로 6.7% 증가했다.[14]이는 앞서 10월의 12.7% 증가율에 비해 급격히 둔화된 것이다. 11월 전체 수출액 자체는 2년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림 10. 미화 기준 중국 수출 증가율 추이
(단위: 전년대비 %)

출처: China General Administration of Customs, Trading Economics에서 재인용, 딜로이트 인사이트
이 가운데 11월 중국의 대미 수출은 1년 전보다 8.0% 증가했다. 이는 올해 첫 10개월 동안 증가율 3.3%에 비해 훨씬 빠르게 증가한 것이다. 이는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가 중과될 것이란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미국의 도매 재고 증가세가 빨라지는 것은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이 가속화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11월 대일본 수출은 6.4%, 대 유럽연합(EU) 수출이 7.2%, 대 동남아시아 수출은 20.1% 각각 증가했다. 특히 동남아시아에 대한 수출 증가세가 가파른 것은 중국이 중간재 수출을 갈수록 많이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중간재로 조립한 동남아시아의 최종 제품이 미국으로 수출된다. 이러한 변화에 따라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들은 대미 무역에서 큰 폭의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데, 결국 미국이 무역불균형을 우려해 베트남 등지에도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 동안 중국 정부는 수출용 고부가가치 제품에 대한 투자와 생산에 주력해 왔다. 여기에는 정보화기술(IT) 및 청정에너지 제품이 포함된다. 정부의 목표는 이러한 중요한 제품 시장에서 주도적인 글로벌 플레이어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 미국 등 주요국의 무역 제한 조치로 인해 수출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고, 내수 약화로 인해 계속해서 초과 생산할 경우 경제의 디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한편, 11월 중국으로의 수입은 전년동월 대비로 3.9% 감소했다.[15]이는 앞서 10월의 2.3% 감소율보다 더 가파른 것인데, 중국 내수의 부진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수입 감소 역시 잠재적인 미국 관세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 것일 수도 있다. 관세가 부과되면 수출 제품의 생산이 감소하게 되고, 이에 따라 수입 수요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림 11. 미화 기준 중국 수입 증가율 추이
(단위: 전년대비 %)

출처: China General Administration of Customs, Trading Economics에서 재인용, 딜로이트 인사이트
2024년 11개월 동안 미국으로부터 수입은 전년동기간과 같았다. EU 수입이 4.3%, 일본 수입이 3.5%, 영국 수입이 3.1% 각각 감소한 반면, 한국 수입은 11.7%, 동남아시아 1.8%, 러시아는 0.4% 각각 증가했다.
─
[1] CME Group, FedWatch Tool, Accessed at EST 21:40 Dec.11, 2024
[2] Ibid.
[3] U.S. Bureau of Labor Statistics, “Consumer Price Index – November 2024”, Dec. 11, 2024
[4]ECB, “Monetary policy decisions”, Dec. 12, 2024
[5] ECB, “PRESS CONFERENCE: Christine Lagarde, President of the ECB, Luis de Guindos, Vice-President of the ECB”, Dec, 12, 2024
[6] ECB, “Monetary policy decisions”, Dec. 12, 2024
[7] Financial Times, “ECB lowers rates to 3% and paves way for more cuts,” Dec. 12, 2024
[8] Bank of Canada, “Bank of Canada reduces policy rate by 50 basis points to 3¼%,” Dec. 11, 2024
[9] Bank of Canada 보도자료 인용: “Going forward, we will be uating the need for further reductions in the policy rate one decision at a time. Our decisions will be guided by incoming information and our assessment of the implications for the inflation outlook.”
[10] PIIE, “US chip construction spending skyrocketed after US CHIPS Act passed in August 2022,” Aug. 15, 2024
[11] Financial Times, “US chipmaking boom in doubt after Biden’s defeat,” Dec. 10, 2024
[12] Bank for International Settlement, “BIS Quarterly Review, December 2024 - media briefing” by Claudio Borio and Hyun Song Shin, Dec. 9, 2024
[13] National Bureau of Statistics of China, 2024 November CPI data
[14] China General Administration of Customs, China's Total Export & Import Values (in USD) Nov. 2024
[15] Ib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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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아이라 칼리시 (Ira Kalish)
딜로이트 투쉬 토마츠(DTTL) 수석 글로벌 이코노미스트
배서칼리지 경제학 학사, 존스홉킨스대 국제경제학 박사
전 세계 경제·인구·사회가 글로벌 기업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집중 연구
딜로이트 글로벌 이코노미스트 네트워크
딜로이트 글로벌 이코노미스트 네트워크(Deloitte Global Economist Network, DGEN)는 다양한 이력과 전문성을 지닌 이코노미스트들이 모여 시의성 있고 흥미로운 콘텐츠를 생산하는 그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