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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의 ‘매파적 금리인하’… 2025년 정책 경로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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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 3주차 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는 연준의 금리인하 정책 경로의 변경에 대해 다룹니다.

연준의 ‘매파적 금리인하’… 2025년 정책 경로 수정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2024년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예상한 대로 소폭 추가 금리인하를 단행하고, 내년 금리인하 정책 경로가 크게 후퇴했음을 시사했다.[1][2]
이렇게 ‘매파적’(hawkish)인 연준의 금리 전망에 전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미국과 유럽 주식 가격이 크게 하락하고 달러화 가치는 2년여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3]뒤이어 열린 국내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개장 초반 1,450원을 돌파하며 15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기업들에 비상이 걸렸다.[4]
이번 12월 연준의 FOMC 결과를 토대로 2025년에도 여전히 글로벌 경제의 중요한 변수인 연준의 정책 경로에 대해 살펴본다.
12월 연준 금리인하, ‘박빙’(closer call)이었다
지난 12월 18일 FOMC는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를 4.50~4.75%에서 4.25~4.50%로 25bp 추가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베스 해맥(Beth Hammack) 클리브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금리 동결을 선호하여 반대표를 던졌기 때문에 만장일치 결정이 아니었다. 이번 회의에 공개된 연준의 새로운 ‘경제전망요약’(Summary of Economic Projections)은 내년 금리인하 횟수를 9월에 제시했던 4회에서 2회로 줄였음을 시사했다.[5]
제롬 파월(Jerome Powell)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금리인하 결정이 올바른 결정이지만 ‘박빙’(closer call)이었다고 말해 연준 정책결정자들이 매우 신중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모두 발언에서 “이번까지 정책 금리를 1%포인트 인하했으며, 이제 연준의 정책 기조는 상당히 덜 제약적인 수준(our policy stance is now significantly less restrictive)”이라고 평가하고, “따라서 이제는 추가 정책금리 조정을 고려할 때 더욱 조심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6]
그림 1. 연방기금금리 추이(%)

출처: Federal Reserve, Reuters. 딜로이트 인사이트
파월 의장은 연준이 인플레이션에 대해 얼마나 우려하고 있는지에 대해 묻자 “전반적인 추세는 계속 하락할 것이라고 본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연준의 경제전망요약의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내년 근원 개인소비지출물가(core PCE price) 상승률 기준으로 2.2%에서 2.5%로 상향 수정했다.[7]
특히 적절한 정책금리 경로에 대한 판단 수치(중앙값 기준)는 이번에 3.9%로 9월의 3.4%에서 50bp나 높아졌다. 25bp 소폭 기준으로 계산하면, 내년 금리인하 예상 횟수가 앞서 네 차례에서 두 차례로 줄어든 셈이다.[8]
연준의 경제전망요약은 연간 4차례 각각 3월과 6월, 9월, 12월 회의에서 공개된다. 이 보고서는 최근 경제 여건에 대한 평가와 함께 앞으로의 경제 및 물가 그리고 연방기금금리 적정 경로에 대한 연준 위원들의 개별적인 전망이 공개된다. 이 보고서는 연준의 ‘포워드 가이던스’(forward guidance) 역할을 하며, 금융시장은 연준 위원들의 향후 정책금리 전망이 개별 점으로 도표화된 이른바 ‘점도표’(點圖表, dot plot, scatter plot)를 주목한다.[9]
그림 2. FOMC 참가자의 적절한 통화정책 경로 판단
(2024년 12월 점도표* 분포, 연방기금금리 목표(%))

*점도표 상의 개별 점은 익명으로 FOMC 참가자 개인들이 응답한 적정금리로, 가로축의 해당연도 분포를 통해 향후 연준의 정책목표 금리 수준을 추정할 수 있다.
출처: Federal Reserve, 딜로이트 인사이트
연준은 견조한 경제 성장률이 지속되고, 노동시장 경색이 완화되는 가운데 실업률은 소폭 상승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는 경기 평가를 내렸다. 2025년 경제 성장률 전망은 2.0%에서 2.1%로 상향했고, 실업률 전망치는 4.4%에서 4.3%로 낮췄다. 물가 전망치는 상당 폭(PCE 2.1%-->2.5%, 근원PCE 2.2%-->2.5%) 상향 수정했다.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연준 위원들이 생각하는 장기 적정 연방기금금리 수준이 금리인하 개시 전인 6월에 2.8%에서 9월에 2.9%로, 그리고 이번에 3.0%까지 높아졌다는 것이다. 반면 장기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2.0%로 유지됐다. 따라서 실질 중립 금리(r*, R-star)는 1.0%까지 올라, 팬데믹 이전부터 2023년까지 고정됐던 0.5%에서 두 배나 상승하는 셈이다.
그림 3. 연준 경제전망요약(SEP)-2024년 12월

출처: Federal Reserve, 딜로이트 인사이트
알스타는 경제학적으로 이론적인 개념이며 직접 관찰할 수 없다. 이를 두고 논란이 있는 편이지만, 중립 금리가 오른다는 것은 적정한 정책금리 수준도 따라 올라간다고 볼 수 있다. 알스타에 현재 2.9% 수준으로 예상되는 11월 미국 근원 PCE 인플레율을 더하면 적정 정책금리는 3.9%로 연준의 최신 점도표 상의 내년 연방기금금리 전망치와 일치한다.
완전고용 상태에서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는 실질금리인 자연이자율 혹은 균형이자율(r*)을 둘러싼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팬데믹 이후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한 연준의 긴축 통화정책에도 불구하고, 경제가 견딜 수 있는 내성을 보여주자 일부에서는 생산성 향상 등으로 자연이자율이 과거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올라갔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전문가들은 부채의 증가 추세와 총수요의 제약, 그리고 위험 프리미엄의 정상화 같은 요인으로 인해 자연이자율이 팬데믹 이전의 저금리 환경으로 되돌아 갈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10] 전자는 인플레이션 시대가 돌아왔다는 의미에서 고물가 저성장 추세가 고착화될 우려를 제기하는 반면, 후자는 저물가 저금리 시대로의 회귀 가능성과 연준의 보다 적극적인 금리인하 전망을 뒷받침한다.[11]
‘매파적 금리인하’ 보단 ‘금리 정상화’
앞서 연준이 9월 50bp ‘빅컷’(big cut)을 단행했을 때도 금융시장 참가자와 경제전문가들은 연준의 태도가 ‘매파적’이라고 판단했다.[12]
월가가 사용하는 ‘매파적 금리인하’(hawkish cut)란 용어 자체는 형용모순 같지만, 그 내용 면에서 보면 적절하다고 볼 수 있다. 매파는 ‘강경파’의 별칭인데, 연준이 인플레이션 파이터로서 태도가 강경하다는 의미다. 내년에 예상보다 성장률이 강하고 인플레이션 압력도 상당히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것이란 예상을 감안하면, 지나치게 높은 정책 금리에서는 벗어나면서도,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심을 앞세우는 태도이기 때문이다.
9월 금리인하 개시 당시 파월 연준 의장은 “노동시장의 약화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연준은 흔치 않은 빅컷 결정이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게 될까 봐 ‘선제적’이란 설명을 붙인 셈이다. 그런데 반대로 연준은 25bp ‘스몰컷’에 그쳤다면 아직도 인플레이션을 걱정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반대 신호를 주는 것도 부담이었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파월 의장은 당시 “이번 금리 인하 폭이 새로운 속도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는데, 이것이 ‘매파적’이란 평가를 받은 대목이다.[13] 9월 빅컷 당시에는 미셸 보우먼(Michelle Bowman) 연준 이사가 그 주인공으로, 베이비 스텝(25bp) 인하를 선호한다는 의견을 냈다. 나중에 보우먼 이사는 자신이 반대표를 던진 이유에 대해 “아직 인플레이션율이 목표 수준을 상회하고 있고, 또한 빅컷에 대해 사람들이 ‘성급한 승리 선언’이라고 오해할 것을 우려했다”고 설명했다.[14]
여기서 금융시장 참가자들이 간과한 것은 미국 경제가 가까스로 연착륙에 성공했다는 점이다.[15]드문 경우이기는 하지만 인플레이션 사태에서 벗어나 연착륙에 성공한 때 연준의 통화정책은 경기침체 우려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 보다는 ‘금리 정상화’를 위한 금리인하였다는 점이다.
금리 정상화가 목표라는 것은 연준의 정책 기조가 ‘완화 정책’으로 전환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9월에 연준의 금리인하를 제약적인 기조에서 벗어나 보다 균형적인 방향으로 간다는 점을 강조했던 파월 의장은 이번에는 1%포인트 누적 금리인하로 인해 연준의 정책 기조가 ‘상당히 덜 제약적인 수준’이 되었다고 평가했다.
9월 이후 연방기금금리는 ‘테일러 준칙’(Taylor’s Rule)이 처방하는 2024년 4분기 평균 적정 정책금리(4.28%) 수준과 거의 일치하고 있다.[16]미국 경제는 최근 생산성이 빠르게 향상됨에 따라 4% 초중반의 실업률이 인플레이션 부담을 주지 않는 것으로 평가된다.
그림 4. 연준 정책 금리와 테일러 준칙 처방금리
(흑색 실선: 실제 연방기금금리, 주황색 실선: 테일러 준칙, %)

출처: Atalanta Fed ‘Taylor Rule Utility’, 딜로이트 인사이트
2025년 연준 정책 경로: 징검다리 2회 인하
이상의 분석을 감안할 때 2025년 연준의 정책 경로는 ‘징검다리식 소폭 2회 금리인하’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12월 FOMC 금리인하 결정 자체는 이미 예상한 것이기 때문에 놀라운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번 경제전망 자료에서 보여준 연준 위원들의 예측 수치가 상당히 크게 변화한 점을 감안할 때, 이번 금리인하가 ‘박빙’이었으며 앞으로 금리인하는 생각보다 신중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은 사전 포석으로 봐야 할 것이다.
이번 연준의 정책 결정에 대해 월가 경제전문가들은 미국 경제 성장세와 인플레이션 압력을 감안할 때 완화정책이 필요한 수준은 아니며, 새로운 행정부의 정책이 내년부터 강한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 때문에 더욱 신중해질 것으로 본다.[17]
12월 FOMC를 앞두고 월가 경제전문가들은 추가 금리인하를 예상하면서도, 내년에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및 다양한 경제 정책의 영향으로 연준의 금리인하 폭이 제한적일 것이며, 필요에 따라서는 2026년부터 다시 긴축 정책을 구사해야 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봤다.[18]
그림 5. 해외 투자은행들의 미국 정책금리 전망

출처: 국제금융센터
이번에 연준은 2025년 예상 금리인하 횟수를 4차례에서 2차례로 확실하게 줄여서 부담을 덜었다. 금융시장이 이번 달 금리인하를 기대하지 않았다면 연준은 금리를 동결했을 수도 있다. 금리인하에 새로운 반대자가 등장했다는 것과, 이번 정책 결정이 ‘박빙’이었다는 표현에 주목해 보자. 내년 연준의 정책 경로는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정책 불확실성은 FOMC가 8차례 개최되지만 6차례는 금리가 동결될 것이라는 것을 시사하며, 이로 인해 금융시장의 동요가 이어질 수 있다.[19]
실제 경기와 정책 당국을 앞서가는 경향이 있는 금융시장은 아마도 내년에 연준의 금리인하 횟수가 2차례가 아니라 1차례에 그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을 나타내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나올 경제 지표가 이런 불안감을 더욱 부채질할 가능성이 있다.
새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무역 전쟁 양상이 얼마나 경제 성장 및 인플레이션 전망에 타격을 줄 것인지가 또다른 중요한 변수다.[20] [21]연준의 독립성과 권한에 대한 개입 가능성, 광범위한 감세 정책과 연방적자, 암호자산의 통합 가능성 또한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일 수 있는 정책 변수이다.[22]
마지막으로 연준의 시각에서 보자면, 현행 정책 금리가 여전히 다소간 제약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하지만 선제적으로 금리 인하를 이어가다 갑자기 후퇴하거나 되돌리는 것보다는 사전에 속도를 줄이는 것이 현명한 태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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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Federal Reserve, “FOMC statement”, Dec. 18, 2024
[2] Federal Reserve, “Summary of Economic Projections”, Dec. 18, 2024
[3] Financial Times, “Federal Reserve cuts rates but ‘hawkish’ forecast hits stocks and sends dollar jumping,” Dec. 18, 2024
[4] 연합뉴스, “악재 연발에 무의미해진 환율 저항선…1,500원 돌파 전망까지”, 2024년 12월 19일
[5] 국제금융센터, “미국 연준 12월 FOMC 회의 결과 및 평가”, 2024년 12월 19일
[6] Federal Reserve, “Tran of Chair Powell’s Press Conference - December 18, 2024”, Dec. 18, 2024
[7] Federal Reserve, “Summary of Economic Projections”, Dec. 18, 2024
[8] Ibid.
[9] Federal Open Market Committee, “Meeting calendars, statements, and minutes (2019-2026)”, Accessed Dec. 19, 2024
[10] Ricardo Caballero, “r* may be lower than you think,” Sep. 23, 2024
[11] 딜로이트인사이트, “세계경제 ‘연착륙’과 저성장, 그리고 적정금리”, 2024년 8월 3주차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
[12] 딜로이트인사이트, “연준 ‘빅컷’ 이후 경로와 금융시장 전망”, 2024년 9월 4주차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
[13] Ibid.
[14] Reuters, “Fed's Bowman says dissent on large rate cut based on above-target inflation data,” Sep. 21, 2024
[15] 딜로이트인사이트, “세계경제 ‘연착륙’과 저성장, 그리고 적정금리”, 2024년 8월 3주차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
[16] Federal Reserve Bank of Atlanta ‘Taylor Rule Utility’, Accessed Dec. 19, 2024
[17] Reuters, “VIEW: Fed cuts rates 25 bp, scales back 2025 easing projections,” Dec. 18, 2024
[18] 파이낸셜포스트, “[딜로이트 글로벌 경제 리뷰] 2025년 세계 경제의 위험요인들”, 2024년 12월 7일
[19] Ibid.
[20] Joseph E. Stiglitz, “What a Trump Victory Would Mean for the US Economy,” Sep, 3, 2024
[21] 딜로이트인사이트, “트럼프노믹스 2.0이 세계경제에 미칠 영향”, 2024년 11월 3주차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
[22] Maurice Obstfeld, “Trump’s Inflationary Triple Threat,” Nov. 22,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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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사헌 Director
성장전략본부 딜로이트 인사이트
딜로이트 글로벌 이코노미스트 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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