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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무역 정책의 변화에 대비하는 정부와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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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 4주차 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는 미국 무역 정책의 변화에 대비하는 정부와 기업들에 대해 다룹니다.

미국 무역 정책의 변화에 대비하는 정부와 기업들
2025년 미국 새 행정부가 출범하기에 앞서 전 세계 주요국 및 기업 리더들은 변화되는 경제 정책의 잠재적 영향을 파악하고자 노력 중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우려하는 것이 바로 무역 정책이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차기 미국 대통령은 다수의 무역 정책을 제안했는데, 이는 공급망과 미국 소비자가 지불하는 가격에 미칠 잠재적 영향과 관련해 불확실성을 야기한다. 예를 들어,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는 다양한 조치들 중에서 최대 20%의 보편 관세를 제안했다. 이와 관련해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 차기 행정부 재무장관 지명자는 무역 상대국들에게 양보를 얻어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관세를 점진적으로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1]또한 차기 행정부의 일부 요인들은 고율 관세가 미국 내로 제조 공정의 리쇼어링을 촉발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2]게다가 관세 수입으로 감세로 인한 세수 손실을 상쇄할 수 있다고 언급한 관계자들도 있다.
그림 1. 주요국 관세율 및 수입액(2021년 기준)

출처: UNCTAD, World Tariff Profiles, 2021. 딜로이트 인사이트
이러한 쟁점들에 대한 보다 명확한 내용은 내년 1월 20일에 새 행정부가 출범한 후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주요국 정부와 기업은 잠재적인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 동안 진행 사항들에 대해 살펴보자.
먼저 트럼프 당선인은 모든 멕시코산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하자고 제안했고, 이는 트럼프와 클라우디아 셰인바움(Claudia Sheinbaum) 멕시코 대통령 간 전화통화로 이어졌다.[3]이후 양측 모두 대화가 성공적이었다고 밝히자, 앞서 고율 관세 부과 제안 소식에 급락했던 멕시코 페소화 가치가 반등했다.
또한 1기 트럼프 행정부가 협상한 자유무역협정인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은 2026년에 공동평가가 진행될 예정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제안한 고율 관세 적용 대상에는 멕시코산 자동차와 부품도 포함된다.[4]이는 잠재적으로 북미 지역의 기존 자동차 공급망을 혼란에 빠뜨릴 수도 있는 변화이다. 미국 내에서 조립되는 자동차는 대부분 북미 및 다른 지역에서 생산된 부품을 상당량 포함하며, 멕시코의 대미 수출액의 약 4분의 1이 운송장비다.[5]
트럼프 당선인은 또한 캐나다에도 25% 관세 부과를 제안했다. 이에 대해 쥐스탱 트뤼도(Justin Trudeau) 캐나다 총리는 3국 간 협정을 유지하는 것을 선호하지만, 필요하다면 미국과 양자 관계를 발전시킬 의향이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멕시코의 결정과 선택에 따라 다른 선택지를 살펴봐야 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6]
그림 2. 미국의 對中 301조 관세부과품목 수입 추이('17-'23)
(단위: 억 달러, %)

주: 순위는 2023년 수입 금액 기준
자료: USITC, 한국무역협회 TRADE FOCUS 2024년 19호
한편, 앞으로 고율 관세가 부과될 것에 대비해 멕시코와 캐나다 그리고 중국의 수출업체들이 미국으로 선적을 앞당기려 하고 있다는 소식이다.[7]이미 일부 선적업체는 미국 항구의 또다른 파업이 발생할 것을 예상하고 조기 선적하고 있던 차였다. 이는 새로운 병목 현상과 비용 상승 사태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미국 내 소매 및 도매업체의 재고 축적과 관련한 데이터는 아직 수입이 과도하게 증가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더구나 수출업체들은 새 행정부에서 관세 부과 조치가 발표되더라도 이것이 완전히 이행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
일부 유럽 지도자들은 미국과 다른 나라들 간 무역이 감소할 경우 세계 과잉 생산능력의 상당 부분이 무역이 개방된 유럽 시장으로 쏠릴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했다.[8] 프랑스 외교장관을 지낸 스테판 세주르네(Stéphane Séjourné) 유럽위원회(EC) 부위원장은 "기본적으로는 유럽 시장이 전 세계에 개방되어 있기 때문에 얻을 것이 많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중국이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라고 말하거나 미국이 '미국 우선'(America First)이라고 말할 때, 우리는 반드시 '메이드 인 유럽' 또는 '유럽 우선'이라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주르네 부위원장은 "세계 시장이 모두 폐쇄되고 유일하게 남는 개방된 시장이 유럽일 수는 없다. 미국 시장이 라틴 아메리카, 인도, 중국에 대해 폐쇄되어 유럽 시장이 세계의 모든 과잉 생산능력의 목적지가 될 수는 없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단기 경제 위기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9]
세주르네 부위원장의 논평은 다른 주요국의 무역정책 변화에 대해 유럽이 인식하는 취약성을 잘 보여준다. 유럽연합(EU)은 수십 년 동안 세계 무역장벽을 줄이는 데 적극적으로 참여해 왔지만, 심지어 유럽 내에서도 아직 많은 장벽이 남아 있다. 유럽은 미국과 중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 대한 주요 수출국이다. 따라서 양국이 부과하는 무역 제한 조치는 유럽 경제에 피해를 줄 수 있다. 세주르네 부위원장은 EU가 해외 경쟁으로 인해 위협받는 주요 산업을 지원하겠지만, 무역 전쟁에 나설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유럽이 글로벌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할 수 있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몇몇 중앙은행의 정책 결정은 부분적으로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세계 경제 여건에 대한 예상이 수정된 데 따른 것이다.
- 브라질 중앙은행은 12월 11일 기준금리인 셀릭(Selic) 금리를 12.25%로 100베이시스포인트(bp) 인상했다.[10]예상보다 큰 폭의 이번 금리인상은 앞서 9월에 25bp 인상과 11월 50bp 인상에 이은 것이다. 브라질 경제는 안정기를 거친 이후 지금은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는 부분적으로 미국 달러화에 대한 브라질 통화 가치 하락의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러한 추세가 미국 대선 이후 가속화되었고 이는 수입 가격 상승을 초래했다.
게다가 투자자들의 브라질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높아졌다. 미국 대선 이후 브라질 인플레이션의 10년 기대인플레이션율(BEI)은 약 100bp 상승했다. 다시 말해, 투자자들은 이제 미국 새 정부의 예상되는 정책 믹스(감세 및 관세)가 브라질 통화 가치를 더 떨어뜨릴 가능성이 높으며, 이에 따라서 향후 10년 동안 브라질의 평균 인플레이션율이 1%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것이 이번에 브라질 중앙은행이 예상보다 과감한 금리인상을 단행한 이유를 설명해준다. 이번 금리 인상은 인플레이션 압력과 통화 가치 안정을 위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
- 스위스에서도 잠재적인 미국 관세 부과가 수출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게다가 이웃 유럽중앙은행(ECB)의 완화 통화정책이 지속되면 유로존 시장에서 스위스 제품의 수출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이에 따라 스위스도 통화 가치 하락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존재한다. 그 결과 스위스중앙은행(SNB)은 12일에 기준금리를 50bp 인하했다.[11]이는 앞서 3개월 동안 25bp씩 세 차례 금리인하에 이은 조치로, 거의 10년 만에 최대폭 금리인하 결정이다.
스위스의 기준금리는 이제 0.5%에 불과하다. SNB 총재는 최근 마이너스 금리도 가능하다고 말했지만, 이번 큰 폭의 금리인하 조치로 인해 그럴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덧붙였다. 관건은 통화 가치와 이것이 수출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이다. 금리 정책은 환율에 영향을 미치도록 되어 있다.
- 캐나다중앙은행은 지난 11일 기준금리를 50bp 인하했다.[12]이번 금리인하 결정은 인플레이션 추세가 올바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확신과 캐나다 경제의 취약한 여건에 대한 우려를 기본 배경으로 한다. 그러나 금리인하 폭은 미국 무역 정책의 잠재적 영향에 대한 불안감을 반영했을 가능성이 높다.
미국 차기 행정부는 캐나다 수입품에 대한 고율 관세와 더불어 모든 국가의 모든 수입품에 대한 보편 관세 부과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어느 쪽이든 캐나다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히 클 것이다. 보복 관세를 제외하고 이러한 관세에 대항하는 가장 가능성 있는 방법은 캐나다가 통화 가치를 억제해 수출 경쟁력을 높이고 이로써 관세의 충격을 상쇄하는 것이다. 캐나다가 통화정책을 보다 공격적으로 완화하면 통화 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
- 마지막으로, 유럽중앙은행(ECB)도 12일 기준금리를 25bp 인하했다.[13]물론 미국의 정책 변화에 대한 우려가 아니더라도 ECB가 금리인하 조치를 취했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ECB의 리더들은 미국의 정책이 의사결정에 미칠 수 있는 잠재적인 영향을 염두에 뒀을 것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Christine Lagarde) ECB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중앙은행의 기본 예측에는 미국 무역정책의 변화가 포함되지 않았다고 대답했다.[14]그러나 그것이 반드시 현실적이지는 않다.
미국이 유럽 수입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할 경우, 유로화의 가치 하락을 유발할 수 있다. ECB 또한 통화 가치 하락을 촉진하고 국내 수요를 부양하기 위해 완화 통화정책을 가속화하는 방향을 선택할 수 있다. 게다가 미국이 중국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 중국의 유럽을 향한 수출을 늘리기 위해 더욱 노력하게 될 것이다. 결국 이러한 움직임은 ECB 정책의 궤적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특히 EU가 중국 수입에 대한 제한에 나설 경우에 더욱 그렇다.
미국 고용, 소비 강세 지속… 인플레 압력 상승
미국 고용시장은 여전히 매우 강력하고 소비자 부문의 강세가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11월 데이터에 따르면 일자리 증가세가 건강한 속도를 견지하고 있으며, 실업률은 소폭 상승했지만 역대 기준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15]
그림 3. 미국 계절조정 실업률 및 비농업부문 신규일자리(‘22년 11월~’24년 11월)
(단위: %, 천명)

출처: U.S. Bureau of Labor Statistics, 딜로이트 인사이트
기업 조사 결과 11월에 총 22만7,000개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됐다. 앞서 10월에 허리케인과 파업의 영향으로 대폭 감소한 후 반등한 것이지만, 9월의 강력한 결과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다만 9월 수치를 제외한다면 11월 신규 일자리 수는 올해 3월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11월 신규 일자리 중에서 제조업은 2만 2,000개 증가했는데, 주로 자동차를 제외한 운송 제조업에서 창출된 것이다. 보잉사 파업 이후 근로자들이 복귀한 것이 주로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전문 및 비즈니스 서비스업에서 2만 6,000개, 금융서비스업 1만 7,000개, 정부 부문에서 3만 3,000개의 신규 일자리가 늘어난 반면 소매업에서 일자리는 2만 8,000개 줄었다.
11월에 시간당 임금은 전년대비로 4% 상승해 10월과 같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자영업자에 대한 자료를 포함하는 가계 조사에 따르면 11월 미국 실업률은 4.2%로 10월의 4.1%보다 소폭 상승했다.
이어 12월 11일 발표된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소폭 강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노동통계국 발표에 따르면, 11월 CPI는 전월대비로 0.3% 상승해, 앞선 4개월간 기록한 0.2%에 비해 강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대비 상승률도 10월 2.6%에서 2.7%로 높아졌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CPI는 전월대비로 0.3%, 연간 3.3% 각각 상승했는데, 월간 상승률이 앞선 3개월과 같았고 연간 상승률도 9월 및 10월과 동일한 수준이었다.
물가 상승 압력이 강해진 주된 배경은 역시 서비스 부문으로, 전년대비 물가 상승률이 4.5%에 달했다. 이에 비해 내구재 물가는 2% 하락했고, 비내구재 물가는 0.2% 오르는 데 그쳤다. 서비스 물가 구성 품목 중에서 가장 비중이 큰 것은 주거비로, 전년대비 4.7% 올랐다. 주거비를 제외한 CPI 상승률은 1.6% 수준으로 나타났다.
그림 4. 미국 소비자물가지수 동향(‘23년 11월~’24년 11월)
(단위: 전년동월대비 %)

출처: U.S. Bureau of Labor Statistics, 딜로이트 인사이트
11월 미국 소매판매는 전월대비로 0.7%, 연간으로는 3.8% 각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16]연간 증가율은 2023년 12월 이후 최고치다. 최근 재화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실질 소매판매는 강력하게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11월 소매판매 중에서 자동차 판매가 월간 2.6%, 연간으로 6.5%나 증가한 것이 주도적인 요인이었고, 이를 제외한 나머지 품목의 경우 전월대비 0.2%, 연간 3.2% 각각 늘어나는 데 그쳤다. 그러나 이를 감안하더라도 기저의 소비 지출 증가세는 약간 강한 상태로 보인다.
자동차를 제외하고 강력한 증가세를 보인 품목은 비점포 판매로, 대부분 인터넷 기반 판매이다. 이 품목은 월간으로 1.8%, 전년대비로 9.8% 각각 증가한 것을 나타났는데, 연말 연휴 시즌을 앞두고 인터넷 구매가 계속 증가한 영향으로 판단된다. 이에 비해 백화점 판매는 0.6% 감소했고, 식료품점 판매도 0.2% 줄었다. 의류점 판매가 0.2%, 음식서비스업체 판매는 0.4% 각각 감소했다.
그림 5. 미국 소매 판매 동향
(단위: 전월대비 %)

출처: U.S. Census Bureau, 딜로이트 인사이트
11월 고용, 물가, 소매판매 지표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정이 내려지기 전에 발표됐는데, 연방준비제도(연준)은 금융시장의 예상대로 25bp 금리인하 결정을 내렸다.[17]그런데 결정은 만장일치가 아니라 11대 1 다수결로 이루어졌고, 반대한 1명은 금리 동결을 선호했다.
더 중요한 것은 연준이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내년에 금리인하 속도가 더 느려질 것이라는 신호를 보냈다는 것이다. 이 소식에 미국 달러화 가치가 일시 급등했고, 채권 및 주식 가격은 하락했다. FOMC 위원들이 제출한 2025년 정책 금리와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크게 상승했다. 앞서 9월에 제시한 내년 연방기금금리 중앙값은 3.4%였지만, 이번 전망치는 3.9%로 높아졌다. 또한 내년 인플레이션 전망치 중앙값은 2.1%였지만, 이것도 2.5%로 상향 수정됐다. 결국 연준 위원들은 이제 앞서 예상보다 2025년 인플레이션 압력이 더 높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예상했던 것보다는 더 긴축적인 통화정책 기조가 필요하다고 본다. 전망치로 본다면 연준은 2025년에 두 차례 소폭 금리인하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18]
그림 6. 연준 경제전망요약(SEP)-2024년 12월

출처: Federal Reserve, 딜로이트 인사이트
연준의 인플레이션 전망이 높은 쪽으로 변한 것은 최근 임금 상승률이 완만해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흥미로운 것이다. 올해 3분기 고용비용지수(ECI)는 전년동기 대비로 3.8% 상승했는데, 이는 앞서 2분기의 4%에 비해 낮아진 것이며 2021년 2분기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19]연준이 앞서 노동시장 경색으로 인한 임금 상승에 대해 우려한 것을 감안하면, 이번 결과는 인플레이션 전망에 호재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제롬 파월(Jerome Powell)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노동시장이 여러 측면에서 정상 수준에 도달했거나 거의 정상에 가까워졌지만, 완전히 정상화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20]그는 “일자리 창출이 예전 수준으로 완전히 돌아오지 않았고, 임금 상승세는 장기적으로 필요한 수준까지 완전히 돌아오지 않았다. 하지만 경제는 전반적으로 정상화되고 있고 노동시장도 마찬가지이다. 그리고 그 과정은 아마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파월 의장은 미국이 많은 기대를 모았던 연착륙 상태에는 도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는 통화정책 완화가 지나치면 안 된다는 것을 시사한다.
임금 상승률이 완화하면서 연준이 더 높은 인플레이션율을 예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 가지 가능한 설명은 경제가 연준이 앞서 인식한 것보다 강력하다는 것이다. 연준은 9월에 50bp 대폭 금리인하를 결정할 때 경제가 잠재적으로 취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들었다. 하지만 노동시장이 계속 경색된 상황에서 강력한 경제 여건은 인플레이션이 생각보다 강할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이런 상태에서 금리를 빠르게 인하하면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2% 안정 목표에 도달하지 못할 수 있다. 또다른 가능한 이유는 새로운 행정부가 제안한 감세와 관세 정책의 조합이 인플레이션을 촉진할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파월 의장은 이 요인에 대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고, 질문도 받지 않았다.
연준이 예상보다 금리를 더 빠르게 인하할 수 있는 한 가지 요인은 바로 노동생산성(근로 시간당 산출량)이 계속 빠르게 증가하는 것이다. 2024년에는 생산성이 빠르게 증가해 노동비용 압력을 높이지 않으면서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여지를 확보했다. 그러나 2025년에도 생산성이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 파월 의장은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그는 생성형AI가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잠재력이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아닐 가능성이 크고, 장기적으로 보면 그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중국 경제, 취약한 상태 지속
최근 나온 중국 경제 지표는 국내 수요 약세가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21]취약한 내수는 좀더 강한 경제 성장률을 회복하고자 하는 중국 정부의 가장 큰 우려 사항이다.
중국은 주거용 부동산시장의 문제, 주택 가격 하락으로 인한 가계 자산 감소, 취약한 소비지출, 민간부문의 투자 부진 등 일련의 역풍에 직면하여 성장세가 크게 둔화되었다. 이제는 근로가능연령 인구의 감소와 함께 앞서 생산성 향상을 이끈 내부 이주가 중단되는 등 인구통계적 변화로 인해 악화되었다. 게다가 중국은 수출을 통한 성장 능력에 대한 잠재적 제약에 직면해 있다.
최근 몇 주 동안 중국 정부는 내수를 부양하기 위해 재정 부양책을 실시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최신 거시 지표도 이러한 부양책이 필요하다는 추가적인 증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금까지 중국 정부가 취한 대부분의 조치는 주식 가격을 높이거나 지방 정부의 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었다. 많은 경제전문가들은 이보다는 가계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본다.
11월 중국 소매판매는 전년대비로 3% 증가했는데, 이는 앞서 10월의 4.8% 증가율에 비해 느려진 것으로, 8월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22]화장품 판매가 26.4% 감소했고 귀금속 판매는 5.9%, 의류 및 섬유는 4.5% 각각 감소했다. 가전제품 및 시청각 장비 판매가 22.2% 증가했지만, 전월보다는 훨씬 느린 속도다. 10월부터 11월 사이 월간 소매판매는 0.16% 감소했다.
그림 7. 중국 소매판매 동향
(단위: 전년동월대비 %)

출처: National Bureau of Statistics of China, Trading Economics 재인용
한편, 중국 11월 광공업생산은 전년동월 대비로 5.4% 증가했다.[23]이는 10월보다 약간 높은 수치이기는 하지만, 앞서 2023년과 2024년 초 사이의 성장 속도보다는 훨씬 낮다. 제조부품 생산이 6% 증가한 반면 설비 산출량은 1.6% 늘어나는데 그쳤다. 제조업 내에서 컴퓨터 및 통신장비(전년대비 +9.3%), 자동차(+12%), 화학제품(+9.5%), 비자동차 운송(+7.9%) 등이 강한 성장세를 보였다. 이는 부분적으로는 중국 정부가 첨단 기술을 사용한 제품에 대한 투자와 생산을 장려하려는 노력이 반영된 것이다. 이러한 정책의 목표는 현재 수출을 더욱 촉진하는 것이다. 하지만 무역 상대국의 보호무역 조치가 수출 성장을 제한하여 이미 디플레이션 압력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과잉 생산능력을 더욱 악화시킬 위험이 있다. 게다가 최근 중국의 수출이 강세를 보인 것은 부분적으로는 관세 부과를 예상하여 조기 선적이 증가한 데 기인한다. 이는 결국 향후 몇 달 동안 수출 성장세가 둔화될 것임을 시사한다.
그림 8. 중국 광공업생산 동향
(단위: 전년동월대비 %)

출처: National Bureau of Statistics of China, Trading Economics 재인용
2024년 첫 11개월 동안 중국 고정자산투자는 전년동기 대비로 3.3% 증가했는데, 이는 2023년 12월 이후 가장 느린 성장세다.[24]부동산 투자가 10.4% 감소한 반면 제조업 투자는 9.3% 증가했다. 11월 중국 주요 70개 도시의 주택 가격은 전년대비 5.7% 하락했다.[25]이는 10월의 5.9% 하락에 비해서는 약간 둔화된 것으로, 부동산 가격 하락세가 완만해진 것은 2023년 5월 이후 처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주택 가격은 전년 대비로 17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다. 부동산 가치 하락은 가계의 자산 감소로 이어져 소비지출 의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
중국 정부 대변인은 이번 거시지표 결과에 대해 "국내 수요를 더욱 확대하고, 기대를 안정시키고, 경제 활력을 높여 지속적인 경제 회복과 성장을 촉진하고, 경제 및 사회 개발의 주요 연간 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할 것"이라고 논평했다. 문제는 이러한 의지가 아니라 이를 실제로 어떻게 실행할 것인지에 있다.[26]
중국 경제의 취약성은 이미 다른 나라에도 파급 효과를 미치고 있다.[27]중국에 상품을 수출하는 데 크게 의존해 온 캐나다와 브라질과 같은 자원이 풍부한 나라들은 중국으로 수출이 약화될 것이란 우려 때문에 통화 가치가 하락했다. 이들 나라 통화는 또한 미국 국채 수익률이 상승한 데다, 미국이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는 위협 때문에도 가치가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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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NN, “‘Huge relief.’ CEOs exhale after Trump taps Scott Bessent to lead Treasury,” Nov. 25, 2024
[2] NY Times, “Are Tariffs Inevitable?” Dec. 16, 2024
[3] Financial Times, “The risk of Mexico being shut out of North America is rising,” Dec. 2, 2024
[4] CNN, “Trump ups the ante on tariffs, vowing massive taxes on goods from Mexico, Canada and China on Day 1,” Nov. 26, 2024
[5] Ibid.
[6] Wall Street Journal, “Canada’s Plan for U.S. Trade Talks: Throw Mexico Under the Bus,” Nov. 23, 2024
[7] Financial Times, “Chinese exporters front-load shipments in bid to dodge Trump tariffs,” Dec. 2. 2024
[8] Financial Times, “EU commissioner pitches ‘Europe first’ in response to Donald Trump,” Dec. 2, 2024
[9] Ibid.
[10] Reuters, “Brazil's central bank hikes more than expected, signals more tightening ahead,” Dec. 12, 2024
[11] Reuters, “SNB cuts interest rate 50 basis points, biggest reduction in nearly a decade,” Dec. 12, 2024
[12] Financial Post, “Bank of Canada cuts its policy rate by another half point,” Dec. 11, 2024
[13] Wall Street Journal, “ECB Cuts Rates Again to Boost Flagging Growth. What to Know.” Dec. 12, 2024
[14] European Central Bank, “PRESS CONFERENCE: Christine Lagarde, President of the ECB,
Luis de Guindos, Vice-President of the ECB”, Dec. 12, 2024
[15] U.S. BLS, “The Employment Situation – November 2024”, Dec. 6, 2024
[16] U.S. Census Bureau, “ADVANCE MONTHLY SALES FOR RETAIL AND FOOD SERVICES, NOVEMBER 2024”, Dec. 17, 2024
[17] Federal Reserve, “FOMC statement”, Dec. 18, 2024
[18] Federal Reserve, “Summary of Economic Projections”, Dec. 18, 2024
[19] U.S. BLS, “EMPLOYMENT COST INDEX – SEPTEMBER 2024”, Oct. 31, 2024
[20] Federal Reserve, “Tran of Chair Powell’s Press Conference”, Dec. 18, 2024
[21] Nikkei Asia, “China’s key economic gauges slowed in November despite stimulus,” Dec. 16, 2024
[22] Trading Economics, “China Retail Sales YoY”, accessed Dec. 26, 2024
[23] Trading Economics, “China Industrial Production”, accessed Dec. 26, 2024
[24] Trading Economics, “China Fixed Asset Investment”, accessed Dec. 26, 2024
[25] Trading Economics, “China Newly Built House Prices YoY Change”, accessed Dec. 26, 2024
[26] SCMP, “China’s November consumption misses estimate, adds urgency to stimulus,” Dec. 16, 2024
[27] Nikkei Asia, “Currencies of resource-rich Canada and Brazil sold on China's economic slump,” Dec. 17,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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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사헌 Director
성장전략본부 딜로이트 인사이트
딜로이트 글로벌 이코노미스트 네트워크
딜로이트 글로벌 이코노미스트 네트워크(Deloitte Global Economist Network, DGEN)는 다양한 이력과 전문성을 지닌 이코노미스트들이 모여 시의성 있고 흥미로운 콘텐츠를 생산하는 그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