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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6월 3주차)

글로벌 No. 1 딜로이트 글로벌 이코노미스트의 최신 세계 경제 뉴스와 트렌드 분석을 전합니다.

딜로이트는 2022년 6월 3주차 다음의 주요 이슈에 주목했습니다.

1. 미국 인플레이션 가속화,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2. 유로존 국채시장 위기 진화 나선 ECB, 투자자들 화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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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국 인플레이션 가속화,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많은 경제전문가들이 수 개월간 기다려온 것은 미국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고 완화된다는 신호였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지난 6월 17일 발표한 5월 인플레이션 지표에서는 물가가 정점을 찍었다는 신호를 찾아볼 수 없었다. 경제전문가들은 물가 지표에서 긍정적 추세가 나타났는지 여부도 눈에 불을 켜고 찾았다. 인플레이션이 일부 품목에만 집중돼 있다거나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하면 인플레이션이 그다지 극심하지 않다거나 주택시장은 인플레이션이 심하지 않다는 신호를 찾고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긍정적인 단서는 어디에도 없었다. 5월 미국 물가 지표는 누가 어떻게 봐도 우려스러운 상황을 나타냈다. 물론 향후 수 개월 내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을 것이라 믿을 만한 근거는 많다. 중요한 것은 진작 정점을 찍었다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가 지금처럼 더욱 빠른 긴축 통화정책에 나서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이다. 결과적으로 연준이 긴축에 속도를 내면서 경기침체 위험이 심화됐다. 실제로 2023년 말까지 인플레이션 양상이 지속될 것이라 예상하는 경제전문가들이 늘었다.1

그렇다면 우리가 올해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고 완화될 것이라 예상하는 근거는 무엇인가? 우선 통화 및 재정 정책 모두 긴축에 돌입해 총수요가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임금 상승률이 인플레이션을 따라잡지 못하면서 실질소득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어, 5월에 미국 근로자의 평균 시급(average hourly earnings)은 작년 같은 달에 비해 5.2% 상승했지만, 이는 8.6%를 기록한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에 못 미친다. 이런 요인들은 물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한다. 게다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대부분 끝나간다고 가정하면, 앞으로는 원자재 가격이 안정화되거나 심지어 하락해 최근 수 개월간 인플레이션을 가속화해 온 주요 요인이 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마지막으로 소비자 수요가 약화됨과 동시에 공급망 병목현상이 해소되며 물가를 끌어올린 또 다른 중요한 요인이 제거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에 따른 봉쇄가 풀리면서 공급망 효율성도 당연히 한층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5월 CPI 지표를 세부적으로 살펴보자. 전년비 물가 상승률은 무려 8.6%로 40여년 만에 최고치를, 전월비 상승률도 1%로 최근 14년 사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을 각각 기록했다. 다만 변동성이 높은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의 전년비 상승률은 6%로 2022년 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이런 식으로 최근 수 개월간 완만한 하락세를 이어왔다. 근원 CPI의 전월비 상승률은 0.6%로, 이전 6개월 중 4개월간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결국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린 원흉은 에너지 가격으로, 전년비 34.6%, 전월비 3.9% 각각 뛰었다. 밥상 물가도 전년비 11.9%, 전월비 1.4% 각각 급등했다. 끝나지 않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에너지와 식품 가격을 계속 끌어올리고 있다. 향후 수 개월간 전쟁과 이에 따른 제재 양상에 따라 미국과 전 세계의 인플레이션 양상도 달라질 전망이다.

에너지와 식품 외에도 대폭 상승한 품목들이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자동차다. 중고차 가격이 전년비 16.1%, 전월비 1.8% 각각 뛰었고, 신차 가격도 전년비 12.6%, 전월비 1% 올랐다. 소비자 수요는 강력한데 반도체와 우크라이나산 필수 금속 공급이 부족해진 탓이다. 항공권 가격도 전년비 37.8%, 전월비 12.6% 급등했다. 소비자들의 항공 이용이 급증했는데 정작 항공사들은 항공편 운항 재개와 조종사 업무 복귀에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의료 물품, 진찰료, 처방약, 교육서비스, 가전제품 등은 인플레이션이 완만한 수준을 유지하거나 하락했다.

지난 2021년 연간 인플레이션이 급등한 한 가지 이유는 기업들이 폭발한 내구재 소비자 수요를 맞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내구재 인플레이션은 완화되고 대신 서비스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되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소비자들이 팬데믹 이전의 소비 패턴으로 복귀하고 있다는 의미다. 수치를 살펴보면, 5월 내구재 가격의 전년비 상승률은 11.4%로 2월에 기록한 18.7%에서 크게 둔화됐다. 게다가 전월비 상승률은 0.1%에 그쳤다. 반면 서비스 가격의 전년비 상승률은 5.7%로 2월의 4.9%에 비해 강화됐다. 전월비로도 0.8% 상승했다. 에너지와 식품 가격이 치솟으면서 비내구재 가격도 전년비 14.3%나 급등했다.

미국 5월 CPI가 발표되자 금융시장은 국채 수익률 상승(국채 가격과 반대로 움직임), 주가 하락으로 반응했다. 이는 연준이 빠른 속도로 긴축 행보를 보일 것이라는 금융시장 투자자들의 예상을 나타내는 것으로, 실제로 연준은 지난 6월 15일 기준금리인 연방 기금금리 목표 범위를 1.50%~1.75%로 75bp(1bp=0.01%P) 인상하는 이른바 ‘자이언트 스텝’(giant step)을 단행했다. 이 가운데 흥미로운 것은 채권 투자자들이 앞으로 10년 동안 예상하는 물가 수준을 나타내는 10년물 BEI(10-year breakeven inflation rate)가 눈에 띄게 오르지 않았다는 점이다.2 이는 연준이 조만간 인플레이션 통제에 성공할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기대를 반영한다. 따라서 최근 미 국채 수익률 상승은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과 관련이 없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오히려 강력한 수요 지속과 맞물려 연준이 국채를 매각해 시중 자금을 회수함에 따라 국채 시장 수급 여건이 타이트해질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전망을 반영하는 것이다. 물론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리는 일부 요인은 강력한 미국 경제 체력이다. 이 때문에 연준이 수요를 억제하려는 것이다.

한편 수요가 강력하게 유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소비자들의 심리는 분명히 위축돼 있다. 미국 미시간대가 집계하는 소비자신뢰지수는 6월에 50.2를 기록하며 사상 최저치로 추락했다. 응답자의 거의 절반이 인플레이션 우려를 불안감의 이유로 꼽았다. 6월 수치는 4월에 비해 급락하며, 미국 경기침체가 한창이던 1980년대와 비슷한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휘발유 가격 급등을 거론한 응답자들이 늘어난 만큼, 에너지 가격 급등이 소비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소비자 신뢰지수가 실제 소비자 지출 패턴에 영향을 주는지 여부는 오랫동안 경제전문가들 사이 논쟁거리였다. 현재 간과하지 말아야 할 또 다른 사실은, 소비를 막는 역풍이 심하기는 해도 상당수 소비자들이 두둑한 예금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팬데믹 기간 소득 대비 저축률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미국 소비자들은 인플레이션이 급등해 실질임금이 감소하는 역풍이 불어도 강력한 완충장치를 마련해 놓았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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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US set for recession next year, economists predict,” Financial Times, June 13,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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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10년물 브레이크이븐 인플레이션율, FRED(https://fred.stlouisfed.org/series/T10Y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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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유로존 국채시장 위기 진화 나선 ECB, 투자자들 화답

최근 유로존 국채시장에 경고등이 켜지자 유럽중앙은행(ECB)이 서둘러 행동에 나섰다. ECB 통화정책위원회는 지난 6월 15일 긴급회의를 열어 이탈리아 등 일부 회원국 국채 수익률이 급등하는 위기 상황을 논의했다. 인플레이션과 기대인플레이션 상승, ECB의 채권매입 중단 결정과 기준금리 인상 예고, 미국과 안전자산으로의 자본 이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야기하는 위험 등의 요인으로 최근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스 등 재정 상태가 취약한 유로존 국가들의 국채 수익률이 급등해 자본 조달 비용이 급증했다.

유로존 국채시장의 기준물로 작용하는 독일 국채와 이탈리아 국채 간 수익률 격차가 지난 한 해 두 배나 상승했다. 앞서 ECB 지도부는 일부 회원국의 국채 수익률이 치솟으면서 유로존 국채 시장이 분열되는 것을 용납할 수 없으며, ECB는 이를 해결할 수단이 충분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하지만 이번 긴급회의 전까지 ECB는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았다. 그 사이 일부 유로존 국가들의 국채 수익률이 급등하자, 심화되는 재정 스트레스에 직면한 이들 국가의 정부가 지출을 줄이고 세금을 인상하거나 심지어 이들 국가가 디폴트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됐다.

한 술 더 떠 이자벨 슈나벨(Isabel Schnabel) ECB 정책위원은 “일부 회원국의 국채 수익률 상승은 (통화공급 조절→금리 변화→총수요 증감→성장률 또는 물가 조절로 이어지는) 통화정책 전달경로(transmission mechanism)가 마비된 것”이라며 경각심을 높였다. ECB가 동원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 해결책은 수익률이 높은 국채를 사들이고 수익률이 낮은 국채는 내다파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이탈리아와 스페인, 그리스 등의 국채 수익률을 낮춤으로써 국채 수익률 간 격차를 줄이면서도 대차대조표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ECB는 긴급회의 후 “ECB가 물가 안정이라는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전제 조건인 통화정책 전달경로의 기능을 보전하기 위해 팬데믹긴급매입프로그램(PEPP)에서 곧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 재투자에 있어 유연성을 발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다시 말해, ECB의 포트폴리오에서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 중 수익률이 높은 국채는 재투자하고 수익률이 낮은 국채는 재투자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ECB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향후 유로존 국채시장 분열을 막기 위한 장치를 설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런 ECB의 긴급 조치에 금융시장이 화답하면서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 것처럼 보인다. 주요국 국채 수익률이 하락한 것이다. 앞서 6월 14일까지만 해도 각각 4.3% 및 3.1%를 기록했던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6월 17일이 되자 각각 3.7% 및 2.7%로 떨어졌다. 특히 국가 부채가 하늘로 치솟던 이탈리아는 한 시름 크게 놓게 됐다. 이탈리아의 재정 또는 금융 위기는 유로존에 실존적 위협으로 작용하는 만큼, ECB의 새로운 정책은 아직 세부내용이 구체화되지는 않았지만 유로존 국채시장이 더 이상 분열되지 않을 것이라는 안도감을 시장에 안겨줬고, 이에 투자자들이 화답한 것이다.

저자: 아이라 칼리시(Ira Kalish)

딜로이트 투쉬 토마츠(DTTL) 수석 글로벌 이코노미스트. 배서칼리지 경제학 학사, 존스홉킨스대 국제경제학 박사. 전 세계 경제·인구·사회가 글로벌 기업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집중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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