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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8월 5주차)

글로벌 No. 1 딜로이트 글로벌 이코노미스트의 최신 세계 경제 뉴스와 트렌드 분석을 전합니다.

2022년 8월 5주차 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는 다음 이슈에 주목했습니다.  

1. 파월 연준 의장, 제2의 ‘인플레이션 파이터’되나
2. 유럽중앙은행, 이탈리아 위기에도 긴축 계속한다

1. 파월 연준 의장, 제2의 ‘인플레이션 파이터’되나

제롬 파월(Jerome Powell)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 의장은 지난 8월 26일 잭슨홀 심포지엄 연설1에서 연준이 향후 수 개월간 매파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잭슨홀 심포지엄은 미국 캔자스시티 연방은행이 매년 8월 미국 와이오밍주에 위치한 휴양지 잭슨홀에서 개최하는 각국 중앙은행 고위 관계자들 및 경제학자들의 연례 모임으로, 금융시장 최대 이벤트라 할 수 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고강도 금리 인상을 지속해 미국이 경기침체라는 대가를 치르게 한 ‘인플레이션 파이터’ 폴 볼커(Paul Volcker) 전 연준 의장의 행적을 성공이라 평가하며, 앞서 10년에 걸친 연준의 정책 실수를 볼커 전 의장이 취임 후 바로잡았다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이번 긴축정책 사이클을 통해 연준이 빠르게 인플레이션을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파월 의장은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until the job is done)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것이고 높은 수준의 금리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플레이션이 명백히 후퇴할 때까지 긴축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뜻이다. 파월 의장은 이러한 긴축정책으로 인해 경제성장률이 장기간 추세를 밑돌 수 있고, 고용시장도 취약해질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불행히도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위해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물가 안정을 회복하지 못하면 훨씬 큰 고통을 겪어야 할 것”이라며, “우리는 강력하고 신속한 조치를 통해 수요를 끌어내려 공급과 균형을 이루도록 하고 기대인플레이션을 안착시킬 것”이라는 의지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특히 기대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현재와 같은 가파른 인플레이션 기간이 길어질수록 기대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파월 의장의 이번 연설이 나오기 전만 해도 투자자들은 연준이 경기침체를 유발하지 않기 위해 신중한 통화정책을 구사할 것이라 믿었고, 이 덕분에 주가가 상승 흐름을 유지했다.2 하지만 파월 의장이 매파 본색을 드러내자, 연준이 경기침체를 신중히 피하면서 인플레이션만을 조준할 것이라는 믿음이 깨졌다. 파월 의장은 “너무 이른 완화는 금물이라는 과거의 교훈”을 강조했다.

이로 인해 현재 금융시장 투자자들은 연준이 오는 9월 20~21일 예정되어 있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방기금금리(FFR)를 0.75%포인트 인상하는 이른바 ‘자이언트스텝’(giant step)을 또다시 밟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연준의 통화정책이 거시지표 결과에 따를 것이라는 언급 외에는 금리 향방에 대한 단서를 주지는 않았다. 그는 단지 “긴축 통화정책을 강화하다가 어느 시점이 되면 긴축 속도를 늦추는 것이 적절해질 수 있다”는 모호한 발언만을 남겼다. 결국 파월 의장 연설의 핵심은 “물가상승률을 2% 수준까지 되돌리기에 충분한 수준의 제약적 정책 기조를 의도적으로 유지할 것”3이라는 발언으로 요약된다. 연준은 이를 위한 수단은 얼마든지 가지고 있다. 문제는 경기침체를 유발하지 않고 이러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과거 연준의 행적을 보면 그럴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 파월 의장의 연설에서 ‘인플레이션’(inflation)은 총 45번이나 등장했으나, ‘경기침체’(recession)라는 단어가 한 번도 등장하지 않은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파월 의장은 불과 1년 전만 해도 인플레이션율 급등을 일시적 현상으로 치부했다.4 당시 그는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에 따른 공급망 차질로 인해 인플레이션율이 급등했다며, 시간이 지나면 물가가 알아서 떨어질 것이라는 견해를 보였다. 그렇다면 무엇 때문에 파월 의장의 태도가 이처럼 급변한 것일까? 그 사이 몇 가지 예상치 못했던 중대 사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우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유가를 비롯해 국제 원자재 가격이 치솟아 인플레이션이 무서운 속도로 가속화됐다. 또한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심화되자 기대인플레이션도 치솟았다. 마지막으로 고용시장은 이례적으로 경색되었는데, 우크라이나 사태와 중국의 봉쇄정책 등으로 공급망 차질이 지속되자 공급이 도저히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이쯤 되니 연준의 긴축 행보가 이미 한 발 늦은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그리고 아마도 그러한 지적이 맞을 것이다. 어떤 사태가 벌어질 당시에는 그 원인이 무엇인지 헷갈리지만, 지나고 보면 좀더 정확히 알 수 있는 법이다. 게다가 인플레이션은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유로존, 영국, 캐나다 등 모든 주요국에서 인플레이션율이 뛰고 있고,5 이들 주요국의 중앙은행들은 예기치 못한 일련의 사태들에 뒤통수를 세차게 맞았다. 결국 지금의 인플레이션 사태는 팬데믹과 전쟁이라는 예기치 못한 충격 때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이러니하게도 파월 의장이 매파 기조로 가득 찬 연설을 발표한 날 연준이 국내총생산(GDP)보다도 중시하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지표가 발표됐다.6 7월 PCE 지표 수치가 에너지 가격 하락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 뿐 아니라 근원물가 상승세 둔화도 여지없이 가리키며 드디어 물가가 잡히는 것이냐는 시장의 기대가 고조됐으나, 파월 의장은 이에 대해 좋은 소식이라면서도, “단 한 차례 월간 지표 개선만으로는 인플레이션이 잡혔다고 절대 확신할 수 없다”며 이러한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미국의 7월 PCE 물가지수7는 전년대비로 6.3% 상승했다. 이는 6월 상승률 6.8%보다 낮아진 것이며, 1월 이후 최저치다. 전월대비로는 0.1% 하락했다. 따라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정점을 찍고 하락세로 접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세부적으로 에너지 가격이 전월대비 4.8% 급락하며 전체 지수를 끌어내렸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도 전년대비 4.6% 오르는 데 그치며 6월보다 상승세가 둔화됐고, 역시 1월 이후 최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월대비로는 0.1%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러한 결과는 에너지와 식품 가격 변동을 감안하고 보더라도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고 수그러들고 있다는 관측에 무게를 싣는다. 식품 가격만 예외적으로 각각 전년대비 11.9%, 전월대비 1.3%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재화 가격이 전월대비로 0.4% 급락한 반면 서비스 가격은 0.1% 소폭 상승했다. 재화 물가는 1년 전과 비교하면 추세가 완전히 역전됐다.

PCE물가지수는 미국 상무부가 매달 발표하는 소비지출 패턴 보고서8의 일부이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3분기에 접어들면서 소비지출이 완만한 속도로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경기침체가 이미 시작된 것 아니냐는 우려를 일축하는 소식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7월 실질(인플레이션 조정) 가계 가처분소득은 전월대비로 0.3% 늘었다. 임금은 언제나 물가보다 훨씬 느린 속도로 오른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실질 소득이 늘어난 것은 그만큼 고용 증가세가 강력하다는 방증이다.

한편 7월 실질 개인소비지출은 전월대비 0.2% 증가했으며, 가계 저축률은 5% 수준을 유지했다. 이 가운데 실질 가처분소득은 전년대비로 3.7%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실질 소비지출이 2.2% 늘어난 점이 눈길을 끈다. 실질 소비지출 세부내용을 살펴보면, 내구재 지출은 전월대비 1.5% 증가한 반면, 비내구재 지출은 0.5% 줄었다. 서비스 지출은 0.2% 늘었다.

상무부의 이러한 보고서에는 혼재된 신호가 섞여 있다. 인플레이션 수치가 점차 안정되면서도 소비지출이 다른 경제 부문에 비해 월등한 양상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소비지출이 강력하게 유지되는 일부 원인은 휘발유 가격 하락으로 풀이된다. 휘발유 가격이 하락하면서 다른 품목에 지출할 여력이 늘어난 것이다. 미국 컨퍼런스보드(Conference Board)의 8월 소비자신뢰지수9가 개선된 이유가 바로 휘발유 가격 하락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은 연준에게 오히려 고민거리를 안겨줄 수 있다. 경제가 강력해질수록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가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파월 의장의 연설과 미국 물가 지표가 발표된 8월 26일에 금융시장은 주가 급락10으로 반응했다. 또한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으나 단기물 국채 수익률이 훨씬 가파르게 올라 수익률곡선 역전 현상이 심화됐다. 다시 말해 국채 시장의 반응은 경기침체 가능성이 커졌다는 신호와 더불어 이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조만간 통제될 것이라는 기대를 함께 나타낸 것이다.


1 Financial Times (ft.com) “Jay Powell says Fed will ‘keep at it’ in hawkish inflation speech
2 TRADING ECONOMICS | 20 million INDICATORS FROM 196 COUNTRIES
Powell Says Fed Must Show Resolve in Fighting Inflation - WSJ
4 Federal Reserve Board - Home
5 TRADING ECONOMICS | 20 million INDICATORS FROM 196 COUNTRIES
6 pi0722.pdf (bea.gov)
7 pi0722.pdf (bea.gov)
8 pi0722.pdf (bea.gov)
9 US Consumer Confidence (conference-board.org)
10 TRADING ECONOMICS | 20 million INDICATORS FROM 196 COUNTRIES

2. 유럽중앙은행, 이탈리아 위기에도 긴축 계속한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정국 불안정에 휩싸인 이탈리아 등 재정 불안정 국가들과 독일 등 안정적인 기준 국가들의 국채 수익률 격차가 지나치게 벌어지자 이를 좁히기 위해 지난 7월 새로운 채권매입 프로그램인 (정책효과) 전달보호수단(Transmission Protection Instrument, TPI)1을 도입했다. 긴축으로 방향을 튼 ECB의 통화정책이 재정 불안정 국가들에게 불균형적 악영향을 줄 가능성을 막아야 한다는 취지도 TPI 도입의 한가지 이유로 작용했다. TPI는 처음에는 성공하는 듯 보였다. 이탈리아 국채와 유로존 기준물인 독일 국채 간 수익률 격차(스프레드)가 축소됐고, 이에 따라 유로존 국채시장이 안정을 되찾았다. 하지만 최근 유로존 국채 수익률이 일제히 상승하는 가운데, 이탈리아 국채 수익률이 유독 가파르게 오르며 독일과 격차가 다시 벌어졌다. 마리오 드라기(Mario Draghi) 전 총리 사임 이후 오는 9월 25일 조기 총선을 앞두고 이탈리아의 정국 불안정이 심화되자 이탈리아 국채 수익률이 급등하고 있는 것이 주된 배경이다.

게다가 투자자들이 이탈리아 국채에 대해 대거 매도(short) 포지션을 취하면서 채권 수익률 급등세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지 보도에 의하면, 헤지펀드들의 이탈리아 국채 매도 계약 건수가 2008년 이후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2 이들 헤지펀드는 이탈리아 재정 문제가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에 베팅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이 대박을 칠 것인지 쪽박을 찰 것인지는 이탈리아 조기 총선 결과와 현 상황에 대한 ECB의 대응에 달려 있다. ECB는 거의 절대 권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탈리아 국채 매입 규모를 얼마든지 늘릴 수 있다. 다만 재정이 극도로 불건전한 국가를 구제해줘야 하느냐는 지적이 나올 수 있는 만큼 정치적으로 눈치를 볼 필요는 있다.

한편 지난 7월 20~21일 개최된 ECB 정책회의 의사록3에서 유로존과 미국 간 정책금리 격차의 가장 중대한 여파는 유로화의 평가절하라는 견해가 제시됐다. ECB는 “2022년 들어 유로화 가치가 미국달러화 대비로 10% 하락한 이유의 절반은 통화정책 격차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로 인해 유로존 인플레이션 압력이 한층 강해질 것”이라며, 특히 미국산 에너지 수입 가격의 잠재적 여파를 강조했다.

또한 유로존 회원국들은 ECB가 TPI를 도입한 덕분에 마음 놓고 성큼성큼 긴축 행보를 지속할 수 있다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ECB가 기준금리를 인상했음에도 불구하고 (TPI 덕분에) 신용 가용성(credit availability)은 국가별로 큰 격차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ECB는 의사록에서 “국채 시장은 앞서 여러 차례 변동성을 보였지만, 유로존 전역의 은행권은 분열 양상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결과적으로 미국과 통화정책 격차로 인해 유로존 인플레이션 압력이 한층 강해지는 만큼 ECB는 긴축에 더욱 속도를 내야 하는 입장인데, 지금까지 긴축 행보로는 재정 여건과 정치 상황이 상이한 유로존 국가들 중 특히 불균형적 영향을 받은 국가는 없으므로, ECB가 긴축을 늦출 이유가 없다는 의미다.

1 ECB Spent Billions to Shield Italy Using First Line of Defense - Bloomberg
2 Financial Times (ft.com) “Hedge funds build biggest bet against Italian debt since 2008”
3 Meeting of 20-21 July 2022 (europa.eu)

저자: 아이라 칼리시(Ira Kalish)

딜로이트 투쉬 토마츠(DTTL) 수석 글로벌 이코노미스트
배서칼리지 경제학 학사, 존스홉킨스대 국제경제학 박사
전 세계 경제·인구·사회가 글로벌 기업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집중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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