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loitte Insights

글로벌 무역과 지경학적 과제 

보호무역주의와 안보 우려 속 기업의 성공적인 대응 전략

2024-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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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지정학적 요인들로 변화하는 세계 무역 환경

베를린 장벽 붕괴와 냉전 종식 이후, 세계 경제는 자유화와 무역 통합의 새로운 시대에 들어섰다. 구소련이 붕괴한 후 동유럽 국가들은 자본주의 체제를 채택하였고, 세계무역기구(WTO)의 설립으로 관세 및 비관세 장벽이 낮아지면서 세계화는 가속화되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 글로벌 무역 환경은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COVID-19 팬데믹은 복잡한 국제 공급망의 취약성을 여실히 드러냈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전쟁의 위협을 다시금 부각시켰고, 이스라엘-가자 분쟁은 테러와 종교적 갈등에 대한 불안을 다시 불러일으켰다. 또한, 미국과 중국 간 경쟁과 갈등은 새로운 지경학적 분열을 초래하고 있다. 이처럼 급변하는 상황 속에서 기업들은 다양한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특히 지난 6일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이 확정되면서 보호무역주의 정책이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 내 일자리를 보호하고 자국 산업을 강화하기 위해 관세를 인상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을 공언하고 있으며, 이러한 정책은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을 더욱 가중시킬 수 있다. 국제적인 무역 관계와 기업 운영 전략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 보고서에서는 이러한 지경학적 변화들이 글로벌 무역의 역학을 어떻게 재편하고 있는지를 분석하고, 기업들이 어떻게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며 새로운 기회를 탐색할 수 있는지에 대해 논의한다.

전쟁 후, 세계 질서와 경제 통합의 물결

소련 붕괴 이후 30년간의 세계화 과정에서 기업들은 경제적 효율성을 추구하며 새로운 시장에 진출하고 글로벌 공급망을 구축해왔다. 이로 인해 부품과 구성 요소가 최종 완제품으로 조립되는 부품과 구성품 무역이 전 세계적으로 활발해졌다. 그 결과 개별 경제간 경계는 흐려졌고,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제품의 다양성은 증가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무역 성장은 이전의 '초세계화' 시기에 비해 둔화되었으나, 기업들은 여전히 신흥 시장에 대한 노출을 다각화하며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했다. 그러나 2010년대 후반 미국과 중국 간의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기 시작하며 무역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은 이러한 압박을 가중시켜, 기업들이 보다 전략적이고 신중한 방식으로 글로벌 비즈니스를 운영해야 할 필요성을 더욱 부각시켰다.

그러나 무역이 부정적인 방향으로만 흐르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2022년에 상품과 서비스 글로벌 무역은 32조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2019년에 비해 27% 증가했다.1  또한, 글로벌 외국인직접투자(FDI) 규모도 2019년 36조 달러에서 2021년 47조 달러로 증가했다.2 2023년에는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공급과 수요가 안정화되며 무역과 FDI가 소폭 감소하였으나, 여전히 가치와 물량 측면에서 팬데믹 이전 수준을 상회하고 있다.3 

하지만 이러한 역학이 향후 몇 년간 글로벌 무역의 규모에 미칠 영향은 불확실하다. 과거 글로벌 무역 성장을 뒷받침하던 조건은 매우 강력했으나, 최근에는 이러한 성장을 저해하는 장애물들이 새롭게 등장했다.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우려가 글로벌 리더들의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추가 무역 제재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대해서는 보고서 후반부에서 보다 심도 있게 다룰 예정이다.

Part I: 새로운 지경학적 환경—국가 안보, 기술 발전, 녹색 의제가 불러온 새로운 과제

지금의 글로벌 무역과 투자 회복력은 지난 수십 년 동안 급속히 진행된 경제 통합의 결과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국가 간 경쟁과 갈등이 심화됨에 따라 경제는 근본적인 구조적 변화를 겪고 있으며, 이로 인해 무역량에 어떤 영향이 미칠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이 변화는 국가 안보와 경제 정책의 융합, 기술 발전, 녹색 의제의 복합적인 역학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이 섹션에서는 이러한 세가지 요소들을 심도 있게 탐구하고 무역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다.

1. 국가안보와 경제정책의 융합으로 인한 복잡성 증가

최근 국제 안보 환경은 크게 악화되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유럽 및 세계 안보에 심각한 영향을 미쳤고, 미국과 중국 간의 군사적 경제적 갈등도 심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각국은 국방비를 늘리고 군사 동맹을 강화하고 있다. 스웨덴과 핀란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가입했으며, 일본은 GDP 대비 2%라는 NATO의 국방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국방 예산을 두 배로 늘릴 계획을 발표했다. 

국가 안보와 경제 발전 및 무역의 상관관계는 냉전 시기부터 중요한 이슈로 여겨져 왔다. 30여 년간의 세계화 과정에서 경제적 상호의존성은 더욱 복잡해졌다. 그러나 최근 안보 우려가 커지면서 첨단 반도체 칩이 장착된 스마트폰이나 반도체 개발에 사용되는 산업 기계와 같은 첨단 기술 제품은 방위 취약성을 평가하기 위해 엄격히 검토되고 있다. 경제 정책은 이제 안보적 관점을 반영하여 수립되고 있으며, 이는 정책 결정에 중요한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미국은 국가 안보와 경제 정책을 더욱 긴밀히 연계하고 있으며, 통신 및 전자기기 분야에서 엄격한 라이선스 요구사항을 도입하고 경쟁국에 대한 첨단 반도체 장비 수출을 통제하는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는 기술 이전이 미국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된 조치이다.

유럽연합(EU)과 일본도 경제 안보 전략을 강화하여 공급망 회복력 및 사이버 보안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FDI에 대한 엄격한 심사, 수출 통제 강화, 지적 재산권 보호를 위한 특허 분류 강화 등이 이에 속한다.   이러한 정책 유사성은 상호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동맹국 간의 협력을 반영한다.

이 새로운 안보 환경에서 가장 큰 과제는 국가 안보를 둘러싼 불확실성이다. 무엇이 국가 안보 사안에 포함되는지가 모호한 것이다. 각국 정부가 이를 판단하는 권한을 갖고 있어 정책과 접근 방식에 차이가 발생하며, 이는 무역에 복잡성과 위험을 더한다. 각국 정부의 서로 다른 접근 방식은 복잡한 비관세 장벽을 형성할 수 있으며, 이는 지난 30년간의 세계화 과정을 위협할 수 있다. 이로 인해 무역정책은 점차 폐쇄적으로 변할 위험이 있다.

2. 기술 패권 경쟁으로 심화되는 보호주의

인공지능(AI), 양자 컴퓨팅, 생명공학과 같은 신기술의 최근 발전은 글로벌 경제 지형을 재편하고 있다. 로봇공학, 차세대 통신 기술, 녹색 기술 분야에서의 응용은 이미 경제와 사회 전반에 걸쳐 막대한 혜택을 주고 있다. 오늘날 혁신적인 기술을 선도하는 국가들은 상당한 경제적 및 지정학적 우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새로운 환경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각국 정부는 특정 기술 분야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고자 새로운 산업 정책을 수립하고 있다. 미국, EU, 일본은 모두 AI, 재생에너지, 반도체 산업을 정책 우선순위로 삼고 있으며, 이러한 전략적 방향은 우연이 아니다. 이 산업들은 산업 경쟁력과 국가 안보의 교차점에 위치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각국 정부는 우선 산업 분야의 민간 부문 활동인 연구개발(R&D)과 제조에 수조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 을 통해 에너지 및 기후 관련 프로그램에 3,690억 달러를 승인했으며, 반도체 산업에 대해서도 칩스법(Chips and Science Act)을 통해 추가로 527억 달러를 배정하였다.   한편, EU는 유럽 반도체 산업 강화를 위한 유럽 반도체법(European Chips Act) 하에 공공 및 민간 투자를 통해 430억 유로를 동원할 계획이다.  

이러한 산업 정책에 중점을 두는 것은 경제 효율성과 비교우위를 추구하던 기존 방식에서 고부가가치와 절대우위를 달성하려는 새로운 전략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국가 주도형 산업 발전 접근 방식은 비판을 받기도 한다. 일부는 이를 보호주의적이며, 비용이 많이 들고, 지난 30년 동안 경제 성장을 뒷받침해 온 자유시장 원칙에 반한다고 주장한다. 그럼에도 현재까지 이러한 정책들은 새로운 투자를 촉진하는 데 효과적이었으며, 그 결과 미국, 유럽, 일본을 포함한 선진국 전역에서 획기적인 프로젝트들이 발표되고 있다.

3. 녹색 의제로 초래되는 새로운 의존성

글로벌 경제 변화를 이끄는 또 하나의 중요한 원동력은 2015년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서 채택된 파리협정으로, 이는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 온도 상승을 1.5도 이하로 억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탈탄소화와 청정에너지 전환은 국가들이 경제적 산업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오늘날 에너지 생산의 대부분은 여전히 화석연료에 의존하고 있지만, 태양광, 풍력, 수소와 같은 재생 가능 에너지원과 원자력 및 지열과 같은 대체 에너지로의 전환을 위한 노력과 혁신이 진행되고 있다.

최근의 지정학적 사건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은 에너지 안보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켰고, 재생에너지를 도입하여 에너지 독립을 추진해야 한다는 긴급성을 더욱 부각시켰다. 

세계가 녹색 경제로 나아감에 따라 배터리, 태양광 패널, 풍력 터빈을 포함한 첨단 기술 제품을 제조하는 데 필수적인 광물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원자재는 주로 특정 국가에 광물 자원과 가공 역량이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수요가 증가할수록 공급 문제가 심화된다. 이 같은 공급 병목 현상은 지속 가능한 기술 추진 과정에서 일부 자원 부국에 대한 새로운 의존성을 초래하는 '녹색 딜레마'를 낳는다.

이러한 역학은 글로벌 무역과 투자에서 권력 균형을 변화시키고 있으며, 자원 부국들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중국이 태양광 패널과 풍력 터빈 생산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게 된 것은 전략적인 정책 결정과 함께 태양광 패널용 실리콘과 풍력 터빈용 희토류 같은 핵심 금속과 광물에 대한 접근성을 확보한 덕분이다.

세계 최대의 니켈 광석 매장지를 보유한 인도네시아는 전기차 배터리 생산 허브로 변화하기 위해 자국의 관련 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글로벌 무역과 투자 패턴은 원자재의 가용성, 공급처, 완제품 및 서비스의 흐름에 의해 형성된다. 기업들이 최종 제품의 제조 및 조립 공정을 여러 지역으로 분산할 수 있을지라도, 필수 자원 조달 과정의 다양화를 달성하는 것은 훨씬 더 어렵다. 녹색 경제에 필수적인 자원에 대한 의존도는 각국의 기술적 발전과 국가 안보 보장 능력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는 오늘날 글로벌 경제와 무역에서 변화를 주도하는 다양한 요인들이 상호작용하는 복잡성을 잘 보여준다.

Part II: 새로운 무역 통로, 디지털 전환, 그리고 가치 중심 성장의 기회와 도전

국가 안보, 기술 발전, 청정에너지 전환은 세계 무역 환경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세 가지 주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1. 새로운 무역 경로의 형성

2. 디지털 무역의 증가와 분화

3. 핵심 광물 무역의 비대칭성

이 섹션에서는 이러한 변화들에 대해 살펴보고, 향후 몇 년간 기업 전략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요소들에 대해 논의한다.

1. 새로운 무역 경로의 형성: 비용 증가와 회복력 강화

최근 몇 년 간 글로벌 무역의 주요 특징 중 하나는 지경학적 경쟁으로 인해 새로운 무역 경로가 형성되고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중국과 미국을 다른 국가들을 통해 연결하는 '말굽형' 무역 경로가 등장한 것이다. 이는 미중 무역 갈등의 부산물로, 일부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중국 외 지역에서 생산 능력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현상이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중국 남부의 제조업 발달 지역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베트남이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베트남의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은 80% 증가했고, 같은 기간 동안 미국으로의 수출은 159% 증가하였다.10  이는 주로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중간재 수입이 늘어나고, 베트남에서 미국으로 완제품 수출이 증가한 결과이다. 이와 유사한 패턴은 태국, 말레이시아, 멕시코와 같은 다른 신흥 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무역 경로는 최종 소비자에게 도달하기 전에 여러 지역을 거치는 복잡한 공급망이 최근 글로벌 무역 확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시사한다.11  더 길고 복잡해진 공급망은 비용을 증가시킬 수 있지만, 여러 지역에 걸쳐 추가적인 생산능력과 재고를 분산함으로써 더 높은 회복력을 제공한다. 기업들은 이러한 복잡한 공급망이 점점 불확실해지는 지경학적 환경에서 대두되는 문제에 대처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 디지털 무역: 성장하지만 분화되고 있는 환경

디지털 무역의 부상은 새로운 기술 경쟁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글로벌 경쟁의 결과로 나타난 또 다른 현상이다. 이 트렌드의 가장 대표적인 예는 디지털로 전달 가능한 서비스의 증가이다. 2020~2021년 동안 서비스 수출에서 디지털 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처음으로 60%를 넘었다.12  이러한 성장은 AI나 메타버스와 같은 신기술에 대한 투자 덕분이며, 이로 인해 소비자와 기업을 위한 혁신적인 서비스들이 개발되고 있다.

디지털 기술 덕분에 상품 구매가 가능해진 전자상거래(e-commerce) 분야에서도 강한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중국에서는 2018년부터 2022년 사이에 국경 간 전자상거래가 95% 증가했으며13, 이는 같은 기간 중국 전체 무역 증가율인 37%를 훨씬 뛰어넘는 수치이다.14  이러한 확장은 소비자 수요의 증가 뿐만 아니라 공급망의 디지털 전환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즉, 데이터 기반의 재고 최적화나 AI 기반 자동화와 같은 디지털 솔루션이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여 무역 확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한편, 디지털 무역 환경에서 이미 분화의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데이터가 경제 성장과 국가 안보와 점점 더 밀접하게 연결됨에 따라, 각국은 자국의 이익에 부합하는 디지털 표준, 데이터 거버넌스 모델, 사이버 보안 프로토콜을 개발하기 위해 경쟁하고 협력하고 있다.

디지털 무역에 대한 글로벌 수요는 사라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지만, 지정학적 및 안보 우려에 의해 형성되는 새로운 '디지털 경계'가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3. 중요 광물 무역: 비대칭성이 심화되는 가운데 협력의 필요성 부각

세계 무역환경 변화의 세 번째 동력은 중요 광물 무역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2019년 4분기부터 2023년 2분기까지 중요 광물 수출은 46% 증가했으며, 이는 전체 상품 무역 증가율인 20%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이다.

특히 반가공 광물(49%)과 가공 광물(43%)의 성장률이 원광물(32%)보다 높았으며, 이는 전기차 배터리와 같은 기술 경쟁 및 녹색 전환 중심의 제품에 사용되는 소재에 대한 강한 수요를 나타낸다.15 

중요 광물 무역의 두드러지는 특징은 원자재 광물 및 가공 능력의 지리적 집중에서 비롯되는 비대칭성이다. 예를 들어, 호주와 칠레는 전 세계 광석리튬과 염수리튬 수출의 79%를 차지하며, 중국은 전세계 리튬 수입의 73%를 차지하고 있다. 콩고는 전 세계 코발트 하이드록사이드 수출의 64%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 중 96%는 중국으로 수입된다.16  리튬과 코발트는 청정 에너지 공급망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장기적으로 그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주요 광물의 시장 집중은 가격 변동성과 공급 및 수요 충격에 취약하게 만드는 문제를 초래한다.

각국은 단기적인 리스크 노출을 줄이고 장기적인 회복력을 확보하기 위해 공급망을 다각화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14개국과 EU가 참여한 '광물 안보 파트너십(The Mineral Security Partnership)'은 중요한 광물 공급망에 대한 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협력의 한 예이다.17  한편, 중국과 인도네시아와 같은 자원이 풍부한 국가들은 일부 중요 광물 제품의 수출을 제한하거나 국내 시설에서 가공을 의무화하고 있다. 이러한 시장 역학은 중요 광물 무역이 성장할 가능성이 있지만, 시장 요인 뿐만 아니라 지정학적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아 변동성이 클 것임을 시사한다. 

Part III: 새로운 지경학적 환경에서 기업의 전략

글로벌 시장 환경이 구조적 변화를 겪고 있다는 것이 분명해지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환경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경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한 강력한 성장 전략과 리스크 관리를 위한 체계적 접근이 필요하다. 이는 지정학적 변화와 그로 인한 불확실성에 대처하고 적응할 수 있도록 사전 대응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들은 공급망, 디지털 전환, 그리고 비즈니스 전략과 관련하여 세 가지 핵심 조치를 취해야 한다. 

1.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장기적인 관점

2. 규제 압력에 대비

3. 제품 중심의 결정

이 섹션에서는 조직이 지정학적 관점을 어떻게 전략 및 리스크 관리에 통합하여, 회복력과 유연성을 구축할 수 있는지에 대해 다룬다.

1.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장기적 접근: 단순한 지리적 다각화로는 부족하다

기업이 취해야 할 첫 번째 조치는 공급망 다각화와 시장 확장 노력에 지정학적 요소를 고려하여 신중하게 관리하는 것이다. 이전 섹션에서 언급한 것처럼 기업들은 새로운 장소에 생산 또는 물류 운영을 구축하면서 새로운 '말굽 형' 무역 경로를 형성하고 있다. 이러한 지리적 다각화는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군사적 갈등이나 무역 전쟁에 대비해 기업의 회복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은 다각화를 시도하는 국가 내 정치적 리스크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으면 그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

글로벌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기업이라면, 신흥 시장이 높은 국내 정치적 리스크를 동반하여 비즈니스 전략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 익숙할 것이다. 예를 들어, 최근 외국인 투자가 증가하고 있는 많은 신흥국들은 선거를 기반으로 한 민주주의 체제를 채택하고 있지만, 일부 지도자들은 민주 제도를 약화시키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투자 매력을 감소시킬 수 있다. 또한 미얀마와 같은 경우에서 보듯, 투자 열기가 정치적 혼란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최근까지 많이 목격되었다. 세금 인센티브나 정부 보조금에 크게 의존하는 비즈니스 전략은 적절한 입법 절차 없이 갑작스러운 정책 변화가 생길 경우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기업 리더들은 다양한 국가와 국제기구 간의 관계 변화가 비즈니스에 미칠 영향 또한 인식해야 한다. 예를 들어, 최근 몇 년 간 중국은 개발도상국에 대출 및 투자 형태로 자금을 빌려주고 인프라를 건설하는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정책을 기반으로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 여러 국가들과 관계를 강화해왔다. 동시에 이러한 국가들은 미국이나 러시아와 같은 강대국으로부터 군사 장비를 제공받아왔다.

이처럼 중첩되면서도 때로는 상충하는 관계는 최근 몇 년 사이에 대두된 '동맹국 간의 공급망 개발'이라는 개념을 복잡하게 만든다. 기업이 여러 지역에 사업을 확장하는 지리적 다각화가 정치적 안정성을 고려한 지정학적 다각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정치적 상황이 여러 지역에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지리적 다각화가 이루어져도 지정학적 리스크가 줄어들지 않을 수 있다.

이러한 복잡성을 고려할 때, 기업은 글로벌 공급망과 목표 시장에 대한 전망을 잘 이해하고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하는 장기적인 관점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2. 글로벌 규제 압력 대응: 디지털 분야의 주의가 필요하다

기업이 취해야 할 두 번째 조치는 글로벌 무역, 특히 디지털 영역을 규제하는 규정에 대비하는 것이다. 디지털 무역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각국이 자국의 경제 및 안보 이익을 보호하려는 움직임으로 인해 규제가 세분화되는 추세가 보인다. 

AI와 같은 새로운 기술의 등장으로 디지털 무역 거버넌스의 초점이 데이터에서 알고리즘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이는 향후 몇 년간 규제 압력이 더욱 증가할 것임을 시사한다.

기업들은 오랫동안 데이터 처리, 특히 저장 및 전송에 대한 규제를 준수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지만, 디지털 무역의 최근 성장은 이 과정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기업들이 더 많은 시장에서 디지털 소비자에 대한 노출을 증가시키면서, 디지털 서비스의 백엔드 아키텍처는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를 활용하여 최적화되고 있다. 이를 통해 데이터 센터의 위치와 관리가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와 특정 지역에 맞춰 설정되고 있다. 다수의 데이터 현지화 요구 사항을 준수하기 위해 기업들은 각 시장에서 독립적인 데이터 센터 또는 지역 클라우드 솔루션을 사용해야 할 수도 있으며, 그렇지 않으면 운영을 포기해야 할 위험이 있다. 이로 인해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의 확장성, 신뢰성 및 효율성이 훼손될 수 있다.

향후 몇 년 안에 기업들은 AI와 같은 신기술을 규제하는 새로운 규칙과 규정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기술에서 사용되는 알고리즘의 정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점을 고려할 때, 일부 기술이나 기업은 국가 안보와 관련된 문제로 인해 제한을 받을 위험이 있다. 이는 이미 미국과 같은 일부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모든 기업의 최고 정보 책임자는 최고 전략 책임자와 협의하여 지경학적 동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IT 전략 결정을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

3. 제품 중심의 접근: 지정학적 과제에 직면해 때로는 시야 좁히기도 필요

기업이 취해야 할 세 번째 조치는 제품 수준의 비즈니스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기업이 지경학적 경쟁의 영향을 받는 정도는 제품에 따라 다르며, 국가 안보와 경제 성장에 필수적인 기술을 포함한 제품일수록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 이런 고부가가치 제품들은 글로벌 무역에 특히 큰 영향을 미친다.

기업이 세계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각 시장의 고객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제품 종류가 더 다양해질 가능성이 크다. 이는 동일한 사업 부문 내의 제품들도 기술적 정교성에 따라 서로 다른 수준의 지경학적 영향을 받을 수 있음을 나타낸다. 예를 들어, 반도체 산업에서는 방어 취약성이 있는 가장 작은 칩이 이미 엄격한 무역 규제를 받고 있는 반면, 소비자 전자제품에 사용되는 더 큰 칩은 비교적 적은 규제에 직면해 있다

한편, 무엇이 국가 안보 위험으로 여겨지는지 불확실하기 때문에 기업의 의사 결정이 더 복잡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첨단 기술과 관련 없는 일반적인 제품도 같은 회사의 첨단 기술 제품 때문에 국가 안보 검토를 받을 수 있다. 제품별로 의사 결정 체계를 갖추면 기업은 이러한 상황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어 다른 사업 분야에 미치는 영향을 줄일 수 있다. 

결론: 지경학적 현실에서 위험 대응과 다각화의 필요성

새로운 지경학적 질서가 형성되고 있으며, 이는 30년 간의 급속한 세계화 과정에서 발전해온 환경을 변화시키고 있다. 국가 안보, 기술 개발, 녹색 전환 목표는 서로 얽혀 있다. 전 세계의 정부는 국가 안보를 보호하고 경쟁 우위를 지키기 위해 보호주의적 산업 정책을 채택하고 있다. 글로벌 무역은 계속 성장하고 있지만, 그 구성과 방향은 변화하고 있다.

냉전 시대에는 어느 편에 서느냐가 모든 것을 결정했다. 서방 국가들과 동구 국가들은 서로 다른 경제 체제를 가지고 있었으며, 자본주의 국가와 사회주의 국가 간의 무역은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세계화는 이러한 상황을 변화시켰다. 오늘날 미국과 중국은 하나의 글로벌 경제의 일원으로 존재하고 있으며, 이들 국가 간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또한, 다른 국가 간의 경쟁도 증가하는 추세다. 점점 더 많은 국가들이 협상력을 유지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중립'을 선택할 것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기업들은 더 이상 편을 선택할 여유가 없다. 대신, 기업들은 회복력을 구축하고 비상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 이는 시장과 공급망의 다각화, 장기적인 추세와 리스크를 예상하는 것, 규제 변화를 준비하는 것, 민첩한 의사 결정 구조를 구축하는 것을 포함해야 한다.

이 새로운 환경을 탐색하는 것은 분명히 도전적일 것이다. 지경학적 요인은 시장 경제에서 더 높은 비용과 무역 장벽을 초래하는 장애물을 계속 생성할 것이다. 그러나 기업들은 이러한 시장 비효율성이 새로운 가치 창출 기회를 생성한다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새로운 지경학적 현실에서 비즈니스 전략을 성공적으로 이행하려면 리스크 관리 뿐 아니라 기회를 포착하는 데에도 초점을 맞춰야 한다.

1. UNCTAD, “Data centre,” accessed April 30, 2024.
2. Ibid.
3. UNCTAD, Global trade update (March 2024), accessed April 30, 2024.
4. Cabinet Secretariat (Japan), National Security Strategy of Japan, December 16, 2022.
5. European Commission, “Commission proposes new initiatives to strengthen economic security,” press release, January 24, 2024; European Commission, “An EU approach to enhance economic security,” press release, June 20, 2023.
6. US Congress, “H.R.5376—Inflation Reduction Act of 2022,” August 16, 2022.
7. US Congress, “H.R.4346—Chips and Science Act,” press release, August 9, 2022.
8. European Commission, “European Chips Act,” September 21, 2023.
9. Ministry of Investment/BKPM (Indonesia), “Real evidence of nickel downstream, Indonesia ready for mass production of electric vehicle batteries in April 2024,” March 9, 2024.
10. IMF Data, “Home,” accessed April 22, 2024.
11. Chad P. Bown, “Four years into the trade war, are the US and China decoupling?,” Peterson Institute for International Economics, October 20, 202
12. UNCTAD, “Digitally deliverable services boom risks leaving least developed countries behind,” September 28, 2023.
13. General Administration of Customs of the People’s Republic of China, “The situation of cross-border e-commerce import and export in China in 2022,” July 12, 2023.
14. General Administration of Customs of the People’s Republic of China, “Total value of imports and exports (RMB) A: Annual table,” accessed March 14, 2024.
15. International Trade Centre, “Trade in critical minerals by processing level,” accessed April 30, 2024.
16. UNCTAD, “Technical note on critical minerals,” December 3, 2023.
17. US Department of State, “Minerals Security Partnership,” accessed April 5,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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