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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에너지 전환에 얽힌 지정학적 배경…중국의 핵심 광물 독점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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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딜로이트 인사이트는 글로벌 경제 및 산업 구도에 영향을 주는 주요 이슈에 대한 인사이트를 소개하고 최신 경제산업 데이터와 그 함의를 분석한 ‘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를 매주 금요일에 발행합니다.

딜로이트 글로벌 수석 이코노미스트 아이라 칼리시(Ira Kalish) 박사를 비롯한 딜로이트 글로벌 이코노미스트 네트워크(DGEN)가 매주 배포하는 ‘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를 통해 중요한 세계 경제 동향을 간편하게 파악하실 수 있습니다. 

‘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는 국내 유력지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외부 배포되고 있으며, 딜로이트의 풍부최한 경제·산업 인사이트를 전달하는 플랫폼의 기초 콘텐츠로 자리잡을 것입니다.

많은 관심 및 활용을 부탁드립니다.

2023년 7월 3주차 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는 다음의 주요 이슈에 주목했습니다.

1. 청정에너지 전환에 얽힌 지정학적 배경…중국의 핵심 광물 독점 경계

2. 생성형 인공지능이 노동시장에 가져올 파괴적 변화

3. 미국 인플레 ‘21년 후 최저…연내 추가 금리인상 전망 축소

4. 중국 경제 약화로 디플레이션 조짐 & 청년 실업률 심각

1. 청정에너지 전환에 얽힌 지정학적 배경...중국의 핵심 광물 독점 경계

청정에너지 전환이 진행되면서 리튬, 코발트, 구리, 니켈, 망간, 흑연, 희토류(갈륨, 게르마늄 등) 등 핵심 광물 수요가 폭발하고 있다. 태양광 패널, 풍력 터빈, 전기차 배터리 등을 생산하려면 기존의 탄소 기반 에너지를 생산할 때보다 훨씬 많은 광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일반적으로 전기차 한 대에 필요한 광물이 기존 내연차보다 6배 많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IEA는 파리기후협약 목표를 달성하려면, 이러한 광물 수요가 향후 20년간 4배 증가할 것이라 전망했다. 또한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려면 2040년까지 핵심 광물 수요가 6배 증가해, 과거 석유 및 가스를 둘러싼 지정학적 분쟁과 유사한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과거 글로벌 석유 및 가스 시장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설립된 IEA는 이제 핵심 광물 시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IEA는 2040년에 이르면 청정에너지 생산에 필요한 광물 수요가 석탄 수요를 능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IEA는 전기차 전환으로 리튬에 이어 흑연, 코발트, 니켈 수요가 대폭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리고 전기차 수요에 발 맞추기 위해 전력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과정에서 구리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IEA는 전력망을 무탄소 연료로 전환하면 여타 광물 수요가 대폭 증가하겠지만, 증가폭은 에너지 생산 방식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예를 들어, 원자력, 바이오매스, 수력 발전 등은 풍력이나 태양광 발전보다 광물이 적게 든다.

또한 핵심 광물에 대한 수요 증가 양상은 각국 정부의 기후정책, (각국 무역정책의 영향을 받는) 다양한 상품 원자재의 상대가격, 기술의 진화(배터리 화학 기술 포함)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실제로 전기차 배터리 생산 비용이 감소하면서 최근 수년간 리튬 및 여타 광물에 대한 수요가 촉발됐다.

문제는 핵심 광물 광산의 분포가 일부 지역에 극히 집중돼 있고, 더 큰 문제는 이러한 광물의 처리 공정이 가능한 국가가 극히 일부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코발트와 희토류의 경우 콩고민주공화국(DRC)과 중국이 각각 전 세계 생산의 70% 및 60%를 차지하고 있다.1 중국은 리튬 및 코발트 정제의 최대 70%를, 희토류 정제의 90%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또한 중국 기업들은 호주, 콩고민주공화국, 인도네시아, 칠레 등지의 광산에도 대규모로 투자해 왔다. 서방국 정부들은 이처럼 광물 생산을 독점하다시피 한 중국이 1970년대 글로벌 석유시장을 휘두르던 걸프 산유국들에 버금가는 패권을 손에 쥐게 될까 우려하고 있다.2 실제로 중국은 이미 수출제한 조치로 희토류를 무기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3 이는 전기차 국내 생산을 촉진하려는 서방국 정부들이 우려할 만한 상황이다.

중국의 독점을 부추기는 일부 원인은 가격과 금리 변동성 등 민간 광산 기업들이 대규모 신규 투자를 단행하기 위해 부담해야 할 리스크가 매우 크다는 점이다. 반면 정부 보조금의 혜택을 받는 중국 국유기업들은 이러한 위험에서 자유롭다. 따라서 서방국에서는 광물 개발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민간 투자자들에게 보조금이나 개런티를 제공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이다.

이러한 정부 지원에 힘입어 실제로 광물 개발 투자가 크게 증가했다. 이 때문에 파티 비롤(Fatih Birol) IEA 사무총장은 “핵심 광물의 확보 가능성을 둘러싼 우려가 2년 전에 비해 줄었다”고 말했다.4 하지만 2022년 한 해 대형 민간 기업들이 광물 개발 투자를 약 25% 늘리는 동안, 중국 기업들은 두 배나 늘렸다는 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1 Executive summary – The Role of Critical Minerals in Clean Energy Transitions – Analysis - IEA
2 Executive summary – The Role of Critical Minerals in Clean Energy Transitions – Analysis - IEA
3 Three inconvenient truths about the critical minerals race I Financial Times 
4 Higher investment in critical minerals boosts chances of meeting climate targets I Financial Times 

2. 생성형 인공지능이 노동시장에 가져올 파괴적 변화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이 글로벌 노동시장에 어떠한 파괴적 변화를 가져올 것인가? 이는 매우 중요한 질문이다. AI는 많은 근로자들을 기계로 대체할 수도, 또한 기존 근로자들의 생산성을 증강할 수도 있다. 나아가 이는 대규모 근로자를 채용하는 새로운 산업을 창출할 수도 있다. AI로 인해 기업들이 요구하는 스킬(skill, 실무능력)의 종류가 달라질 수 있다. 노동력의 스킬 구성이 이에 맞춰 변화하지 못한다면, 소득 불평등이 심화되고 AI가 제공하는 혜택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23년 고용 전망’ 보고서1에서 이러한 쟁점에 대한 새로운 분석을 내놓으면서, 노동 대체 가능성을 집중 조명했다. OECD는 특히 가장 먼저 AI를 프로세스에 통합하고 있는 제조업과 금융서비스 산업이 받을 영향을 집중 탐구했다. OECD는 이들 산업의 기업과 근로자에 대한 서베이를 실시해 AI에 의한 노동시장의 파괴적 변화 가능성을 연구했다. 그 결과 “자동화로 사라질 위험이 가장 높은 일자리는 전체의 약 27%”라고 발표했다.

OECD는 또한 AI가 일자리를 대체할 뿐 아니라 많은 일자리의 형태에도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했다. OECD 서베이에 참여한 근로자 중 “AI가 일자리 품질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고 답한 비율이 63%에 달했다. 다만 AI가 자신들의 일자리를 빼앗을 수도 있다고 우려한 비율도 60%에 달했다. AI 혁명으로 AI를 활용할 수 있는 스킬과 더불어 휴먼 스킬(human skill)도 오히려 훨씬 중요해진 것이다. OECD는 AI가 사람 근로자를 대신하기 보다 사람이 하는 일의 형태를 바꾸는 데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AI의 시대는 이제 겨우 초기이며, AI의 도입률 또한 지금까지는 그다지 높지 않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AI가 더욱 집중적으로 도입되면 앞으로 파괴적 변화가 더욱 많이 발생할 것이다. OECD는 회원국 기업들 중 AI 도입을 시작한 비율이 여전히 한 자릿수에 불과하지만, 대기업의 경우 3개 중 1개 기업이 AI 도입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AI 도입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벽은 비용이고, 두 번째 장벽은 AI를 도입할 스킬 부족이다. 하지만 AI 도입 비용은 빠르게 하락하고 있고, 관련 스킬을 지닌 근로자의 공급도 늘어나고 있다.

OECD 보고서에서 흥미로운 점은, 높은 스킬을 요하는 일자리가 낮은 스킬의 일자리보다 AI에 대체될 위험이 더 높다는 것이다. 이는 AI로 인한 파괴적 변화가 높은 스킬의 일자리에 대한 임금 상승 압박을 줄임으로써 소득 불평등을 완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반면 장기적으로 AI는 새로운 산업과 기업의 창출로 이어져 다시금 높은 스킬의 근로자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이다. 전체적으로 볼 때 가장 부정적인 시나리오는 AI로 인해 새로운 기회가 주어졌는데도 노동력이 이를 활용할 준비가 돼 있지 않아, AI로 얻을 수 있는 생산성 향상이라는 열매를 확보하지 못하는 것이다.


1 OECD Employment Outlook 2023: Artificial Intelligence and the Labour Market | READ online (oecd-ilibrary.org)

3. 미국 인플레 ‘21년 후 최저...연내 추가 금리인상 전망 축소

지난 2021년 초 미국 인플레이션이 가팔라지기 시작했을 때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 의장을 포함한 일부 경제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이 일시적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결국 사라질 일시적 요인들이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당시에는 나도 이러한 의견에 동의했다. 이후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해 2022년 에너지와 식품 가격이 치솟자, 대다수 전문가들이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인 현상인지에 대해 의구심을 품기 시작했고 지속적인 높은 인플레이션 시대로 접어든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표했다.1 하지만 이제 인플레이션은 1년 전과 비교하면 상당히 둔화됐다. 결국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인 현상이었을 수 있다.

미국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연간 상승률은 3.0%로, 2021년 3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2 1년 전 9.1%에 달하던 상승률이 대폭 완화된 것이다. 6월 CPI 상승률은 월간으로도 0.2% 그쳤다. 인플레이션율을 끌어내린 주요 요인은 에너지 가격의 지속적인 하락이다. 6월 에너지 물가는 전년대비 16.7% 급락했다. 전월비로는 0.6% 상승하는 데 그쳤다. 

경제 전문가들이 더욱 주목하는 변동성이 높은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도 크게 떨어졌다. 지난해 9월 6.6%로 정점을 찍었던 근원 CPI 연간 상승률은6월 들어 4.8%를 기록해, 2021년 10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월비로도 0.2% 오르는 데 그쳤다.

이처럼 CPI와 근원 CPI 상승률 모두 예상보다 큰 폭 하락한 것은 연준이 반길 만한 소식이다. 인플레이션이 계속 둔화될 것인가, 아니면 과거보다 조금 높은 수준에서 고착화될 것인가? 연준 정책 결정자들이 다음 행보를 결정할 때 이러한 질문을 던질 것이다. 앞서 연준은 연내 최소 두 차례 추가 금리인상을 강하게 시사했다.3 하지만 6월 인플레이션이 대폭 둔화된 만큼, 연내 추가 금리인상은 한 차례에 그치거나 아예 없을 가능성이 있다. 세부내용을 통해 기저 추세를 살펴보자.

우선 팬데믹 종료와 함께 크게 뛰었던 일부 품목의 물가가 하락하고 있다. 항공료, 중고차, IT 기기 물가가 전년비 각각 18.9%, 5.2%, 7.7% 급락했다. IT 기기 중 컴퓨터는 5.2%, 스마트폰은 16.1% 각각 떨어졌다. 인플레이션율을 끌어올린 주범은 식료품(5.7%↑)과 주거비(7.8%↑)였다. 주택가격 상승의 여파가 시간차를 두고 나타나며 주거비가 뒤늦게 상승하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주택가격이 다시 하락하고 있으므로, 향후 수개월 후에는 주거비가 전체 물가를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거비를 제외한 CPI는 전년비 0.7% 오르는 데 그쳤고, 식료품과 주거비를 제외한 CPI는 0.6% 하락했다. 식료품, 주거비, 에너지를 제외한 CPI는 2.7% 오르는 데 그쳤다.

품목별로 내구재 물가가 0.8%, 비내구재가 1.3% 각각 전년대비로 하락했고, 서비스 물가는 5.7% 상승했다. 다만 주거비를 제외한 서비스 물가는 3.2% 오르는 데 그쳤다.

인플레이션을 끌어내린 요인은 여러가지가 있다. 재화에 대한 소비지출이 급격히 줄었고, 공급망 효율성이 대폭 개선된 데다, 긴축 통화정책으로 경제 전반이 약화된 영향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연준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노동시장 경색으로 임금이 대폭 상승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힘들어지는 것인데, 아직까지는 이러한 ‘임금-물가 악순환’(wage-price spiral)이 발생하지 않았다. 오히려 최근 고용 증가세가 둔화되고 구인율이 떨어지는 등 고용시장 경색이 완화되면서 임금상승세가 둔화되고 있다.

그렇다면 6월 물가 보고서로 향후 연준 정책과 경제 전망이 어떻게 변할 것인가?4 우선 6월 인플레이션율은 예상보다 낮았으나, 기대 인플레이션은 변함이 없었다. 5년물과 10년물 국채 기대인플레이션율(breakeven inflation rate, BEI)이 3월 이후 별다른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5 BEI는 명목국채 수익률에서 물가연동국채(TIPS) 수익률을 뺀 것으로, 채권시장 투자자들이 앞으로 예상하는 물가 수준을 나타낸다. 현재 10년물 BEI는 2.26%, 5년물은 2.18% 수준으로,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안정목표치 수준으로 빠르게 완화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를 나타내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은 10년물 BEI가 5년물을 앞지르며 정상화된 점이다. 이번 인플레이션이 시작되던 초반에는 5년물 BEI가 10년물보다 높게 유지되며, 인플레이션율이 단기적으로 급등한 후 빠르게 하락할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을 나타냈다. 하지만 올해 5월부터 10년물 BEI가 5년물을 앞서면서 시장이 더 이상 인플레이션 급등을 예상하지 않고 있음을 나타냈다. 실제로 인플레이션이 계속 완화되면서 채권시장 투자자들의 인플레이션 안정화 기대가 높아진 영향이다.

최근 외환시장 동향도 흥미롭다. 미국의 긴축 속도가 여타 주요국보다 빨랐던 관계로 오랜 기간 강세를 유지했던 미국 달러화 가치가 최근 수개월간 하락해, 6월 CPI가 발표된 날 15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6 이는 미국은 긴축 주기가 거의 끝나는 한편 유럽은 긴축이 지속되고 일본은 곧 긴축을 시작할 것이라는 시장의 전망을 반영한다. 또한 이는 미국 기업들의 해외 수익이 개선되고, 신흥국의 대외부채 부담은 줄어들며, 상품 원자재 수출국의 현지통화 수익이 증대된다는 의미다.

연준의 주요 임무 중 하나는 기대인플레이션을 안착(anchor)시켜 노동시장 경색이 임금-물가 악순환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다. 연준은 이 목표를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인플레이션율이 예상보다 낮고 노동시장 경색도 완화되고 있으므로, 연준이 조만간 긴축 통화정책을 일시중지(pause)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 6월 정책회의에서 연준은 금리를 동결하며 연내 두 차례 추가 금리인상 신호를 보냈다. 하지만 6월 물가 보고서 발표 이후 상당수 애널리스트들은 연준이 올해 한 차례 더 금리를 올린 후 오랫동안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1 Why Paul Krugman is wrong to still believe inflation was transitory | Washington Examiner
2 Consumer Price Index - June 2023 (bls.gov)
3 Federal Reserve Board - Minutes of the Board's discount rate meetings from May 22 through June 14, 2023
4 Easing inflation lifts hopes of a breather in US rate rises I Financial Times 
5 5-Year Breakeven Inflation Rate (T5YIE) | FRED | St. Louis Fed (stlouisfed.org)
6 TRADING ECONOMICS | 20 million INDICATORS FROM 196 COUNTRIES

4. 중국 경제 약화로 디플레이션 조짐 & 청년 실업률 심각

지난 2년간 북미와 유럽이 인플레이션과의 혹독한 전쟁을 치르는 동안, 중국에서는 인플레이션이 아예 사라졌다. 중국은 오히려 소비자물가지수(CPI)가 하락하며 디플레이션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PBoC)은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지속하고 있는데, 이는 중국 경제가 심각하게 약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기 과열로 인해 긴축 통화정책을 지속해야 하는 북미 및 유럽과 정반대다.

물가 지표를 세부적으로 살펴보자. 중국 6월 CPI는 전년대비로 보합을 기록하며, 2021년 초 이후 처음으로 물가가 상승하지 않았다.1 게다가 전월비로는 0.2% 하락해, 5개월 연속 월간 물가 하락세를 기록했다. 변동성이 높은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도 전년비 0.4% 오르는 데 그쳤다. 

생산자물가(PPI)도 급격히 하락했다.2 6월 PPI는 전년대비 5.4% 급락, 2015년 12월 이후 최대폭 하락하는 등 9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는 생산능력 과잉 및 경제 약화의 대표적 신호이며, 글로벌 상품 원자재 가격 하락도 배경으로 작용했다. 게다가 PPI 하락은 CPI 하락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향후 수개월간 CPI가 한층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 물가 지표는 두 가지 시사점을 드러낸다. 첫째, 중국 수요가 심각하게 악화됐다는 점이다. 이는 이미 산업생산, 소매판매, 고정자산 투자, 수출, 부동산 경기 등 지표로 확인된 바 있다. 이처럼 인플레이션이 극도로 약화되면서 향후 수개월간 정부의 개입이 없다면 경제성장이 계속 약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더욱 강화됐다.

둘째, 인민은행이 추가적인 완화 통화정책을 실시할 가능성이 커졌다. 인민은행은 취약한 대외 수요, 미국과의 지정학적 갈등, 부진한 민간 투자, 부동산 시장 침체, 소비심리 위축, 부정적 인구학적 변화 등 사방에서 불어오는 역풍으로부터 경제를 지키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다.

하지만 인민은행의 완화 통화정책이 그 효과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문제다. 가계와 기업이 현금을 쥐고 풀지 않으려 한다면, 금리를 인하해도 신용활동이 활성화되지 않는다. 이렇게 되면 정부가 부채를 늘려 인프라 투자에 나서는 등 재정정책으로 개입할 수밖에 없다. 중국 정부의 싱크탱크인 중국사회과학원(中國社會 科學院, Chinese Academy of Social Sciences)은 정부에 신규 재정적 경기부양책에 나서라고 촉구했다.3 하지만 중국은 이미 부채가 막대하다는 문제가 있다. 게다가 인프라 투자에 따른 경제 활성화 효과도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 결과적으로 중국 정부는 대대적인 경제 구조개혁에 나서지 않으면 경제 성장률을 끌어올리기 힘들 것이다.

현재 중국 정부의 가장 큰 고민은 청년 실업률이다. 지난 5월 16~24세 청년 실업률은 20.8%로, 2019년에 기록한 10%에 비해 큰 폭 올랐으며, 주요7개국(G7) 중에서 가장 높다.4 이와 동시에 대학 졸업자 수가 지난 5년간 50% 가까이 급증했다. 이 같은 청년 근로자 수요-공급 간 괴리는 경제 성장세가 강화돼야만 해결할 수 있다. 그러는 동안 수많은 대학 졸업자들이 눈높이에 맞지 않는 일자리에 만족해야 하는 상황이 펼쳐질 것이다.


1 China on brink of consumer deflation I Financial Times 
2 China's factory gate prices fall at fastest pace in 7 years - Nikkei Asia
3 China should add $180bn to deficit for stimulus: state think tank - Nikkei Asia
4 China’s youth left behind as jobs crisis mounts I Financial Times 

그림 6: 딜로이트의 실질 GDP 전망 시나리오(계절조정, 레벨값)

저자: 아이라 칼리시(Ira Kalish)

딜로이트 투쉬 토마츠(DTTL) 수석 글로벌 이코노미스트
배서칼리지 경제학 학사, 존스홉킨스대 국제경제학 박사
전 세계 경제·인구·사회가 글로벌 기업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집중 연구.

딜로이트 글로벌 이코노미스트 네트워크

딜로이트 글로벌 이코노미스트 네트워크(Deloitte Global Economist Network, DGEN)는 다양한 이력과 전문성을 지닌 이코노미스트들이 모여 시의성 있고 흥미로운 콘텐츠를 생산하는 그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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