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
달 넘어 태양 노리는 인도 경제, 미래 열쇠는 ‘중소기업’
글로벌 No. 1 딜로이트 글로벌 이코노미스트의 최신 세계 경제 뉴스와 트렌드 분석을 전합니다.
안녕하세요.
딜로이트 인사이트는 글로벌 경제 및 산업 구도에 영향을 주는 주요 이슈에 대한 인사이트를 소개하고 최신 경제산업 데이터와 그 함의를 분석한 ‘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를 매주 금요일에 발행합니다.
딜로이트 글로벌 수석 이코노미스트 아이라 칼리시(Ira Kalish) 박사를 비롯한 딜로이트 글로벌 이코노미스트 네트워크(DGEN)가 매주 배포하는 ‘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를 통해 중요한 세계 경제 동향을 간편하게 파악하실 수 있습니다.
‘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는 국내 유력지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외부 배포되고 있으며, 딜로이트의 풍부최한 경제·산업 인사이트를 전달하는 플랫폼의 기초 콘텐츠로 자리잡을 것입니다.
많은 관심 및 활용을 부탁드립니다.
2023년 10월 3주차 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는 다음의 주요 이슈에 주목했습니다.
1. 달 넘어 태양 노리는 인도 경제, 미래 열쇠는 ‘중소기업’
- FY24 1분기 7.8% 성장, 내수가 주도
- 전망: FY23/24 6.5~6.8%, FY25/26 6.65~7.95%
- 중기업이 경제 불균형과 소득분배의 열쇠
- 첨단기술, 인도 중소기업 부문 지형 바꾼다
- 중소기업의 글로벌 진출, 강력한 추진체가 필요
1. 달 넘어 태양 노리는 인도 경제, 미래 열쇠는 ‘중소기업’
우주과학 분야에서 선진국에 맞먹는 성과를 낸 인도가 경제 분야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인도 경제가 목표 고도, 즉 ‘선진국’ 지위에 이르려면 글로벌 불확실성 속에서도 중소기업(Micro, Small, and Medium Enterprises, 이하 MSME)1이 성장할 수 있도록 강력한 뒷받침을 제공해 내수를 진작해야 한다.
세계 최초로 달 남극 착륙에 성공한 인도가 이제 태양 관측에 나섰다. 지난 8월 23일 ‘찬드라얀 3호’(Chandraayan-3)가 달 남극에 성공적으로 착륙한 지 한 달도 안 돼 태양 관측용 인공위성 ‘아디티아 L1’(Aditya-L1)을 발사했다. ‘아디티아’는 산스크리트어로 ‘태양’을 의미한다. 태양 관측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인도는 우주에 태양 관측 위성을 쏘아올린 5번째 국가로 기록된다.
인도가 두각을 드러내는 부문은 우주과학뿐만이 아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27년에 이르면 인도가 국내총생산(GDP) 미화 5조 달러를 넘어 일본과 독일을 제치고 세계 3위 경제국에 올라설 것이라 예상했다. 인도는 2047년까지 선진국 반열에 올라서고자 하는 야심이 있다.
딜로이트의 추정에 의하면, 인도가 먼저 2027년 3위 경제 대국이라는 이정표에 도달하려면 매년 성장률이 최소 6.5%를 넘어야 한다. 그 다음 이정표인 2047년 선진국 진입을 위해서는 연간 8%~9% 성장률이 필요하다. 최근 인도 경제의 활황은 적어도 단기적인 목표는 달성할 것이라는 긍정론에 힘을 싣는다. 우주선 발사와 같이 초반 몇 년간의 성장 속도가 장기적으로 지속적인 고속 성장 궤도를 올라서는 데 매우 중요하다.
딜로이트는 인도 2024 회계연도(FY) 1분기(2023년 4월 1일~6월 31일)의 양호한 GDP 성장률을 감안해 FY23/24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7월에 제시한 6.0%~6.5%에서 6.5%~6.8%로 상향 조정한다. 오는 11월 ‘빛의 축제’ 디왈리(Diwali) 관련 소비지출이 늘어나고 내년 봄 총선을 앞두고 재정 지출이 확대되며 성장률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2024/2025 회계연도에는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세계경제도 회복하면서 인도 GDP가 6.5% 넘는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
물론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세계경제 둔화 시기를 헤쳐나가는 일은 쉽지 않다. 인도는 특히 내수를 진작해 민간지출 및 투자지출 활성화를 경제성장의 화력으로 삼아야 한다. 다행히 인도는 소비자 기반 규모가 크고 소득이 증가하고 있으며, 인구수 기준으로 세계 최대인 젊은층의 소득 상향 욕구가 강해 민간지출이 급성장하기에 우호적인 환경이다. 또한 인도는 글로벌 기업들에 제공할 수 있는 대규모 운영 환경, 풍부한 스킬과 인력, 기술 및 혁신 역량 등을 갖추고 있어, 글로벌 무대에서 매력적인 투자처로 자리매김한지 오래다.
이번 전망에서 딜로이트는 인도의 MSME 부문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인도 경제의 모든 부문을 아우르는 소비와 투자의 지속적 성장에 필요한 소득, 역량, 능력, 생태계를 창출하는 핵심이 바로 중소기업이라 판단하기 때문이다. 또 인도 중소기업은 비용 효율적 방식으로 혁신과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것이다. 다시 말해 MSME 부문이야말로 인구배당효과와 중산층 확대의 잠재적 이점을 실현시켜 줄 열쇠다.
긍정적인 소식은 지난 2개 분기 동안 MSME 부문이 성장세를 보였다는 것이다. 팬데믹의 그늘에서 벗어나 MSME 부문이 꾸준히 성장하면 인도는 풀뿌리 단계부터 광범위한 경제성장을 이뤄 지속적인 경제활동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FY24 회계연도 1분기 7.8% 성장, 내수가 주도
인도 1분기 GDP 성장률은 7.8%로 인도준비은행(RBI)의 전망치 8.1%에 근접했다. 이전 8개 분기 연속 두 자릿수 성장했던 수출이 세계경제 둔화로 7.7% 역성장을 기록했음에도, 내수가 강력해 상대적으로 높은 GDP 성장률이 가능했다. 또한 수출 위축세는 모든 품목에 고르게 나타났으나, 전자제품 수출만은 강력한 양상을 유지해 총수출 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단 2년 만에 3.4%에서 7.2%로 상승했다.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화 열풍이 부는 가운데 인도가 전자제품 부문에서의 자급자족 노력을 가속화한 결과 얻은 성과다.
정부의 자본지출이 증가하면서 구축효과가 발생해, 민간투자도 전년비 7.8% 증가하며 이전 5개 분기간 이어온 모멘텀을 유지했다. 하지만 그보다도 중요한 것은 이전 2개 분기 지지부진했던 민간소비가 6% 증가하며 강력한 반등세를 기록한 것이다. 그간 소비지출이 저조해 민간투자도 활성화되지 못했던 만큼 더욱 반가운 소식이다. 1분기 민간소비가 크게 증가한 것은 소비 수요를 투자 신호로 기다려왔던 투자자들이 더욱 반길 만한 소식이다. 실제로 인도 경제모니터링 센터(CMIE) 자본지출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투자 프로젝트 완료 건수가 1분기 들어 크게 뛰었다. 게다가 프로젝트 파이프라인도 대폭 늘었다.2
제조업과 건설업은 정부의 자본지출 확대, 신규 주택 수요 증가, 투입비용 감소 등의 요인 덕분에 전년비 각각 4.7% 및 7.9% 성장했다. 하지만 GDP 성장률을 끌어올린 가장 강력한 부문은 서비스 부문으로, 이전 분기 6.9% 성장한 후 1분기에는 무려 10.3%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금융, 부동산, 비즈니스서비스 부문이 강력히 성장한 데다, 전문서비스 수출이 계속 증가한 영향이다. 은행 대차대조표 개선, 예금 증대, 핀테크 혁신 등으로 신용 증가율이 상승한 것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무역·운송·커뮤니케이션 부문도 전년비 9.2% 성장하는 쾌거를 이뤘다.
반면 농업 부문 성장률은 3.5%로 소폭 하락했다. 몬순 시즌과 우기가 늦게 시작되면서 지난 6월 농작물 작황에 부정적 영향을 준 탓이다. 인도의 올해 누적 강수량은 평균을 밑도는 수준이어서 23/24 회계연도 하반기에도 농업 부문 성장률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농산품 생산이 둔화되면 식품 인플레이션이 한층 가속화돼 소비지출과 투자에 부정적 영향을 줄 소지가 있다.
전망: FY23/24 6.5~6.8%, FY25/26 6.65~7.95%
딜로이트는 올해 인도 경제에 대해 낙관적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기본 시나리오에 따르면, 23/24 회계연도에 6.5~6.8%, 세계경제가 되살아나는 향후 2년간은 6.65~7.95%의 GDP 성장률을 각각 예상한다(그림 2).
인플레이션 우려는 여전하다. 특히 식품 인플레이션, 그 중에서도 소비자물가지수(CPI)의 하위항목 중 음식물가지수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콩류와 곡류 물가가 두 자릿수 상승하고 있다. 게다가 유가도 빠르게 상승 중이어서, 식품과 연료 인플레이션이 전체 인플레이션을 계속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해 지금까지 안정적 양상을 보였으나 RBI 안정목표치의 상단에 위치했던 근원CPI 상승률도 상승해, 인플레이션이 통제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 딜로이트는 향후 1.5년간 인플레이션이 지속되고, 인플레이션율이 2026 회계연도까지 RBI 목표치의 상단에 위치할 것으로 예상한다(그림 3).
중소기업이 경제 불군형과 소득분배의 열쇠
인도 내 중소기업 숫자는 2023 회계연도 말 기준 7,500만 개로 추산된다. 또 MSME 부문은 인도 GDP의 약 30%, 상품 수출의 43.6%, 일자리 1억2,300만 개를 기여했다. 마이크로세그먼트(microsegment)에서 우위를 점하며 농촌지역에서 강력한 입지를 구축한 MSME 부문은 농촌 및 저소득 소비자 수요를 충족하는 데 강점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MSME 부문이야말로 인도 내 지역간 불균형을 해소하고 공평한 소득분배를 실현하는 열쇠라 할 수 있다. 게다가 인도는 민초 단계의 소득 창출과 농촌→제조업·서비스업으로의 노동인구 전환이 필요한데, MSME 부문이 두 가지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다. 게다가 상당수 중소기업들이 인도 GDP의 57%를 차지하는 서비스 부문에 속해 있기 때문에, 이들을 중심으로 서비스 부문이 빠르게 성장하면 소득과 GDP의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이처럼 중요한 MSME 부문도 몇 가지 과제를 안고 있다. 우선 구조적 문제로 공식 신용 채널에 대한 접근 제한, 스킬 및 기술 격차, 인프라 부족, 복잡한 세금제도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러한 문제들로 인해 중소기업들의 운영 효율성이 떨어지고 규모 확대가 어려워지며, 글로벌 무대에서의 경쟁력도 제한된다. 또 인도 MSME 부문은 상품가격 변동성, 세계무역, 중국의 덤핑수출, 변화하는 규제 및 표준 등에도 취약하다. 최근에는 팬데믹으로 급작스럽게 유동성이 고갈되고, 노동자가 이동하고, 재화 수요가 감소하고, 계약이 취소되고, 물류와 공급망이 붕괴되면서 MSME 부문이 큰 타격을 받았다.
다행히 인도 MSME 부문은 위기를 이겨내고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4 회계연도 1분기 MSME 부문의 대출 수요가 33% 증가했고, MSME에 대출을 시행한 모든 종류의 은행과 대출받은 MSME의 부실 자산이 줄면서 대출 연체 건수도 줄고 있다(그림 4).
첨단기술, 인도 중소기업 부문 지형 바꾼다
인도 중소기업들은 첨단기술을 활용해 과제를 극복하고 있다. 팬데믹 기간 많은 중소기업들이 정부 지원을 받기 위해 디지털 업체로 등록했으며, 생존을 위해 디지털 서비스를 도입했다. 또한 중소기업들은 빠르게 현금을 디지털 결제로 대체하고 있다. 2020~2021년 팬데믹 기간 결제 건수의 72%가 디지털로 이뤄졌으며, 현금 결제는 28%에 그쳤다.3 클라우드와 같은 첨단기술을 활용해 예측 능력을 강화한 중소기업들도 있고, 자동화와 로봇기술을 활용해 운영 프로세스 간소화, 비용 절감, 지속가능성 개선 등 성과를 이뤄낸 중소기업들도 적지 않다. 또한 임베디드 금융(embedded finance) 스타트업과 계좌통합조회 서비스 등 첨단 핀테크 덕분에 중소기업들이 신용을 더욱 빠르게 이용할 수 있어, MSME의 성장을 가로막았던 가장 큰 난제가 빠르게 해결되고 있다.
팬데믹 기간 기업들의 소액대출에 채무 보증을 제공하기 위해 시행됐던 긴급신용보증(ECLG)과 생산연계 인센티브(PLI) 제도 등 일부 정책 이니셔티브도 MSME 부문을 지원하고 있다. 스테이트뱅크오브인디아(SBI)는 ECLG 덕분에 MSME의 미상환 대출 중 12%가 부실자산이 되는 것을 막을 수 있었고, 1,650만 개의 일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4 또한 원료의약품, 통신, 섬유, 의료기기, 가전제품, 무인기, 식품가공 등 부문에서 약 176개의 중소기업이 PLI 제도의 비간적접 수혜를 입었다. 청정에너지, 전기 모빌리티, 반도체, 식품가공, 국방, 우주 등 신생 산업도 MSME 부문에 새로운 기회를 선사하고 있다.
MSME 부문은 최근 수년간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뤘다. 중소기업 수가 늘어났을 뿐 아니라, 상당수 중소기업들이 더욱 큰 가치사슬과 통합을 강화하면서 중형 기업으로 거듭났다.
중소기업의 글로벌 진출, 강력한 추진체가 필요
인도 경제에서 MSME 부문이 이처럼 중요하므로, 정부는 적절한 정책 및 제언으로 MSME 부문이 직면한 구조적, 체제적 과제를 극복하고 빠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절차 수립, 인프라 병목현상 해소, 수출 장려, 디지털화 촉진 등을 위한 조치에 나서면 MSME 부문의 일자리 창출, 소득 증대, 수출 성장 효과가 극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 일괄적인 접근법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므로 제조업과 서비스업을 별개로 접근해 정책을 수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부 지원은 품질 표준을 상향하고 저품질 제품에 따른 브랜드 악화를 막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중소기업들에 어느 정도의 독점을 허용하고, 이들의 지식재산, 발명 특허, 디자인 특허 등을 보호하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또한 혁신과 기술 도입을 장려하기 위해 중소기업들이 적정 비용에 이용할 수 있는 공용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해 사업과 고객 기반을 확대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기업가 정신이 고취되고 특히 여성을 중심으로 일자리 창출 기회가 확대되면서, 잠재력이 실현될 것이다.
‘전체가 부분의 합보다 크다’는 말이 있다. 향후 수년간 인도의 각 중소기업들이 빠르게 성장하면 전체 경제에 시스템적 영향을 미쳐 더욱 강력한 성장이 이뤄지고 회복력이 강화되는 선순환이 이뤄질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인도는 태양을 향한 여정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다.
─
1 인도 중소기업부(Ministry of Micro, Small & Medium Enterprises)는 공장 및 기계설비 투자와 연간 매출 규모에 따라 중소기업을 소기업(micro), 중소기업(small), 중견기업(medium)으로 구분하고 있다.
2 The Centre for Monitoring Indian Economy, “Economic databases, analysis, & forecasts,” accessed October 3, 2023.
3 Small Industries Development Bank of India, “Home,” accessed October 3, 2023.
4 SBI Research, The rise of the prodigal: How the MSME Sector is charting a new story post pandemic and simultaneously getting bigger, January 23, 2023.
─
저자: 룸키 마줌다르(Rumki Mahumdar)
딜로이트 인도 이코노미스트, 인도과학원(IISc) 경제학박사
딜로이트 글로벌 이코노미스트 네트워크
딜로이트 글로벌 이코노미스트 네트워크(Deloitte Global Economist Network, DGEN)는 다양한 이력과 전문성을 지닌 이코노미스트들이 모여 시의성 있고 흥미로운 콘텐츠를 생산하는 그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