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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세제 변화와 대선 후보 간 세금 정책 영향에 주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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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10월 2주차 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는 미국 세제 변화와 후보간 세금 정책 영향에 대해 다룹니다.

불과 3주여 앞으로 다가온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감세’ 공약이 민주당과 공화당 캠페인의 핵심 어젠다로 부상했다. 2017년 개정 세법 상의 ‘세금 감면 및 노동법’(TCJA) 주요 세금 혜택 조항이 내년에 만료를 앞둔 가운데,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주거비, 식품 및 육아 비용이 급격히 올라가 미국 소비자들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1]

미국 대선 결과는 여전히 예측불허 상태다. 미국 선거 분석 전문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에 따르면, 10월 10일 현재 주요 선거 전 전국 유권자 대상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Kamala Harris) 부통령이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전 대통령을 오차범위 내의 작은 폭(+2%p)으로 앞서고 있다.[2] 그러나 선거인단 538명이 최종 투표하여 대통령과 부통령을 선출하는 미국 대선 방식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이른바 ‘경합주’(top battleground) 7곳에서는 트럼프가 미세한 차이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3]

미국 대선 결과와 그 잠재적인 경제적 여파는 단지 미국인을 넘어 전 세계인의 관심사이다. 차기 미국 대통령과 의회 구성에 따라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경제에는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주요 대통령 후보들이 내놓고 있는 감세 정책과 재정 지출 전략, 관세 및 무역, 외교 정책은 모든 교역국가와 기업 그리고 개인에게 매우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4]

미국 세무 전문가들은 2025년에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이 발생할 것으로 본다. 2017년 트럼프 감세 개정 세법 조항이 만료되면서 많은 변화가 예상되는 데다, 대선 결과에 따라 더욱 많은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5]

트럼프 vs. 해리스 세금 정책

트럼프 후보는 2017년 감세 정책을 연장하는 것을 넘어 기업과 개인에 대한 세금을 추가 감면할 것을 제안했다. 특히 최근에는 2017년 개정 세법이 1만 달러로 제한했던 주 및 지방 세금 공제(State and Local Tax Deduction, SALT) 한도를 복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뉴욕과 캘리포니아 등 세금이 높은 주에 사는 수백만 명의 중산층과 상류층 미국인에게 매우 중요한 쟁점이다.[6]

반대로 해리스 후보는 고소득자 미국인과 법인에 대해서는 증세를 예고하는 반면 저소득 및 중소득 납세자와 중소기업에 대한 일련의 감세안을 제시했다. 그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마지막 예산안에서 채택한 다수의 세제를 그대로 채택하면서 자신만의 제안도 몇 가지 추가했다. 트럼프의 '팁에 대한 비과세' 아이디어에 동의하기도 했다.[7]

트럼프 후보는 일련의 과감한 감세 정책에 따른 연방 세수 손실은 수입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함으로써 메워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트럼프는 조지아 주 선거 유세 도중 "관세는 내가 들어본 가장 아름다운 단어 중 하나"라면서, "이를 통해 수천억 달러를 재정에 들여와 미국 시민들에게 혜택을 주는 데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8]

해리스 캠프는 연간 40만 달러 미만을 버는 사람들의 세금을 인상하지 않는 대신 ‘억만장자 세금’을 제정하겠다는 바이든 행정부의 약속을 지키는 ‘기회 경제’ 플랫폼을 내세웠다. 또한 신생 기업가와 신규주택 구매자에게 세금 감면 및 공제를 제공하고, 자녀 세액 공제를 영구적으로 확대할 것을 제안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펜실베이니아 주 유세장에서 "1억 명 이상의 미국인이 중산층 세금 혜택을 받게 되며, 여기에는 신생아 부모가 아이가 태어난 첫 해에 6,000달러를 지원받는 내용도 포함된다"고 말했다.[9]

아래 <표1>은 미국 워싱턴 중도 우파 싱크탱크로 알려진 비영리 정책 분석기관 ‘조세재단’(Tax Foundation)[10]과 민주당 싱크탱크인 도시연구소와 브루킹스 연구소의 합작 프로젝트인 '조세정책연구소’(Tax Policy Center)[11] 등의 분석에 기초하여 2024년 미국 대선 후보의 세금 관련 공약의 차이점을 정리한 것이다.

이들 각각의 세금 변경 제안 내용을 항목별로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2017 세금 감면 및 일자리창출법(TCJA)

트럼프 캠프는 내년 만료되는 TCJA 주요 조항을 연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기에다 2017년 법률의 일부로 제정된 주 및 지방세(SALT) 공제 한도 1만 달러를 철폐하겠고 발표했다.

해리스 캠프는 TCJA에 대한 세부적인 계획을 제시하지 않은 채 소득 40만 달러 미만 납세자는 세금을 인상하지 않겠다고만 약속했다. 앞서 바이든-해리스 정부는 개인 소득세 최고세율을 37%에서 39.6%로 인상할 것을 요구했다.

법인세

해리스는 법인세율을 현행 21%에서 28%로 인상할 것을 제안했다. 또한 대기업에 대한 최저세율을 15%에서 21%로 높일 방침이다. 

트럼프는 2017년에 법인세율을 35%에서 21%로 낮췄는데, 이를 20%로 더 낮추는 것을 제안했다. 나아가 미국 내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에 대한 법인세율을 15%로 낮추고자 한다. 미국 내 생산을 어떤 식으로 정의할 것인지는 명확하게 제시하지 않았다.

자본이득 및 순투자소득세

트럼프 캠프는 자본이득세에 대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해리스 캠프는 과세 소득이 100만 달러를 초과하는 미국인을 대상으로 장기 자본이득(주식, 채권, 부동산 등 1년 이상 보유한 자산 매각으로 발생한 이익)에 대한 최고 세율을 현행 20%에서 28%로 인상할 계획이다. 이는 앞서 바이든 대통령이 제시한 최고 세율 39.6% 보다는 낮다. 이러한 최고 세율은 내년에 2017년 개정 세법이 만료될 경우 변경되는 소득세 최고 구간 세율과 같다. 또 현재 최상이 고소득자에게는 3.8%의 추가 순투자소득세(NIIT)가 부과되는데, 해리스는 이를 5%로 인상할 방침이다.[12]

팁(및 초과 근무)에 대한 비과세

트럼프가 먼저 팁에 대한 비과세를 제안했고, 해리스는 서비스 및 접객업 종사자의 팁에 대한 세금을 없애자는 트럼프의 제안을 지지했다. 트럼프는 초과 근무에 대한 비과세라는 아이디어를 추가했다.

사회보장급여세

트럼프는 자신이 당선되면 사회보장 급여에 대한 세금이 면제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식 매수, 미실현 이익에 대한 과세

해리스는 현재 주식 매수에 대해 부과되는 1% 소비세율을 4%로 4배 높이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앞서 논란이 된 바이든의 미실현 자본 이득에 대한 과세 방안에 편승했다.

자녀 세액 공제(CTC)

해리스 캠프는 현재 자녀 한 명당 2,000달러인 공제액을 2~5세 자녀의 경우 3,600달러로 복원하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1세 미만의 자녀에 대해서는 6,000달러의 공제액을 제시했다. 두 가지 세액 공제 모두 중산층과 저소득 및 무소득 가정에 제공된다. 6세 이상 17세 이하 자녀에게는 3,000달러 세액 공제가 이루어진다.

트럼프 측은 TCJA를 영구화할 경우 자녀 세액 공제액은 한 명당 2,000달러로 유지된다. 부통령 후보 J.D. 밴스가 자녀 세액 공제를 5,000달러의 보편적 세액 공제로 확대하는 것을 논의했지만 캠프 측이 추가적인 세부 사항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소비세

트럼프는 대규모 사립대학에 대한 기부금에 세금을 부과할 방침이다. 

해리스는 소비세와 재산세에 대해서는 아직 입장을 제출하지 않았다.

추가 세액공제 및 면제

해리스 캠프는 무자녀 납세자의 향후 소득세 공제를 확대를 영구적으로 연장할 것을 제안했다. 또한 저소득 주택 세액 공제, 신규 주택 구매자 세액 공제, 착공된 주택 건설 세액 공제를 포함하여 프리미엄 세액 공제와 주택 세액 공제를 확대할 방침이다. 더불어 특정 임대용 건설 투자에 대한 감가상각 및 이자에 대한 환급 공제와 함께 창업 비용에 대한 5,000달러 공제액을 5만 달러로 늘리는 것을 제안했다. 

트럼프 캠프는 2017년 세금 감면 및 일자리 창출법에 따라 만료된 개인 소득세 인하를 영구화할 것을 제안하는 한편, 개정 세법에 포함했던 1만 달러 규모의 주와 지방 세금 공제 한도를 철폐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재산세의 경우 2017년 감세를 영구화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기자동차 구매에 대한 7,500달러 세액 공제는 종료할 방침이다. 또 세금은 아니지만 신용카드 이자율을 ‘약 10%’로 임시 상한선을 정하겠다고 약속했다.

관세 및 무역정책

트럼프 후보는 모든 미국 수입품에 10%에서 20%의 보편적 기준 관세를 부과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또한 중국에서 수입되는 모든 미국 수입품에 60% 관세를 제안했다. 또한 존 디어처럼 멕시코로 생산을 이전하는 차량 제조업체에 100%~2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말했다. 미국 달러 사용을 중단하는 국가에 대해서는 100% 관세를 부과할 방침이다. 트럼프는 이러한 관세 인상으로 인한 세수로 개인 소득세를 대체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해리스 후보는 아직 구체적으로 관세와 무역에 대한 정책을 제안하지 않았다. 앞서 바이든-해리스 행정부는 수입 전기자동차에 100% 세금을 부과하고 배터리, 철강, 알루미늄, 태양광, 반도체에 각각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트럼프와 해리스 감세안의 경제적 영향

트럼프는 관세를 활용해 미국 제조업을 육성한다는 방침이지만, 관세는 일부 국내 생산자에게 도움이 되는 반면 다른 상당수 생산자에게는 손해를 끼친다. 예를 들어, 관세로 인해 외국산 철강 제품이 미국 소비자에게는 더 비싸지지만 미국 철강업체에게 좋은 일이며, 일부 미국 회사는 공장 가동을 재개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 하지만 철강을 원료로 제품을 만드는 다른 미국 제조업체의 경우 비용 부담 상승으로 수익이 악화되며, 최종 소비자에게도 부담이 전가된다.[13]

조세재단을 비롯한 다양한 조사 기관들의 연구에 의하면 트럼프 후보가 제시하는 관세 정책은 전반적으로 미국 경제에 타격을 입히고 순 일자리 감소를 초래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2019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소속 경제전문가들은 관세로 인해 제조업 고용이 순 감소했다는 분석을 제출한 바 있다. 미국 기업과 소비자에게 상품 가격이 더 비싸졌고, 미국산 상품에 대한 보복 관세로 인해 해외 시장에서 다른 미국 제조업체의 경쟁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관세 정책 외에도 다양한 국내 세금의 변주를 통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천차만별로 나타날 수 있다. 

조세재단의 일반균형모델 분석에 의하면, 현재까지 제안된 트럼프 후보의 주요 세금 정책 변경 사항(SALT 공제 한도 철폐와 초과근무 수당 비과세는 제외)으로 향후 10년간 장기적으로 국내총생산(GDP)이 약 1.5%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에 대한 60% 관세와 추가 10% 보편 관세 등은 GDP를 약 0.8% 감소시키고, 외국의 보복관세 등으로 인한 피해로 GDP가 추가 0.4%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전체적으로 트럼프의 계획은 장기적으로 미국 GDP를 약 0.2% 감소시키고, 정규직으로 환산한(FTE) 일자리는 38만 7,000개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 자본스톡과 임금의 경우 각각 0.3% 및 0.6% 증가할 전망이다.[14]

한편 해리스의 세금 정책 제안을 적용할 경우 2025년부터 2034년까지 10년 동안 미국 GDP는 2.0% 위축되고, FTE 일자리 수는 78만 6,000개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자본스톡과 임금도 각각 3.0% 및 1.2%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15]

조세재단은 이러한 트럼프와 해리스의 세금 변경에 따른 경제적 영향은 아직 각각 확실하게 밝히지 않은 다양한 항목에 대한 새로운 제안과 계획이 나올 경우 상당히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명기하고 있다.

재정적자 확대 우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주요 공약으로 감세와 외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 인상 외에도 군비 확장, 이민자 대거 추방 등을 내세우고 있다.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치열한 대선 경쟁 구도 속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유권자의 관심과 지지율을 높이기 위해 연이어 감세안을 내놓고 있어 이로 인한 비용 부담이 클 것이란 관측이다. 

트럼프 후보 진영은 2017년 개정 세법을 연장하는 수준을 넘어 높아진 물가에 좌절하고 있는 중저소득자들, 특히 팁을 받는 근로자와 시급제 근로자, 노인을 주요 타깃으로 삼은 감세 공약을 내놓았다. 이들의 감세 제안은 고소득자까지 혜택을 받게 될 정도로 광범위하다. 또한 기업들에 대산 감세와 인센티브를 엮어 제조업을 육성하겠다는 방안까지 내놓았으며, 이러한 일련의 정책이 실현될 경우 재정적자가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도 조세 정책을 선거 운동의 핵심으로 삼고 있다. 해리스 후보 측은 자녀 세액 공제를 늘리고,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신생 기업에 대한 공제를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해리스 후보 측은 트럼프 후보 진영의 핵심 슬로건 중에 하나이자 대표적인 감세 아이디어인 팁에 대한 비과세 공약을 차용하기도 했다. 다만 해리스 측은 팁에 대한 세금 감면에 대해 7만5,000달러 미만을 버는 서비스 및 호텔 산업 종사자에게만 혜택을 제한하고, 급여세에는 적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측은 이러한 제안에 대해 어떤 제한도 자세히 설명하지 않고 있다.

미국 국가 부채는 현재 GDP 대비 99% 수준으로, 의회예산국(CBO)의 현행법 기준 전망에 따르면 2026회계연도 초에 GDP의 102%에서 2035년 말에는 125%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이 때문에 글로벌 신용평가회사들은 경고음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미국 국가신용등급 전망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제출한 무디스(Moody’s)는 최근에 미국 행정부가 예산적자 확대에 대처해야 한다면서, “정책적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다면 현재와 같은 부채 증가세는 지속 불가능하며 최고 국가신용등급인 ‘Aaa’에 걸맞지 않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16] 지난해 또다른 신용평가회사인 피치(Fitch Ratings)는 미국 신용등급을 트리플에이(AAA)에서 더블에이플러스(AA+)로 한 계단 하향 수정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이미 2011년부터 최고 등급 이하인 ‘AA+’를 제시하고 있다.

조세재단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약이 실제로 이행될 경우 향후 10년간 감면되는 세금 규모만 11조 달러(1경4850조원)에 이른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특히 내년 말 만료되는 2017년 소득세·법인세 인하 조치의 영구화와 자녀세액공제로 인한 감세 규모가 각각 4조3,000억달러, 3조달러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17]

다른 초당파 비영리 기구인 '책임 있는 연방예산위원회'(CRFB)는 트럼프의 공약이 해리스 공약에 비해 재정적자를 더 빨리 늘릴 것이란 분석을 제시했다. 트럼프 후보의 현재 선거 공약대로라면 미국 재정적자가 향후 10년간 7조5,000억 달러(약 1경100조 원) 추가로 증가할 것인 반면, 해리스 부통령의 공약은 3조5,000억 달러(약 4천700조 원) 추가 재정적자를 불러올 것이라는 예상이다.[18]

해리스와 트럼프 두 후보자들의 캠페인에 의하면 미국 국가 부채는 경제 성장률보다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할 전망이다. CRFB의 중심 추정치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의 계획은 2035회계연도에 국가 부채를 GDP의 133% 수준까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계획은 같은 시점에 부채 비율을 142%까지 각각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19]

앞서 올해 8월말 기준으로 제시된 펜워튼 예산 모델(Penn Wharton Budget Model, PWBM)의 분석에 따르면, 해리스 캠페인의 세금 및 재정 지출 제안의 경우 향후 10년 동안 재정적자를 약 2조 달러 늘릴 것으로 보이는 데 비해 트럼프 캠페인은 재정적자를 약 4조 1,000억 달러가량 증가시킬 것으로 추정된다.[20] 각각의 추정치는 경제적 피드백 효과를 반영한 동적인 기준에 따른 것이다. 

트럼프 캠페인을 통해서는 모든 소득 계층의 가구가 기존에 비해 혜택을 받는 반면, 해리스 캠프의 공약으로 저소득 및 중산층 가구는 이전 및 신용 증가로 혜택을 받지만 고소득 가구는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다.

사실 미국 재정적자는 이러한 차기 대통령 후보들의 새로운 공약의 실행이 없더라도 향후 10년 간 22조 달러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미국 재정적자 규모는 28조3,000억 달러를 넘어서 미국 경제 규모와 거의 맞먹는 수준이다.

1988년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이 남긴 “내 입술을 읽어보라. 더이상 세금 인상은 없다(Read my lips: No new taxes!)” 유명한 약속 이후 미국 대통령 선거 역사상 이번 트럼프만큼 큰 감세 약속을 한 후보는 없었다. 실제로 부시 전 대통령은 공약을 이행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집권 2년 차에 재정 지출을 줄이지 않는 조건으로 오히려 증세안에 서명한 바 있다.

공화당 선거 캠프의 캐롤라인 리빗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 세금을 인하하겠다는 약속을 지켰고 두 번째 임기에서도 다시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캠프는 세금 감면 제안이 경제 성장을 촉진하여 비용의 일부를 상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세부 정보는 제공하지 않고 있다.

조세재단은 해리스의 캠페인은 재정적자를 줄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리스 캠프의 공약에 따른 세수 감소는 기업과 부유한 가계에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함으로써 상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정책 변화가 한국 경제와 산업에 미칠 영향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미국 경제 규모는 시장 환율로 세계총생산의 23%를 차지하며, 구매력평가(PPP) 기준으로도 약 21%를 차지한다.[21] 이러한 세계 최대 수요처를 향해 전 세계 국가들이 수출을 하고 있으며, 미국도 수출 3위 국가이다. 주요 교역 상대국은 캐나다, 중국, 멕시코, 일본, 독일 등이며 한국도 포함된다.

트럼프와 해리스 후보의 세금 정책으로 미국 경제가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경우 미국 수입수요는 감소하게 되고 대미 수출 비중이 큰 국가의 교역량이 감소할 수 있다. 통상 미국 경제 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할 경우 나머지 G7 국가의 성장률이 0.3%가량 축소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도 마찬가지인데, 특히 미국 경제 성장률이 1% 하락하면 당해 수출이 0.6%가량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22]

특히 관세와 무역정책으로 인한 충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미국의 보호무역 정책 기조와 함께 중국과의 지정학적 긴장으로 인해 긴장이 높아지고 있고, 특히 중국과 미국에 대한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 경제에는 큰 충격이 예상된다.[23]

특히 보편적 기본 관세와 더불어 대중국 고율 관세를 도입하겠다고 공언한 트럼프 후보가 재집권할 경우, 다양한 경로를 따라 우리나라 경제에 미칠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집권 2기가 실현될 경우 미국 행정부는 무역협정을 재협상할 것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고, 이는 미국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한 관세율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자동차와 배터리, 반도체 등 주요 산업에 충격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24]

또한 중국에 대한 견제와 미국 중심의 공급망 및 자국 제조업 육성에 따라 우리 기업들이 중국에서 이탈하여 미국으로 계속 쏠리는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미국 내 투자를 늘리고 있는 주요 기업들은 앞으로도 미국 직접 투자를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강력한 중국에 대한 견제로 인해 한국의 조선업과 반도체 산업의 경우 경쟁력이 높아질 수도 있지만, 이미 대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상태여서 이를 바꾸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예상된다.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 폐지는 이미 중국의 경쟁으로 도전을 받는 한국 자동차산업에는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동맹 및 파트너 국가와 연계 협력을 중시하는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될 경우 공급망 전환의 예측 가능성이 높아지고 자동차, 배터리, 방위산업에서 청신호가 기대된다.[25]

다만 해리스 집권 시 노동 및 친환경 요건 등 비관세 장벽이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러한 비관세 장벽의 경우 한국 철강, 화학 산업의 교역 조건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보론: 팁에 대한 비과세의 효과는 한정적, 공정성 문제 유발

팁에 대한 세금 면제는 팁을 받는 미국 근로자의 부담을 줄이지만 세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CRFB의 추산에 따르면, 팁에 대한 세금 면제가 실행되면 향후 10년 동안 연방 세수가 약 1,500억~2,000억 달러 정도 감소하는 데 그친다. 그리고 예일대학교 예산연구소(Budget Lab)는 팁을 받는 근로자는 미국 전체 근로자(약 1억 6,000만 명)의 2.5% 정도인 것으로 추정했다.[26] 

또다른 미국 비영리 기관인 ‘초당파정책연구소’(Bipartisan Policy Center)는 팁에 대한 세금 감면은 레스토랑 서빙 직원, 바리스타, 택시 운전사, 바텐더, 헤어 스타일리스트를 포함하여 약 600만 명에 달하는 근로자에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많은 유권자 표 때문에 트럼프와 해리스 두 후보는 팁에 대한 비과세를 밀어붙이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 세법 상 매달 20달러 이상의 팁을 받는 직원은 고용주가 세무 당국에 이를 보고해야 한다. 이러한 팁 소득에 대해서는 급여세와 소득세가 모두 부과된다. 이들 세금을 폐지하는 권한은 의회의 세법 개정을 통해서만 가능하기 때문에, 대통령의 공약이라고 해도 이를 직접 실행할 방안은 없다. 

대통령 후보의 감세 공약 이행 여부는 일차적으로 내년에 어떤 당이 의회를 장악하느냐에 달려 있겠지만, 이러한 제안을 이행할 때 막대한 비용이 발생할 뿐아니라 공정성 훼손 비판이 제기될 우려 때문에 양당 모두의 반대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27]

게다가 상당히 많은 세금 감면을 위한 예외 조항들이 만들어지는 것은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한 세금 감면과 세율 인하를 철폐함으로써 세수 기반을 확대하겠다’고 다짐한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이후 40년 간 미국의 전통적인 세금 정책의 흐름에도 어긋난다. 

게다가 특정 유형이나 소득원을 세금에서 제외하려는 움직임은 사람들의 일하는 방식을 바꿀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팁에 대한 세금 감면 정책은 다수 근로자들이 더 많은 팁을 약속하는 대가로 임금을 낮추는 데 동의하도록 만들 수 있다. 

또한 시급 근로자는 초과 근무를 극대화하기 위해 근로 일정을 재조정할 수 있으며, 그렇게 하기 위해 시급을 낮추는 데 동의할 수도 있다. 고용주는 당연히 초과 근무를 줄이는 시도에 나설 것이다.

더구나 같은 임시직 근로자라고 해도 식당에서 접객하면서 팁을 받는 사람과 여타 소매점에서 일하며 팁을 받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팁에 대한 비과세는 팁을 받지 못하는 후자의 경우 상대적으로 더 많은 세금을 내도록 만들기 때문에 공정성 시비가 생길 수밖에 없다.[28]

 Washington State Standard, “Taxes: Where do Trump and Harris stand?” Sep. 29, 2024, The Economist, “The US tax code will change next year; the presidential election will determine how,” Oct. 7, 2024
2 RealClearPolitics, 2024 National: Trump vs. Harris, Accessed Oct. 10, 2024
3 RealClearPolitics, 2024 RCP Electoral College Map, Accessed Oct. 10, 2024
4 Oxford Economics, “Forecasting Economic Outcomes from the US Election,” Aug. 23, 2024
5 Forbes, “Harris and Trump both pledge tax changes, and 2025 Is a perfect storm,” Sep. 23, 2024
6 Reuters, “Tariffs, tax cuts core to Trump’s economic pitch to voters,” Sep. 24, 2024
7 Washington State Standard, op. cit.
8 CNN, “Here’s how Trump says he’ll help US businesses through tariffs and taxes,” Sep. 24, 2024
9 Washington State Standard, op. cit.
10 Tax Foundation, “Tracking 2024 Presidential Tax Plans”, Sep. 18, 2024
11  Tax Policy Center, “Harris vs. Trump on Tax Policy”, Sep. 26, 2024
12 미국 세법은 단독 신고자의 경우 20만 달러, 공동 신고하는 부부의 경우 25만 달러를 초과하는 투자 수익에 대해 순투자 소득세를 추가로 부과한다. 이를 감안하면 최고 소득자의 자본 이득세율은 33%가 된다. 자산이 1억 달러가 넘는 초고액 자산가의 경우, 바이든과 더불어 25% 세율을 제안했는데 이를 ‘억만장자 세금’이라고 부른다. 이들 초고액 자산가는 정기적인 소득세 납부 의무액을 계산하여 이를 총 순자산(소득과 실현되지 않은 자본 이득을 합한 금액)에 25%를 곱한 값과 비교해서 납부해야 한다.
13 Tax Foundation, “Trump’s Tariff Proposals Would Raise Tariff Rates to Great Depression-Era Levels”, Oct. 01, 2024
14 Tax Foundation, “Donald Trump Tax Plan Ideas: Details & Analysis”, Sep. 10, 2024
15 Tax Foundation, “Kamala Harris Tax Plan Ideas: Details & Analysis”, Sep. 10, 2024
16 BNN Bloomberg, “US Debt Top Rating in Doubt If Deficit Ignored, Moody’s Says,” Sep. 24, 2024
17 연합뉴스, “트럼프 당선시 美부채 증가폭 해리스 2배…재정 위기 위험↑”, 2024년 10월 7일
18 CRFB, “US Budget Watch 2024: The Fiscal Impact of the Harris and Trump Campaign Plans,” Oct. 7, 2024
19 CRFB, “The Fiscal Impact of the Harris and Trump Campaign Plans,” Oct. 7, 2024
20 Penn Wharton Budget Model, “Guide to the 2024 Presidential Candidates’ Policy Proposals,” Accessed Oct. 10, 2024
21 International Monetary Fund, “Country Data: United States”, Jul. 17, 2024
22 한국개발연구원(KDI), “세계경제 성장률 하락의 국내경제 파급효과 분석”, 2006년 10월 17일
23 한국개발연구원(KDI), “확산되는 세계무역질서의 불확실성과 한국의 정책대응”, 2020년 1월 30일
24 산업연구원, “미국 대선 시나리오별 한국 산업 영향과 대응 방향”, 2024년 10월 7일
25 Ibid.
26  Financial Times, “Why ‘no tax on tips’ has become a Trump election slogan,” Jul. 20, 2024
27 BNN Bloomberg, “Trump Dangles So Many Tax Breaks Even Some Advisers Are Confused,” Sep. 23, 2024
28 Financial Times, op. cit..

저자: 김사헌 Direc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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