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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세계 경제, 완만한 순항 기대… 중국과 관세가 최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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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딜로이트 인사이트는 글로벌 경제 및 산업 구도에 영향을 주는 주요 이슈에 대한 인사이트를 소개하고 최신 경제산업 데이터와 그 함의를 분석한 ‘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를 매주 금요일에 발행합니다.

딜로이트 글로벌 수석 이코노미스트 아이라 칼리시(Ira Kalish) 박사를 비롯한 딜로이트 글로벌 이코노미스트 네트워크(DGEN)가 매주 배포하는 ‘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를 통해 중요한 세계 경제 동향을 간편하게 파악하실 수 있습니다. 

‘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는 국내 유력지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외부 배포되고 있으며, 딜로이트의 풍부최한 경제·산업 인사이트를 전달하는 플랫폼의 기초 콘텐츠로 자리잡을 것입니다.

많은 관심 및 활용을 부탁드립니다.

2024년 10월 4주차 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는 2025년 세계경제 전망과 중국 과잉 생산능력의 파장에 대해 다룹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0월 총회를 앞두고 내놓은 최신 세계경제전망(WEO) 보고서에서 비교적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하지만 세계 경제 성장을 저해하고 인플레이션을 재점화할 수 있는 위험들이 증대하고 있다는 경고를 내놓았다.[1]

IMF는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7월 전망치와 같은 3.2%로 유지했고, 내년 세계경제 성장률은 앞선 전망치(3.3%)보다 약간 낮은 3.2%로 예상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5%로, 내년은 2.2%로 각각 7월 전망치와 같은 수준으로 유지했다. 올해 성장률은 정부(2.6%), 한국은행(2.5%), 한국개발연구원(KDI, 2.5%)의 전망치와 거의 유사한 수준이며, 다른 국제기구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2.5% 전망치를 제시하고 있다.[2]

아래에서는 딜로이트 글로벌 수석이코노미스트의 IMF 최신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 대한 논평과 더불어, 주요 수출 품목에 대한 중국의 과잉 생산능력이 주요 교역 상대국에 미칠 영향에 대한 마이클 울프(Michael Wolf) 딜로이트 글로벌 이코노미스트의 분석을 각각 소개한다.

IMF “세계경제 순항 전망에 증대하는 위협들”

은행, 정부, 싱크탱크 및 학계 등이 제공하는 세계경제에 대한 각종 분석들은 암묵적 편향을 지닌 경우가 많다. 하지만 IMF의 경우는 다른 속셈이 있기 보다는 단지 유용한 통찰력을 제공하여 회원국 정부가 합리적인 정책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의도에 충실하다. 따라서 IMF의 견해에 동의하지 않거나 심지어 그 예측이 잘못된 것으로 판명된다고 해도 이를 참고하는 것이 우리에게 유용하다.

IMF는 최신 세계경제 분석에서 "일부 국가들에서 물가 압력이 지속되고 있기는 하지만 글로벌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은 대체로 승리했다"면서, "전 세계적으로 통화정책의 급격하고 동시다발적인 긴축에도 불구하고 세계경제는 디스인플레이션 과정 내내 이례적으로 회복력을 유지하면서 경기침체를 피했다"고 평가했다.[3]

지금처럼 상대적으로 좋은 여건은 세계경제가 최근까지 경험한 사태들을 감안할 때 다소 놀라운 일이다. IMF는 "100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 한 팬데믹 사태, 지정학적 갈등의 폭발과 극단적인 기상 이변은 공급망을 혼란에 빠뜨리고 에너지 및 식량 위기를 유발했으며, 각국 정부의 생명과 생계 보호를 위한 전례 없는 대응조치를 이끌어 냈다"고 회고했다. 이러한 경험은 양호한 경제 지표를 기대하게 할만한 배경은 아니다. 하지만 그것이 현실이다. 더구나 IMF의 현재 상황에 대한 요약은 매우 정확한 해석으로 보인다.

그러나 IMF는 세계경제 여건이 비교적 양호하지만 "지역 갈등의 고조, 긴축 통화정책의 장기화, 국채시장에 악영향을 미치는 금융시장 변동성의 재발 가능성,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 심화, 보호주의적 정책의 가속화 등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으며, 이제는 세계경제 전망을 지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IMF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낮아진 것은 팬데믹으로 인한 공급망 혼란의 종식과 더불어 "주로 이민으로 인한 노동력 공급의 개선"으로 인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IMF는 위험들에 주목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한 정책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최신 전망 보고서는 특히 중국의 성장 둔화와 보호주의 정책의 위협이라는 두 가지 문제에 초점을 맞췄다.

먼저 중국과 관련해서는 "부동산 부문의 위축이 예상보다 깊거나 오래 지속될 경우, 특히 금융 불안정으로 이어질 경우, 세계 무역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점을 감안할 때 소비자 심리가 약화되고 부정적인 글로벌 파급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시 말해, 현재 중국의 문제는 잠재적으로 세계 경제의 문제라는 얘기다. 실제로 IMF가 세계 경제의 5개년 전망치를 하향 수정한 것은 주로 중국 전망치가 낮아진 데 기인했다. 많은 분석가들이 중국에 재정 부양책을 실시하라고 조언하지만, IMF는 경제 성장세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구조 개혁이 특히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IMF는 세계 무역과 관련해서 새로운 관세가 부과될 경우 경제 회복을 저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구체적으로 IMF는 내년에 훨씬 더 높은 관세가 부과될 경우, 세계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2025년에 0.8%, 2026년에 1.3% 각각 감소할 수 있으며, 2025년에 미국 실질 GDP 성장률도 기준 전망치인 2.2%보다 1.0% 낮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IMF의 관세에 대한 경고가 미국을 겨냥한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며, 그 규모는 대통령 선거 결과에 달려 있다. 피에르-올리비에 고린차스(Pierre-Olivier Gourinchas)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한 국가가 부과하는 관세는 다른 국가의 보복을 불러올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누구도 이길 수 없는 무역 전쟁을 촉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4]  

마지막으로, IMF는 거의 완전고용 상태에 있는 국가들에서 확장적 재정정책이 미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에 대해 경고했다. 특히 경제가 최대 용량으로 가동되고 있는 미국에서 재정적자가 이례적으로 높은 상황에서 확장 재정정책을 지속할 경우의 위험을 지적했다. 재정적자가 더 증가하면 인플레이션 호전 추세가 저해되고, 이는 중앙은행이 정책금리를 더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게 할 것이라는 경고다. 고린차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제는 많은 국가들이 재정적 완충 장치를 재건하는 재정 전환기”라며, "이는 특히 지금 미국에게 적합한 정책 권고”라고 말했다.

하지만 각국 정부가 IMF의 이러한 권고를 따를 가능성은 적다. 전 세계적으로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글로벌 협력이나 글로벌 제도를 활용하자는 의견이 과거에 비해서는 줄어드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세계화와 글로벌 통합에 대한 혐오를 활용하는 포퓰리즘 정서의 부상으로 인해 각국 정부가 어려운 조치를 취할 의지나 능력이 감소했고, 특히 다른 국가와 보조를 맞추는 조치에 대해서는 더욱 그렇다. 

작금의 상황은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주요 20개국(G20)이 경제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호무역주의를 피하기로 합의했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당시 주요국의 선택은 무역제한이 대공황 사태를 악화시켜 제2차 세계대전을 이끈 요인들의 발화점이 되었던 1930년대의 안타까운 경험에 기초한 것이다.

중국 과잉 생산능력에 따른 세계 경제의 부침

중국이 내수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첨단기술 및 친환경 에너지 상품 수출을 급격히 늘리면, 일부 국가는 이익을 얻지만 다른 국가는 피해를 입는 등 세계 경제에 상당한 파장을 미칠 수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제조공장이다. 2019년 기준으로 중국은 전 세계 제조업 생산량의 약 3분의 1을 차지했다.[5] 대다수 경제 지표는 중국의 세계 제조업 내 점유율이 그 이후로 계속 증가했음을 가리키고 있으며, 이는 중국 경제가 합리적으로 흡수할 수 있는 속도보다 빠른 것이다. 중국의 상품 무역 흑자는 2019년 약 1조 달러에서 2023년에는 1조 7,000억 달러로 증가했다.[6] 이 기간 중국의 상품 수출은 35% 증가하여 명목 GDP 성장률을 10% 포인트 넘게 앞질렀다.[7]

이렇게 수출이 급증한 반면, 중국 내수는 성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부동산 부문의 침체로 인해 중국 경제는 중요한 성장 엔진을 잃었다. 부동산 투자가 약화되었을 뿐만 아니라, 가계 자산의 중요한 구성 요소인 주택 가격이 하락해 소비자들이 저축을 늘리고 지출을 줄이면서, 소비자 지출이 빠르게 늘어나기 어려웠다. 중국 정책 당국자들은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하이테크 산업과 첨단 제조업 발전을 위한 산업 정책을 우선시했다. 최근 정책 대응 목록에 소비자 지출을 늘리기 위한 정책은 거의 없다.[8]

이러한 중국의 정책 우선순위는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다른 대형 경제국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9] 팬데믹 이후 전 세계 정부는 핵심 공급망 혼란을 최소화하고 자립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으며, 특히 하이테크 및 친환경 에너지 제품 분야에 주력했다. 중국의 차별점은 이미 핵심 공급망 자립을 달성했고 이러한 제조 상품들 중 다수의 글로벌 리더 자리를 차지했다는 사실이다. 중국이 전 세계 교역국들에서 얻는 대규모 상품 무역 흑자는 내수에 비해 과도한 생산능력을 방증한다.

또 다른 차별점은 정부 지원 규모에 있다. 중국의 보조금 규모는 보수적으로 추정하더라도 2019년 GDP의 1.7% 수준으로, 같은 해 국방비 지출을 능가한다.[10] 이는 정부 보조금의 GDP 대비 지출이 두 번째로 큰 국가인 한국의 두 배에 달하는 것이다. 달러화 기준으로 볼 때는, 미국의 지출보다도 두 배 이상 많은 것이다.[11] 또 다른 추정치에 따르면, 중국의 보조금은 상당수 태양광 패널 제조업체 사업 비용의 최대 65%를 충당할 수 있는 수준이다.[12] 하지만 중국 정책 당국자들은 자국 제품 가격 경쟁력의 원동력은 보조금이 아니라 혁신이며, 산업에 대한 모든 정부 지원은 세계무역기구(WTO)의 규정을 준수한다고 주장한다.[13]

중국이 계속 이런 정책 우선순위를 추구하면, 나머지 국가들은 결과적으로 이익을 보거나 피해를 보게 될 것이다. 수혜국에는 중국 제조업체에 중간 투입물을 공급하는 나라가 포함되는데, 중기적으로 상품 수요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자국내 생산 능력이 거의 없는 수입국들도 소비자들이 더 저렴한 상품 공급이 증가함에 따라 이익을 보게 될 것이다. 손해를 보는 국가는 중국과 동일한 상품의 자체 생산 기지가 있는 국가, 특히 순수출국인 국가들이다. 이러한 국가는 국내외에서 중국 생산자와 경쟁해야 한다. 아래에서는 과연 어느 국가가 가장 큰 이익을 보거나 가장 큰 손실을 볼지에 대해 주목해서 분석하고자 한다.

중국이 수출 증가로 인한 무역 흑자에서 가장 큰 이득을 본 세 가지 제조 품목으로 분석을 집중해 보면 자동차, 리튬이온 배터리, 태양광 패널이 각각 이에 해당한다. 이들 세 가지 품목을 네 자리 수 국제통일상품분류체계(HS code)[14]로 그룹화하면, 2019년부터 2023년 사이에 중국 수출 증가액 중 거의 1,700억 달러를 차지한다.[15]

이러한 분석이 시사하는 것은 중국이 이들 분야에서 계속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이 수출 입지를 확대하거나 내수 시장을 통해 수출 성장의 감소를 상쇄할 수 있다고 가정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대체 시나리오도 있다. 수많은 국가들이 중국에 대한 무역 장벽을 세웠으며, 이것이 중국의 수출 성장 능력을 제한할 수도 있다.[16] 대규모 소비 시장을 보유한 미국과 EU의 정책 당국자들은 자국 생산을 보호하고, 나아가 매우 중요한 필수재의 공급망에서 중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줄이기 위해 무역 장벽을 높였다.

따라서 중국은 이러한 품목의 상품에 대한 내수가 상응한 수준까지 증가하지 않는다면 세계 시장 내 점유율이 줄어들게 될 것이고, 심지어 제조 계약 자체를 잃을 수도 있다. 또한 계속 취약한 소비자 지출과 재정 부양책에 대한 거부감을 감안할 때, 중국이 수출 감소세를 쉽게 극복할 수 있을지 불분명하다. 과잉생산 능력은 그 자체로 과잉 공급에 따른 가격 하락을 통해 디플레이션 요인이 되고 있다. 이는 나아가 순차적으로 임금 감소, 소비자 지출 감소, 그리고 다시 더 낮은 물가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결국 중국의 과잉 생산능력은 수출 부문에서 전 세계적인 반발을 극복할 수 있는 자체 능력을 위험에 빠뜨린다.

자동차

중국의 자동차 무역 흑자는 2019년에서 2023년 사이에 다른 어떤 품목 그룹보다 더 빠르게 증가했다.[17] 2019년 중국 자동차 수출액은 86억 달러 정도였지만, 2023년에는 776억 달러에 이른다. 전기차(EV)가 특히 주목을 받고 있다. 2019년까지만 해도 중국의 EV 수출액은 거의 제로에 가까웠지만 2023년에는 341억 달러로 성장했다. 내연기관도 자동차 품목 수출액의 급격한 증가에 기여했는데, 해당 품목 수출액은 같은 기간 164억 달러에서 197억 달러로 늘었다.[18]

중국은 자동차 수출을 늘리는 동시에 완제품 수입을 줄였는데, 이 때문에 무역 흑자가 더욱 크게 확대됐다. 이러한 수입 감소는 주로 일본산 자동차에서 발생했다. 태국, 캐나다, 미국도 2019년에서 2023년 사이에 달러화 기준으로 대중국 자동차 수출이 감소했다.[19] 같은 기간 독일, 슬로바키아, 영국의 대중국 자동차 수출은 증가했다.

앞으로는 독일이 중국의 국산차에 의한 수입 대체에 가장 취약할 것이다. 2023년에 독일은 달러화 기준으로 중국의 자동차 수입 중에서 3분의 1을 조금 넘는 비중을 차지했다. 미국, 일본, 슬로바키아, 영국도 모두 중국에 상당한 규모의 자동차 수출을 하고 있는데, 이 역시 향후 수년 내에 침식될 것으로 보인다. 독일은 세계 최대 완성차 순수출국이고, 그 뒤를 일본, 한국, 멕시코, 슬로바키아가 뒤따르고 있다.[20] 이들 국가 모두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와 치열한 국제적 경쟁에 직면해 있다.

자동차 순수입국은 비교적 저렴한 중국산 자동차로 인해 이익을 얻을 수 있다. 미국 달러화 기준으로 미국은 최대 완성차 순수입국이다. 호주, 프랑스, 영국, 스위스도 대규모 완성차 순수입국이다.[21] 그러나 가장 큰 이익을 볼 가능성이 높은 나라는 비교적 작은 경제국들이다. 레바논, 키르기즈스탄, 조지아, 아이슬란드, 몬테네그로와 같은 국가는 GDP 점유율 측면에서 가장 큰 자동차 순수입국에 속한다. 예를 들어 레바논의 자동차 수입은 2023년 GDP의 6.6%에 달했다.[22]

미국은 자국 무역 정책 때문에 저렴한 중국차로 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낮다. 중국에서 수입되는 EV는 100% 관세율을 적용 받게 되는데, 이는 엄청난 무역 장벽이다.[23] EU도 중국산 EV에 대한 관세율을 인상했지만, 해당 세율은 38% 정도이고 또한 모든 EV 수입에 대한 10% 관세를 포함하는 것이다.[24] 물론 이 역시 EU의 이익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도 완성차에 대한 경쟁이 확대되면 혜택을 볼 수 있다. 중국이 가장 많은 자동차 부품을 조달하는 곳은 독일과 일본으로, 수입액은 110억 달러가 넘는다.[25] 이 외 미국, 멕시코, 한국, 프랑스가 각각 2023년 기준으로 중국에 10억 달러 이상의 자동차 부품을 수출했다.[26]

이들 국가에게는 불행하게도 중국은 대규모 자동차 부품 생산국이 되었다. 2023년 중국의 자동차 부품 수출액은 497억 달러로, 2019년과 비교할 때 58%나 성장했다. 2023년 기준으로 중국보다 더 많은 자동차 부품을 수출한 나라는 독일이 유일했다. 중국의 자동차 부품 제조 확대는 일본, 독일, 한국, 멕시코, 폴란드와 같은 대형 자동차 부품 순수출국을 위험에 빠뜨린다.[27]

한편 자동차 부품 순수입국은 혜택을 얻을 수 있다. 미국은 달러화 기준으로 가장 큰 자동차 부품 순수입국으로, 2022년 기준 자동차 부품 수입액이 수출액을 455억 달러나 초과한다.[28] 하지만 미국이 순수입국으로서 얻는 혜택은 중국산 자동차 부품에 대한 수입 거부로 인해 제한될 것이다. 슬로바키아, 영국, 스페인, 브라질, 캐나다가 모두 자동차 부품에서 대규모 무역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혜택이 가장 큰 곳은 슬로바키아로, 2022년 자동차 부품 수입액이 126억 달러로 GDP의 10.9%에 달하는 규모이다.[29]

원자재 생산국도 중기적으로 볼 때 중국의 빠른 자동차 생산 증대로 인해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장기적으로 보면 자동차의 과잉 생산능력은 결국 자동차 시장에 조정이 발생할 경우 원자재의 과잉 공급을 유발할 위험이 있다. 원자재인 알루미늄은 가벼운 특징 때문에 자동차 제조에서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기니, 베트남, 호주, 브라질, 자메이카가 알루미늄 원재료인 대형 보크사이트 광산을 보유한 나라들이다.[30] 구리는 수많은 자동차 부품, 특히 전기 부품에 사용되는 원자재이다. 칠레, 페루, 콩고민주공화국, 미국이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은 나라들이다.[31] 촉매 변환기에 사용되는 백금족 금속은 주로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채굴되며, 러시아가 2위를 차지한다.[32]

리튬이온 배터리

중국의 리튬이온 배터리 수출 규모는 2023년에 699억 달러 수준으로 평가되는데, 2019년에는 169억 달러에 불과했다.[33] 같은 기간 해당 품목 수입액은 약 1/3 감소하여 무역 흑자액이 545억 달러 확대되었다.[34] 리튬이온 배터리는 완성차에 투입될 수도 있지만 무역 데이터에서 별도로 식별되기 때문에 여기서는 이 부분을 다룬다.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에서 중국은 명백한 세계 선두주자로, 2022년 기준 전 세계 제조 용량의 75%를 차지했다.[35]

미국과 독일이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하지만, 이들 국가 생산량은 중국의 1/10에도 못 미친다.[36] 미국과 독일은 국내 생산 능력이 있기는 하지만, 순수입 규모도 가장 크다.[37] 영국, 이탈리아, 인도도 비교적 큰 수입국이다. 리튬이온 배터리를 채택하는 것이 에너지 독립을 위한 중요한 단계로 여겨진다는 사실 외에도 이들 국가는 중국에서 공급되는 저렴한 배터리로 이익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은 EV용 리튬이온 배터리에 대한 새로운 25% 관세로 인해 단기적으로 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제한될 것이다.[38] 반면 보호무역주의로 인해 미국은 국내 생산 용량을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39]

리튬이온 배터리 순수출국은 제한적이다. 폴란드, 헝가리, 한국, 일본이 해당 품목에서 10억 달러 이상의 무역 흑자를 기록한 국가들이다.[40] 이들 국가는 중국의 성장으로 인해 불리해질 수 있다. 그러나 중국은 이미 배터리 분야에서 지배적인 플레이어이고 다른 국가들이 국내 생산 능력을 확대하기 위한 정책을 시행했기 때문에, 2030년까지 중국의 시장 점유율은 일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41] 중국도 이 기간 생산 능력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다른 국가만큼 빠르지는 않을 것이다.

중국은 최대 배터리 생산국이면서 또한 이에 필요한 리튬과 코발트의 대부분을 정제하지만, 배터리 제조에 필요한 다양한 원자재가 부족하다. 이 때문에 리튬, 코발트, 니켈 매장량이 큰 국가는 이득을 볼 수 있다. 호주와 칠레가 세계 리튬 광석과 염수형 리튬 수출의 79%를 차지하며, 그 대부분이 중국향이다.[42] 콩고민주공화국은 2022년 기준 코발트 광석 수출의 70%를 차지한다.[43] 니켈은 인도네시아에 집중되어 있으며, 필리핀이 상당한 격차로 2위를 차지한다.

태양광 패널

중국은 또한 태양광 패널의 최대 생산국으로, 2023년에 약 560억 달러 규모를 수출했다.[44] 그 다음으로 큰 수출국은 싱가포르로, 수출액은 131억 달러 수준이다. 독일, 말레이시아, 일본, 미국은 각각 관련 품목 수출액이 100억 달러를 넘지 않는다. 리튬이온 배터리와 마찬가지로 태양광 패널 순수출국 국가는 매우 적다.[45]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일본, 베트남이 중국의 뒤를 잇는다. 2022년 기준 태양광 패널 생산의 모든 단계에서 중국의 점유율이 80%를 넘었다.[46]

태양광 패널 순수입국은 미국, 브라질, 인도, 스페인, 멕시코 순이다.[47] 이들 국가는 저렴한 중국산 태양광 패널로 이익을 볼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은 중국에서 수입되는 태양광 패널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기 때문에 이익이 크게 제한된다.[48] 미국은 국내 수요에 맞는 자체 생산 용량을 구축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EU는 기후 목표와 역내 제조 역량 보호 사이의 균형을 위해 중국산 태양광 패널에 무역 장벽을 세우지 않았지만, 경쟁 여건을 지원하기 위해 역내 태양광 패널 제조업체에 보조금을 제공했다.[49]

리튬이온 배터리와는 달리 중국은 태양광 패널 생산에 필요한 많은 원자재의 대규모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은 단연 최대 실리콘 생산국이다.[50] 노르웨이, 미국, 브라질이 비교적 대규모 생산량을 보유하고 있지만 중국과 비교하면 턱없이 적은 수준이다. 중국은 또한 2023년 기준 멕시코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은 생산국이 되었다. 페루, 칠레, 폴란드, 러시아, 볼리비아, 호주도 상대적으로 대규모 생산량을 기록한 나라들이다.[51]

태양광 패널 공급망에서 중국의 지배적 지위는 다른 국가들이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특히 무역 장벽으로 인해 중국산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싼 미국 시장에서 기회가 크다. 그러나 중국은 적어도 2026년까지는 지배적 지위를 고수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 기간 동안 다른 국가들의 시장 점유율은 소폭 증가하는 데 그칠 것이다.[52]

무역 데이터로만 보면, 미국은 중국의 자동차, 리튬이온 배터리, 태양광 패널의 과잉 생산능력으로 인해 이익을 얻을 수 있다. 미국이 세 가지 품목 모두의 순수입국이기 때문이다. 저렴한 중국산 상품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면 미국은 기후 목표를 더 빨리 달성하고 소비자 부담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은 자체 생산 능력을 구축하고자 이러한 상품에 대한 무역 장벽을 높였다. 반대로 일본은 세 가지 품목 모두 순수출국임에도 불구하고 무역 제한을 부과하기를 주저했다. 중국이 많은 품목에서 일본의 가장 큰 수출 시장이기 때문에 무역 장벽을 높이는 것은 위험한 일이기 때문이다.

앞서 살펴본 세 가지 품목의 상품 수요가 계속 증가함에 따라, 가장 확실한 승자는 제조에 필요한 원자재를 보유한 국가가 될 것이다. 어떤 국가가 최종 완제품을 생산하는지는 거의 중요하지 않을 것이다. 모든 생산 국가는 계속 동일한 원자재를 필요로 할 것이다. 호주, 칠레, 콩고민주공화국은 이러한 상품의 화학적 구성이 변하지 않는다고 가정할 때 어떤 시나리오에서든 확실한 승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1. International Monetary Fund(IMF), World Economic Outlook: Policy Pivot, Rising Threats, Oct. 22, 2024
2. 연합뉴스, “IMF, 내년 세계경제 올해처럼 3.2% 성장 전망…美 2.8%·韓 2.5%”, 2024년 10월 22일
3. IMF, “As Inflation Recedes, Global Economy Needs Policy Triple Pivot,” Oct. 22, 2024
4. Financial Times, “Tariff surge would damage global growth, IMF warns,” Oct. 22, 2024
5. Organis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 via Haver Analytics.
6. International Monetary Fund via Haver Analytics.
7. National Bureau of Statistics of China via Haver Analytics.
8. Keith Bradsher and Chris Buckley, “China shows few signs of tilting economy toward consumers in new plan,” The New York Times, July 21, 2024.
9. Anna Ilyina, Ceyla Pazarbasioglu, and Michele Ruta, “Industrial policy is back but the bar to get it right is high,” International Monetary Fund Blog, April 12, 2024.
10. Gerard DiPippo, Ilaria Mazzocco, and Scott Kennedy, “Red ink: Estimating Chinese industrial policy spending in comparative perspective,” Center for Strategic and International Studies, May 2022.
11. Ibid.
12. The Economist, “China’s giant solar industry is in turmoil,” June 17, 2024.
13. Reuters, “China says it never uses EV subsidies barred by WTO,” June 6, 2024.
14.  HS 코드는 세계관세기구의 상품 분류 체계로, 200개 이상의 국가들이 이를 사용하며 국제 상품 거래의 98% 이상이 이러한 코드로 분류된다.
15. United Nations Comtrade Database.
16. João da Silva, “Canada hits China-made electric cars with 100% tariff,” BBC, Aug. 27, 2024.
17. UN Comtrade Database using 4-digit HS codes.
18. UN Comtrade Database.
19. Ibid.
20. Ibid.
21. Ibid.
22. UN Comtrade Database; International Monetary Fund via Haver Analytics; 저자 계산.
23. Paul Wiseman, “Prospect of low-priced Chinese EVs reaching US from Mexico poses threat to automakers,” Associated Press, June 27, 2024.
24. Rhyannon Bartlett-Imadegawa and Catherine de Beaurepaire, “EU slaps additional duties of up to 38% on Chinese EVs,” Nikkei Asia, June 12, 2024.
25. UN Comtrade Database.
26. Ibid.
27. Ibid.
28. Ibid.
29. UN Comtrade Database; International Monetary Fund via Haver Analytics; 저자 계산.
30. US Geological Survey, “Mineral commodity summaries 2024,” accessed Sept. 23, 2024.
31. Ibid.
32. Ibid.
33. UN Comtrade Database.
34. Ibid.
35. International Energy Agency, “Global supply chains of EV batteries,” July 2022.
36. Aude Marjolin, “Lithium-ion battery capacity to grow steadily to 2030,” S&P Global, July 27, 2023.
37. UN Comtrade Database.
38. David Shepardson and David Lawder, “US says tariff increases on Chinese EVs, batteries, and chips to start Aug. 1,” Reuters, May 23, 2024.
39. Marjolin, “Lithium-ion battery capacity to grow steadily to 2030.”
40. UN Comtrade Database.
41. Marjolin, “Lithium-ion battery capacity to grow steadily to 2030.”
42. UN Comtrade Database.
43. Ibid.
44. Ibid.
45. Ibid.
46. Yasmina Abdelilah, Heymi Bahar, François Briens, Piotr Bojek, Trevor Criswell, Kazuhiro Kurumi, Jeremy Moorhouse, Grecia Rodríguez, and Kartik Veerakumar, “Special report on solar photovoltaic global supply chains,” International Energy Agency, August 2022, pp. 7–12.
47. UN Comtrade Database.
48. The Economist, “China’s giant solar industry is in turmoil.”
49. Ibid.
50. US Geological Survey, “Mineral commodity summaries 2024.”
51. Ibid.
52. The Economist, “China’s giant solar industry is in turmoil.”

저자: 아이라 칼리시(Ira Kalish)

딜로이트 투쉬 토마츠(DTTL) 수석 글로벌 이코노미스트
배서칼리지 경제학 학사, 존스홉킨스대 국제경제학 박사
전 세계 경제·인구·사회가 글로벌 기업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집중 연구

저자: 마이클 울프(Michael Wolf)

딜로이트 투쉬 토마츠(DTTL) 글로벌 이코노미스트
메릴랜드대학교 경제학 학사, 컬럼비아대학교 경제정책 석사, 바루크대학교 통계학 석사
미국 노동부를 시작으로 무디스 애널리틱스, 웰스파고 증권, PwC에서 경제 분석 경험을 쌓았으며, 월스트리트 저널, NPR 등 다수의 매체에 인용

딜로이트 글로벌 이코노미스트 네트워크

딜로이트 글로벌 이코노미스트 네트워크(Deloitte Global Economist Network, DGEN)는 다양한 이력과 전문성을 지닌 이코노미스트들이 모여 시의성 있고 흥미로운 콘텐츠를 생산하는 그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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