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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노믹스 2.0이 세계경제에 미칠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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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3주차 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는 트럼프노믹스 2.0이 세계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다룹니다.

트럼프노믹스 2.0이 세계경제에 미칠 영향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트 트럼프(Donald Trump) 전 대통령이 압도적인 차이로 당선되고, 상·하원 선거에서도 공화당이 다수당을 차지하는 이른바 ‘레드스윕’(red sweep)이 확정됐다. 이러한 결과는 앞으로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시대의 도래와 더불어 국제 정세와 세계경제 전반, 그리고 금융시장에도 충격파를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1]

글로벌 금융시장 투자자들은 트럼프 2기의 규제 완화, 관세 및 감세 정책, 재정지출 확대, 이민 억제 등과 같은 정책을 예상하면서 미국 주가와 국채 금리, 달러화 가치와 더불어 비트코인 가격을 끌어올리는 소위 ‘트럼프 트레이드’가 본격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는 반대로 중국과 신흥국 투자자산 및 통화 그리고 미국 무역적자 8위 교역국인 우리나라의 삼성전자 등과 같은 주요 종목 주가와 원화 가치의 하락(원달러 환율 상승)이란 반대급부를 낳고 있다.[2]

투자자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경제 정책, ‘트럼프노믹스 2.0’이 규제 완화와 대규모 감세를 통해 단기적으로 경제 성장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강력한 관세 정책과 이민 규제 강화 그리고 재정지출 확대는 글로벌 무역 전쟁과 함께 인플레이션을 다시 끌어올리는 부정적 결과를 낳을 것이란 우려도 제기한다.

하지만 트럼프노믹스 2.0의 잠재적인 영향을 쉽게 가늠하기는 쉽지 않다. 트럼프 차기 대통령의 공약이 앞서 1기 때와 마찬가지로 실제로 얼마나 이행될지는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정책들이 예상하는 효과가 기대하는 방식으로 나타날지는 지켜봐야 한다. 

‘레드 스윕’ 달성과 충성파들이 가득한 새 행정부 진용을 보면 트럼프노믹스가 1기 때보다 좀더 강력하게 추진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글로벌 지정학과 교역 관계에서 일방주의적인 피해 축소 혹은 이익 달성을 추구하는 ‘제로섬 게임’으로 접근할 경우, 경제적 상호 보완과 무역을 통한 ‘포지티브섬 게임’ 혹은 ‘윈윈’ 달성이라는 기존 세계 질서의 기본 원칙에 역행하게 된다. 1기 트럼프 행정부의 시도와 실제 성과를 살펴보면, 미국의 이익은 결국 나머지 세계 경제의 이익이며, 그 반대로 마찬가지다.

트럼프노믹스 2.0: 관세, 감세, 규제완화

트럼프 차기 대통령의 경제 정책 프로그램은 더 높은 관세, 더 낮은 법인세, 그리고 규제 완화 등 세 가지 범주로 나눌 수 있다.[3] 

먼저, 가장 큰 충격파를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관세 정책으로, 골자는 미국이 수입하는 모든 상품에 10~20%의 보편 세율을, 중국산 모든 상품에는 6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멕시코산 자동차에는 더욱 높은 관세율(최대 500%)를 부과할 것도 제안했다. 보호무역주의의 기초인 관세는 국내 소비자 가격을 인상하고, 경제 성장에 타격을 줄 수 있으며, 무역 상대국의 보복을 초래할 수 있다.

두 번째 주요 프로그램은 법인세율을 21%에서 15%까지 낮추는 감세 정책이다. 다만 이러한 감세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미국 내에서 생산하고 고용하는 기업이어야 한다. 감세는 당장 재정적자 확대 요인이 되는데, 관세를 통한 세입이 충분히 크다면 이를 어느 정도 벌충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규제 완화 정책이 있다. 빅테크와 에너지 기업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것이 골자인데, 특히 인공지능(AI)에 대한 감독을 줄이고 외국계 기업이 역내에서 석유를 시추하도록 허용할 것을 제안했다. 또한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자산에 대한 규제도 완화할 방침이다.

이민과 같은 다른 분야에서의 정책도 재앙적인 경제적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대규모 추방은 노동력을 감소시켜 적어도 단기적으로 임금이 급격히 상승할 수 있다. 

인플레이션 위험이 증가하면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가 내년에 금리를 더 높게 유지할 수 있으며, 이는 트럼프 당선자의 분노를 불러올 것이다. 트럼프 당선자는 근거를 제시하는 않은 채 금리를 낮출 것이라고 약속했는데, 통화정책은 중앙은행인 연준의 독립적인 권한이기 때문에 공식적인 의제가 되려면 중앙은행 독립이라는 원칙을 깨야 한다.

이상에서 살펴본 트럼프노믹스 2.0의 기본 내용은 앞서 트럼프 1기 경제 정책과 유사하다. 하지만 트럼프 1기 정부 시절(2017~2021년)에 비해 지금의 미국과 세계경제 그리고 금융시장 여건은 달라졌다.[4] 

미국 경제는 2016년 선거 당시 경기 확장기에 있었고, 이에 따라 트럼프 1기 미국 경제는 인플레이션 유발 없이 성장률과 주식 가격이 꾸준히 상승했다. 하지만 지금 미국 경제는 거의 완전고용 상태로 인플레이션 유발 없이 추가 확장하기 힘든 상태이며, 소비 성장세도 팬데믹 이후 비정상적인 증가세를 보이다가 정점을 지나고 있다. 또한 미국 부채는 국내총생산(GDP) 규모에 육박하여 추가적인 재정적자는 채권 수익률 상승과 기업 자본조달 비용 증대로 이어질 수 있다. 게다가 감세 정책이 기업 이윤 마진을 끌어올릴 여지가 제한적이고, 금융자산 가격 상승세로 위험프리미엄이 크게 낮아져 추가적인 가격 상승을 이끌어 낼 여지도 작아진 것으로 평가된다.[5]

무역 전쟁의 주된 피해자는 미국과 중국

전통적인 경제학자들과 국제통화기금(IMF)과 같은 기구들은 이구동성으로 관세가 미국 경제는 물론 세계경제 전체에 타격을 줄 것이란 경고를 내놓고 있다. 

IMF는 최신 세계경제전망(WEO) 보고서에서 트럼프의 보편 관세 부과 등으로 인해 세계경제가 2025년에 0.8%, 2026년에 1.3% 각각 감소할 것이며, 미국 GDP도 2025년에 약 1.0%에 이어 2026년 약 1.6% 줄어들 것이란 분석을 내놓았다.[6] 피에르-올리비에 고린차스(Pierre-Olivier Gourinchas)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한 국가가 부과하는 관세는 다른 국가의 보복을 불러올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누구도 이길 수 없는 무역 전쟁을 촉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7]

또한 펜실베이니아대학 와튼스쿨은 무역 전쟁으로 인해 향후 20년간 미국 GDP가 최대 5% 줄어들 것이란 경고를 내놓았다.[8]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는 20% 보편관세과 60%의 대중 고율 관세 부과 시 미국 소득분포 상 중위가구 당 매년 약 2,600달러 비용을 추가 지출해야할 것이라는 분석을 제기하기도 했다.[9]

특히 PIIE는 트럼프 당선인이 관세 부과를 통한 수입으로 소득세 감면을 충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2023년 기준으로 총 3.1조 달러 수준의 수입품에 대해 60%/10% 관세를 부과해도 연간 수입은 2,250억 달러 늘어나는 데 그쳐 개인 및 법인 소득세 수입 2조 달러를 대체하기에 턱없이 부족할 것이란 분석도 곁들였다.

그렇다면 앞선 1기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 정책으로 인한 효과는 어땠을까? 2016년 이후 2021년까지 미국의 대중국 무역수지 적자는 감소했다. 그러나 전체 무역수지 적자는 더 늘어났고, 특히 중국을 제외한 다른 교역국 대비 적자가 더욱 크게 증가했다.

거시경제에서 무역수지는 수출과 수입의 합계이며, 이들은 각각 총공급과 총수요의 결과물이다. 따라서 관세 부과를 통한 무역 전쟁으로 무역수지 적자를 줄일 수는 없다.[10]

미국 경제가 감세와 규제 완화 등으로 인해 보다 빠르게 성장한다면 총수요는 더욱 늘어나게 되고, 이에 따라 국내 생산 증대가 없다면 수입 수요는 더욱 늘어난다. 반대로 무역 전쟁에 따라 교역국들이 충격을 받게 된다면 미국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한 수출 수요는 줄어들게 된다. 결과적으로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는 더 늘어나게 될 것이다.

특히 중국과 멕시코 등에 차별적인 고율 관세를 부과하여 무역적자를 일시적으로 줄일 경우, 이들 나라를 제외한 다른 교역국과 무역적자가 그만큼 늘어나게 된다는 것은 트럼프 1기 때의 경험으로 확인된 바 있다. 중국의 대미 수출은 다른 나라 항구를 통한 환적이나 아예 다른 나라에서 조립을 통한 우회 경로를 통해 대체되었다.

트럼프 보호무역 정책의 기본 의도는 국내 생산을 강화하도록 미국으로 더 많은 공장이 들어오게 하는 것이지만, 실제로 과거 경험으로 볼 때 기업들은 미국을 선택하지 않고 중국이 아닌 다른 국가로 공장을 이전했다. 결국 트럼프노믹스 1.0이 유발한 무역 전쟁에서 손해를 본 것은 중국, 그리고 미국 소비자뿐이었던 셈이다.[11]

결국 소비가 지배적인 미국 경제는 심각한 경기침체로 인한 지출 감소를 동반하지 않고서는 현재와 같은 무역수지 적자 추세를 쉽게 역전시키기 힘들 것이다. 

PIIE의 전문가들은 불법 이민자 추방, 관세 10%/60% 부과, 연준에 대한 대통령의 영향력 증대 등으로 트럼프노믹스 2.0 정책이 결합될 경우 2028년까지 4년 동안 미국과 중국, 멕시코의 GDP는 줄어들겠지만, 그 외 다른 주요 교역국의 GDP는 증가하게 될 것이란 분석을 제시하고 있다.[12]

우려와 기대의 교차

앞서와 같은 비관적인 경제적 분석은 관세 충격을 완화할 다른 경제 정책의 효과를 감안하지 않은 것이다. 무엇보다 관세 정책이 어느 수준까지 실행될 수 있을지 미지수이다. 무역 전쟁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충격도 달러 강세와 무역 경로의 변경 그리고 통화정책의 실행 등으로 인해 줄어들 수 있다.[13] 지난 2026년 미국 대선 때도 일부 전문가들은 트럼프 경제 정책에 따른 경제적 재앙을 경고했지만, 실제로 미국 경제는 훌륭한 성과를 냈다.

사실 강력한 트럼프 관세 정책은 초기에 미국의 수입을 감소시키고 관세 수입을 늘어나게 하여, 2026년 중간 선거 때까지는 무역적자 축소라는 성과를 자랑하게 될 수도 있다. 현재 미국 경제가 전 세계에서 가장 회복 탄력성이 강하고, 노동생산성이 빠르게 향상되는 것을 감안할 때 당분간 경제적 피해가 있다고 해도 눈에 띄게 드러나지 않을 것이다.

물론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을 수 있다. 초기 수입 억제와 수지 개선 효과로 인해 완전고용 상태의 미국 경제에서 국내상품 수요가 증가하면, 인플레이션이 유발되어 중앙은행의 긴축정책을 유발하게 되고 이에 따라 달러화 강세가 촉발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기대했던 효과와는 정반대로 수출이 타격을 받으면서 무역수지 개선이 지속되기 힘들다. 더군다나 중국과 유럽 등 주요 교역 상대국이 보복 조치에 나설 경우 미국 수출업체는 더욱 큰 타격을 입게 되고, 그 결과 수입과 수출이 모두 감소하면 경제활동이 위축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율과 금리가 모두 높아져 결국 길게 보아 트럼프노믹스 2.0이 성과라고 내세울 것이 전혀 없게 된다.[14]

나아가 불법 이민자 추방으로 인해 노동시장 경색이 심화되면 ‘임금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고, 감세 정책으로 인해 재정적자가 확대된다면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시중 금리 상승을 주도하게 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강력하게 중앙은행을 통제할 수 있지 않는 한, 당연히 연준은 경기과열을 억제하기 위해 긴축정책에 나설 것이고 이는 달러화 강세로 이어질 것이다. 만약 트럼프의 연준에 대한 압력이 통한다면, 미국 경제는 낮은 금리와 경기 과열 그리고 높은 인플레이션 상태에 도달할 수 있다.[15]

하지만 빅테크, 금융 및 에너지, 암호자산에 대한 규제 완화라는 또다른 경제 정책의 효과가 미국 경제의 투자와 소비에 미치는 영향은 긍정적일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트럼프노믹스 2.0의 경제적 성과는 한동안 좋은 평가를 받게 될 수도 있다.

경제 분석가들은 미국 기업 수익이 개선되면서 은행, 빅테크, 방위 및 화석연료 산업, 암호자산 등의 자산 가격이 더욱 상승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본다. 일례로 골드만삭스의 분석가들은 법인세율이 인하되면 미국 대기업 수익이 4%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과정에서 수입 제품과 원자재에 의존하는 기업, 해외 수출기업 및 글로벌 공급망에 속한 기업들은 수혜와 동시에 피해를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16]

미국 증시와 달리 유럽 증시는 대미 교역에 의존하는 주요 유럽 기업들의 수익이 줄어들면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관세 부과로 인한 교역국들의 보복 관세 등 무역 전쟁이 유발된다면, 글로벌 공급망 전체에 불확실성 고조와 비용 증대로 인해 관련 기업들에게 연쇄적인 충격을 줄 수 있다. 관세로 인한 비용을 부담하는 기업들이 소비자 가격을 인상하게 되면, 인플레이션을 통해 소비자들이 부담을 떠안게 될 수 있다.[17]

트럼프 2기 정부가 트럼프노믹스 1.0의 긍정적, 부정적 경험에서 얻은 교훈을 실행하면 좋은 결과를 낼 수도 있다. 먼저 규제 완화는 경제 성장을 촉진하고 감세로 인한 재정 부담은 과감한 재정 효율화를 통해 억제할 수 있다. 또한 보편 관세 부과가 의회에서 제동이 걸리고 주 정부의 반대로 이민자 추방이 쉽지 않게 된다면 이들 정책 실행에 따라 예상되는 충격도 덜할 것이다.

트럼프노믹스 2.0과 연준 금리 전망 변화

트럼프노믹스 2.0이 미국 경제와 나머지 국가 경제에 미칠 영향에서 빠뜨릴 수 없는 변수는 바로 금리 전망과 직결된다.

미국 대선 결과가 나온 직후 미국 국채 5년 만기 기대인플레이션율이 급등했다. 이는 감세와 규제 완화의 정책 조합이 총수요를 진작하여 경제 성장과 함께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것이란 예상을 보여준다. 관세 정책 역시 수입 물가 상승을 통한 인플레이션 촉진 요인이 될 것으로 본다. 9월 중순 이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0.5%포인트 상승했다.

이러한 기대의 변화는 곧 연준의 금리 인하 전망 후퇴로 연결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새 행정부의 경제 정책이 미칠 영향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지만, 시장 참가자들은 그 속내를 읽어냈다. 현재 금융시장은 12월에 연준이 다시 소폭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보지만,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전망도 42%에 달한다.

이러한 시장의 판단을 볼 때 연준은 내년 초에는 금리 인하를 중단할 가능성이 있으며, 필요에 따라서는 2026년부터 다시 긴축 정책을 구사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카고상업거래소의 페드워치 툴에 의하면, 투자자들은 내년 말까지 미국 연방기금금리가 3.75~4.0% 수준에 머물 확률을 30%로 보고 있다.[18]

이에 대해 골드만삭스 경제 분석가들은 시장이 연준의 금리인하 가능성을 과소평가하고 있다면서, 내년까지 기준금리를 3.25~3.50% 수준까지 꾸준히 인하할 것이란 전망을 제시했다.[19] 그러나 ING의 경우 연준이 내년 말 금리 전망치인 3.75%까지 도달하기 전에 금리인하 사이클을 중단할 수 있다는 예상을 내놓았다.[20]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전문가들은 연준의 완화 정책 종착지를 3.00~3.25%에서 최근 3.75~4.0%로 상향 수정했다.

골드만삭스도 최근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3.6% 수준에서 4.5%로 상승한 것을 감안, 트럼프 정책의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연준의 금리인하 주기가 조기에 종료될 가능성을 열어두며, 이는 앞으로 인플레이션 상승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의지에 달려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최신 로이터폴(Reuters Poll)에 따르면, 전문가들 절대다수는 12월에 연준이 25bp 추가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전망한다.[21] 이들은 2027년까지 미국 인플레율이 연준의 안정 목표인 2%를 웃돌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다수가 내년에 미국 경제의 인플레이션이 재개될 위험이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한국경제 영향은

현재까지 경제전문가들에 비해 미국 증시 투자자들은 트럼프노믹스 2.0에 대해 우려보다는 기대가 더 많은 것으로 보인다. 새 정부와 허니문 장세가 2025년 상반기까지는 지속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하지만 설사 이러한 기대가 올바른 것으로 판명된다고 해도, 이는 미국을 제외한 나머지 세계경제에는 적용될 수 없다. 달러화 강세와 무역 감소는 나머지 세계경제의 금리 상승 부담과 달러화 부채 상환 부담 증가로 이어질 것이다. 중국을 제외하고 가장 큰 위험에 노출된 국가는 멕시코와 유럽연합이다.

지난 2023년 대미 교역에서 514억 달러로 사상 최대 무역수지 흑자를 낸 한국도 트럼프노믹스의 피해국이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미국이 8번째로 큰 무역적자를 기록한 국가다. 이 때문에 주요 싱크탱크들은 한국에 대한 미국의 통상 압박이 강화될 수 있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이를 줄이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한다.[22]

이미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하고 삼성전자를 비롯한 코스피 대형주 주가의 추락을 통해 투자자들의 우려가 반영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이 다시 촉발될 경우 우리나라에 상당 기간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은의 분석에 따르면 트럼프 관세 공약이 실행될 경우 한국의 대중 수출연계 생산이 6% 넘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23]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는 미국이 10~20% 보편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에 대해 25% 관세를 추가할 경우 우리나라 수출이 최대 448억 달러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24] 현대경제연구원은 관세 전쟁 시나리오별로 우리나라 수출이 적게는 142.4억 달러, 최대 347.4억 달러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최악의 경우 경제 성장률이 1.1%포인트 하락할 것이란 전망도 제시했다.[25]

그러나 트럼프 1기 당시 한국 경제는 우려와 달리 양호한 경제적 성과를 누렸다. 2017년과 2018년 경제 성장률은 각각 3.4% 및 3.2%에 달했고, 물가는 1%대에 머물렀다. 당시 원/달러 환율은 2017년 말 1,070원 대로 11% 넘게 하락(원화 절상)했고 2018년 말에 1,115원으로 4% 상승하는 데 그쳤다. 수출도 증가했고 주식 시장은 2016년 이후 2018년까지 상승 장세를 나타냈다.

트럼프 1기 당시 공약이 실제로는 제한적이고 선별적인 방식으로 실행되었으며, 시간에 걸쳐 차별적으로 이루어져 충격이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경제 주체들이 충격을 완화하거나 회피하는 경로를 선택할 시간적 여유도 있었다.

트럼프노믹스 2.0 시대을 앞두고 무작정 비관적인 전망에 몰두할 필요는 없다. 한국 경제의 위상에 맞게 경제적 구조를 변화시켜 생산성과 경쟁력을 제고할 기회로 삼는 등 새로운 기회와 균형을 찾는 노력이 경주되어야 할 것이다.

1. The Economist, “The return of Trumponomics excites markets but frightens the world,” Nov. 6, 2024; 연합뉴스, “[트럼프노믹스 2기] ① 글로벌 거시충격파…'시계제로 4년' 마주한 韓경제”, 2024년 11월 10일
2. Reuters, “Investors circle the Trump trade's global market victims,” Nov. 18, 2024
3. The Economics, “Trumponomics 2.0,” Nov.9, 2024
4. Financial Times, “Trump 2.0 would not play out like Trump 1.0 in markets,” Jul. 22, 2024
5   Ibid.
6   International Monetary Fund, “World Economic Outlook: Policy pivot, rising threats”, Oct. 22, 2024
7. International Monetary Fund, “As Inflation Recedes, Global Economy Needs Policy Triple Pivot”, Oct. 22, 2024; Financial Times, “Tariff surge would damage global growth, IMF warns,” Oct. 22, 2024
8. Penn Wharton Budget Model, “Guide to the 2024 Presidential Candidates’ Policy Proposals”, Accessed at Nov. 21, 2024
9. PIIE, “Trump's bigger tariff proposals would cost the typical American household over $2,600 a year”, Aug. 21, 2024
10. Financial Times, “Why Trump’s trade war will cause chaos,” Nov. 20, 2024
11 Ibid.
12. PIIE, “Trump’s policies would hurt the US while boosting most other economies,” Oct. 21, 2024
13. Financial Times, “The risks of being too gloomy on Trump tariff plans,” Nov. 21, 2024
14. PIIE, “How will Trumponomics work out?”, Nov. 13, 2024
15. Ibid.
16. NPR, “How are world economies reacting to Trump's imminent return as U.S. president?” Nov. 8, 2024
17. Ibid.
18. CME Group, “FedWatch Tool”, Accessed Nov. 21, 2024
19. Goldman Sachs, “Markets Outlook 2025: Trading Tails and Tailwinds”, Nov. 14, 2024
20. ING, “Monthly: What a second Trump term means for you”, Nov. 7, 2024
21. Reuters, “Fed to lower rates in Dec but slow pace in 2025 on inflation risks: Reuters poll,” Nov. 20, 2024
22. 연합뉴스, “트럼프 美대선 등판 속 역대급 대미흑자…한국, 美 8대 적자국”, 2024년 4월 7일
23. 한국은행, “공급망 연계성을 고려한 對중국 수출 평가와 시사점”, 2024년 8월 26일
24. 대외경제정책연구원, “2024 미국 대선: 미국 통상정책의 경제적 영향 분석”, 2024년 10월 31일
25.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주평] 「트럼프 노믹스 2.0」과 한국 경제”, 2024년 11월 7일

저자: 김사헌 Direc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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