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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인플레 압력 6개월 연속 완화…연준 행보에 주목

글로벌 No. 1 딜로이트 글로벌 이코노미스트의 최신 세계 경제 뉴스와 트렌드 분석을 전합니다.

안녕하세요.

딜로이트 인사이트는 글로벌 경제 및 산업 구도에 영향을 주는 주요 이슈에 대한 인사이트를 소개하고 최신 경제산업 데이터와 그 함의를 분석한 ‘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를 매주 금요일에 발행합니다.

딜로이트 글로벌 수석 이코노미스트 아이라 칼리시(Ira Kalish) 박사를 비롯한 딜로이트 글로벌 이코노미스트 네트워크(DGEN)가 매주 배포하는 ‘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를 통해 중요한 세계 경제 동향을 간편하게 파악하실 수 있습니다. 

‘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는 국내 유력지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외부 배포되고 있으며, 딜로이트의 풍부최한 경제·산업 인사이트를 전달하는 플랫폼의 기초 콘텐츠로 자리잡을 것입니다.

많은 관심 및 활용을 부탁드립니다.

2023년 1월 3주차 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는 다음의 주요 이슈에 주목했습니다.

1. 미국 인플레 압력 6개월 연속 완화…연준 행보에 주목
2. 미국 노동력 부족 장기화 전망…이민, 고령화, 저출산율 복합 영향
3. 전 세계 외환보유액 급감...강달러 지속되자 자국통화 방어 나서

1. 미국 인플레 압력 6개월 연속 완화… 연준 행보에 주목

미국 인플레이션 압력이 2022년 12월에도 계속 완화됐다.1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6개월 연속 하락했고, 변동성이 높은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도 3개월 연속 떨어졌다. 12월 CPI가 월간으로는 2020년 5월 이후 처음으로 하락하기까지 했다. 그렇다면 이제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는 임무를 완수한 것일까? 그렇다고 보기는 힘들다. 인플레이션율이 대폭 하락한 이유는 고공행진 하던 에너지 가격 상승세가 꺾이고 재화 인플레이션율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비(非)식품, 비에너지 서비스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가속화되고 있다. 주택가격 상승이 시간차를 두고 이 부문의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주택가격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는 만큼, 연말 즈음이면 시간차를 두고 CPI 상승률을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어쨌거나 현 상황으로는 연준 입장에서 인플레이션을 물리쳤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연준이 공공연히 밝힌 입장을 고수하며 올해 상반기까지는 금리인상 행보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세부내용을 살펴보면, 12월 CPI 전년비 상승률은 6.5%로 2021년 10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월비로는 0.1% 하락했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 전월비 상승률은 5.7%로 2021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월비로는 0.3% 올랐다.

특히 에너지 가격이 전년비 7.3% 오르는 데 그쳤고, 전월비로는 4.5% 하락했다. 반면 식품 가격은 전년비 10.5% 뛰었다. 다만 전월비로는 0.3% 오르는 데 그쳤다. 가장 우려되는 점은 통상 큰 변동성을 보이지 않는 주거 물가가 크게 올랐다는 것이다. 귀속 집세와 임대료를 포함한 주거비는 전년비 7.5%, 전월비 0.8% 각각 상승했다. 주거비는 CPI 집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편이다.

또한 항공료가 전월비 8.2% 하락하기는 했으나 전년 동월 대비로는 여전히 28.5% 상승한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중고차 가격은 전년비 8.8%, 전월비 2.5% 각각 내렸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공급망 병목현상이 해소되면서 자동차 생산 능력이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완화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연준이 긴축 행보를 중단하지는 않겠지만 속도조절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연준은 근원 인플레이션이 추세를 바꿀 때까지는 긴축 기조를 지속하고, 현재 어느 정도 억제된 기대인플레이션이 또다시 치솟는 것을 막기 위해 긴축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올해 하반기 여러 요인들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완화될 조짐이 보인다. 공급망 효율성이 개선됐고, 에너지 가격이 하락 중이며, 주요국의 긴축 통화정책으로 내수가 약화됐다. 하지만 이러한 전망을 뒤엎을 두 가지 주요 위험 요소가 여전히 남아 있다. 첫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이 다시 혼란에 빠진다면 에너지 물가 급등으로 인플레이션이 다시 치솟을 수 있다. 둘째, 올해 중국 경제가 예상보다 훨씬 강력하게 반등하면, 역시 에너지 물가를 끌어올려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수 있다.

하지만 연준의 과도한 긴축으로 세계경제가 현재 예상보다 훨씬 저조한 양상을 보이면, 에너지 가격이 급락하며 인플레이션율이 훨씬 빠르게 하락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연준이 서둘러 완화 정책으로 방향을 선회할 수 있다.


1 Consumer Price Index - December 2022 (bls.gov)

 

2. 미국 노동력 부족 장기화 전망…이민, 고령화, 저출산율 복합 영향

고객들은 미국 노동력 부족의 원인으로 주로 경제활동 참가율 하락을 꼽는다. 하지만 이민 감소로 인해 노동 인구가 크게 줄었다는 사실은 잘 알지 못한다. 이민자 감소에 의한 심각한 고용난을 직접 체감한 농업과 기술 부문 고객들만 고개를 끄덕일 뿐이다. 미국의 순이민자 수(미국으로 이주한 이민자 수에서 미국을 떠난 이민자 수를 뺀 수치)1는 2017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민 제한 조치를 도입한 이후 대폭 감소했고, 팬데믹이 시작되자 감소세가 한층 가속화됐다. 순이민자 수가 2016년 수준(124만 명)으로 유지됐다면, 2017~2022년 6년간 순이민자 수는 약 740만 명에 달했을 것이다. 실제로는 420만 명에 그쳤다.

하지만 2021년 37만6,000 명에 불과했던 순이민자 수가 2022년 들어 101만1,000 명으로 급증했다. 이는 2017년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팬데믹이 잦아들며 경제활동이 재개된 영향이다. 앞으로 몇 년간 순이민자 수가 팬데믹의 여파에서 서서히 회복되면서, 미국 노동력 부족도 일부 해소될 것이다.

하지만 순이민자 수가 예전 수준을 회복한다 하더라도, 고령화로 노동 가능 인구가 계속 줄고 저출산으로 인구 증가율이 전례 없이 낮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따라서 이민자 수가 대폭 증가하거나 경제활동 참가율이 갑자기 치솟지 않는 한, 노동력 부족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 


1 Net International Migration Returns to Pre-COVID-19 Levels (census.gov)


3. 전 세계 외환보유액 급감...강달러 지속되자 자국통화 방어 나서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의 외환보유액이 2022년 1~9월 약 10% 감소했다.1 미국 달러화가 강세를 지속하자 자국 통화 가치를 방어하기 위해 중앙은행들이 외환보유고를 헐었다. 미국 연준이 2022년 한 해 가파른 긴축 행보를 보이자, 투자자들은 고수익을 노리고 미 달러 자산을 대거 사들였다. 이로 인해 미국 외 국가들은 대규모 자본유출을 겪었고 이는 이들 국가의 통화에 거센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통화 가치가 절하되면 수입물가가 올라 인플레이션이 더욱 심화된다. 또한 외화채 이자 부담도 커진다. 이렇게 되면 각국 중앙은행들은 자국 통화를 방어하기 위해 미 달러 보유고를 내다 팔 수밖에 없다.

외화를 보유해야 하는 이유는 뭘까? 우선 외환보유액이 있어야 필요 시 외환시장에 개입해 자국 통화 가치를 안정시킬 수 있다. 둘째, 외환보유액은 수출 수입이 크게 감소했을 때 보험의 역할을 함으로써, 국가의 외화채 상환 능력을 유지시켜 준다. 셋째, 외환보유액은 국가의 본원통화이자 중앙은행의 주요한 통화정책 수단이다.

현재 국가마다 외환보유액 현황이 다르다. 특히 외환시장 파장에 쉽사리 흔들리는 신흥국들은 외환보유액이 매우 중요한데, 터키, 스리랑카, 이집트, 파키스탄 등의 외환보유액이 빠르게 동나고 있다. 현재 이집트와 스리랑카는 국제통화기금(IMF)과 구제금융 협상 중이다.2 IMF가 개입하게 되면 일시 차관을 받는 대신 자국 통화 가치 절하와 재정 정직성(fiscal probity) 개선 조치에 따라야 한다. 한편 한국와 일본 등 보다 부유한 국가들도 자국 통화 안정화에 나서면서 외환보유액이 급감했으나, 재정 안정성이 위협받을 정도는 아니다.

만약 연준이 6개월 내 긴축 속도조절에 나선다면 미 달러 상방 압력은 줄어들거나 하방 압력으로 전환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많은 국가들이 한숨 돌리고 다시 외환보유액을 보충할 수 있다. 과거 미국이 긴축 통화정책에 나섰을 당시(1982년, 1994년, 1998년) 신흥국들은 엄청난 금융 스트레스를 받았고 일부는 디폴트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하지만 신흥국 대부분은 과거 위기 때보다 금융 규제 시스템이 개선됐고, 통화 가치가 훨씬 현실적으로 유지되고 있으며, 은행 건전성도 크게 강화됐다. 또한 2023년 초 신흥국 정부의 대외 차관이 급증했다는 사실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3 이들은 미국 인플레이션이 완화되면 연준이 긴축 행보를 늦추고 미달러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에, 자본조달 비용이 하락할 것으로 기대하고 부채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 Global foreign reserves dwindle as countries counter dollar's rise - Nikkei Asia
2 Foreign Exchange Reserves - Countries - List (tradingeconomics.com)
3 Emerging market governments raise $40bn in January borrowing binge | Financial Times (ft.com)

저자: 아이라 칼리시(Ira Kalish)

딜로이트 투쉬 토마츠(DTTL) 수석 글로벌 이코노미스트배서칼리지 경제학 학사, 존스홉킨스대 국제경제학 박사전 세계 경제·인구·사회가 글로벌 기업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집중 연구.

딜로이트 글로벌 이코노미스트 네트워크

딜로이트 글로벌 이코노미스트 네트워크(Deloitte Global Economist Network, DGEN)는 다양한 이력과 전문성을 지닌 이코노미스트들이 모여 시의성 있고 흥미로운 콘텐츠를 생산하는 그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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