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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보스포럼 경제 리더들, 경기 개선에도 낙관주의 경계

글로벌 No. 1 딜로이트 글로벌 이코노미스트의 최신 세계 경제 뉴스와 트렌드 분석을 전합니다.

안녕하세요.

딜로이트 인사이트는 글로벌 경제 및 산업 구도에 영향을 주는 주요 이슈에 대한 인사이트를 소개하고 최신 경제산업 데이터와 그 함의를 분석한 ‘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를 매주 금요일에 발행합니다.

딜로이트 글로벌 수석 이코노미스트 아이라 칼리시(Ira Kalish) 박사를 비롯한 딜로이트 글로벌 이코노미스트 네트워크(DGEN)가 매주 배포하는 ‘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를 통해 중요한 세계 경제 동향을 간편하게 파악하실 수 있습니다. 

‘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는 국내 유력지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외부 배포되고 있으며, 딜로이트의 풍부최한 경제·산업 인사이트를 전달하는 플랫폼의 기초 콘텐츠로 자리잡을 것입니다.

많은 관심 및 활용을 부탁드립니다.

2023년 1월 4주차 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는 다음의 주요 이슈에 주목했습니다.

1. 다보스포럼 경제 리더들, 경기 개선에도 낙관주의 경계
2. 신흥시장, 바닥 치고 회복 중
3. 미국 채권시장, ‘짧고 가벼운 경기하강 후 빠른 회복’ 기대
4. 미국 12월 소매판매와 산업생산, 경기 악화 신호
5. 중국 인구변화, 장기적 경제 해결과제로 부상

1. 다보스포럼 경제 리더들, 경기 개선에도 낙관주의 경계

새해를 맞아 경제 전문가들과 정책결정자들은 경제 전망을 논하기에 바쁘다. 중앙은행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중국의 경제활동 재개가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세계경제 연착륙이 가능할지 등이 주요 화두다. 이들 경제 리더들은 지난 1월 16일부터 20일까지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최된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이하 ‘다보스포럼’)에서 경제 전망과 관련해 다음과 같이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Kristalina Georgieva)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최근 수 개월간 세계경제 전망이 개선됐다고 평가했다.1 IMF는 지난해 하반기 세계경제전망(WEO)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경제 전망을 하향조정한 바 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몇 개월 전에 우려했던 것보다는 상황이 나쁘지 않은 것으로 보지만, 그렇다고 세계경제 여건이 좋아졌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인플레이션이 올바른 방향, 즉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 정부가 ‘제로코로나’ 정책을 철회한 후 중국 경제활동이 재개되면서 경제 성장세가 다소 가팔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조만간 발표할 IMF의 2023년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상향 수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지나친 비관주의에서 지나친 낙관주의로 급선회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당부했다.

실제로 기타 고피나트(Gita Gopinath) IMF 수석부총재는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2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가 임무를 완수했느냐는 질문에 그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고피나트 부총재는 미국 인플레이션율이 빠르게 하락하자 금융시장 투자자들은 이러한 하락세가 한층 가팔라져 연준이 곧 정책 방향을 바꿀 것이라는 전망에 베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연준은 금융시장의 이러한 기대와는 달리 긴축정책 기조를 당분간 유지한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는데, 자신이 보기에는 연준의 입장이 타당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그는 투자자들의 기대와 달리 연준은 긴축을 계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래리 서머스(Larry Summers) 전 미국 재무장관도 고피나트 부총재와 같은 의견을 보였다.3 그는 연준을 포함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을 완전히 통제하겠다는 결의를 끝까지 지키지 않는다면 이는 중대한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머스 전 장관은 “인플레이션율이 다시 치솟도록 방치하면, 물가 안정은 물론 저소득층의 삶이 위태로워질 뿐 아니라 경기순환의 안정성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섣부른 통화정책 수정으로) 인플레이션 통제에 실패하면 중앙은행들은 다시금 긴축정책으로 선회해야 하는데, 이는 장기적인 경제 성장 경로에 치명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실제로 1970년대에 발생한 일이 바로 이러한 통화정책 상의 실기이며, 과거를 기억하는 중앙은행들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고피나트 부총재는 유럽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고 꺾이는 듯 하지만, 이는 주로 에너지 가격이 빠르게 하락한 데 기인하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율은 여전히 고집스럽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연말에 가서나 하락하기 시작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았다.4 그는 또한 2024년 초반까지도 유럽중앙은행(ECB)이 제시한 물가안정 목표치인 2%선까지 인플레이션율이 떨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 “유럽의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싸움은 미국보다 길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Christine Lagarde)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도 유로존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고 있을 수 있으나 여전히 지나치게 높은 수준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는 “늦지 않게 인플레이션을 안정시키겠다는 ECB의 결의는 변하지 않았고, 이러한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는 긴축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5 이는 조만간 ECB가 금리인상을 중단하거나 통화정책 방향을 바꿀 것이라는 기대를 하지 말라는 뜻이다.

라가르드 총재는 에너지 가격 하락이 인플레이션 완화에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유럽의 고용시장 경색이 또 다른 물가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유럽의 고용시장은 역대급 활황 상태”라며, “실업률은 근 20년 만에 최저 수준이고 경제활동 참가율은 극도로 높은 수준인데, 유로존 전체 고용시장이 동일한 활황 상태”라고 덧붙였다. 그는 고용시장 경색이 지속되면 임금상승이 물가상승을 견인하는 ‘임금-물가 악순환’(wage-price spiral)이 발생해 ECB의 물가 통제 능력을 크게 저해할 수 있다고 경계했다.

중국의 경제활동 재개가 세계경제 성장과 인플레이션에 미칠 영향도 다보스포럼에 모인 경제 리더들의 주요 화두였다. 라가르드 ECB 총재는 중국의 경제활동이 재개되면서 분명 세계경제에도 활력이 돌겠지만, 이는 또한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6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경제 책사인 류허(劉鶴) 중국 국무원 부총리는 서방 재계 리더들과 함께 한 비공개 회의에서 “중국이 돌아왔다(China is back)”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7 현재 중국을 휩쓸고 있는 코로나19(CVID-19) 대유행이 잠잠해지면 중국경제가 가파르게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시장 침체, 대외수요 약화, 인구학적 변화, 서방의 대(對)중국 무역 및 국제 자본흐름 제한 등 중국 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는 역풍도 만만치 않다. 

중국 경제가 다시 강력한 성장세를 보일 경우 국제 유가를 끌어올리고, 이 때문에 글로벌 인플레이션 다시 거세질 수 있다. 노르웨이 국부펀드 대표는 “중국 경제활동 재개의 가장 큰 위험은 미국과 유럽의 인플레이션이 다시 치솟는 것인데, 그럴 가능성이 상당히 커 보인다”고 말했다.8 그는 이럴 경우 금융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재 글로벌 금융시장은 이러한 시나리오를 전혀 반영하지 않으며, 채권시장에 반영된 미국 기대인플레이션율은 계속 하락하고 있다.9 현재 금융시장 투자자들은 중국 경제가 앞서 기술한 거센 역풍들에 휩싸여 크게 반등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에 베팅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류 부총리가 공공연히 외국자본의 중국 투자를 유치하려는 노력을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정치 리스크에 대한 우려로 글로벌 기업들이 대중 투자를 꺼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케빈 러드(Kevin Rudd) 전 호주 총리는 “민간 투자자들이 중국 내 공장과 설비에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10 그는 “지정학적 긴장으로 인해 기술 탈동조화(decoupling)가 발생할 위험이 상당히 커졌다”면서, 이로 인해 중국이 기술 부문의 가치사슬을 타고 올라가 첨단분야를 발판으로 경제성장을 도모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1 IMF chief says global economic outlook ‘less bad’ than feared | International Monetary Fund (IMF) | The Guardian
2 Gita Gopinath: "The Fight against Inflation May Take Somewhat Longer" - DER SPIEGEL
3 IMF chief says global economic outlook ‘less bad’ than feared | International Monetary Fund (IMF) | The Guardian
4 Gita Gopinath: "The Fight against Inflation May Take Somewhat Longer" - DER SPIEGEL
5 Live news updates from January 19: Netflix CEO steps down, US hits debt ceiling | Financial Times (ft.com) 
6 Lagarde Says China’s Economic Rebound Revives Inflation Worries - WSJ
7 Beijing’s top economic adviser tells Davos CEOs ‘China is back’ | Financial Times (ft.com)
8 Lagarde Says China’s Economic Rebound Revives Inflation Worries - WSJ
9 10-Year Breakeven Inflation Rate (T10YIE) | FRED | St. Louis Fed (stlouisfed.org)
10 Will China's reopening save the global economy? Davos debates - Nikkei Asia


2. 신흥시장, 바닥 치고 회복 중

신흥시장은 지난 2022년 내내 고난을 겪었다. 갖가지 악재가 겹쳐 거의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에 휘말린 이들 신흥시장에서는 주가지수가 하락하고 자본조달 비용은 상승하고 경제성장세는 둔화됐다. 미국 금리인상이 가장 큰 역풍으로 작용해, 신흥시장의 자본유출과 통화가치 하락을 유발했다. 이로 인해 대부분 신흥국 중앙은행들은 연준을 따라 금리인상에 나서야 했고, 이는 경제성장 둔화로 이어졌다. 게다가 원자재 상품 가격이 상승하고, 중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경제 성장세가 약화되자, 대부분 원자재 수입국이자 완제품 수출국인 신흥국이 고스란히 타격을 받았다. 또한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재정 출혈도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이제 상황이 호전되고 있다. 신흥시장 주가지수와 국채 수익률이 상승하고 있으며1, 채권 발행 규모가 급증하고 있다(2023년 첫 2주간 전년 동기 대비 200% 이상 증가). 신흥시장 주가지수 상승 속도는 선진국보다도 가파르다. 이처럼 상황이 호전된 이유는2 우선 10월 이후 미국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신흥국 중앙은행들의 부담이 줄었기 때문이다. 자국통화 가치가 상승하면 수입물가가 하락해 인플레이션도 완화되며, 중앙은행의 운신 폭도 넓어진다. 또한 중국 경제활동 재개에 따른 기대감에 투자자들이 들뜨고 있다. 투자자들은 신흥시장의 대중 수출이 다시 활기를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제유가와 여타 원자재 가격 하락도 신흥시장에 호재다. 또한 2023년에 경기하강 내지 경기침체가 예상되지만 세계경제가 곧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도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1 ICE BofA Emerging Markets Corporate Plus Index Option-Adjusted Spread (BAMLEMCBPIOAS) | FRED | St. Louis Fed (stlouisfed.org)
2 BlackRock Corporate Website | BlackRock


3. 미국 채권시장, ‘짧고 가벼운 경기하강 후 빠른 회복’ 기대

미국 채권시장에서 고위험·고수익 정크본드와 국채 간 수익률 격차(스프레드)가 벌어지는 것은 으레 경기하강 신호로 간주된다. 경제 스트레스가 예상되므로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을 기피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2년 1~7월 기간 인플레이션이 치솟고 연준이 갑작스레 가파른 긴축에 나서면서 경제 전망이 악화되자, 스프레드는 빠르게 확대됐다. 하지만 2022년 하반기에는 상황이 급변해 이러한 통상적 규칙을 완전히 거스르는 현상이 일어났다. 대다수 투자자와 기업 리더들이 2023년 경기하강 내지 경기침체를 예상하는 와중에도 정크본드와 국채 수익률 스프레드가 계속 축소된 것이다.

이처럼 2022년 하반기에 채권시장 움직임이 급변한 이유는 무엇인가? 현재 정크본드와 국채 수익률 스프레드는 왜 강력한 경제성장을 예고하는 움직임을 보이는가? 이는 인플레이션율이 빠르게 하락해 연준이 긴축 속도조절에 나설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리라는 투자자들의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2 게다가 2022년 중반부터 광의통화(M2) 공급량이 거의 제로 수준으로 감소3한 것은 연준의 긴축정책이 전례 없는 유동성 철회 조치였다는 사실을 나타낸다. 연준이 이처럼 가속페달을 심하게 밟아온 만큼, 속도조절론에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와 동시에 지난 2022년 6월에 9.1%까지 치솟았던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12월이 되자 6.5%까지 하락했으며, 2023년에는 더욱 낮은 수준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요인들에 근거해 투자자들은 미국 경제가 짧고 가벼운 경기하강을 겪은 후 빠른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되었으며, 정크본드에 대해서도 낙관적 전망으로 돌아선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1 ICE BofA US High Yield Index Option-Adjusted Spread (BAMLH0A0HYM2) | FRED | St. Louis Fed (stlouisfed.org)
2 High Yield Spreads Show No Recession In Early 2023 | Seeking Alpha
3 M2 (WM2NS) | FRED | St. Louis Fed (stlouisfed.org)


4. 미국 12월 소매판매와 산업생산, 경기 악화 신호

미국 소매판매가 2개월 연속 전월 대비 감소했다.1 12월 미국 소매판매는 11월에 비해 1.1% 줄어 예상보다 큰 감소폭을 보였다. 전년 대비로는 6% 증가했다. 전월비 이처럼 급감한 것은 경제 악화를 신호하지만, 소매판매 지표를 해석할 때 몇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우선 소매판매는 계절조정 수치로, 계절적 요인에 의한 월간 변동성이 매우 크다. 소매판매는 연말 홀리데이 쇼핑 시즌이 지나면 통상 급감하곤 한다. 따라서 정부는 과거 지출 패턴에 근거한 계절 조정 요인을 반영해 월간 변동성을 측정한다. 하지만 정부가 기준으로 삼은 계절적 요인이 틀릴 때도 있다. 만약 소비자들이 홀리데이 쇼핑을 조금 일찍 마쳤다면 12월 소매판매는 예년보다 저조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소매판매 지표는 다소 종잡을 수 없는 변동성을 고려해 해석해야 한다.

또 소매판매는 외식을 제외하면 서비스보다 재화 판매 위주로 집계된다. 2022년 하반기 포스트-팬데믹 정상화가 이뤄지면서 미국 소비자들은 재화 소비를 줄이고 서비스 소비를 늘렸다. 따라서 12월에 서비스 소비가 늘었다면, 소매판매 지표가 부진했다 하더라도 전반적인 소비지출은 실제로 안정적인 양상을 보였거나 증가했을 수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12월 소매판매 월간 감소폭은 이례적이다. 이는 미국 경제 체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신호가 될 수 있다. 연준이 긴축정책을 계속하고 있는 가운데, 저축에 기댄 소비가 드디어 한계에 부딪친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은 예금을 헐거나 소득 대비 저축 비율을 줄여 지출을 해왔지만, 이러한 행태가 지속되기는 힘들다. 실제로 최신 미국 저축률은 매우 낮은 수준을 기록했고, 신용카드 사용이 늘었다. 하지만 신용카드도 한도가 있기 때문에, 앞으로 몇 개월간 소비지출이 부진한 양상을 보일 수 있다.

세부 항목별로 자동차 대리점 판매가 월간 1.2%, 가구 판매가 2.5%, 전자제품 판매가 1.1%, 드럭스토어 판매가 0.9%, 주유소 판매가 4.6%(휘발유 가격 하락 영향), 백화점 판매가 6.6%, 무점포 판매가 1.1%, 외식이 0.9% 각각 줄었다.

한편 미국 12월 산업생산도 전월 대비 0.7% 감소했다.2 전년 대비로도 1.6% 증가하는 데 그쳤다. 산업생산은 2022년 9월 이후 월간 감소세를 지속했다. 제조업 생산이 전월비 1.3% 줄었고, 자본재 생산도 2% 줄어 기업투자가 위축됐음을 가리켰다.

금융시장 투자자들이 미국 소매판매와 산업생산 지표를 미국 경제 악화의 신호로 해석하면서, 미국 주가지수들과 국채 수익률이 급락했다. 다만 경제가 악화되면 연준이 긴축 속도조절에 나설 가능성이 커진다. 미국 달러화도 국채 수익률을 따라 하락했다.3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도 국채 수익률을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12월 PPI는 전월 대비 0.5% 내리며 2020년 4월 이후 가장 큰 폭 하락했다.4 변동성이 높은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PPI는 전월비 0.1% 오르며 2020년 말 이후 최저폭 상승했다. PPI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반영되므로, 향후 수 개월간 CPI 상승률도 낮아질 수 있다. 연준의 속도조절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 추가된 셈이다.

종합적으로 미국 12월 지표는 인플레이션율이 낮아질 것이라는 긍정적 소식이지만 경제성장은 약화되고 있다는 부정적 소식이기도 하다. 소매판매와 산업생산 지표는 2023년 미국 경기침체 위험이 높아졌다는 신호를 보냈다.


1 Advance monthly sales for retail and food services, December 2022 (census.gov)
2 Industrial production and capacity utilization (federalreserve.gov)
3 US stocks sink after disappointing retail sales data | Financial Times (ft.com)
4 Producer Price Indexes - December 2022 (bls.gov)


5. 중국 인구변화, 장기적 경제 해결과제로 부상

‘제로코로나’ 정책으로 중국 경제가 2022년 4분기 크게 악화됐다는 사실이 여러 지표로 속속 증명되고 있다. 중국 정부가 발표한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년비 2.9%에 그쳐, 팬데믹 초기인 2020년 1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1 2022년 한 해 실질 GDP 성장률은 3%로, 문화대혁명이 막을 내리던 1976년 이후 두 번째로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문화대혁명 이후 최저치는 팬데믹 초기인 2020년에 기록됐다.)

이 외에도 소매판매, 산업생산, 고정자산 투자가 모두 부진했다. 소매판매는 10월에 전년 대비 0.5% 감소한 후, 11월에 5.9% 급감했다가 12월 들어 또 1.8% 줄었다.2 세부적으로 화장품(19.3%), 의류(12.5%), 가전제품(13.1%), 보석류(18.4%) 등이 크게 감소했다. 코로나19가 재유행하면서 소비자들의 이동이 제한된 탓이다.

12월 산업생산은 전년 대비 1.3% 증가하는 데 그치며 2022년 5월 이후 가장 저조한 양상을 보였다.3 역시 코로나19 유행으로 이동이 제한되면서 각지의 공장들이 가동에 차질을 빚었고, 세계경제 성장세도 둔화되면서 수출 주문도 부진했다.

고정자산 투자도 12월 들어 증가세가 둔화됐고, 2022년 한 해로는 전년 대비 5.1% 증가하는 데 그쳤다. 특히 부동산 투자가 10% 급감했다.4 2022년 한 해 평방 피트 당 부동산 판매는 전년비 24% 감소했다. 따라서 2022년 말 부동산 시장 침체가 경제 전반의 취약성을 심화시켰다고 볼 수 있다.

2022년 경제지표가 부진했던 주요 이유는 제로코로나 정책으로 소비자 이동과 지출, 산업생산, 제품 유통 등이 큰 차질을 빚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가 제로코로나 정책을 갑작스레 철회한 이후 12월에도 지표가 부진했던 이유는 제한조치가 풀리자 코로나19가 급속도로 재유행했기 때문이다. 중국 각지에서 가혹한 제로코로나 정책에 반대하는 백지시위가 발발하자 중국 정부는 2022년 말 제로코로나 정책을 종식하고 경제성장에 올인하기로 결정했다. 모든 제한조치를 해제하고 부동산 시장 회복과 수요 진작을 위해 인센티브 정책을 도입했다. 중국 정부의 현재 공식 GDP 성장률 목표치는 5.5%로 팬데믹 이전 수 년간 기록해 온 높은 성장률과 비교하면 보잘것없는 수준이다.

아직까지도 코로나19 유행이 극심하기 때문에 중국 경제활동은 올해 1분기에도 위축될 전망이다. 하지만 유행이 지나가면 보복소비가 폭발해 경제성장세가 급격히 가속화될 수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부동산 시장 침체, 취약한 대외 수요, 미국과의 관계 경색 등 무시할 수 없는 역풍이 여전히 불고 있다. 

그 중에서도 중국 경제의 발목을 잡는 장기적 역풍으로 인구학적 변화를 꼽을 수 있다. 2022년 중국 인구 수가 전년 대비 85만 명 줄어, 60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5 1958년부터 1960년 초까지 이어진 대약진 운동 당시 발생한 대기아로 수 천 만 중국 인민이 사망한 이후 처음으로 인구 수가 감소한 것이다.6 2022년 인구 감소 원인은 출산율 감소 때문이다. 정부의 출산 장려 및 양육 지원 정책에도 불구하고 출산율이 떨어지고 있다.

현재 중국 출산율은 역대 최저인 데다, 1978년부터 2016년까지 시행된 ‘한자녀 정책’의 폐해로 가임기 여성 인구도 빠르게 줄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2016년 한자녀 정책이 철회된 이후 오히려 출산율이 계속 하락했다.

특히 노동 가능 인구가 총 인구보다 빠르게 감소해 더욱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따라서 중국은 생산성을 증대하지 않으면 경제성장세가 둔화될 수밖에 없다. 인구 감소는 이미 침체에 빠진 주택 투자가 한층 악화될 것이라는 징후이기도 하다. 또 수 년간 노동 인구가 감소하면서 노동력 부족으로 인건비가 상승했다. 결과적으로 중국 기업들은 생산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기술 투자를 늘려야 할 것이다.

또한 노동 가능 인구는 줄어드는데 고령층은 증가하고 있다. 은퇴자 대비 노동 가능 인구 비율이 계속 하락하며, 중국 연기금과 의료 시스템에 부담을 주고 있다. 이는 중국만의 문제는 아니며 선진국과 중간소득 국가 모두의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1 China GDP: economy grew by 2.9 per cent in fourth quarter, 3 per cent in 2022 second-lowest since 1976 | South China Morning Post (scmp.com)
2 China Retail Sales YoY - December 2022 Data - 1993-2021 Historical - January Forecast (tradingeconomics.com)
3 China Industrial Production - December 2022 Data - 1990-2021 Historical (tradingeconomics.com)
4 China GDP: economy grew by 2.9 per cent in fourth quarter, 3 per cent in 2022 second-lowest since 1976 | South China Morning Post (scmp.com)
5 China’s population falls in historic shift | Financial Times (ft.com)
6 China’s population falls in historic shift | Financial Times (ft.com)

저자: 아이라 칼리시(Ira Kalish)

딜로이트 투쉬 토마츠(DTTL) 수석 글로벌 이코노미스트배서칼리지 경제학 학사, 존스홉킨스대 국제경제학 박사전 세계 경제·인구·사회가 글로벌 기업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집중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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