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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지피티, AI의 비약적 진화…인류의 삶 바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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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로이트 인사이트는 글로벌 경제 및 산업 구도에 영향을 주는 주요 이슈에 대한 인사이트를 소개하고 최신 경제산업 데이터와 그 함의를 분석한 ‘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를 매주 금요일에 발행합니다.

딜로이트 글로벌 수석 이코노미스트 아이라 칼리시(Ira Kalish) 박사를 비롯한 딜로이트 글로벌 이코노미스트 네트워크(DGEN)가 매주 배포하는 ‘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를 통해 중요한 세계 경제 동향을 간편하게 파악하실 수 있습니다. 

‘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는 국내 유력지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외부 배포되고 있으며, 딜로이트의 풍부최한 경제·산업 인사이트를 전달하는 플랫폼의 기초 콘텐츠로 자리잡을 것입니다.

많은 관심 및 활용을 부탁드립니다.

2023년 3월 5주차 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는 다음의 주요 이슈에 주목했습니다.

1. 챗지피티, AI의 비약적 진화…인류의 삶 바꿀까

1. 챗지피티, AI의 비약적 진화...인류의 삶 바꿀까

오픈AI(Open AI)사의 인공지능(AI) 챗봇인 챗지피티(ChatGPT)가 선풍을 일으키고 있다. 출시 후 단 2개월 만에 가입자 수가 1억 명을 넘어, 인류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제품 출시 사례 중 하나로 기록될 전망이다. 

현재 언론 헤드라인은 챗지피티가 장식하고 있지만, AI 챗봇 분야에서는 이 외에도 구글의 바드(Bard)와 마이크로소프트의 빙(Bing)도 대표 주자로 나서고 있다. 달리2(Dall-E-2)와 미드저니(MidJourney) 등 이미지 생성 AI는 이보다 먼저 두각을 드러냈다.

이러한 AI 가 할 수 있는 일은 놀라운 수준이다. 사진을 만들고 그림을 그리고 디자인을 하는가 하면, 코드를 짜고 디버그도 수행하며, 장문의 글을 분석 및 요약하기도 하고, 번역과 보고서 작성까지 한다. (독자의 오해를 방지하기 위해, 이 글은 사람이 쓴 것임을 밝힌다.)

챗지피티로 대표되는 첨단 AI의 능력은, AI 발전의 단계 자체가 일변했음을 보여준다. 사람의 일상과 업무 전반에 걸쳐 큰 가치를 창출하고, 매우 빠르게 대중에 수용되는 데다, 발전 속도가 비약적으로 빨라졌다. 이번에는 뭔가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그만큼 높은 주의가 필요하다. 공짜로 무한한 에너지를 선사해줄 것 같았던 원자력 에너지부터 초음속 비행기의 대중화까지 인류의 삶을 바꿔줄 것처럼 등장했던 아이디어들은 당초의 약속을 실현하지 못했다. 하지만 챗지피티는 AI 기술 중에서도 강력한 범용화 가능성을 보여주는 선봉에 서 있다 할 수 있다. 경제부문 전반에 도입되어, 다른 부문으로 긍정적 파급효과를 퍼뜨리며, 인류의 복지를 향상시키고 사회를 변화시킬 범용 기술로 활용되는 미래가 그려진다.

고대에 인류의 삶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킨 것은 화폐의 등장과 동물의 가축화였다. 현대시대에는 증기력, 내연기관 엔진, 전기, 인터넷 등이 인류의 삶을 전환하고 발전 단계를 비약적으로 끌어올렸다. 단언할 수는 없지만, 챗지피티도 비슷한 아우라를 풍긴다. AI가 과거 혁신과 같은 영향력을 인류에 행사한다면, 일과 성장의 속성 자체가 완전히 변할 수 있다. 역사를 돌아보면, 이러한 혁신이 인류 전반에 미친 영향은 미리 예측이 어려웠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이들 대혁신이 인류에 항상 친절했던 것은 아니다.

가장 먼저 확산되는 두려움은 신기술이 사람 근로자를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초기 농기구부터 지금의 셀프 계산대까지 기계는 사람이 수행하던 반복적 물리적 노동을 대체했다. 그 결과 사람은 지식과 인간적 교류가 더욱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비정형화된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이미 복잡한 질문에 능히 대답하고, 높은 수준의 보고서를 써내며, 미국 변호사 시험과 대학 입학시험까지 합격하는 능력을 갖춘 AI는 분명 적지 않은 사람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다. 과거 획기적이고도 중대한 기술이 등장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AI의 등장 또한 사람의 노동을 무용하게 만들 수 있다는 공포를 수반한다.

학자와 정책입안자들은 이미 10년 전부터 자율주행차와 머신러닝 등 신기술이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많은 우려를 쏟아냈다. 대량 일자리 상실 가능성을 경고하는 연구도 다수다. 영국 옥스퍼드대학(Oxford University)의 한 저명한 논문은 인류 일자리의 거의 절반이 위험에 처했다는 결론을 도출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서방국들의 일자리 수는 팬데믹 발생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대 수준으로 증가했고, 실업률은 수십 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자동화에 가장 취약할 것으로 간주되던 화물차와 트럭 운송 부문 일자리는 기계가 대체하기는커녕 심각한 인력 부족난을 겪고 있다.

초능력을 가진 기술의 등장으로 사람 일자리가 대거 사라질 것이라 예측하는 것은 한 쪽 단면만 보는 일이다. 신기술은 새로운 역량 및 수요와 더불어 새로운 일자리 또한 창출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신기술은 노동력과 생산성을 보완 및 증강하는 데 탁월하다. 계산기와 스프레드시트는 회계원이라는 직업을 없애지 못했다. 오히려 이 직업은 데이터 기록과 연산 업무에서 해방돼, 한층 새롭고 더욱 복잡한 업무를 수행하는 회계사의 영역으로 진화했다. 

기술이 새로운 직업을 탄생시키기도 한다. 자동차가 탄생하면서 정비공이 등장했고, TV의 탄생으로 방송작가가 등장했으며, 컴퓨터가 탄생해 다양한 정보화기술(IT) 직업이 창출됐다. 기술이 진보하면 생산성과 부의 수준이 높아져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므로, 비간접적으로 일자리를 만들기도 한다. 최근 나타난 개인 트레이너, 바리스타, 인플루언서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수 세기 동안 정체 상태였던 일의 속성과 구조는 지난 200년간 기술 발전과 함께 큰 변화를 보이고 있다. 이제 일은 반복적이고 고된 육체 노동이라 할 수 없고, 일을 해서 얻는 대가도 커졌으며, 노동의 양 또한 과거보다 줄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중대한 혁신은 쉽게 해결할 수 없는 문제와 새로운 위험 또한 수반한다. 기술 변화는 심각한 분배의 불공정성을 낳기도 한다. 제조업의 자동화와 이에 따른 제조업 일자리 축소로 지난 수십 년간 제조업 지역의 소득과 고용이 악화됐다. 정보화 시대에 접어든 후에는 교육과 지식 수준이 높은 근로자들과 그렇지 못한 근로자들 간 소득 불균형이 심화됐다. 

새로운 빅 테크놀로지는 과거 경험한 적도 없고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새로운 문제들을 야기한다. 내연기관 엔진의 등장으로 교통사고와 대기오염, 교통체증 문제가 발생했다.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의 등장으로 정치 양극화가 심화됐다. 탄소 기반 에너지 생산으로 기후변화가 가속화됐다. 의약품과 줄기세포 연구 등 생명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부분과는 달리, 범용 기술의 경우 미리 총체적인 테스트와 검증을 거치지 않고 세상에 나오는 것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시간이 지날수록 각종 문제들이 민낯을 드러낸다. AI 범용화의 이러한 이면을 반드시 경계해야 한다.

실제로 지난 3월 29일 미국 비영리단체 '삶의 미래 연구소'(FLI·Future of Life Institute)는 "독립적인 외부 전문가가 감독하는 안전 프로토콜을 개발할 때까지, 모든 AI 연구실에서 오픈AI가 최근 공개한 GPT-4보다 강력한 AI 개발을 최소 6개월간 즉시 중단할 것을 요청한다"는 공개 서한을 발표했다. 일론 머스크(Elon Musk)와 스티브 워즈니악(Steve Wozniak)을 포함한 유명 인사 1,280명이 이 서한에 서명했다. 이들은 서한에서 "AI는 지구상 생명의 역사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며 "강력한 AI 시스템은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고 수반 위험을 관리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을 때만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만약 즉각 중단할 수 없다면 정부가 개입해 유예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하지만 이 모든 문제들에 앞서 AI로 증대되는 생산성 향상에 모두가 주목하고 있다. 오늘날 AI의 능력 수준과 발전 및 도입의 속도를 보면, 생산성이 극적으로 증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과거 혁신 기술들은 발명부터 배치와 활용까지 수년에서 길게는 수십 년이 걸렸다. 하지만 챗지피티와 달리로 대표되는 AI는 세상에 나온 즉시 범용화 돼 노동집약적 업무의 속도를 가속화한다. 특히 코드 작성부터 문건의 교정과 편집, 생일 축하 문구 작성, 휴가 일정 짜기까지 비전문적인 일상과 업무에서의 활용이 극찬을 받고 있다. 역시 광풍을 일으키는 가상현실이나 암호화폐와는 또 달리 인류의 삶에 한층 깊숙하고 일상적으로 스며들고 있는 것이다. 일례로 마이크로소프트의 기존 소프트웨어에 점차 AI 기능이 탑재되면 윈도우11 환경에서 작업하는 모든 사람들이 AI를 접하게 될 수도 있다. 생산성 향상이 절실한 지금, AI는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

AI가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을 것인가? AI가 대규모로 도입되면 적어도 근미래에는 일자리 상실, 새로운 일자리 창출, 전반적인 고용 증대의 과거 패턴이 반복될 것으로 예상한다. 사람의 욕구는 끝이 없다. 사람의 욕망은 과도한 풍요로움이나 호화로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불충분한 공공 서비스, 기아, 저소득, 기후변화 등 해결하지 못한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하는 욕구는 끝없이 생겨난다. 기술의 힘으로 노동 생산성을 극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쓸 수 있는 자원이 늘어난다.

신기술을 빠르게 습득해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이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는 것은 당연하다. 컴퓨터가 등장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AI 또한 이를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이 경쟁력을 가지게 될 것이다. 챗지피티를 사용하면서 놀라웠던 점은, 내가 어떤 질문을 던지느냐에 따라 얻을 수 있는 가치가 달라진다는 점이었다.

저자: 이언 스튜어트(Ian Stewart)

딜로이트 영국 수석 이코노미스트
런던정경대, 버크벡 칼리지, 퀸 메리 칼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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