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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10년 중국 경제 잘해야 4% 성장, 2% 밑돌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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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딜로이트 인사이트는 글로벌 경제 및 산업 구도에 영향을 주는 주요 이슈에 대한 인사이트를 소개하고 최신 경제산업 데이터와 그 함의를 분석한 ‘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를 매주 금요일에 발행합니다.

딜로이트 글로벌 수석 이코노미스트 아이라 칼리시(Ira Kalish) 박사를 비롯한 딜로이트 글로벌 이코노미스트 네트워크(DGEN)가 매주 배포하는 ‘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를 통해 중요한 세계 경제 동향을 간편하게 파악하실 수 있습니다. 

‘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는 국내 유력지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외부 배포되고 있으며, 딜로이트의 풍부최한 경제·산업 인사이트를 전달하는 플랫폼의 기초 콘텐츠로 자리잡을 것입니다.

많은 관심 및 활용을 부탁드립니다.

2023년 5월 4주차 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는 다음의 주요 이슈에 주목했습니다.

 1. 향후 10년 중국 경제 잘해야 4% 성장, 2% 밑돌 수도
  • 경제 구조 불균형 심각
  • 경제성장 둔화 신호 뚜렷
  • 최근 경제지표 혼재 양상

 

 

 

 

1. 향후 10년 중국 경제 잘해야 4% 성장, 2% 밑돌 수도

경제 구조 불균형 심각

지난 반 세기 동안 가장 중요한 경제적 사건은 중국 경제의 눈부신 성장이었다. 산업 대혁명을 제외한다면, 이는 아마 인류 역사상 가장 중요한 경제적 사건일 것이다. 중국은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에 기아국에서 중간소득 국가로 발전했다. 수억 명 인구가 중산층이 됐고, 또 수억 명 인구가 농촌에서 도시로 이주했다. 세계경제에서 중국의 입지는 변방국에서 2위 경제국으로 올라섰다. 내가 1996년 처음 중국을 여행했던 당시, 거리에는 자동차도 별로 없었고 시민들은 대부분 자전거를 타고 다녔다. 해외에서 이름을 날린 중국 기업도 전무했고, 인구 대부분은 농촌에 거주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떠한가. 중국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이자 세계 최대 자동차 수출국이다. 세계 일류 기업들이 중국에 자리를 잡고 있다. 인구 대부분은 도시에 산다. 내가 경제학 석사 과정을 밟을 때는 아직 중국이 부상하기 전이었는데, 당시 예비 경제학자로서 풀어내야 할 중대한 과제들 중 하나는 대규모 인구를 기아에서 벗어나게 하는 정책을 알아내는 것이었다. 중국은 그 방법을 알아냈고, 중국의 사례는 앞으로 수십년간 연구 대상이 될 것이다.

과거 얘기는 이쯤 하고 미래를 보자. 이제 중국 경제 규모는 거대해졌고, 향후 10년 이상 중국 경제의 향방이 세계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중국은 앞으로도 고속성장을 지속해 주요7개국(G7)과 같은 수준의 1인당 소득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결국 성장세가 둔화돼 중간소득 국가로 남을 것인가? 이는 중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 중요한 질문이다. 중국 경제의 경로는 세계경제 성장과 상품시장, 기후변화, 지정학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 경제가 얼마나 빠른 속도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인가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중국 경제통으로 알려진 마이클 페티스(Michael Pettis) 중국 베이징대학교 광화관리학원(경영대학원) 교수는 향후 10년간 중국 경제 성장이 억제될 것이고, 최상의 시나리오로 잡아도 성장률이 4%를 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페티스 교수의 중간 시나리오에서 제시된 성장률 전망치는 연간 1.5%~2.0%로, 한층 성숙한 경제 구조를 가진 선진국인 미국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 같은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면 중국은 결국 선진국 반열에 들지 못한 채 중간소득 국가로 머물게 되고, 미국의 세계 1위 경제대국 자리를 결코 빼앗지 못한다.

페티스 교수가 중국 경제 성장이 억제될 것이라 전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부 이유는 지난 20년간 중국 경제가 보여준 성장 경로 때문이다. 중국 경제가 급격히 성장한 배경에는 부동산, 인프라, 국유기업에 대한 막대한 투자가 작용했다. 그리고 이러한 투자금은 대체로 부채로 충당됐다. 현재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은 300%에 육박해, 신흥국 중에서도 매우 높은 수준이다.  가계부채도 급증해 가처분소득의 약 30%에 달한다. 페티스 교수는 이러한 상태가 영구히 지속될 수 없으며, 부채가 계속 증가하면 중국 경제가 지탱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투자는 좋은 것이다. 생산성과 생산 능력을 강화해 미래 산출량 증가를 뒷받침한다. 하지만 중국은 투자가 과도했다. 지난 20년간 GDP 대비 투자액 비율이 40%를 훌쩍 넘었고, 2010년에는 47%로 정점을 기록했다. 세계경제 평균인 약 25%, 신흥국 평균인 30%~35%, 선진국 평균인 약 20% 와 비교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다. 중국 경제만의 독특한 특징은 또 있다. 과도한 투자로 생산능력 과잉이 발생해, 경제가 지속 가능하지 않은 속도로 성장해 왔다. 특히 부동산 시장과 중공업 산업에서 이러한 현상이 심했다. 위안화 투자액 대비 경제성장 수준으로 본 투하자본 수익률(ROIC)은 여타 신흥국과 비교하면 낮은 편이다. 다시 말해 지금까지 투자가 매우 비효율적으로 이뤄졌으며, 심지어 헛된 일이었을 수 있다는 뜻이다.

페티스 교수는 중국 경제가 투자 의존형 구조에서 탈피해 반드시 리밸런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지 않으면 성장은커녕 경제 구조 자체가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다. GDP 대비 투자는 줄고 소비는 늘어야 한다. 그리고 투자 감소에 따른 급격한 경제성장 둔화를 막으려면 두 가지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먼저 투자 효율성이 개선돼야 한다. 부동산 투자를 줄이고 민간 첨단기술 부문 투자를 늘려야 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소비가 빠르게 성장해야 한다. 이를 위해 가계 소득이 더욱 증가해야 한다. 페티스 교수는 이 모든 일이 이뤄진다 하더라도 중국 경제성장률은 4.0% 수준에 그칠 것이며, 이러한 일들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2.0%를 밑돌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국 중국 경제 행보는 정부가 어떠한 정책 믹스를 펼치느냐가 좌우할 것이다.

경제성장 둔화 신호 뚜렷

중국 경제는 이미 성장 둔화 신호를 보내고 있다. 소비지출이 기대만큼 빠르게 반등하지 못하고 있으며, 청년 실업률이 급등하고, 민간 투자는 저조하며, 수출은 악화된 세계경제라는 역풍을 맞고 있다. 부동산시장이 장기간 침체에 빠지면서,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가계 자산이 타격을 받았다. 

중국 경제회복세가 예상보다 약하다는 뚜렷한 신호는 또 있다. 지난 4월 15일부터 5월 5일까지 중국 광둥(廣東) 성에서 개최된 광저우 무역박람회(Canton Fair)가 초라한 결과만 남기고 폐막한 것이다. 광저우 무역박람회는 중국 최대 무역박람회로, 여기서 체결되는 거래 규모가 중국산 제품에 대한 글로벌 수요를 나타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팬데믹으로 3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재개된 이번 박람회에서 거래 건수가 2019년의 약 3분의 1로 대폭 줄었다.1 

철광석 가격도 급락하면서 중국 수요 감소를 반영했다. 중국 향 철광석 수출 가격은 3월 초에 비해 23% 하락했다.2 중국이 ‘제로코로나’ 정책을 끝내고 경제활동을 재개했을 때, 중국 경제가 다시 폭발적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하지만 수요가 고개를 숙이면서, 철광석을 주 원재료로 하는 철강 생산이 4월 들어 급감했다. 중국 부동산 시장이 침체에 빠진 만큼 놀라운 일도 아니다. 철강 수요 감소는 중국 경제 전반 체력이 약해졌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중국의 대외 무역이 3월에 반짝 급증했다가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 4월 수입은 전년대비로 7.9% 감소하며 사상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고, 수출은 8.5% 증가하는 데 그치며 3월에 비해 증가율이 큰 폭 하락했다. 2022년 4월 수출입이 워낙 저조했던 탓에 기저효과가 나타날 법도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중국의 수입 감소는 내수와 대외 수요가 모두 약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외 수요가 약화되면 중국 수출품 생산에 투입되는 원자재 수입이 줄어든다. 현재 미국, 유럽, 신흥시장 경제가 모두 약화되면서 대외 수요가 악화되고 있다. 특히 한국의 대중 수출은 4월에 전년대비 26.5% 감소했다. 또 내수 약화로 중국의 석탄, 구리, 천연가스 수입량이 4월 들어 모두 줄었다.

쉬스타오(许思涛, Sitao Xu) 딜로이트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중국 인플레이션 지표에 대해 다음과 같은 견해를 남겼다.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률 둔화) 양상이 지속돼 통화정책이 한층 완화 기조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대비로 겨우 0.1% 상승했다. 3월에 기록한 상승률 0.7%에서도 크게 하락한 수준이다. 중국 고용시장의 유휴인력이 심각한 상태이므로 디스인플레이션 압력은 지속될 것이다. 게다가 생산자물가지수(PPI)도 3.6% 하락하며 3월 2.5% 하락한 데 이어 더욱 하락세가 뚜렷해졌다. 이에 따라 전방산업의 가격 결정력이 크게 약화됐다. 

연준의 긴축 사이클이 막바지에 이르기 전부터, 중국 통화정책이 재정정책보다 앞서 완화 기조로 향하는 것은 당연했다. 재정정책은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에 편중돼 있기 때문이다. 이제 미국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있는 만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PBoC)이 금리인하에 나설 명분이 더욱 커졌다. 앞서 인민은행은 모든 시중은행들에게 5월 15일자로 정기예금 및 요구불예금 금리의 상한선을 낮추라고 주문했다. 이는 기준금리 인하의 전초전으로 보인다.” 

최근 경제지표 혼재 양상

최근 중국 경제지표들은 혼재 양상을 보이고 있다. 소매판매는 급증했으나 기대에는 못 미쳤고, 산업생산과 고정자산 투자는 완만히 증가했으나 부동산 투자는 급감했다. 실업률은 하락했으나, 청년 실업률은 역대 최고 수준이다. 한편 고용시장 유휴여력이 넘쳐 인플레이션 압력은 낮게 유지되고 있다. 

세부적으로 중국 4월 소매판매는 전년비 18.4% 급증했다.3 3월의 10.6%에 비해서는 증가율이 높아진 것이지만, 전문가 예상치에는 못 미쳤다. 전년비 증가율이 높았던 이유는 2022년 4월 소매판매가 워낙 저조했던 탓으로 보인다. 하위 항목 중 자동차 판매가 5.4% 증가하는 데 그쳤다. 또 부동산 시장 침체의 영향으로 가전제품, 통신기기, 사무용품, 건축자재 판매가 모두 감소했다.

4월 산업생산은 전년비 5.6% 증가했고4, 1~4월 고정자산 투자도 전년비 4.7% 늘었다.5 제조업 투자는 6.4% 증가한 반면, 부동산 투자는 6.2% 감소했다.

고용시장 동향을 살펴보면, 실업률이 5.2%로 16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고,6 25~59세 실업률은 이보다도 낮은 4.2%를 기록했다. 하지만 2021년 말 14%를 웃돌던 16~24세 청년 실업률은 20.4%까지 올라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1,100만 명 이상의 대학 졸업자들이 고용시장에 합류할 예정인데, 고용시장이 이들을 흡수할 여력이 턱없이 부족한 것이다.

전반적으로 최근 중국 경제지표는 경제 약화를 신호하고 있다. 쉬스타오 중국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경기부양을 위해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가 계속되겠지만, 재정정책이 더욱 확장적으로 되기는 힘들 것이라 예상했다. 대신 주택 구매 등과 관련한 제한조치를 완화하는 방식으로 침체된 부동산 시장을 지원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이러한 정책이 실시되지 않고 있는 것을 보면 정책당국은 아직 패닉 버튼을 누를 때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 Export orders down at 1st full post-pandemic Canton Fair in China - Nikkei Asia
2 Weak Chinese demand pushes iron ore prices to five-month low | Financial Times (ft.com)
3 China Retail Sales YoY - April 2023 Data - 1993-2022 Historical - May Forecast (tradingeconomics.com)
4 China Industrial Production - April 2023 Data - 1990-2022 Historical - May Forecast (tradingeconomics.com)
5 China Fixed Asset Investment - April 2023 Data - 1996-2022 Historical - May Forecast (tradingeconomics.com)
6 China Unemployment Rate - April 2023 Data - 2002-2022 Historical - May Forecast (tradingeconomics.com)


저자: 아이라 칼리시(Ira  Kalish)

딜로이트 투쉬 토마츠(DTTL) 수석 글로벌 이코노미스트
배서칼리지 경제학 학사, 존스홉킨스대 국제경제학 박사
전 세계 경제·인구·사회가 글로벌 기업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집중 연구.

딜로이트 글로벌 이코노미스트 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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