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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국 중앙은행 “추가 긴축 불가피”… IMF 부총재 “물가-금융 안정 분리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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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로이트 인사이트는 글로벌 경제 및 산업 구도에 영향을 주는 주요 이슈에 대한 인사이트를 소개하고 최신 경제산업 데이터와 그 함의를 분석한 ‘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를 매주 금요일에 발행합니다.

딜로이트 글로벌 수석 이코노미스트 아이라 칼리시(Ira Kalish) 박사를 비롯한 딜로이트 글로벌 이코노미스트 네트워크(DGEN)가 매주 배포하는 ‘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를 통해 중요한 세계 경제 동향을 간편하게 파악하실 수 있습니다. 

‘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는 국내 유력지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외부 배포되고 있으며, 딜로이트의 풍부최한 경제·산업 인사이트를 전달하는 플랫폼의 기초 콘텐츠로 자리잡을 것입니다.

많은 관심 및 활용을 부탁드립니다.

2023년 6월 4주차 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는 다음의 주요 이슈에 주목했습니다.

1. 주요국 중앙은행 “추가 긴축 불가피”… IMF 부총재 “물가-금융 안정 분리 고민”

  • 주요국 중앙은행 수장들, “추가 금리인상 필요” 역설
  • IMF 부총재 “물가 vs. 금융 안정성 사이 긴장, 해소 필요”

1. 주요국 중앙은행 “추가 긴축 불가피”...IMF 부총재 “물가-금융 안정 분리 고민”

세계경제가 예상보다 강한 회복력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2년간 어떤 상황이 발생했는지 살펴보자.  팬데믹이 물러가면서 경제 회복이 시작됨과 동시에 인플레이션이 무서운 속도로 가속화되며 북미와 유럽에서 40년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일본 물가도 낮은 수준이지만 같은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자 일본을 제외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수십 년 만에 가장 가파른 속도로 금리인상에 나섰다. 그러는 동안 우크라이나에서 발발한 전쟁으로 원자재 가격이 치솟아 인플레이션이 더욱 심화되는 한편, 소비자 구매력은 위축됐고 여러 산업의 공급망이 와해됐다.

이에 따라 지난 2022년에는 글로벌 경기침체가 임박했다는 공포가 퍼졌으나, 실제로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오히려 북미와 유럽 경제는 성장세를 유지했고, 중국과 일본 경제는 되살아났다. 특히 미국은 소비자 신뢰도가 반등하고 있다. 또 미국발 은행 위기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유로존의 위험 프리미엄은 되레 낮아졌다.

한편 고용시장의 경색 양상이 지속되면서 임금 상승세를 가속화해 ‘임금-물가 악순환’(wage-price spiral)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은 지난해 정점을 찍은 후 완화되고 있으며, 특히 에너지 가격이 급격하게 떨어진 영향을 받고 있다. 현재 주요7개국(G7) 중 경기침체에 빠진 국가는 독일뿐이다. 여타 주요국들은 느린 속도이기는 하지만 경제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경기침체 위험을 시사하는 유일한 중대 지표는 수익률곡선의 역전(단기 금리가 장기 금리를 넘어서는 현상)이다. 수익률곡선의 역전은 통상 경기침체의 강력한 전조로 간주되지만, 수익률 곡선이 역전된 후 실제로 경기침체가 발생하기까지는 시간차가 길다. 이를 감안하면 경기침체는 올해가 아니라 그리 멀지 않은 미래인 2024년이나 2025년, 혹은 그 이후에 도래할 가능성이 있다.

주요국 중앙은행 수장들, “추가 금리인상 필요” 역설

글로벌 경제가 이처럼 강력한 회복력을 보여주는 가운데, 지난 28일 포르투갈 신트라에 모인 주요국 중앙은행 정책 결정자들은 한 목소리로 금리인상 주기가 끝나간다는 시장의 기대가 성급할 수 있다며 경계의 목소리를 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주최한 이번 통화정책 포럼에 모인 중앙은행 관계자들은 공격적인 긴축정책에도 불구하고 경제가 인플레이션 압력을 억제할 정도로 충분히 둔화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에 좌절감을 나타냈다. 주요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꾸준히 하락하고 있으나, 변동성이 높은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물가는 좀체 꺾이지 않고 있다. 게다가 고용시장이 매우 타이트한 양상을 지속해, 고용비용 상승이 높은 인플레이션을 고착화할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주목할 것은 CPI 상승률이 그나마 하락한 것은 중앙은행의 긴축정책 때문이 아니라 애초에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린 요인들이 사라졌기 때문이라는 점이다. 와해됐던 공급망이 회복되고 있고, 재화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감소하고 있으며, 에너지 가격도 하락 중이다. 

각국 중앙은행 총재들은 하나같이 추가 금리인상을 예고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 잉글랜드은행(BOE), ECB의 수장들은 인플레이션이 아직 꺾이지 않았다는 인식을 공유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현재 통화정책 기조는 경기 제약적(restrictive)이지만, 충분히 제약적이지는 않고 충분히 오랫동안 제약적이지 않았을 수 있다”고 평가하면서, “고용시장이 경제를 실제로 견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그의 발언은 추가 금리인상 신호로 간주된다. 실제로 미국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의 투자자들이 예상하는 7월 연준의 금리인상 확률은 파월 의장의 발언 전 74%에서 이후 79%로 상승했다. 다만 파월 의장은 고용시장 수급 균형을 맞추기 위해 반드시 경기침체가 발생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임금 상승 압력이 강하지만 결국 하락할 것”이라며, 미국 실업자당 빈 일자리(구인배율) 지표가 현재 1.7개로 2년 만에 최저치라는 점에 주목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도 “근원 인플레이션, 특히 유로존 역내 물가가 안정화되고 완화되고 있다는 가시적인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유로존 CPI 상승률은 6.1%로 미국의 4.0%보다 훨씬 높다. 영국은 8.7%로 유로존보다도 높다. 유로존 인플레이션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천연가스 가격이 폭등하면서 시작됐으나, 에너지 가격이 안정화된 현재도 식품 물가가 높아 인플레이션이 좀체 꺾이지 않고 있다. 유로존 경제는 긴축 통화정책과 전쟁이 에너지 시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에도 불구하고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앤드류 베일리 BOE 총재는 영국의 CPI 상승률은 향후 수개월 내 대폭 하락하겠지만, 근원 인플레이션이 지나치게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일부 원인으로 고용시장 불균형을 꼽았다. 노동 수요는 전례 없이 높은데 경제활동 참가율이 낮아지면서 노동 공급이 위축됐고, 이로 인해 대규모 임금 상승이 높은 인플레이션을 고착화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BOE의 통화정책은 고용시장이 주도하는 인플레이션이라는 척추를 끊는 쪽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영국은 실업률이 상승해야 물가를 잡을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BOE는 올해 영국에서는 경기침체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경제 전망을 상향했다.

주요국 중 일본만이 유일하게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일본의 근원 인플레이션이 4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음에도 불구하고,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는 고용시장이 제한된 공급과 높은 인플레이션 상황을 잘 타개하고 있다며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그는 “30여년 만에 처음으로 2%가량의 임금 상승률을 기록해, 기대인플레이션과 임금 책정 관행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이는 좋은 신호”라고 말했다. 우에다 총재는 인플레이션의 주 원인은 과잉 수요가 아니라 공급 문제라는 판단 하에 긴축정책으로 전환하는 것을 주저하고 있다. 그는 통화정책 기조의 변경이 경제 회복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를 지속적으로 표시해 왔다. 다만 그도 인플레이션이 2024년까지 가속화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면 통화정책 기조를 수정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IMF 부총재, “물가 vs. 금융 안정성 사이 긴장, 해소 방책 필요”

이번 정책 포럼에 참석한 기타 고피너스 국제통화기금(IMF) 부총재는 인플레이션이 생각보다 빠르게 완화되지 않고 고착화 양상(sticky)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금융시장이 예상하는 것보다 중앙은행이 더 큰 폭으로 긴축 정책을 지속해야 한다면 최근 1년새 한국, 영국 그리고 미국에서 경험한 바와 같이 금융 스트레스 양상이 초래될 수도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금융시스템이 심각한 위기에 처할 수도 있는 만큼, 물가 안정과 금융안정이라는 이중목표 사이의 균형을 잡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금융 스트레스가 심각할 때는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과 전쟁’의 수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면서, 연준이 6월 정책회의에서 금리 동결 결정을 내린 것은 최근 은행 위기의 여파를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고피너스 부총재는 이 자리에서 지금 중앙은행들이 당면한 ‘통화정책의 불편한 진실 세 가지’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1

  • 인플레이션이 중앙은행들의 안정목표치까지 떨어지는 데 지나치게 오랜 시간이 걸리고 있다. 이는 각국 중앙은행들이 경제성장 악화를 감수하더라도 계속 인플레이션과 싸워야 한다는 의미다.
  • 긴축 통화정책이 지속되면 금융 스트레스가 가중돼, 물가 안정과 금융 안정성 유지라는 두 가지 목표가 상충하게 된다. 중앙은행들이 추가 수단을 활용해 물가 안정과 금융 안정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분리할 수도 있지만, 아직은 그러한 방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
  • 앞으로 중앙은행들이 팬데믹 이전 보다 더 많은 인플레이션 상방 위험에 맞닥뜨릴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통화정책 전략과 더불어 포워드 가이던스 및 양적완화 등 다양한 수단도 이러한 상황에 맞춰 개선할 필요가 있다.

고피너스 부총재는 ECB를 비롯한 많은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취한 조치가 고무적이기는 하지만, 앞으로의 전투는 더욱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과정에서 금융 스트레스가 가중되고 경제성장이 더욱 느려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는 우리 모두가 물가 안정을 달성하지 못하면 지속적인 경제 성장도 없다는 것을 잘 안다면서, 낮은 인플레이션이란 것이 당장은 매우 달성하기 힘들지만 그렇다고 아예 낯선 과제도 아니고 중앙은행의 노력을 통해서 충분히 이룰 수 있는 목표라고 강조했다.


1 Three Uncomfortable Truths For Monetary Policy (imf.org)

아이라 칼리시(Ira Kalish)

딜로이트 투쉬 토마츠(DTTL) 수석 글로벌 이코노미스트
배서칼리지 경제학 학사, 존스홉킨스대 국제경제학 박사
전 세계 경제·인구·사회가 글로벌 기업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집중 연구.

딜로이트 글로벌 이코노미스트 네트워크

딜로이트 글로벌 이코노미스트 네트워크(Deloitte Global Economist Network, DGEN)는 다양한 이력과 전문성을 지닌 이코노미스트들이 모여 시의성 있고 흥미로운 콘텐츠를 생산하는 그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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