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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전기차 굴기’ 중국에 보조금 조사로 무역전쟁 포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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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딜로이트 인사이트는 글로벌 경제 및 산업 구도에 영향을 주는 주요 이슈에 대한 인사이트를 소개하고 최신 경제산업 데이터와 그 함의를 분석한 ‘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를 매주 금요일에 발행합니다.

딜로이트 글로벌 수석 이코노미스트 아이라 칼리시(Ira Kalish) 박사를 비롯한 딜로이트 글로벌 이코노미스트 네트워크(DGEN)가 매주 배포하는 ‘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를 통해 중요한 세계 경제 동향을 간편하게 파악하실 수 있습니다. 

‘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는 국내 유력지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외부 배포되고 있으며, 딜로이트의 풍부최한 경제·산업 인사이트를 전달하는 플랫폼의 기초 콘텐츠로 자리잡을 것입니다.

많은 관심 및 활용을 부탁드립니다.

2023년 9월 3주차 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는 다음의 주요 이슈에 주목했습니다.

  • EU, ‘전기차 굴기’ 중국에 보조금 조사로 무역전쟁 포문
  • ’24년 세계경제, 회복세 주춤… “눈덩이 부채 뇌관 위험”

1. EU, ‘전기차 굴기’ 중국에 보조금 조사로 무역전쟁 포문

중국 경제가 좀체 강하게 회복하지 못하고 하강 국면을 걷고 있는 와중에도 글로벌 시장의 관심을 끄는 부문이 하나 있다. 바로 자동차 부문이다. 중국은 자동차 수출 물량이 2021년 이후 매달 네 배씩 늘어, 세계 최대 자동차 수출국이라는 고지를 눈 앞에 두고 있다.1  그 중 일등공신은 바로 전기차다.

자동차 수출은 이처럼 강력하지만, 중국 자동차 내수는 부진하고2  중국 내 생산능력이 과잉 상태다.3 자동차 제조사들이 과도하게 많아진 탓이다. 애초에 이들 중 일부는 문을 닫고 일부는 시장 통합 과정에서 대기업에 흡수되며, 자연스럽게 정리될 것으로 예상됐다.4  하지만 수익을 내지 못하는 많은 제조사들이 지방정부와 국유은행들의 지원으로 연명하면서, 자연스러운 시장 통합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정부 보조금뿐 아니라 중국 내 풍부한 광물 자원 또한 중국 제조사들을 연명시키는 요인이다. 이들은 여타 지역의 제조사들보다 전기차 배터리 생산에 필요한 리튬 등 핵심 광물을 더욱 손쉽게 확보할 수 있다. 또 중국은 여타 지역에 비해 전력 비용과 인건비도 낮다.

내수 시장이 받쳐주지 않자 수출 시장이 중국 자동차 제조사들의 중요한 성공 요인이 됐다. 그 중에서도 유럽 시장이 가장 중요하다. 유럽은 2035년을 기점으로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를 중단하고 완전히 전기차로 전환할 계획이다. 중국은 이에 따른 시장 잠재력을 놓치지 않고 유럽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해 왔다. 

현재 유럽에서 판매되는 전기차의 약 20%가 중국 완성차 업체(OEM)들이 생산한 것이다. 유럽 제조사들도 생산능력을 키우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중국 제조사와 가격 경쟁에서 맥을 못 추고 있다. 2023년 1~7월 유럽시장에서 판매된 중국산 전기차 물량은 전년 동기 대비 113%, 2020년 동기 대비로는 무려 3,205%나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5 EU는 현재 유럽에서 판매되는 중국산 전기차 가격이 유럽산보다 약 20% 낮은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자동차 산업을 둘러싼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중국의 강점과 약점이 모두 드러나고 있다. 중국은 풍부한 광물 자원을 발판 삼아 첨단 전기차 개발 능력을 강점으로 지니고 있다. 반면 지방정부와 국영은행들의 막대한 보조금에 연명하는 과도한 생산능력은 분명 약점이다. 여기에 미국과 유럽까지 보조금 경쟁에 합세해 전 세계적으로 생산능력 과잉을 부추기고 있다.

EU, 중국 전기차 보조금 조사...중국 업체들에 대한 ‘견제’

값 싼 중국산 전기차가 유럽시장을 장악할 태세를 보이자, EU 집행위원회가 중국 전기차 업체를 대상으로 보조금 조사에 착수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중국 보조금이 유럽 전기차 시장을 왜곡하고 있다는 이유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13일 “글로벌 시장에 값 싼 중국산 전기차가 밀려들고 있으며, 이들은 막대한 정부 보조금으로 인위적으로 가격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EU는 역내 기업들에 대해서도 이러한 불공정 경쟁을 용납하지 않으므로, 역외 기업들이라고 예외가 될 수 없다”며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반(反)보조금 조사에 착수한다”고 발표했다.6 

조사 결과에 따라 중국산 전기차에 징벌적 관세가 부과될 수 있다는 예상에 EU 집행위원회의 보조금 조사가 발표된 13일 중국 자동차 종목들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EU는 역내 전기차 산업이 태양광 패널 산업과 같은 신세가 될까 우려하고 있다. 전기차와 마찬가지로 값 싼 중국산 태양광 패널이 유럽시장으로 밀려들어오자 EU는 중국산 제품에 징벌적 관세를 부과했으나, 유럽시장 내 공급 확보를 위해 결국 관세를 다시 낮췄던 경험이 있다.

EU의 이러한 조치에 중국은 ‘노골적인 보호무역주의’라고 반발하고 있다.7  왕루퉁(王魯彤) 중국 외교부 유럽사 사장(국장)은 “많은 EU 국가들이 전기차 산업에 보조금을 지급한다”며, 독일과 프랑스의 세제감면 및 가계 직접 보조금 등 전기차 판매를 촉진하기 위한 인센티브를 언급했다. 또 중국 재계는 중국산 전기차의 가격경쟁력은 보조금 때문이 아니라 “끊임없이 혁신의 경계를 무너뜨린 결과”라고 주장하고 있다. EU 회원국들은 EU의 보조금 조사에 지지를 표명하고 있지만, 재계 일각에서는 중국의 보복조치를 우려하고 있다. 

한편 EU 각국은 국내 전기차 산업이 고사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개별적 조치를 고심 중이다. 대표적으로 프랑스 정부는 제조사가 배출하는 탄소량에 기반해 전기차에 보조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화력발전에 생산을 의존하는 중국 자동차 제조사들이 큰 타격을 입게 된다.


1 China set to overtake Japan as world’s biggest car exporter | Financial Times (ft.com)
2 Ibid.
3 Ibid.
4 Ibid.
5 China condemns EU probe into electric vehicle subsidies as ‘sheer protectionism’ | South China Morning Post (scmp.com)
6 EU to launch anti-subsidy probe into Chinese electric vehicles | Financial Times (ft.com)
7 China condemns EU probe into electric vehicle subsidies as ‘sheer protectionism’ | South China Morning Post (scmp.com)

2. ’24년 세계경제, 회복세 주춤… “눈덩이 부채 뇌관 위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최신 세계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상반기 놀라운 회복력을 보여준 세계경제에 심각한 역풍이 밀려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올해 하반기부터 2024년까지 세계경제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OECD는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상대적으로 긴축 통화정책 기조를 지속하면서 인플레이션은 계속 완화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또한 1970년대 중반과 같이 인플레이션 재발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현재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빠르게 하락 중이지만, 변동성이 높은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은 노동시장 경색 영향으로 여전히 높은 상태라는 사실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가별로 한국 경제 성장률은 올해 1.5%, 내년 2.1%로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중국 경제성장률은 올해 5.1% 기록 후 2024년에 4.6%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은 2.2%에서 1.3%로, 일본도 1.8%에서 1.0%로, 인도도 6.3%에서 6.0%로 각각 성장률이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유로존 경제 성장률은 올해 0.6%에서 내년 1.1%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 유로존과 영국의 경우 올해 하반기 경제성장세가 워낙 저조했던 탓에 반등효과가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OECD는 매년 6월과 11월 회원국 경제 전망을 내며, 3월과 9월에는 주요 20개국(G20) 중심의 중간 경제전망을 발표한다. 예측의 정확도를 떠나 주요 경제학자들이 세계경제를 어떻게 조망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유용한 통로다.

인플레이션은 미국, 유로존, 일본 모두 2024년에 완화되며 비슷한 수준으로 수렴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과 유로존은 조만간 긴축 통화정책 사이클이 끝나고, 2024년 하반기까지 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 물가상승률은 올해 3.4%에 이어 내년에 2.6%로 완만해질 것으로 제시했으며, 역시 6월 전망치와 동일했다.

OECD는 각국 정책입안자들에게 통화정책과 재정 정직성에 있어 긴장을 늦추지 말 것을 주문하면서도, 무역 자유화를 지속해 경제성장을 촉진하고 부정적 인구학적 변화와 기후변화의 충격 등 심각한 역풍을 극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OECD는 자유무역이 경쟁, 혁신, 생산성 향상을 촉구하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다시 말하지만, OECD가 자유무역을 주창하는 입장을 내놓았다는 것은 각국 정부의 실제 움직임과 달리 주요 경제학자들이 여전히 자유무역의 힘을 신봉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 가운데 세계무역기구(WTO)는 전 세계가 무역 블록으로 분열돼 경제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관세 및 비관세 장벽으로 전 세계가 블록화돼, 효율성이 악화되고 무역규모가 축소되고 비용이 증대하고 생산성 증가율이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글로벌 경제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WTO는 무역 블록에 따른 폐해를 증명하기 위해 사고실험을 실시했다. 유엔총회 투표 결과를 기반으로 외교정책에 따라 전 세계를 두 개의 블록으로 나눠본 것이다. 그 결과 지난 1년간 블록 내 무역규모가 블록간 무역규모보다 훨씬 빠르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WTO는 미국의 대중 관세 및 수출금지 등 각국의 제한조치를 원인으로 봤다.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WTO 사무총장은 “1945년 이후 세계경제 질서는 무역과 경제관계 확대를 통한 국가간 상호의존이 평화를 촉진하고 번영을 공유할 수 있는 길이라는 신념에 의거했으나, 이제 이러한 신념뿐 아니라 예측가능하고 열린 세계경제라는 미래 또한 위협받고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지정학적 긴장이 자유무역 시스템이 선사하는 경제 및 정치 혜택을 저해하고 있다는 뜻이다.

WTO는 탈세계화는 발생하지 않고 있으며 실제로 무역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다소 비효율적인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재(再)세계화를 추구해야만 전 세계가 경제성장, 인플레이션, 기후변화, 심지어 안보 문제까지 더욱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BIS “긴축 통화정책에도 글로벌 금융시장 견조”

국제결제은행(BIS)은 최신 금융시장 전망에서 긴축 통화정책의 끝이 보이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금융시장 이슈로부터 거시경제 이슈로 초점을 바꾸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다수 국가의 국채 수익률이 상승했으며, 특히 미국 수익률이 유로존보다 빠르게 오르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미국 경제가 유로존보다 강력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에 인플레이션이 반영된 실질 수익률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또한 일본은행이 조만간 긴축으로 선회할 것이라는 전망에 미국 국채가 매도세에 몰린 것도 미 국채 수익률을 끌어올린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편 중국 국채 수익률은 경제 비관론, 확장적 통화정책, 매우 낮은 인플레이션 등의 요인으로 하락했다.

BIS는 대부분 신흥국 통화정책이 완화 기조로 전환하거나 숨고르기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신흥국에서 위험투자가 증가해 상대적으로 고수익 통화들의 자본유입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선진국 기업들의 위험회피 추세는 일부 신흥국 통화 가치를 억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중국 경제성장이 저조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중 수출 의존도가 높은 신흥국 통화에 추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세계경제에 심각한 역풍이 몰려오고 주요국의 긴축 통화정책이 지속됨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금융시장은 견조한 양상을 유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해부터 시장 변동성이 대폭 줄고, 주가지수들은 회복력을 보여주고 있으며, 리스크 프리미엄이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BIS는 금융시장의 이러한 신호들은 경기침체가 임박했다는 전망과는 거리가 멀다고 설명했다.

IIF “글로벌 부채 비율, 다시 증가세로 빨간 불”

국제금융연구소(IIF)가 발표한 ‘글로벌 부채 모니터’에 따르면, 세계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정부, 금융기관 및 비금융기관, 가계 부채 총합) 비율이 2년간 하락하다가 다시 상승하기 시작했다. 

팬데믹 기간 각국 정부가 경제 안정화를 위해 재정 지출을 대폭 늘리면서, 부채 비율은 360%까지 급등했지만, 이후 인플레이션으로 부채의 실질가치가 하락하면서 7개 분기 연속 줄어드는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올해 6월 현재 글로벌 GDP 대비 부채 비율이 다시 336%까지 오르며 올해 연초 이후 2%포인트 상승했다. 반년 새 10조 달러가 늘었다.

문제는 자본조달 비용이 상승하는 시기와 맞물려 부채가 증가하면서 정부, 기업, 가계 모두에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청정 에너지 전환이 본격화되면서 각국 정부와 기업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야 하는 시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부채가 증가하면 정부와 기업의 투자 유연성이 떨어지고, 경기부양을 위한 정부의 재정정책 유연성도 악화된다. IIF는 올해 부채 증가분 중 80%가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에서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IIF는 한국에 대해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100%를 넘어 스위스, 호주, 캐나다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이는 전 세계 가계부채 비율 평균 62%를 크게 상회하는 것이다.


* 9월 4주차 ‘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는 추석 연휴로 인해 휴재 예정이오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저자: 아이라 칼리시(Ira Kalish)

딜로이트 투쉬 토마츠(DTTL) 수석 글로벌 이코노미스트
배서칼리지 경제학 학사, 존스홉킨스대 국제경제학 박사
전 세계 경제·인구·사회가 글로벌 기업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집중 연구.

딜로이트 글로벌 이코노미스트 네트워크

딜로이트 글로벌 이코노미스트 네트워크(Deloitte Global Economist Network, DGEN)는 다양한 이력과 전문성을 지닌 이코노미스트들이 모여 시의성 있고 흥미로운 콘텐츠를 생산하는 그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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