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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채권·외환 시장 변동성, 원인과 여파
글로벌 No. 1 딜로이트 글로벌 이코노미스트의 최신 세계 경제 뉴스와 트렌드 분석을 전합니다.
안녕하세요.
딜로이트 인사이트는 글로벌 경제 및 산업 구도에 영향을 주는 주요 이슈에 대한 인사이트를 소개하고 최신 경제산업 데이터와 그 함의를 분석한 ‘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를 매주 금요일에 발행합니다.
딜로이트 글로벌 수석 이코노미스트 아이라 칼리시(Ira Kalish) 박사를 비롯한 딜로이트 글로벌 이코노미스트 네트워크(DGEN)가 매주 배포하는 ‘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를 통해 중요한 세계 경제 동향을 간편하게 파악하실 수 있습니다.
‘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는 국내 유력지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외부 배포되고 있으며, 딜로이트의 풍부최한 경제·산업 인사이트를 전달하는 플랫폼의 기초 콘텐츠로 자리잡을 것입니다.
많은 관심 및 활용을 부탁드립니다.
2023년 10월 2주차 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는 다음의 주요 이슈에 주목했습니다.
1. 글로벌 채권·외환 시장 변동성, 원인과 여파
- 최근 주요국 국채금리 일제히 급등
- 이-팔 무력충돌 후 금리 반락…진짜 배경은 ‘연준’
- MF “국채금리 급등, 금융 안정 해쳐” vs. 옐런 “문제없다”
1. 글로벌 채권·외환 시장 변동성 원인과 여파
최근 주요국 국채금리 일제히 급등
지난주까지 주요국 국채금리가 급등하며 글로벌 금융시장이 바짝 긴장했다. 국채시장 벤치마크인 미국 국채(Treasury) 10년물 금리는 이달 6일 4.8852%까지 오르며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독일 국채(Bund) 10년물 금리도 2.97%로 2011년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이탈리아 국채(BTP) 10년물 금리는 4.95%로 2012년 이후 최고치로 올라섰다. 여타 국가 국채금리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이는 우선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경제지표들이 연이어 예상을 웃돌며 경제성장 낙관론이 확산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당초 예상보다 장기간 고금리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국채금리를 끌어올린 요인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최근 국채금리 상승의 배경으로 주요국 재정정책의 지속가능성을 둘러싼 투자자들의 우려 심화를 꼽기도 한다. 특히 이탈리아의 경우 재정 건전성 하락이 국채금리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선진국의 경우 재정정책을 국채금리 급등의 주요 원인으로 꼽기에는 불확실한 측면이 많다.
미국의 경우 실업률이 역대 최저 수준임에도 2023회계연도(2022.08~2023.09)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이 7%에 접근할 것으로 예상되는 정도로 이례적으로 높다. 더구나 미국 의회예산국(CBO)은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이 계속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미국 재정적자는 국채금리 상승의 일부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어떻게 해석하든 시장의 기대인플레이션(BEI: breakeven inflation rate)과 괴리된 수준까지 국채금리가 상승했다는 것은 투자 자금을 두고 기업과 정부가 경쟁할 수도 있다는 뜻이기 때문에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실상 긴축 통화정책 환경에서도 기업 투자는 놀라울 정도로 활발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또한 향후 수년간 기업들은 신기술, 공급망 재편, 청정 에너지, 기후변화 대응 등을 위해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실정이다. 따라서 자본에 대한 수요가 더욱 높아져 자본조달 비용에 상승 압력을 줄 가능성이 크다.
국채금리가 상승하면서 주식시장에는 강한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 국채금리 급등세가 지속되면 기업 설비투자, 인수합병(M&A) 거래량, 주택시장 경기, 자산가격 등에 심각한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자산가격이 하락하면 금융기관 담보 가치가 하락해 부실 요인이 되며, 가계의 자산이 축소돼 소비지출이 위축되는 마이너스 부의 효과(wealth effect)가 나타날 수 있다. 대출 상환 부담이 증가하는 것 역시 소비지출에 악영향을 준다.
한편 미 국채금리가 상승하면서 미국 달러화 가치가 더욱 강한 상승 압력을 받았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고수익과 안전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 미 국채로 몰린 영향이다. 유럽 국채금리도 상승했으나, 인플레이션을 반영한 실질 금리는 미국이 유럽보다 높기 때문에 유럽 국채보다 미 국채로 수요가 몰렸다. 또한 경제 성장세도 미국이 유럽보다 양호해, 긴축 통화정책 사이클이 미국에서 더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유로와 파운드는 평가절하 압력을 받았다.
일본 엔화도 미 달러 대비 하락하며, 일본 관료들의 구두개입에도 불구하고 심리적으로 중요한 지지선인 달러당 150엔이 뚫렸다. 다만 엔은 이내 달러당 150엔 밑으로 회복했는데, 이는 엔화 가치의 추가 하락을 용인하지 않는 정책 개입이 실제로 이행될 경우에 대비한 투자자들의 움직임 때문으로 풀이된다.
강달러 기조가 유지되면 미국의 경우 수입물가가 하락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되는 반면, 수출 경쟁력은 떨어진다. 일본은 수출 경쟁력은 강화되지만, 인플레이션율이 상승해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 향방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유럽 또한 미 달러 대비 유로화 가치가 하락하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한층 심화될 수 있다.
이-팔 무력충돌 후 금리 반락...진짜 배경은 ‘연준’
국채 금리 급등세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무력 충돌의 즉각적 여파로 반전 국면을 맞이했다. 통상 지정학적 사태가 발생하면 투자자들이 미 국채 등 안전자산으로 도피한다. 하마스 무장정파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이-팔 본격 전쟁 우려가 심화되면서, 투자자들이 미 국채를 대량 매수해 금리가 하락한 것이다.
하지만 여타 주요국 국채에 비해 미 국채 금리는 단 이틀만에 무려 18bp (1bp=0.01%포인트) 하락했는데, 이러한 급격한 반전 양상의 배경에는 다른 요인도 작용했다.
첫째, 지난주 국채 금리가 급등하자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 정책결정자들의 입에서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이 나온 것. 올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투표권을 가진 로리 로건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이하 ‘연은’) 총재는 “(단기물보다 장기물 금리가 높아지는) 기간 프리미엄이 상승하면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 필요성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필립 제퍼슨 연준 부의장도 “올해 기준금리 인상 여부 결정 시 채권 금리 상승으로 인해 금융 여건이 긴축된 상황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고,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도 “미 국채 금리가 지금처럼 높게 유지되면 추가 금리인상에 나설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데일리 총재는 9월 FOMC 회의 이후 국채 금리 상승폭은 기준금리를 약 25bp 인상한 것과 같은 금융 여건 긴축 효과를 낸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둘째, 미국 근원 인플레이션이 드디어 완화되면서, 추가 금리인상 필요성이 줄고 있다.
셋째, 미국 9월 고용지표가 강력했으나, 최신 구매관리자지수(PMI)를 보면 미국 민간경제가 둔화되고 있어 4분기 경제 성장이 정체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모든 요인은 연준 통화정책의 기조 선회를 위한 발판이 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일부 투자자들은 지난 7월을 마지막으로 연준이 금리인상 사이클을 끝낼 수 있다는 전망에 베팅하고 있다. 연준이 추가 금리인상에 나선다 하더라도 두 차례 이상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 예상하는 투자자는 거의 없다. 따라서 이번 주 미 국채 금리 반락은 연준 통화정책에 대한 투자자들의 전망이 이처럼 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채 금리가 반락하면서 주가지수들은 반등했다.
IMF “국채금리 급등, 금융 안정 해쳐” vs. 옐런 “문제없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은 반기 ‘글로벌 금융 안정성’(Global Financial Stability) 보고서에서 “최근 국채 금리 급등이 금융시장 안정성에 위협을 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IMF는 “매우 급격한 움직임이 발생하면 시장 참여자들이 이에 맞춰 투자 포지션을 바꾸고, 금융 시스템 내에서 가속 요인들이 작동하기 때문에, 불안정성이 촉발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정 시간이 지나면 안정을 되찾겠지만, 최근 국채시장 소요로 인해 분명히 위험은 높아졌다”며, “각국 금융규제 당국은 잠재적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 중형 상업은행들의 재무 건전성이 흔들릴 수 있다. 일부의 경우 자산가치가 시가평가에 의해 하락할 수 있고, 민간 부동산 담보대출의 디폴트 건수가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IMF는 “자산가치 하락이 신용시장 붕괴로 이어지는 ‘악순환 고리’가 형성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지금까지 국채 금리 상승으로 금융시장이 기능 장애를 보이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그는 “금리가 변동성을 보이면 시장 기능이 어느 정도 영향을 받지만, 이는 통상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지난주 일시 국채 금리 급등세를 촉발한 강력한 미국 고용 보고서에 대해서도 좋은 소식이라고 평가했다. 옐런 장관은 “노동 수요가 강력하지만 임금상승률은 어느 정도 억제되고 있고 근원인플레이션도 ‘바람직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일자리가 크게 증가한 것은 노동시장이 과열됐기 때문이 아니라 경제활동 참가율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IMF는 연준의 금리동결을 전망하는 대부분 투자자들과 달리, 연준뿐 아니라 주요국 중앙은행들에게 긴축 기조를 유지하라고 주문했다. 피에르-올리비에 구린샤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긴축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경제가 예상 외로 상방 흐름을 보이는 시기에는 지나치게 이른 시기에 긴축을 중단하면 조금 늦게 중단하는 것보다 더 큰 대가를 치러야 할 수 있다”고 이 같은 주문의 배경을 설명했다.
저자: 아이라 칼리시(Ira Kalish)
딜로이트 투쉬 토마츠(DTTL) 수석 글로벌 이코노미스트
배서칼리지 경제학 학사, 존스홉킨스대 국제경제학 박사
전 세계 경제·인구·사회가 글로벌 기업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집중 연구.
딜로이트 글로벌 이코노미스트 네트워크
딜로이트 글로벌 이코노미스트 네트워크(Deloitte Global Economist Network, DGEN)는 다양한 이력과 전문성을 지닌 이코노미스트들이 모여 시의성 있고 흥미로운 콘텐츠를 생산하는 그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