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
‘작은 사치’의 진짜 주인공은 남성...립스틱 넘어 버번 지표 보라
글로벌 No. 1 딜로이트 글로벌 이코노미스트의 최신 세계 경제 뉴스와 트렌드 분석을 전합니다.
안녕하세요.
딜로이트 인사이트는 글로벌 경제 및 산업 구도에 영향을 주는 주요 이슈에 대한 인사이트를 소개하고 최신 경제산업 데이터와 그 함의를 분석한 ‘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를 매주 금요일에 발행합니다.
딜로이트 글로벌 수석 이코노미스트 아이라 칼리시(Ira Kalish) 박사를 비롯한 딜로이트 글로벌 이코노미스트 네트워크(DGEN)가 매주 배포하는 ‘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를 통해 중요한 세계 경제 동향을 간편하게 파악하실 수 있습니다.
‘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는 국내 유력지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외부 배포되고 있으며, 딜로이트의 풍부최한 경제·산업 인사이트를 전달하는 플랫폼의 기초 콘텐츠로 자리잡을 것입니다.
많은 관심 및 활용을 부탁드립니다.
2023년 5월 3주차 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는 다음의 주요 이슈에 주목했습니다.
1. ‘작은 사치’의 진짜 주인공은 남성…립스틱 넘어 버번 지표 보라
- 작은 사치, 절대 우습게 볼 수 없다
- 진짜 주인공은 남자…의외의 사치 소비 행태
- 미국 데이터로 본 사치 소비의 동기
- 유통 및 소비재 기업, 새로운 매출 기회를 발견하라
1. ‘작은 사치’의 진짜 주인공은 남성...립스틱 넘어 버번 지표 보라
물가가 오르고 경기가 악화되면 많은 소비자들이 절약을 하고 아예 소비를 포기하기도 하지만, 또한 살기가 팍팍할수록 ‘소소한 사치’(affordable luxury)를 즐기는 행태가 뚜렷해진다. ‘사치 소비’(splurge spending 혹은 consumer splurging)는 순전히 즐거움이나 자기만족, 과시 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물건에 필요 이상의 돈을 쓰는 행태를 말한다. 소매업과 소비재 기업들은 어떤 소비자가 무슨 이유로 어떤 품목으로 사치를 즐기는지 파악해야 매출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잘 알려진 ‘립스틱 지수’(lipstick index)는 경기 침체기에 저렴한 사치품의 판매가 증가한다는 통념에 근거해 불황을 예측하는 지수로 활용되곤 한다.1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 기업인 에스티 로더(Estee Lauder)의 상속자 레오나르도 로더(Leonard Lauder)가 2001년 불황에도 립스틱 판매가 증가한 데 착안해 만든 지수로 알려져 있다. 이 지수를 언급할 때 우리는 이 작은 사치품이 소비자들의 지갑사정에 큰 부담이 되지 않으면서도 현실도피 욕구를 충족시켜 준다고 본다.2 그런데 최근에 경기침체에 빠지지는 않았지만 경제가 악화되고 있는 글로벌 몇몇 주요국에서 실제로 립스틱과 향수 등 화장품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3
귀에 쏙 들어오는 ‘립스틱 지수’는, 최근 판매 데이터를 보면 논리적인 이론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것이 진실이든 아니든, 이 지수는 사치 소비 행태의 전체 그림을 보여주지 않는다. 심지어 아마도 가장 중요한 부분을 놓치고 있을 수도 있다.
딜로이트는 지난 6개월간 전 세계 23개국 소비자들에게 자신을 위한 구매 행위를 했는지 물었고, 약 15만 명에 대한 사치 소비 데이터를 얻었다. 이번 설문조사에는 어떤 품목을 구매했고, 얼마나 지출했으며, 왜 구매를 했는지가 포함됐다.
조사 결과 소비자들은 자신을 위한 사치 소비를 예상보다 훨씬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4 또한 몇 가지 고정관념을 걷어내자 사치 소비에 대한 더욱 구체적인 실상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러한 관찰을 통해 우리는 ‘버번 바로미터’(bourbon barometer)가 이러한 사치 소비 행태를 더욱 정확히 반영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작은 사치, 절대 우습게 볼 수 없다
소비자의 구매 동기는 국내총생산(GDP) 통계나 매장 판매액에 나타나지 않는다. 전 세계 소비자들이 사치품에 쓰는 정확한 액수도 집계되지 않는다. 하지만 소비자들에게 직접 물어보면 구매 동기와 액수를 알 수 있다.
우선 딜로이트의 설문조사 결과, 작은 사치는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결론이 도출됐다. 단지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서 지출을 할 수 있는 여유가 있다고 대답한 응답자 비중이 42%에 불과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1개월간 사치 소비를 했다는 응답자는 4명 중 3명을 넘었다(그림 1). 미국, 스웨덴, 캐나다, 호주 등 국가에서는 그 비율이 80%에 육박했다. 비율이 제일 낮은 일본조차도 응답자 비중이 절반에 달했다.
젊은 세대일수록 또 부유할수록 사치 소비를 했다는 응답자 비율이 높기는 했으나, 사치 소비를 했다는 응답자 비율은 연령대와 소득층에 상관없이 고르게 높았다. 이를 감안할 때 사치 소비가 중요한 소비지출 트렌드가 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진짜 주인공은 남자… 의외의 사치 소비 행태
불경기 때의 사치 소비를 대표하는 것이 립스틱 지수라고 하면, 감당 가능한 사치품으로서 화장품을 구매함으로써 재정 스트레스를 잠시 도피하는 여성 소비자가 눈 앞에 그려진다. 하지만 딜로이트 조사 결과, 실상은 이와 사뭇 다르게 나타났다.
- 저렴한 사치 소비의 큰 손은 ‘남성’
불경기에 사치 소비는 여성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사치 소비를 한다는 남성 비율이 여성에 못지 않았다. 그리고 사치 소비를 하는 소비자 중에서는 남성이 여성보다 훨씬 많은 돈을 썼다. 글로벌과 미국 기준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40% 많은 돈을 썼다.5 특히 지출액의 성별 격차는 밀레니얼 세대가 가장 컸다. 이 세대는 남성이 여성보다 20달러 더 많이 썼다(그림 2).
- 먹고 마시는 사치를 부린다
사치 소비 중 가장 인기 있는 품목은 화장품이 아니라 식음료였다(그림 3). 미용 품목에 사치를 부린다는 응답자보다 식음료에 사치를 부린다는 응답자 비율이 글로벌에서는 약 세 배, 미국에서는 무려 네 배나 높았다. 특히 남성 응답자 중 비율이 57%에 달했고, 지출액은 여성보다 60%가 많았다. 식음료 사치라 하면 소소한 간식이나 커피전문점을 떠올리기 쉽지만, 의외로 2022년 한 해 미국에서 고급 양주 판매가 1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6
- 작은 사치인데 지출액이 꽤 많다
립스틱 가격은 천차만별이지만 미국에서 판매되는 립스틱 가격은 평균적으로 10달러 정도이다.7 이와 비교하면 글로벌 사치 소비 지출액 중간값인 32달러는 꽤 높은 수준이고, 식음료를 제외하면 50달러까지 올라간다. 가장 지출액이 많은 품목은 전자기기로, 약 182달러에 달했다. 저렴한 사치라고 해서 립스틱에 국한되지 않고, 꽤 고가 품목도 포함돼 있는 것이다.
이제 불경기의 사치 소비에 대한 새로운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가? 밀레니얼 남성이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저녁식사를 즐기며 긴장도 풀고 배고픔도 해결한다. 또는 양주를 수집하기도 한다. 립스틱 지수뿐 아니라 버번 바로미터를 주시해야 하는 이유다.
미국 데이터로 본 사치 소비의 동기
사치 소비는 흔히 현실도피 행위 또는 단순히 명품을 구매하는 행위로 간주된다. 하지만 스트레스와 긴장 해소도 사치 소비의 강력한 동기로 작용한다. 또 단순히 쾌락을 위해서가 아니고, 실용적이고 오래 쓸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에 사치 소비를 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품목과 지출액별 소비 이유를 살펴보면 구체적인 패턴을 파악할 수 있다. 미국 데이터를 중심으로 사치 소비의 동기를 알아보자.
- 의류 사치 소비 이유, 가격에 따라 다른 이유
소비자들이 의류에 사치를 부리는 이유는 지출액 100달러를 기준으로 달라졌다(그림 4). 지출액이 100달러 미만인 경우, 오래 입을 수 있고 편안함을 제공하기 때문이라는 실용적인 응답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100달러가 넘어가면 새로운 패턴이 나타난다. 실용적인 이유가 급격히 줄고, 자기 표현을 위해서라는 응답이 크게 증가한다. 통상 사치 소비의 주요 동기로 간주되는 현실도피는 중요한 요인이 되지 못했다.
- 미용 및 개인관리 위한 사치가 늘었다
립스틱이 포함된 미용 제품 품목 중에서도 치장보다는 웰니스(wellness)를 위한 사치 소비가 훨씬 많았다. 긴장과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미용 제품이 더 큰 인기를 끄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경제적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고자 건강과 웰니스에 중점을 둔 제품들로 작은 사치를 부리고 있다. 또 의류 품목과 마찬가지로 지출액에 따라 소비 이유가 달라졌다. 지출액이 많아질수록 실용적 이유는 감소하고 새로운 것에 대한 시도와 자기 표현 등 이유가 증가했다. 여기서도 현실도피는 중요한 요인이 아니었다.
- 미용 및 개인관리 위한 사치가 늘었다
립스틱이 포함된 미용 제품 품목 중에서도 치장보다는 웰니스(wellness)를 위한 사치 소비가 훨씬 많았다. 긴장과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미용 제품이 더 큰 인기를 끄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경제적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고자 건강과 웰니스에 중점을 둔 제품들로 작은 사치를 부리고 있다. 또 의류 품목과 마찬가지로 지출액에 따라 소비 이유가 달라졌다. 지출액이 많아질수록 실용적 이유는 감소하고 새로운 것에 대한 시도와 자기 표현 등 이유가 증가했다. 여기서도 현실도피는 중요한 요인이 아니었다.
유통 및 소비재 기업, 새로운 매출 기회를 발견하라
유통 및 소비재 기업들은 대부분 고객의 ‘특정한 상황’(occasion)이나 ‘인생의 특별한 이벤트’(life event)를 마케팅 포인트로 잡는다.8 하지만 저렴한 사치를 즐기는 소비자들의 행태를 더욱 심층적으로 파악하면 새로운 매출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소비자의 구매 이유를 파악해서 맞춤형 마케팅 콘텐츠로 자사 제품에 대한 수요를 끌어올릴 수 있다.
예를 들어 스카프를 판매한다면 이를 단순히 패션 아이템으로 내세우기가 쉽지만, 100달러 미만 제품이라면 실용성에 중점을 두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또 미용 및 개인관리 제품의 경우 웰니스가 구매의 가장 큰 이유이지만, 가격이 높아지면 그것보다는 ‘새로움’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난다는 것을 염두에 두자.
이번 딜로이트의 조사 결과는 사치 소비에 대해 그동안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실상을 드러냈다. 립스틱 지수이건 아니면 버번 바로미터이건 한 가지 변하지 않는 사실은, 평소에 근검 절약하는 소비자도 가끔은 작은 사치를 부린다는 것이다. 유통 업계는 품목을 막론하고 고정관념에 사로잡히지 말고 이러한 ‘가끔’ 발생하는 사치 소비의 배경에 대해 더욱 폭넓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
1 Pamela N. Danziger, “With recession threatening, the lipstick effect kicks in and lipstick sales rise,” Forbes, June 1, 2022.
2 Avery Hartmans, “The ‘lipstick index’ says people buy more makeup when times get tough. Here’s where it comes from—and whether it can really predict a recession,” Business Insider, August 9, 2022.
3 Jinjoo Lee, “The lipstick index is back,” Wall Street Journal, November 24, 2022.
4 Deloitte, “Deloitte Global State of the Consumer Tracker,” accessed April 19, 2023.
5 Deloitte analysis, based on Global State of Consumer Tracker—US consumers’ median spend on treating themselves.
6 Rachel Arthur, “Premiumization continues to drive US alcohol sales,” Beverage Daily, January 12, 2023.
7 Dominique Petruzzi, “Average price of the leading lipstick brands in the United States in 2019 (in US dollars),” Statista, February 2, 2022.
8 Deloitte, “2023 CAGNY conference highlights: Key trends in the consumer products industry,” accessed April 19, 2023.
─
저자: 로저 스티븐(Roger Stephen)
딜로이트 컨슈머 인더스트리 센터 매니징디렉터
드포대학 역사학 학사, 컬럼비아대학 개발경제학 및 국제개발학 석사/ MBA
딜로이트 글로벌 이코노미스트 네트워크
딜로이트 글로벌 이코노미스트 네트워크(Deloitte Global Economist Network, DGEN)는 다양한 이력과 전문성을 지닌 이코노미스트들이 모여 시의성 있고 흥미로운 콘텐츠를 생산하는 그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