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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에 대한 열광, 전력 수요 급증 우려도 함께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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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는 국내 유력지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외부 배포되고 있으며, 딜로이트의 풍부최한 경제·산업 인사이트를 전달하는 플랫폼의 기초 콘텐츠로 자리잡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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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5월 5주차 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는 생성형AI에 대한 열광에 따른 전력 수요 급증 우려에 대해 다룹니다.

생성형 AI에 대한 열광, 전력 수요 급증 우려도 함께 부상

19세기 미국의 골드러시(Gold Rush) 시대에 정작 돈을 버는 사람들은 금광을 찾아 서부로 온 사람들이 아니라 이들에게 곡괭이와 삽, 그리고 청바지를 팔던 사람들이었다는 주식시장의 오랜 이야기가 오늘날 인공지능(AI) 붐 사례에도 적용되고 있다.

지난 2022년 ‘챗지피티’(ChatGPT)가 불러온 생성형AI(generative AI) 열풍이 글로벌 주식시장에서 꾸준히 주목을 받았다. 이를 주도하는 업체는 AI 전용 반도체칩 공급업체인 엔비디아(NVIDIA)로, 이 회사 주가는 2022년 10월 14일 기록한 종가 112달러 수준에서 올해 5월28일 1,140달러까지 1년 반 사이 10배 이상 급등했다. 엔비디아의 대항마로 평가받는 어드밴스트마이크로디바이시스(AMD)의 주가도 같은 기간 54달러 선에서 171달러로 3배가량 급등했다.[1]

딜로이트 인사이트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반도체시장 규모는 2020년 4,400억 달러에서 2030년에 1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이며, 특히 AI 반도체가 시장의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AI 반도체 시장은 2022년까지만 해도 거의 비중이 제로(0%) 수준이었으나 올해는 500억 달러를 넘어서고, 2027년에는 최대 4,400억 달러까지 급격하게 성장하여 전체 반도체시장의 절반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2] 현재는 공급 부족이 심화하여 가격이 상승 중인 AI 반도체 시장은 앞으로는 신규 공급자의 진입과 공급 물량 증가로 인해 가격이 하락할 것이란 기대가 있다.

그런데 최근 3개월 동안은 엔비디아와 AMD 등 반도체 공급업체 주가가 주춤한 양상을 보인 반면, 아메리칸일렉트릭파워(AEP)와 같은 전력회사를 포함한 유틸리티 업종 주가가 AI 테마를 등에 업고 강하게 오르면서 AI 열광의 숨은 수혜업종이란 화제의 주인공이 됐다.[3] 

전기 먹는 하마 AI, 2026년 글로벌 전력 수요의 3~4% 차지

주식시장에서는 막대한 수요 전망이 돈 버는 회사에게 호재이지만, AI의 탄소발자국(carbon footprint) 이슈는 오랜 우려 대상이다. 특히 생성형 AI 모델에 엄청난 양의 전산 성능과 전력이 필요하다는 점은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한 우려를 강화했다.[4]

특히 AI 데이터센터가 집중되어 있는 미국에서 전력 수요 급증은 이미 큰 화두로 등장했다. 투자은행 웰스파고(Wells Fargo)가 지난 4월 제시한 생성형AI의 미국 전력 수요량 전망에 따르면 2023년 3테라와트시(TWh) 수준에서 2030년에는 무려 652TWh까지 무려 217배나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5] 참고로 2023년 현재 미국 총 전력 수요가 4,000TWh이다. 이 보고서의 수치를 AEP 사장이 미국 상원 청문회에서 소개해 미국 사회 전체가 주목하기도 했다.

앞서 ARM의 르네 하스(Rene Haas) 최고경영자(CEO)는 AI의 전력 수요가 2030년까지 미국 총 전력 사용량의 25%까지 차지할 수 있다는 전망을 제출한 바 있다.[6]

당장 AI의 정확한 전력 소모량, 포괄 범위 그리고 앞으로의 전망 등 모든 것이 확고한 정의가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특히 머신러닝(ML)을 이용하는 생성형 AI의 전력 소모량이 매우 많은 에너지를 사용한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지만, 시간당 메가와트 단위의 서버 비용이 발생한다는 추정만 있으며 정확한 수치는 나온 적이 없다. 메타(Meta),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오픈에이아이(Open AI)와 같은 AI 회사들은 정확한 정보를 아직 공개하지 않는다.[7]

생성형 AI의 전력 사용은 훈련(training)과 추론(inference)이라는 두 가지 활동으로 구분할 경우, 훈련쪽이 훨씬 에너지 집약적이어서 더 많은 전력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대표적인 대규모언어모델(LLM)인 GPT-3을 훈련하는데 약 1,300메가와트시(MWh) 정도의 에너지를 소모하는 것으로 추정된다.[8] 이는 미국 기준으로 약 130가구가 1년 동안 사용하는 전력량에 해당한다. 넷플릭스 스트리밍을 1시간 이용하는 데 사용되는 전력량이 0.8킬로와트시(kWh)로, GPT-3 모델 훈련에 드는 전력량과 비교하면 약 162만 5,000시간을 시청하는 것과 맞먹는 셈이다.

AI를 훈련하기 위한 에너지 소모량은 전체 AI 에너지 수요의 일부이다. 사용자가 AI를 이용하여 추론 결과를 전달받는(AI 회사의 입장에서는 배포가 된다) 과정에서도 전력이 소모된다. 위에서 소개한 연구 보고서의 저자들은 약 88가지 서로 다른 모델의 다양한 활용 사례를 조사한 결과, 각각 1,000회 실행하는 동안 문헌 샘플 분류 작업은 약 0.002kWh를, 문장 작성은 약 0.047kWh를 사용했다. 이미지 생성은 이보다 커서 약 2.907kWh가 필요했다. 이러한 대규모 언어 처리, 컴퓨터 비전, 로봇 공학 등의 응용 분야 역시 리소스 집약적인 모델을 실행하고, 이러한 모델의 사용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전력 수요는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AI 시장 매출의 95%를 차지하는 엔비디아의 표준 하드웨어인 GPU로 에너지 사용량을 추정한 또다른 연구에 의하면, 2027년까지 AI 부문이 연간 85~134TWh를 소비할 것으로 추정된다.[9] 이는 네덜란드의 연간 에너지 수요와 맞먹는 규모이다. 연구 논문 저자는 AI 전력 소비가 잠재적으로 전세계 전력 소비의 약 0.5%를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10]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올해 전력 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제시한 추정치도 이와 유사하다. 이 보고서에 의하면, AI가 훈련하고 추론하는 장소인 ‘데이터센터’는 이미 2023년 기준 전 세계 전력 소모량의 약 1~2%를 차지하며, 2026년까지 3~4% 비중까지 두 배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11] 

IEA는 AI와 암호화폐에 이용되는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사용량을 기준으로 추정치를 제시한다. 2022년 현재 약 460TWh인 데이터센터 전력 소모량은 2026년까지 현재의 두 배인 약 1,000TWh에 달할 것(620~1,050TWh)이란 전망을 제시했다. 이는 현재 일본의 연간 전력 사용량과 거의 맞먹는 규모이다.

전 세계 전력 수요는 2026년까지 앞으로 매년 평균 3.4%씩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경제 전망이 개선되는 것도 있지만 주로 주거 및 운송부문의 전기화와 데이터센터가 급격히 확장되기 때문이다.[12] 

글로벌 최종 에너지 소비에서 전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3년 약 20%로 추정되며, IEA의 지구온난화를 1.5도씨로 제한하는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상으로는 2030년에는 그 비중이 약 3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13]

이번 보고서 상 IEA의 기본 시나리오 상으로는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량이 2026년에 800TWh를 약간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스웨덴 혹은 독일 한 개 국가 정도의 전력 수요가 늘어나는 것과 같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8,000개 이상의 데이터센터가 있는데, 이 중에서 약 33%는 미국에, 16%가 유럽에 그리고 10%가 중국에 각각 소재한다.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는 전산(컴퓨팅)과 안정적인 처리를 위한 냉각이 각각 40%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나머지 20%가 기타 관련 IT 장비에서 발생한다.[14]

AI 기술 및 효율성 규정 강화, 청정 재생에너지 확대가 관건

AI와 데이터센터의 급격한 전력 수요 증가 추세를 완화하려면, 무엇보다 에너지 효율성 표준이 강화되어야 하며, 이에 발맞추어 기술 개선이 필요하다. 또한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수요를 청정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려는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이미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딩 서비스 제공업체들은 에너지 수요를 해결하기 위한 효율화 기술과 더불어 청정 재생에너지원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앞서 2017년부터 데이터센터를 100% ‘넷제로’(net zero)로 운영해 온 구글(Google)은 2030년까지 모든 데이터센터를 무탄소 에너지로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15] 무탄소 전력을 구매하는 한편, 데이터센터의 전력사용효율(PUE)을 낮게 관리하는 것이 골자다.

MS는 앞서 2025년까지 회사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공급할 것을 약속했다. 나아가 2030년까지 ‘탄소 네거티브’ 목표도 수립했다. 하지만 올해 발표한 2023년 지속가능성 보고서에서 데이터센터 건설로 인해 2020년 이후 탄소 배출량이 30%나 증가했다고 밝혔다. 직접 탄소배출량이 아니라 간접배출량이 증가한 것이 주된 요인이었다. 이에 MS는 한국 주요 기업을 포함한 대형 공급업체들에게 2030년까지 100% 무탄소 전기를 사용하도록 요구하겠다는 입장이다.[16]

클라우드 서비스 1위 업체인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아예 최근 원자력 발전으로 가동하는 데이터센터를 인수하기도 했다. MS가 데이터센터에 소형모듈원자로(SMR)를 결합하려는 시도에 앞서 기존 원전에 연결된 데이터센터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앞서 간 것이다.[17]

유럽연합(EU)이 앞서 2022년에 원자력을 친환경 청정 투자 분류 기준(택소노미)에 포함했고, 원자력을 새로운 폐기물과 연료 사용 기준이 까다롭기는 하지만 대표적인 ‘무탄소’ 전원으로 분류된다.

앞으로는 생성형 AI 모델에 대한 환경 기준이 강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들 선두업체들이 미리 투자에 나서고 있는 셈이다.

한편 더욱 발전된 강력한 AI 반도체와 시스템이 더 많은 자원을 사용할 경우, 앞서 살펴본 미래전력 소모량은 훨씬 더 커질 수 있고, 반대로 이미 검증된 방식으로 시스템을 더욱 에너지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되면 오히려 예상했던 것보다 전력 소모량이 줄어들 수도 있다.

2010년부터 2018년 사이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사용량은 전 세계 소비의 약 1~2% 수준 내에서 상당히 안정적으로 유지된 바 있다. 이 기간 수요는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확인되지만, 하드웨어 성능이 높아지면서 효율성도 함께 강화되어 사용량 증가를 억제한 것으로 풀이된다.[18] 이번 생성형 AI로 인한 우려는 거꾸로 이러한 기술이 탄소 배출량을 최소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네거티브 효과’를 내재하고 있기도 하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는 AI 산업으로 인한 전력 부족 문제가 대두된 이후 ‘모바일저전력D램’(LPDDR)과 같은 자원을 이용해 서버의 전력 사용량을 줄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내 반도체 제조업체들 간 저전력 기술 개발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19]

혁신적 AI 기술의 등장은 우리 사회에 막대한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을 약속한다. 하지만 이러한 강력한 기술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지속가능하고 친환경적인 방식을 찾아야 한다. AI로 인해 발생하는 막대한 에너지 수요를 제대로 해결하는 것이 단기적으로 우리의 가장 큰 기술적 과제로 부상했다. 특히 공정하고 평등한 에너지 전환 논의에서 AI가 장애물로 등장하지 않도록 하는 윤리적 과제도 함께 풀어야 할 것이다.


1 연합뉴스, “美 엔비디아 주가 1천100달러도 넘어…시총 애플 턱밑 추격”, 2024년 5월 29일
2 딜로이트, “2024 반도체 산업 전망 및 주요 이슈”, 2024년 5월 13일
3 머니투데이, “AI 전력수요 7년뒤 '80배'…그래서 이 미국주식들이 뛰었구나”, 2024년 5월 28일
4 Iran Kalish, “Facing the Power-Hungry Side of Generative AI”, CFO Journal, Mar. 16, 2024
5 MarketWatch, “AI could demand a shocking amount of electricity — check out this chart”, May 21, 2024
6 The Register, “Arm CEO warns AI's power appetite could devour 25% of US electricity by 2030”, Apr. 9, 2024
7 The Verge, “How much electricity does AI consume?”, Feb. 16, 2024 
8 Alexandra Sasha Luccioni et al., “Estimating the Carbon Footprint of BLOOM, a 176B Parameter Language Model”, Nov. 3, 2022
9 Alex de Vries, “The growing energy footprint of artificial intelligence”, Joule, Volume 7, Issue 10, Oct. 18, 2023
10 The Verge, op. cit.
11 IEA, “Electricity 2024: Analysis and forecast to 2026”, January 2024(CC BY 4.0)
12 Ibid.
13 Ibid.
14 Ibid.
15 임팩트온, “구글은 어떻게 데이터센터를 100% 무탄소화 시키는가?”, 2022년 4월 14일
16 CNBC, “Microsoft’s carbon emissions have risen 30% since 2020 due to data center expansion,”, May 15, 2024
17 한국경제신문, “AI 전쟁發 전력수요 폭증…빅테크 'AI 원전'으로 돌파구”, 2024년 3월 24일
18 The Verge, op. cit.
19 파이낸셜뉴스, “엔비디아 젠슨황, AI서버 전력 문제에..."LPDDR이 전력 소모 줄여" 강조”, 2024년 5월 24일

저자: 김사헌 Direc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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