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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 5% 성장 목표와 ‘피크 차이나’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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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2주차 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는 최근 양회에서 발표한 중국 경제 5% 성장 목표와 ‘피크 차이나’ 논쟁에 대해 소개합니다.

중국 경제 5% 성장 목표와 ‘피크 차이나’ 논쟁

2024년 세계 경제가 연착륙할 것인지 여부는 사실 2대 경제국인 미국과 중국 경제의 성과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팬데믹 이후 급격한 성장률 둔화 양상을 드러낸 중국 경제를 두고 경제전문가들 사이에서 다시 위기론과 낙관론이 충돌하고 있다.[1]

이미 중국 경제 성장률이 확연히 둔화된 2010년대부터 본격화한 ‘중진국 함정’(middle-income trap) 담론[2]과 함께 2020년 이후 등장한 이른바 ‘피크 차이나’(peak China, 중국 경제 정점) 담론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3]

중국 정부가 2024년 발표한 공식 경제 성장 목표에 대해서도 회의론이 부각되고 있는데, 무엇보다 위기 요인들은 명확하지만 새로운 대책이나 경제정책 상의 극적인 변화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4]

2024 중국 양회에서 제시한 주요 경제 목표

지난 3월 5일 베이징에서 개최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리창 중국 총리는 정부 업무보고서를 통해 2024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목표를 약 5% 내외로 제시했다.[5] 

성장률 외에 주요 목표는 도시 일자리 1,200만 개 이상 창출, 도시 실업률 약 5.5% 유지,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3% 등이다. 개인소득 증대와 국제수지 기본균형 달성, 생산 단위당 에너지 소비량을 2.5% 줄이겠다는 목표도 눈에 띈다. 거시 정책 면에서는 적극적인 재정 정책과 신중한 통화 정책 기조를 지속하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 3%, 정부 적자 비율 4%로 각각 설정했다.[6]

중국 경제는 2023년 GDP 성장률 5.2%를 기록하여 인도를 포함해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주요 경제국들 중 하나였다.

아이라 칼리시(Ira Kalish) 딜로이트 글로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중국 정부가 발표한 성장률 목표에 대해 “경제 정책의 큰 변화가 없고, 경제 성장 경로에 많은 역풍이 도사리고 있다”는 신중한 논평을 제출했다.[7] 현재 다수의 중국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가 향후 몇 년 동안 연간 3%~4%대 부근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는데, 이는 근래에 비추어볼 때 극적인 변화 양상이며, 이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중기 성장률 예측치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림 1 참고)

전인대에 직접 경제 목표를 발표한 리창 총리도 지속적인 경제 회복과 성장의 기반이 견고하지 않다고 인정했다. 업무 보고서에서 그는 “유효수요 부족, 일부 산업의 과잉생산, 취약한 사회적 기대, 잔존하는 위험과 숨겨진 위험이 존재하고, 국내 경제 흐름이 막히고 세계경제가 혼란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8]

칼리시 수석은 “중국 정부가 상대적으로 강한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근거는 아마도 경제가 바닥을 쳤고 곧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이라면서, “올해 물가 상승률이 3%가 될 것으로 가정하고 있는데, 작년 0.2% 상승률과 비교할 때 크게 상승한 수치”라고 지적했다.

그 외에 약 1조 위안의 특별국채 발행 계획은 중앙정부 예산과 별개이지만 작년과 규모가 같다는 점에서 특별한 경기부양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며, 전체적으로 경제 성과에 대한 기대치를 높일 수 있는 극적인 정책 변화가 없었다는 평가다. 중국 경제가 작년에 예상보다 높은 5.2% 성장률을 기록한 것은 높아 보일 수도 있지만, 2022년 코로나 봉쇄 정책으로 인해 급격한 성장 둔화로 인해 낮은 기저 효과를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했다.

그 동안 중국 경제를 지탱해 온 소비지출 증가세는 여전히 높은 저축률과 부동산 가격 하락 전망을 감안할 때 추가 부양 요인이 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했다. 급격한 감소세를 보인 외국인직접투자(FDI)가 올해 반전되기는 어려운 상황이어서 투자 촉진 요인이 크지 않고, 글로벌 기업의 공급망 다변화 추세로 인한 중국의 수출 역량의 약화 또한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더구나 올해 세계경제가 연착륙한다고 해도 성장 둔화가 필연적이고, 중국이 챔피언으로 육성하는 배터리와 전기차, ICT 기술 산업에 대해서 미국과 유럽의 갈수록 강화되는 무역제한 조치 또한 성장의 역풍이 될 가능성이 있다.

올해 중국 정부는 성장을 지속하기 위한 핵심 요소로 전기차, 제약, 수소, 바이오, 상업용 우주 비행, 양자기술 등 ‘신기술에 대한 투자’를 강조했다. 이른 기술적 자립을 촉진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다만 중국이 방대한 내수 시장이 있기는 해도 미국 등의 수출 제한과 기술에 대한 접근 봉쇄 등이 이러한 신산업 투자에 제약을 가해, 경제 성장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제한할 수 있다는 것이 칼리시 수석의 의견이다.

중국 경제 5% 성장률의 의미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하는 다른 국가들과 달리 중국은 '목표치'를 설정하고 다음해 초에 그 목표가 달성됐는지 여부를 판가름한다. 앞서 지난 2023년 초에 중국 정부가 5% 연간 성장률 목표를 제시한 것은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수십년 만에 가장 낮은 목표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중국 GDP 규모가 2023년 기준 약 18조 달러에 달해 세계 경제 내 비중이 20%에 육박한다는 점에서, 더 이상 과거와 같이 고속 성장하는 것은 어려워졌다. 규모가 작을 때 10% 성장률과 비교해도 지금의 5%가 낮은 성장률이라고 볼 수 없는 것이다. 예를 들어 2010년 중국 경제가 약 40조 위안 규모일 때는 연간 10% 성장해야 4조 위안 늘어나는 것이지만, 120조 위안에 달하는 지금은 5%만 성장해도 연간 6조 위안이 증가한다.[9]

올해 중국 정부의 업무 보고서 초안 작성을 주도한 국무원 연구소의 황슈어홍 주임은 리 총리의 발표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올해 5% 성장률 목표는 신규 일자리 1,200만 개 창출과 더불어 소득 증대 및 위험 예상 및 해소를 위해 필요한 수준”이라면서, “또한 2035년까지 장기적으로 중진국 수준의 1인당 GDP를 달성하고 ‘사회주의 현대화’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명확한 수량적인 요건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암묵적인 경제 성장 수준”이라고 설명했다.[10] 

황 주임은 “중국은 초대형 시장, 완전한 산업 체인, 숙련된 인력 등 과거 두 자릿수 성장을 이끈 강점이 여전히 존재한다”면서 “일례로 전 세계 판매량의 60%를 차지하게 된 전기차 부문을 보면 중국 내에서 새로운 발전 동인이 계속 강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 정부가 신기술 산업을 강조하는 것에 걸맞게 올해 과학기술 예산은 작년보다 10%나 늘어났다. 작년 과학기술 예산 증가율이 2%에 그친 것과 비교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빌어 중국이 5% 성장률 목표치를 내걸면서도 급진적인 부양책을 발표하지 않은 것은 이처럼 신성장 부문 중심으로 경제 구조의 조정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는 앞서 국무원 주임의 기자 회견 내용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피크 차이나’ 담론

중국 정부는 경제 규모를 2035년까지 2020년의 두 배로 성장시킨다는 장기 목표를 설정한 상태다. 하지만 이는 5% 성장률을 지속할 때만 가능한 것이다. 따라서 IMF를 비롯한 국제기구와 경제전문가들이 내놓는 3%대로의 성장률 둔화는 이른바 ‘피크 차이나(peak China, 중국 경제 정점)’ 담론에 다시 무게를 싣는다.[11]

전인대를 앞둔 시점에 니콜라스 번스 주중 미국 대사는 미국 CBS뉴스와 인터뷰에서 인구 감소 등을 거론하며 "중국 경제는 앞으로 10년 동안 매년 2~4% 성장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을 제기했다. 이는 중국이 미국을 따라잡을 것이란 우려에 사로잡힌 미국이 바라는 모양새이기도 하다. 실제로 코로나19 팬데믹 발생 이후 반등에 성공한 중국 경제는 2020년 기준으로 미국 경제 규모 대비 76%에 도달했으나, 2022년 급격한 경기 둔화 이후 2023년 말 기준으로 65% 수준까지 후퇴했다.

‘피크 차이나’ 담론은 2021년 마이클 베클리(Michael Beckley) 터프츠대학의 정치학 교수와 할 브랜즈(Hill Brands) 존스홉킨스대학 국제관계학 교수가 공저한 “중국은 어떻게 실패하는가(Danger Zone)” 저서를 통해 등장했고 이후 널리 회자되는 용어다.[12] 

베클리 교수 등은 중국이 미국 경제를 앞지른다는 전망을 약 10년 정도 목전에 앞둔 지금이 미중 패권 대결 사상 가장 위험한 통과하고 있다면서, 양국이 2021~2030년 단기 총력전을 진행 중이어서 전쟁의 위험이 높다고 경고했다. 다만 이들은 중국이 인구 고령화, 서방의 견제, 자원 고갈, 독재 체제 등으로 인해서 정점에서 추락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도 내놓았다. 

반론도 만만치 않다. 런던정경대학의 케유 진(Keyu Jin) 경제학교수는 2022년 저서 “The new China playbook”(Viking 출판)에서 서구 경제전문가들이 중국 경제에 대해 낡은 가정과 불완전한 정보에 기초해 잘못 평가하고 있다면서, 중국이 미국보다 1.5% 더 빠르게 성장한다면 거의 확실하게 10년 혹은 15년 안에 중국이 세계 최대 경제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13]

2001년 브릭스(BRICs)란 용어를 제시했던 골드만삭스의 짐 오닐(Jim O’Neil) 당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제가 2040년경에는 미국을 앞질러 최대 경제대국이 될 것이란 예측을 내놓은 바 있다. 이후 HSBC의 경제분석가들도 2050년이면 중국이 GDP 규모로 미국을 추월하여 세계 1위 경제국에 등극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이후 거침없는 중국 경제 성장 가도를 보면서 경제학자들은 2030년 이후에는 중국이 미국을 능가할 것이란 견해가 보편화되기도 했다.

경제전문가들은 미국의 관점에서 볼 때 중국의 힘을 과대평가하는 것이나 과소평가하는 것 모두 위험하다고 본다. 중국에 추월을 당할 수 있다는 공포는 필요 이상의 두려움과 과잉대응을 불러일으키는 한편, 중국의 전망을 무시하는 것도 미국이 안일함 속에서 자신의 장점을 낭비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구매력평가(purchasing power parity, PPP) 기준으로 보면 이미 2014년부터 중국은 미국을 추월했다. 그러나 경제 규모가 커졌다는 것이 곧바로 지정학적인 헤게모니를 가져왔다는 말은 아니다. 미국과 비교하면 중국의 군사력과 소프트파워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약하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은 권력 균형 면에서 보자면 지리적 여건, 순수출국이라는 에너지 우위, 달러화 기축통화 지위 등 독보적인 금융 파워, 상대적인 인구학적 이점 그리고 신기술 경쟁력 면에서 장기적인 경쟁 우위를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14]

반대로 중국 입장에서 보자면, 중국 위기론이나 경제 정점론은 이미 수십년 간 지속되어 온 새로울 것 없는 담론이다. 바뀐 것이 있다면, 2010년 이후로는 서방의 견제가 그 어느 때보다 강해졌다는 것이다. 이미 중국의 대미 직접 수출을 감소하고 있다. 또한 세계 주요기업들은 공급망 다변화를 통해 중국의 입지를 상대화 하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하지만 유효수요 부족과 과잉생산 문제, 부동산 부문의 위기, 대규모 부채 규모, 인구 감소 등의 문제는 이미 중국 정부 당국도 인식하고 최근 10년 동안 다각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왔다. 중국은 2015년부터 공급측 개혁을 통해 금융 규제와 함께 과잉생산 부문에 대한 감독 및 개입을 강화했고, 부동산 부문의 전환을 위해 노력했다. 또한 중국제조 2025 전략에서 나아가 2020년부터 소비를 중심으로 하는 경제 구조 및 체질 전환을 위한 쌍순환 전략을 도입했다.[15]

이러한 전략적인 대응으로 중국 경제는 팬데믹 사태가 발생하기 직전인 지난 2017년부터 2019년 사이 3년 동안 평균 6.6%의 양호한 성장률을 지속했다. 2020년에는 경제가 급격히 위축되었지만, 2021년에는 무려 8.1%의 강한 반등세를 보였고, 2022년 봉쇄 조치에 따라 다시 3% 수준으로 둔화되었던 성장률이 2023년에는 다시 5.2%의 속도를 보였다.[16] 

이미 중국은 2023년 성장률에 소비 기여도가 82.5%를 차지할 정도로 소비의 비중이 큰 경제가 됐다. 순수출은 세계 경제 둔화를 반영해 1.3% 감소했다. 소비 증가세는 팬데믹 이후 경제가 재개되면서 억압수요가 터져 나온 것으로 볼 때 올해도 지속되기는 어렵고, 대외 수요 역시 부진할 것이 자명해 보인다. 따라서 올해 경제 업무 보고에서 강조한 것처럼, 투자가 크게 증가할 필요가 있지만, 이 역시 작년 고정자산투자(FAI)가 3% 증가하는 데 그친 것을 보면 쉽지 않아 보인다.

이에 따라 인프라 투자를 늘려 경기 부양을 해야 하고, 현재 준 디플레이션 상황에 있는 물가를 감안할 때 중앙은행인 인민은행과 정부가 완화정책과 재정 부양책을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정부의 초과 국채 발행이 힘들다면 인민은행이 통화량을 증대하는 양적완화 정책도 도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17]

중국 정부는 경제 성장을 촉진하고 경제적 신뢰를 회복하는 것 외에도 높은 지방정부 부채와 부동산 부문의 유동성 위기도 해결해야 한다. 중앙정부의 재정적 자원은 상대적으로 이러한 과제 해결에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 경제의 미래: 붕괴는 없다

중국 양회에 앞서 제출한 전망 자료에서 쉬스타오(Xu Sitao) 딜로이트 중국 수석이코노미스트는 2024년 중국 경제 성장률을 4.5% 수준으로 예상하면서, 이것이 중국 정부의 5% 내외 목표와 일치하는 것으로 봤다. 정책적으로는 상대적으로 많은 지원 정책이 나오기는 할 것이지만 ‘바주카포’ 수준은 아닐 것이라고 예상했다.[18]

그는 중국이 구조 개혁을 통해 차별적인 성장 모델로 전환할 때 ‘리플레이션’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부동산 부문이 정체된다면 신경제 부문이 주요 성장동력이 되어야 하는데, 부동산이 소비자 대차대조표에 미치는 막대한 영향을 고려한다면 마땅한 답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의 정책 딜레마는 친성장 정책과 구조개혁이 상충적이란 점에 있는데, 글로벌 지정학적 변수로 인해 관계가 좀 더 심화되었다. 부동산 부문의 유동성 위기는 외국계 자본의 이탈로 인한 역외 달러화 채권시장의 유동성 고갈과 주식시장의 부진에 직면했다. 

쉬 수석은 이처럼 중국이 탈자산 시기(postproperty era)에 있어 새로운 성장 동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소비자의 막대한 저축과 엄격한 자본 통제로 인해 체계적인 위험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때문에 중앙은행이 환율 변동성에 대해 걱정 없이 완화 기조를 유지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중국 경제의 가장 큰 장점은 아직 개발 단계, 즉 추격 단계에 있다는 점”이라면서, 다만 “과거 일본의 버블 붕괴 이후 경험과 비교할 때 외부 환경은 훨씬 더 어렵다”고 평가했다.

중국 경제에 정통한 것으로 알려진 에스워 프라사드(Eswar S. Prasad) 미국 코넬대학교 다이슨경영대학원 교수 겸 브루킹스연구소 선임펠로우는 “당분간 중국 경제가 비틀거릴 수는 있겠지만, 무너지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단언한다.[19]

그는 중국 경제의 엄청난 성장이 흔히 경제학자들이 경제 성장에 필수적인 요소들이라고 얘기하는 적절한 금융시스템, 강력한 제도적 틀, 시장 중심 경제, 민주적이고 개방적인 정부와 같은 것들 없이 이룬 것이라는 점을 환기했다. 2022년 기준으로 중국 GDP는 18조 3,000억 달러로 미국의 73% 수준인데, 이는 1990년의 7%보다 10배 이상 더 큰 것이다. 중국의 1인당 GDP 규모는 미국의 2% 수준에서 17%로 확대되었고, 최근 15년 동안 세계 경제의 명목 GDP 성장에 무려 35% 기여했다. 이는 미국의 기여도 27%보다 높은 것이다.

프라사드 교수는 오랫동안 중국 경제의 붕괴가 임박했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들은 수많은 취약성을 제시했지만 실질적인 근거가 부족했다고 지적한다. 지금은 막대한 부채 수준, 부동산 부문의 위기, 노동력 감소 등으로 드디어 그 붕괴의 지점에 왔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틀렸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그는 중국이 그 동안 비효율적인 금융시스템을 통해 조달한 물리적 자본으로 부동산에 대한 투자를 통해 성장을 이루었다는 점은 맞지만, 그 자체로는 본질적으로 문제가 아니며 그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들은 중국 정부가 적절하게 해결해 왔다면서 ‘소비를 중심으로 삼는 경제의 재균형’, ‘노동력 감소에 대응하는 생산성 강화와 쌍순환 정책’을 근거로 제시했다. 부채의 축적 문제는 중국의 경우 대부분 국내 저축으로 조달되었다는 점에서 전반적인 금융 위험은 제한적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중국 GDP의 약 16% 수준인 대외 부채도 약 절반 정도가 외화 부채이며, 자본 도피에 의한 금융 시스템 붕괴 위험은 있지만 은행시스템이 대부분 국가 소유이고 직접 통제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대규모 자본 유출 통로를 차단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봤다.

역사적인 관점에서 볼 때 중국의 성장기반은 취약해 보인다. 당장 위기가 일어나지 않더라도 인구학적 변화, 높은 부채, 비효율적 금융시장은 제약으로 작용하는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그 동안 비효율적이고 위험한 성장 모델로 인해 발생하는 심각한 경제적 재정적 압박을 관리하는 놀라운 능력을 보여주었다고 프라사드 교수는 강조했다.


1 Mohamed A. El-Erian, “Will the US Economy Drive Global Growth this Year?”, Feb. 26, 2024
2 이두원, 한일규. “중국은 중진국 함정을 피할 수 있는가?”, 동북아경제연구(2014), 26(2), 207-244.
3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Peak China論을 통해 본 미-중 패권 경쟁 방향성”, 2023.05.23
4 Economic Intelligence Unit, “Two sessions: no surprise is the biggest surprise”, Mar. 05, 2024
5 Xinhua, “China releases full text of government work report”, 2024.03.12
6 Xinhua, “Full Text: Report on the Work of the Government”, 2024.03.12
7 Ira Kalish, “Global Economic Update_Latest headline”, Mar. 06, 2024
8 Li Qiang Premier of the State Council, “Report on the Work of the Government”, 2024.03.05
9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Peak China論을 통해 본 미-중 패권 경쟁 방향성”, 8-9페이지 참고
10 China Daily, “China's 5% GDP target in line with govt goals”, 2024.03.05
11 연합뉴스, “"中, 10년간 2∼4%성장 그칠수도"…시야에서 멀어지는 '美추월'?”, 2024.03.05
12 Foreign Policy, “Has China Peaked? A Debate.”, Jul. 14, 2023
13 Financial Review, “The idea of Chinese exceptionalism just won’t die”, Mar. 13, 2024
14 Joseph S. Nye, Jr., “Peak China?”, Jan. 03, 2023
15 대외경제연구원, “중국 「쌍순환(双循环) 전략」의 주요 내용 및 평가”, KIEP북경사무소 브리핑, 2020.12.30
16 Zhang Jun, “Has China’s Economy Peaked?”, Jan. 03, 2024
17 Yu Yongding, “China’s Economic Prospects Are Brighter Than They Appear”, Jan. 30, 2024
18 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2024년 2월1주차) “2024년 세계 주요국 경제 전망”, 2024.02.05
19 Eswar S. Prasad, “China stumbles but is unlikely to fall”, IMF F&D, Dec.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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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사헌 Direc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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