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정의

현재 주한 아일랜드 대사로서, 한국과 아일랜드 간의 외교적 협력을 촉진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주한 아일랜드 대사로 부임하기 전, 영국 정부와 국제 NGO 등 다양한 기관에서 일해왔지만, 모국인 아일랜드를 대표해서 한국과 교류를 확장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

주로 기후변화, 탄소중립과 관련된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전문성을 쌓아왔다.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COP24)에서 EU 대표로 협상을 주도하고, 영국 정부와 NGO 등 다양한 조직에서 기후변화를 위해 앞장서 왔다. 주한 아일랜드 대사로 부임한 이후에는 한국 사회의 탄소 저감과 ESG 진전에 대해서도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 ESG를 둘러싼 한국의 생태계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더 노력해야하는 부분도 많다. 특히 환경 측면에서는 플라스틱 소비를 줄이는 게 시급한 과제이고, 사회적 측면에서 여성들의 목소리를 키우고, 이들이 육아와 일을 병행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제까지 국제 무대에서 쌓아온 경험을 한국사회에 적용하고 응용하기 위해서 계속 노력할 생각이다.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COP24)에서 EU 대표로 협상에 나섰던 것이 가장 보람 있었던 일 중 하나다. EU를 대표해서 협상을 주도한다는 것은 상당히 무거운 책임감을 동반하는 일이었고, 겁이 나기도 했다. 하지만 EU에서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는 기후변화와 관련한 정책들에 있어 EU의 선진국가들도 이 문제의 심각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었고,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본능에 따라 살라고 조언하고 싶다. 특히 나를 포함해 여성들은 본능에 강하다. 본능이야 말로 여성들의 superpower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여성들이 자신의 본능을 의심하지 말고, 자신을 속이지 말기 바란다. 남성 중심의 문화에 주눅들어 자신이 아닌 다른 모습으로 위장할 필요는 없다. 사회나 타인이 기대하는 모습에 자신을 억지로 맞추기 보다는 자신 그대로를 보여줬으면 한다. 세계경제포럼(WEF)의 성별임금격차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세계 성별격차지수 순위에서 146개국 중 99위다. 눈부신 경제 발전 수준에 걸맞는 사회 형평성을 이루려면 성 격차 해소 측면에서도 더 노력이 필요하고, 사회가 더 변화해 나가야 한다. 앞으로 계속 더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고, 이 상황 속에서 여성들이 다른 사람의 시선에 너무 의식하지 말고, 자신의 열정에 따라 적극적으로 본인의 꿈을 찾고, 행동하기를 바란다.

아일랜드 최초의 여성 대통령 Mary Robinson의 ‘기후정의(Climate Justice)’를 추천한다.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는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서도 ‘사람’ 차원의 고려가 가장 우선순위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매 순간 우리의 의사결정이 탄소 배출과 기후 변화에 연결되며, 우리는 자연에 대한 책임감을 가져야한다. 즉, 다른 모든 문제가 그러하듯 기후 문제의 해결책도 사람으로부터 출발하여 사람을 중심으로 계획되고 이뤄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