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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어감의 기술
Recommended by 이혜영 아쇼카 한국 지부 대표
One.
본인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글로벌 비영리 단체 아쇼카 한국 지부의 대표를 맡고 있다. 2013년 아쇼카가 처음 한국에 지부를 설립할 때부터 합류하여 10년 째 조직을 이끌고 있다. 아쇼카는 사회 혁신가(Social Entrepreneur)를 지원하여 이들이 보다 혁신적인 방법으로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더 큰 글로벌 임팩트를 가질 수 있도록 돕는 국제기구다.
Two.
무엇이 이 커리어에 종사하게 만들었는지요?
학부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석사과정에서 국제관계를 공부했다. 대학원에 진학할 무렵 한국에도 한창 국제화와 세계화의 붐이 일고 있어 자연스럽게 국제 문제에 관심 갖게 되었다. 국제관계를 전공한 사람에겐 정부, 국제기구, 다국적기업 등 다양한 진로가 있었는데, 좀 더 생생한 현장에서 일하고 싶었다. 정부나 기업과 같이 조직의 목표가 따로 있는 섹터보다는 문제에 본질적으로 집중하고 순수한 목적으로 일하는 곳에서 일하고 싶어서 아시아 지역의 인권을 다루는 NGO에 합류했다. 이후 2000년대 초반 북한에서 기아가 발생하고 극심한 빈곤으로 인해 목숨을 걸고 국경을 탈출해서 중국으로 도망쳐 나오는 모습을 보고 인권문제에 더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고, 특히 한국과 아시아에서 벌어지는 비극을 더 잘 알고 이를 해결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는 뜻을 갖게 되었다.
Three.
리더로서 가장 어려웠던 일과 보람되었던 일은 무엇인지요?
사회문제는 굉장히 복합적이고 중첩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 세대와 성별을 막론하고 청소년, 노인, 여성 문제, 소득 불평등의 문제, 인권 문제 등 다양한 문제들이 서로 얽혀 혁신적인 방법이 아니고는 해결하기 매우 어렵다. 이 때문에 사회혁신의 자산들이 한 데 모이고 공유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쇼카 한국에서는 4,000명의 사회 혁신가들이 이뤄낸 사회 혁신 활동을 집합한 스토리텔링 모바일 앱인 ‘체인지메이커 라이브러리’를 제작한 바 있다. 총 9개의 언어 지원도 가능하다. 사회혁신의 빅데이터를 형성하는 데 초석이 될 수 있는 이처럼 중요한 공유 자산을 한국 주도로 만들어냈다는 것에 큰 보람과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Four.
어린 자신에게 주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무엇입니까?
어린 시절에는 인생의 후반부에도 삶이 더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잘 몰랐다. 40대에 접어든 지금에 와서 보니, 50대, 60대에도 삶은 계속되고 더 흥미진진하고 기대할 만한 삶이 기다리고 있다는 기대감이 든다. 어린 나이에는 그것을 모르고 진짜 나를 억눌러서라도 다른 사람과 나 자신의 기대에 부응하고자 하는 압박감과 조급함이 있었던 것 같다. 칼 융의 말 중에 ‘40살까지는 리서치다. 40살부터가 진짜 그것을 가지고 살아보는 거다.’라는 말이 있다. 100세 시대를 논하는 이 때에 100살의 자신을 만나는 것을 기대하고 에너지를 잘 분배해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너무 인생의 앞단에만 모든 것을 집중하여 소진시키지 말고 긴 호흡에서 바라보면서 잘 살아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Five.
ESG 관련하여 추천하고 싶은 책은 무엇입니까?
Mark E. Williams의 저서 ‘늙어감의 기술’을 추천하고 싶다. 앞서 얘기했듯이 100세 인생을 논하는 시대에 긴 호흡으로 인생을 바라보는 시각이 중요함을 스스로도 절실히 느끼고 있다. ESG가 특히 환경(E), 기후 변화를 중심으로 크게 조명 받고 있지만,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서는 ‘잘 늙어가는 것’에 대한 본질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ESG는 Longevity(장수)를 더해 ESGL이 되어야한다. 여기서 장수는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노인 인구가 급격히 늘어날 한국 사회에서 어떻게 모든 연령의 사람들이 보다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이룰 것인가에 대한 문제이다. 이 책에서 노년에 대한 편견을 깨고 잘 늙어가는 것에 대한 지혜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꼭 한 번 읽어보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