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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정책의 경제 파급효과 재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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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3월 1주차 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는 트럼프 관세 정책의 경제 파급효과 재점검에 대해 다룹니다. 

트럼프 관세 정책의 경제 파급효과 재점검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이 주도하는 관세 전쟁이 본격화되면서 주식시장이 동요하는 가운데, 이를 주도하는 미국과 주요국 경제에 미치는 타격이 클 것이란 우려가 다시 확산되고 있다.[1]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및 보호무역주의 정책이 미칠 영향에 대해 다시 한번 숙고해야 할 시점이다.

 

관세 전쟁 본격화한 트럼프 2기 행정부

지난 3월 4일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멕시코와 캐나다 제품에 대해 25%, 중국산 제품에 대해서는 10%+10% 추가 관세 부과를 개시했다. 또한 4월 2일부터 교역상대국의 관세율 및 비관세 장벽을 적용한 ‘상호 관세’ 부과가 발표될 것임을 확인했다.

이에 대해 캐나다 등 교역 상대국들이 보복에 나설 것임을 선언하면서, 미국 증시 주가 하락을 중심으로 금융시장이 흔들리고 있다.[2]

다만 트럼프 행정부는 5일 멕시코, 캐나다 대상 25% 관세 부과에서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을 통해 미국으로 들어오는 자동차에 한해 1개월간 적용을 면제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GM, 포드, 스텔란티스 등 미국 자동차 메이커 '빅3' 대표와 통화한 뒤에 이루어진 것으로, 캐나다와 멕시코와 관계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4일 관세 부과 개시와 함께 미국 S&P500 주가지수는 1.2% 하락하면서 5,778.15로 마감,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축적했던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지수가 작년 11월 5일 종가(5,782.76) 아래로 떨어진 것이다. 5일에는 일부 경감 조치에 따른 안도 랠리로 지수가 1.12% 오른 5,842.63으로 마감하는 등 한숨 돌리기는 했다. 하지만 트럼프의 대선 승리 이후 상승세를 보였던 미국 주가지수는 올해 2월 중순 이후는 급격하게 조정 받으며 대조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3]

 

그림 1. 트럼프 당선 이후 상승분 반납한 미국 증시

출처: S&P, 딜로이트 인사이트

앞서 트럼프 캠프가 법인세를 인하할 것이란 공약을 내걸면서 이로 인해 기업의 이익이 증가할 것이란 기대가 넘쳤지만,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보호무역주의 공약들은 부담으로 다가왔다.

실제로 취임 이후 최대 교역국인 3개국에 대해 수십년 만에 최고 관세율 부과가 단행되고, 이에 대한 상대국의 보복관세 조치가 이어지자 금융시장과 경제 주체들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앞으로 협상 여부에 따라 관세는 다시 인하될 수도 있지만 긴장 고조와 함께 추가 관세율 인상이 단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기업들은 원자재를 비축하고 제조 시설과 공급망을 재검토하면서 가격 상승에 대비하기 시작했다.[4]

 

100년 만에 가장 강력한 보호무역주의 조치

캐나다가 가장 강하게 반발했다.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 경제를 완전히 붕괴시켜 합병하기 더 쉬워지게 하려고 한다고 비난했다. 트뤼도 총리는 300억 캐나다달러(원화 30조 원) 규모의 미국 수입품에 즉시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21일 후에는 1,250억 캐나다달러(원화 126조 원) 규모의 미국 상품에 추가로 관세를 부과하여 보복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온타리오 주는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인터넷 위성 공급업체인 스타링크와 계약을 즉시 파기하고, 미국 기업이 정부 입찰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하고, 미국산 알코올 음료를 더 이상 판매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멕시코는 주말까지 관련 대책을 좀더 고심한 이후에 발표할 예정이며, 중국은 오는 3월 10일부터 콩과 소고기, 옥수수, 밀 등 미국산 농산물에 10~15%의 보복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이르면 5일에 캐나다와 멕시코에 일부 관세 감면 조치를 내놓을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불확실성이 크다.[5]

미국은 세계 최대 철강 수입국으로, 2024년 기준 최대 공급국가는 캐나다, 브라질, 멕시코, 한국 순이다. 알루미늄의 경우 캐나다가 50% 이상을 공급한다. 또한 미국 정유소의 원유 수입 중 멕시코와 캐나다가 차지하는 비중은 70%가 넘는다. 미국 야채 수입량의 60% 이상을 멕시코가 차지하며, 과일과 견과류도 거의 절반을 멕시코가 담당한다.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 등 3개국은 2023년 미국 전체 교역액에서 거의 절반(1조3,000억 달러)을 차지한다.

 

그림 2. 2024년 미국이 멕시코, 중국, 캐나다에서 수입한 주요품목들

(보라-멕시코, 청색-중국, 녹색-캐나다, 회색-기타 등 항목별 수입액 100% 비중)

출처: US Census Bureau, BBC 계산. 딜로이트 인사이트

이번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지속된다면, 이는 거의 1세기 동안 미국이 취한 보호무역주의 조치들 중 가장 극단적이고 위험한 행위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자동차 산업에서 가장 성공적인 경제 통합 사례로 꼽히는 미국, 멕시코, 캐나다 무역협정(USMCA)을 파괴할 위험이 높다. 일부 자동차 부품은 최종 완성차로 조립될 때까지 미국 국경을 7차례 통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과정에서 계속 관세가 부과될 경우 생산이 중단될 수도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견해로는 이 때문에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미국에 공장을 지을 수밖에 없을 것이지만, 그 과정에서 시간이 오래 걸리고 공급망 혼란과 소비자 비용 상승 등 높은 비용이 수반될 수 있다. 일부 분석가들은 미국 자동차 가격이 평균 2,500~3,000달러 상승할 것으로 추정한다.[6]앞서 2018년부터 2023년 사이 수입 세탁기에 대한 미국의 관세 부과로 인해 세탁기 판매 가격이 34% 상승했다는 공식 통계가 존재한다.[7]

 

관세의 경제 및 재정적 파급효과와 무역적자

미국은 건국 이후 연방 소득세가 도입된 1914년까지 관세가 연방정부의 주된 수입원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관세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 트럼프 1기 및 바이든 행정부에서 부과한 관세에도 불구하고 미국 정부의 2024 회계연도 관세 수입은 770억 달러로, 총수입 5조2,700억 달러의 1.5% 미만이다.[8]

 

그림 3. 미국 연방정부 수입 내 관세 수입 비중(%)1795~2019

출처: Peterson Institute for International Economics, 딜로이트 인사이트

국가들이 관세를 부과하는 이유는 주로 국내 산업, 특히 유치 산업과 국가 안보에 필수적인 산업을 보호하고, 교역국이 불공정한 관행을 바꾸도록 유인을 제공하며 나아가 재정 수입을 늘리기 위한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를 부과하는 이유는 이들 중 앞의 두 가지에 근거한다. 환경과 같이 부정적인 외부효과가 발생할 수 있는 상품에도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

관세는 통상적으로 외국 기업에 대한 세금이어서 이들 외국 수출업체에 경제적 부담을 준다고 설명하지만, 실제로 그 비용은 관세를 부과하는 나라의 소비자가 부담하는 경우가 많다. 관세가 수입가격을 인위적으로 인상하여 국내 판매 직접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수입업체가 이익을 줄어 비용을 흡수하여 소비자에게 전가하지 않거나 수출업체가 비용을 흡수하여 상품 순가격을 낮출 가능성은 낮으며, 부분적인 전가나 완전한 전가 전략을 구사하는 경우가 많다.

더구나 이로 인한 분배효과는 역진적이어서, 고소득 가계보다 저소득 가계에 더 큰 부담을 준다. 이는 관세가 노동과 자본이라는 요소 투입물에 대한 보상으로 분배되기 전에 사업 수익에서 공제되기 때문이다.[9]

 

그림 4. 2018년 말 기준 미국 관세 분배 효과

출처: Tax Foundation, 딜로이트 인사이트

관세가 경제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모호하다. 한편으로는 일부 소비자가 수입품 대신 국내 제품을 구매하게 되고 재정 적자도 줄어들게 해 민간 투자에 더 많은 자원을 제공할 수 있어 경제 성장 요인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상품 가격이 더 올라가면서 소비자의 구매력이 떨어지고 보복관세가 수출을 감소시키며 일부 기업이 투자를 줄이거나 연기함으로써 경제 위축 요인이 된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볼 때 경제학자들의 연구는 낮은 관세(자유무역)가 높은 관세(보호무역)보다 경제 성장을 더 촉진한다는 결과를 내놓고 있다. 1870년부터 1909년까지 미국 관세가 10%포인트 인상되면 제조업 생산성이 25~35% 감소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10]자유무역을 옹호하는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과 세계무역기구(WTO)를 통해 20년 동안 GDP를 1~3% 늘렸으며, 2018년부터 부과한 관세 정책을 취소하면 산출량이 4% 증가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11]

다만 20세기에 많은 개발도상국, 특히 중국이 국내 유치산업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관세를 부과하고 보조금을 지급함으로써 더 낳은 지위를 얻게 된 점이 관세 옹호론자들에게 힘을 실은 것은 사실이다.[12]하지만 개도국들은 대부분 농업 경제여서 제조업으로 이전할 수 있는 농촌 노동력이 많았고, 따라서 미국의 모델이 될 수는 없다.

무역 불균형이 수십 년 동안 미국에 적자 누적과 함께 제조업의 고용 억제라는 부담을 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관세를 부과한다고 무역적자가 줄어들거나 제조업 고용이 늘어날 것이라고 볼 수 없다. 1995년부터 2011년 기간 미국의 수입이 증가하면서 제조업 일자리가 140만 개 감소했지만, 반대로 수출이 증가하면서 200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됐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13]

무역수지의 경우 관세 부과로 인해 수입이 줄지만 수출도 함께 줄어들기 때문에 적자 문제가 해결되기 힘들다. 수입된 중간투입재의 가격이 올라가서 미국 수출품 가격도 상승해 글로벌 가격 경쟁력이 약해지고, 교역 상대국이 보복관세를 부과하면 더욱 경쟁력이 악화된다. 또한 관세가 미국 달러화 강세를 유발할 경우에도 수출제품 가격이 올라가고 미국 소비자들에게 수입품의 매력이 올라간다. 무역수지 적자가 해소되어야만 제조업 고용 기회가 늘어날 수 있다.[14]

2018년 트럼프 1기 행정부가 대중국 관세를 인상하자 중국은 위안화를 약 10% 평가절하했고, 국제통화 바스켓 대비 달러화 가치는 약 7.5% 상승했다. 그 결과 트럼프 1기 때 미국 무역수지는 개선되지 않았다. 더구나 중국이 무역 경로를 제3국으로 우회하면서 멕시코의 수입이 63% 증가했고, 이에 따라 미국의 대멕시코 무역적자가 159%나 증가했다.[15]

미국 예산연구소(The Budget Lab)의 최신 계산에 따르면,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25% 관세와 중국에 대한 10%+10% 관세의 전체 효과는 미국 실질 관세율을 7% 포인트 인상하는 것과 같으며, 이는 194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 된다.[16]앞서 미국은 1933년 평균 관세율이 20% 수준에 육박했지만, 2007년에는 2% 아래로 떨어졌다가 트럼프 관세 전쟁 이후 2.8%로 상승했다.

 

그림 5. 1790년 이후 미국 평균 실효 관세율

(수입품에 대한 관세 수입 비율)

출처: 미국 통계 Ea424-434, 재무부 성명, BEA, 예산연구소 분석, 딜로이트 인사이트

예산연구소는 이로 인해 미국 물가 수준이 1.0~1.2% 상승하고, 2024년 기준 가구당 평균 소비자 손실액은 1,600~2,000달러에 달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또한 2025년에 미국 실질 GDP 성장률이 0.6% 낮아질 것이며, 장기적으로는 미국 GDP가 0.3~0.4% 줄어들게 될 것으로 추정했다. 이러한 경제 손실액은 2024년 기준으로 연간 800억~1,100억 달러에 달한다.[17]

 

그림 6. 멕시코 캐나다 25%, 중국 20% 관세의 경제 및 재정 효과

출처: 미국 의회예산국, S&P글로벌, GTAPv7, GTAP-RD, 예산연구소 분석, 딜로이트 인사이트

 

다시 회자되는 ‘트럼프세션’ 우려

이미 미국 증시 및 경제의 선행지표들은 관세 전쟁에 대한 부담감을 명확하게 드러내고 있다. 미국개인투자협회(AAII) 조사에 따르면 2월 말 투자자신뢰지수는 역대 최저 수준에 근접하는 수준까지 폭락했다.[18]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이 발표한 미국 GDP 성장률에 대한 누적 추정치인 ‘GDPNow’에 따르면 3월 3일 기준 미국 경제는 1분기에 2.8%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19]이는 앞서 2월 28일 추정치인 1.5% 위축에 비해 더 악화된 것이다.

이러한 비관적인 관측이 나오면서 지난 트럼프 1개 행정부 때부터 나온 ‘트럼프세션’(Trumpcession)이라는 합성어가 다시 회자된다. 이는 트럼프와 경기침체(recession)를 합친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결정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기침체를 말한다.[20]

 

그림 7 애틀랜타 연방은행의 2025년 1분기 GDPNow 추정치 변화

(분기 변동률(SAAR), %)

출처: Blue Chip Economic Indicators 및 Blue Chip Financial Forecasts, 애틀랜타 연준 재인용, 딜로이트 인사이트

전통적인 경제학자들과 국제통화기금(IMF)과 같은 기구들은 이구동성으로 관세가 미국 경제는 물론 세계경제 전체에 타격을 줄 것이란 경고를 내놓았다. IMF는 지난해 세계경제전망(WEO) 보고서에서 트럼프의 보편 관세 부과 등으로 인해 세계경제가 2025년에 0.8%, 2026년에 1.3% 각각 감소할 것이며, 미국 GDP도 2025년에 약 1.0%에 이어 2026년 약 1.6% 줄어들 것이란 분석을 내놓았다.[21]

미국인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고율 관세 정책에 대해 불안감과 의구심을 키우는 중이다. 로이터통신과 여론조사업체 입소스가 3~4일 미국 성인 1,17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국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물가 정책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전체의 31%에 불과했으며, 반대가 54%에 달했다.[22]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44%로 취임 직후의 47%보다 낮아졌다. 미국인들은 물가 정책은 물론 무역(36%)과 외교(39%) 정책에 대한 지지율도 40% 미만으로 나타났다. 미국 경제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의견 비중은 34%로,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의견 비중(49%)보다 낮았다.[23]

실제로 미국 대형 유통업체들은 며칠 내로 멕시코산 농산물 가격을 인상해야 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가전 및 전자제품 공급망이 중국과 멕시코 등에 크게 의존하는 만큼 미국 소비자 가격 인상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24]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 역시 관세가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일 것이란 우려 때문에 당분간 금리인하를 중단한다는 점을 명시했다. 존 윌리엄스 뉴욕연방은행 총재는 관세 정책의 물가 영향이 연내에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하고, 이러한 변화가 실제 경제 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큰 불확실성이 있다고 언급했다.[25]최신 미시간대학 조사 결과 미국 소비자들은 5~10년 중장기 기대인플레이션율이 3.5%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이는 199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26]

 

그림 8. 미국 소비자의 중장기 기대인플레이션율 변화

출처: Univ. of Michigan, 딜로이트 인사이트

 

‘미국이 손해보는 동맹’에 한국도 포함

트럼프 대통령은 첫 의회 연설에서 많은 국가들이 미국을 상대로 훨씬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불공정한 관행을 이어왔다면서, 특히 한국은 군사적으로나 많은 다른 방식으로 미국이 많이 도와주는데도 관세율이 4배나 높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27]

그가 어떤 근거로 한국이 4배나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고 주장하는지는 확실치 않다. 한국과 미국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대부분의 상품을 무관세로 교역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4월 2일부터 상호관세를 개시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는 3월 12일부터 철강 등에 대한 25% 관세 부과에 이어 반도체, 자동차, 의약품 등에도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것에 추가된 것이다.[28]

지난 2023년 대미 교역에서 514억 달러로 사상 최대 무역수지 흑자를 낸 우리나라는 트럼프 보호무역주의 정책의 피해국이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한국은 미국이 8번째로 큰 무역적자를 기록한 국가다.

관세 부과는 무역이 GDP의 70%를 상회하는 캐나다와 멕시코 경제에 훨씬 큰 타격을 줄 것이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25% 관세 부과로 멕시코 GDP는 약 16% 감소할 가능성이 있는데, 캐나다 역시 충격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중국은 오히려 무역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7%로 낮아져 충격이 멕시코와 캐나다 보다는 작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국의 대미 교역을 줄이면서 유럽연합, 멕시코, 베트남 등 다른 교역국과 무역 규모를 늘려왔다. 유럽연합(EU)의 경우 대미 상품 수출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23년 기준 2.9%에 불과해, 25% 관세율이 주는 충격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경제도 2023년 기준 GDP 대비 수출 비중이 35.7%에 이를 정도로 대외의존도가 크다. 2023년 경제성장률의 86%를 수출이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대미 수출이 한국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3% 수준이다.[29]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이 멕시코, 캐나다, 중국 등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 외에 10%의 보편 관세를 도입할 경우 수출이 132억4,000만 달러, 약 1.9%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대미 수출이 약 8% 감소하고 대멕시코 수출은 11.5%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대중국 및 대캐나다 수출 감소폭은 각각 1.0% 및 3.2%로 추산했다.[30]

앞서 지난해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이 같은 시나리오 하에서 관세 전쟁이 전개되는 최악의 경우 한국 수출이 최대 448억 달러 감소하고, 이에 따라 실질 GDP가 약 0.29~0.67% 감소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31]이 당시 현대경제연구원은 관세 전쟁이 확산하는 비관적인 시나리오 하에서 한국 경제 성장률이 1.1%포인트 감소할 것이란 분석을 내놓았다.[32]

한국은행은 최신 경제전망 보고서(2025년 2월)에서 무역 갈등이 심화될 경우 경제 성장률이 올해 기본 전망(1.9%) 대비 0.1%포인트 하락하고, 내년에는 추가로 0.4%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33]

 

그림 9. 미국 관세정책에 따른 한국 경제 영향

출처: 한국은행 계산, 딜로이트 인사이트

한국은행은 이처럼 통상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 경제주체들의 심리가 위축되어 내수에도 상당한 하방압력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1] 연합뉴스, “트럼프 최대 도박…미국 경제 '트럼프세션' 빠지나,” 2025년 3월 5일

[2] Financial Times, “US stocks erase post-election gains on Trump tariff fears,” Mar. 4, 2025

[3] Ibid.

[4] Financial Times, “Companies brace for price pressures as Trump tariffs start to bite,” Mar. 5, 2025

[5] Financial Times, “Trump could meet Canada and Mexico ‘in the middle’ on tariffs, Lutnick says,” Mar. 5, 2025

[6] The Economist, “Trump’s new tariffs are his most extreme ever,” Mar. 3, 2025

[7] BBC, “What are tariffs and why is Trump using them?” Mar 4, 2025

[8] Brookings, “What are tariffs, and why are they rising?” Feb. 11, 2025

[9] Tax Foundation, “How Do Tariffs Function?” Accessed Mar. 5, 2025

[10] Alexander Klein & Christopher M. Meissner, “Did Tariffs Make American Manufacturing Great? New Evidence from the Gilded Age”, Revised Feb. 2025

[11] Lukas Boer, Malte Rieth, “The Macroeconomic Consequences of Import Tariffs and Trade Policy Uncertainty”, IMF Working Papers, Jan. 9, 2024

[12] Brookings, op. cit.

[13] Robert C. Feenstra & Akira Sasahara, “The ‘China Shock’, Exports and U.S. Employment: A Global Input-Output Analysis”, NBER Working Papers, Nov. 2017

[14] Economic Policy Institute, “Tariffs—Everything you need to know but were afraid to ask”, Feb. 10, 2025

[15] Ibid.

[16] The Budget Lab, “The Fiscal, Economic, and Distributional Effects of 20% Tariffs on China and 25% Tariffs on Canada and Mexico”, Mar. 3, 2025

[17] Ibid.

[18] American Association of Individual Investors, “AAII Sentiment Survey: Pessimism Launches”, Feb. 27, 2025

[19] Federal Reserve Bank of Atlanta “GDPNow”, Mar. 3, 2025

[20] 연합뉴스, op. cit.

[21] 딜로이트 인사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 “트럼프노믹스 2.0이 세계경제에 미칠 영향”, 2024년 11월 24일

[22] Reuters, “Trump gets poor marks on how he is handling the cost of living, Reuters/Ipsos poll finds,” Mar. 5, 2025

[23] Ipsos, “Three in five Americans say the cost of living is going in the wrong direction”, Mar. 5, 2025

[24] 연합뉴스, “美유통업체 "관세 탓 가격 인상 불가피…며칠 내 소비자 체감"”, 2025년 3월 5일

[25] Reuters, “Fed's Williams: Tariffs are inflation risk, rate policy in good place,” Mar. 4, 2025

[26] University of Michigan, “Surveys of Consumers: February 2025 Update: Current versus Pre-Pandemic Long-Run Inflation Expectations”, Feb. 21, 2025

[27] 연합뉴스, “트럼프 "韓, 군사 도움받고도 美에 4배 높은 관세…매우 불공정"”, 2025년 3월 5일

[28] Ibid.

[29] Financial Times, “The economic costs of Trump’s assault on the global order,” Mar. 5, 2025

[30]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트럼프 2기 행정부 관세조치에 따른 영향 분석”, 2025년 2월 10일

[31] 대외경제정책연구원, “2024 미국 대선: 미국 통상정책의 경제적 영향 분석”, 2024년 10월 31일

[32] 현대경제연구원, “「트럼프 노믹스 2.0」과 한국 경제 - 2차 관세 전쟁이 한국 경제의 수출과 성장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2024년 11월 7일

[33] 한국은행, “경제전망보고서(2025년 2월)”, 2025년 2월 25일

저자: 김사헌 Direc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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